갈등 - 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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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갈등(12)
"각하, 연세를 생각하셔야죠. 이제 춘추 백칠십인데 국가의 운을 떨치려 애써도 겨우 십년 남았습니다."
"허, 벌써 그렇게 됐나?
내가 유니털을 운영할 시간이 십년 남았다."
"유전자연구소의 오소장이 수명연장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는 있지만 결과에 의존하기 보다는 선대의 꿈을 이루도록 힘쓰는 것이 좋은 때라 생각합니다."
"알았네. 열여덜이라...
고것 참, 사십이면 얼마나 좋을까만..."
지하국은 유니털을 통해 세계의 절반을 통치하고 있다. 주경영대통령은 제국 고구려 주몽왕의 직계손으로 선대의 야망을 펼치는데 평생을 몸바쳐온 전대미문의 정력가이기도 하다.
내가 만난 숫한 영웅호걸 중에서 주경영 대통령 만큼이나 실천적인 인물을 본 적이 없다.
그는 대륙판이 충돌하며 한반도가 융기하고 일본열도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때, 한반도의 옛 나라 국회의원 운전기사로 신분 위장하여 활동한 적이 있었다. 지하국의 핵심인물이 서서히 지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앞으로 닥칠 대변혁에 정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의해 신분 위장된 주경영기사는 모니터와 비행체를 통해 수집한 피상적인 정보 외에 실제적인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국회의원 중 가장 입이 가벼운 사람을 선택했던 것이다.
국회라는 것은 대막리지 밑에서 시중드는 정치꾼에 불과하고 밥그릇싸움에만 열중하는 듯 하지만 모든 정보가 집중되고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자료로 각색되면서 지하국에서 얻고자 하는 정보수집이 수월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운전기사에게까지 뇌물이 오가는 뒷거래를 경험하게 되면서 난망한 보고서를 보낸적이 있었다.
보고서는 간략하게 꾸며졌었던 기억이 난다.
제목 : 돌아버리겠음
내용 : 돈정치, 돌아버린 정치, 돌아야만 제대로 돌아가는 정치
조치 : 지하국으로 돌아가겠다.
갑자기 땅 덩어리가 커진 대한민국은 통치권이 삼천리밖에 미치지 못했다.
미쳐 통치권력이 확산되기도 전에 융기한 반도의 곳곳에서는 빗자루 하나 땅에 꽂은 채 국가 수립을 하는 망둥이들이 들끓었다.
군입대를 어떻해든 피해 보려는 미꾸라지들이 판을 치는 바람에 정작 막강한 군사력을 유지해야할 새로운 민족이데올로기 시대를 맞이하여 국토가 점차 물속으로 가라앉아 대륙의 끝자락에라도 몸을 의지하려고 눈이 시뻘건 왜인들과 대항할 힘을 키우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작아 왜인들 조차 이주할 필요성을 못느꼈던 한반도의 땅덩어리는 갑작스런 대륙판 충돌을 통해 보트피플을 수용해야 하는 난장판으로 변해 버렸다.
반도의 융기는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다. 십년의 세월속에 바닷물 깊은 곳에 감춰져 있던 한반도의 끝자락은 모두 육지로 변하여 예전 북아메리카 대륙의 두배로 커져 버린 셈이다. 어쩌면 한반도의 땅자락중 일부는 왜인들의 국토마저 흡수된 듯하지만 서쪽으로 밀려버린 전체 지형으로 볼 때 왜인들은 감히 독도왜인자치주로 몰아 붙히는 유니털에 한마디 대항조차 할 수 없었다.
거대한 한반도의 위용은 두 개의 대륙이 한 개로 합쳐진 듯 거대해 졌지만, 미처 대비하지 못한 대한민국으로선 통치권이 미치지 못하는 곳곳에서 발생하는 치안부재 현상을 타개할 대안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한반도의 옛 국가는 서서히 자신에게 들이닥친 엄청난 부산물을 감당할 수 없음에 스스로 붕괴할 위험에 직면했었다.
일천 오백년동안 지하국의 과학은 눈부시게 발달하여 시간이동장치를 통한 대륙판 충돌을 예측할 수 있었고, 대륙판 충돌을 계기로 멘틀의 운동방향을 반도의 우측에 집중되도록 배려함으로써 지금의 거대한 대륙을 탄생시켰지만 천만년만에 맞는 호기를 그저 비좁은 통속에서 몸부림치며 제살만 깍아먹던 후예들의 이전투구 경험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왜인들 중 살아남은 자들은 보트피플이 되어 치안부재인 반도의 드넓은 땅을 또한번 짖밟기 시작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겠지만 쓰라린 과거를 갖고 있는 반도의 치안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일어나는 침탈행위는 어쩌면 지구 전체를 통합할 꿈을 갖고 있는 지하국으로서는 용인할 필요도 있었다.
주경영대통령은 왜인들을 힘으로 굴복시켜 한쪽 변방에 몰아 넣기 시작했다. 왜인들이 그토록 탐하던 독도를 자치주로 만들어 주경계선을 철동같이 방어하게 하고 흩어져 산발적인 저항을 하거나 한반도인 인것처럼 행세하는 자들을 발본색원하여 자치주로 강제 이주시켰다.
왜인들의 생명력은 대단했다. 국토가 순식간에 물에 잠기는 처참함 속에서도 언제 준비한 것인지 보트에 필사적으로 달라붙어 타며 쉴세없이 퍼부어대는 헤일속을 뚫고 반도의 끝자락까지 넘어온 것이다.
집무실 모니터 화면에 사람의 형상이 잡혔다.
감시시스템이 장착된 홀로그램 경비원이 접근하는 사람의 신원을 모니터로 전송하며 스스로 출입문 통제시스템과 연결된 인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원파악, 유전자연구소 연구원 박달마, 인증번호 332878313291번, 실험결과물 2개 지참
"집무실 이동통로 개방중"
모니터에 흐르는 자막을 통해 출입자의 신원파악은 물론, 제한적인 목적지를 제외한 나머지 통로는 자동폐쇄되며 방문자가 편안한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통로가 재구성되고 있다.
"각하." 박달마 연구원이 문을 들어서며 인사를 한다.
"어서오게, 물건은 잘 만들어졌나?"
"전기충격만 한번 넣으면 정상활동이 될것입니다."
"오, 그래? 뇌숙성은 어떤 모델을 썼나?"
"어우동이 살던 시대를 그대로 학습시켰습니다."
"그렇다면 완전히 육백년전 사람이겠구먼?"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완벽한 개체입니다. 정신세계와 경험까지 일치 시켰지요."
"잘했네."
"근데,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
"문제?"
"네, 질의 구조가 너무 특이합니다."
"어떻게 특이하단 말인가?"
"저희가 숙성시키며 유전적 결함 여부를 체크하는 도중 질이 다른 여성과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큰 문제가 발견됐나?"
"아주 특이한 명기입니다. 왠만한 사내라면 질에 넣은 후 복상사 할 정도로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는 명기입니다."
"음, 복상사라..."
"질의 구조를 보면 내부가 요동치며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 일반 여성들이 절정에 올랐을 때나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현상이 초기단계부터 진행되니 웬만한 남자들은 기쁨을 넘어 공포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내부가 요동친다?
대단한 기쁨을 느끼겠구먼?"
"입구를 지나면 구불구불하고 협소한 질이 이어지는데 흡착력이 아주 강하여 남자들의 양기를 모조리 흡수하지 않으면 절대로 놓아주지 않는 형국이 됩니다.
성기를 빼내려 해도 흡착된 질이 놓아주지 않으므로 시간이 흐를수록 공포감을 느끼게 되고 심장 박동수가 급격히 상승하여 배 위에서 급사하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흥미롭군. 이런 질 구조를 가진 사례가 예전에 없었던가?"
"사례는 있었지만 모델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럼 이 모델을 앞으로 응용할 생각인가?"
"허락해 주신다면 프로그램된 영역에서 발췌하여 적군 교란용 여전사 생산시 적용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좋은 생각이군. 하지만 자넨 복상사 당할일 하지는 말게.
그리고 어서 전기충격을 넣어 보세."
박연구원이 소형 충격기를 꺼내어 두 개의 개체에 충격을 가하는 순간 숙성된 개체는 어여쁜 어우동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젠 됐네.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할테니 연구소로 돌아가게."
박연구원은 허리 굽혀 인사하고 순간이동장치를 통해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리모콘을 통해 모든 감시장치에 외부출입을 통제하도록 지시하고 막 꿈결에서 깨어난듯한 어우동을 살펴 보았다.
모습이 너무 똑 같은 두명의 어우동의 목에 진주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자, 이제 눈을 떠봐라."
두 명의 어우동은 나의 지시에 따라 눈을 반짝 떴다.
맑은 호숫가의 잔잔한 물빛이 눈 속에 비쳤다.
"어머, 부끄럽게 왜 내가 여기 서있지?"
서로 바라보며 황급히 젖가슴을 두 손으로 가리며 어우동끼리 당황해 한다.
"옆 상자속에 있는 옷가지를 걸치거라."
미리 준비한 최신 여성복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어떻게 착용해야 할지 난감해 한다.
사실 정신세계를 육백년 전으로 맞춰 숙성시킨 개체이므로 한복이외의 옷가지에 대한 낯설음은 당연한 처사일 것이다.
"각하, 연세를 생각하셔야죠. 이제 춘추 백칠십인데 국가의 운을 떨치려 애써도 겨우 십년 남았습니다."
"허, 벌써 그렇게 됐나?
내가 유니털을 운영할 시간이 십년 남았다."
"유전자연구소의 오소장이 수명연장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는 있지만 결과에 의존하기 보다는 선대의 꿈을 이루도록 힘쓰는 것이 좋은 때라 생각합니다."
"알았네. 열여덜이라...
고것 참, 사십이면 얼마나 좋을까만..."
지하국은 유니털을 통해 세계의 절반을 통치하고 있다. 주경영대통령은 제국 고구려 주몽왕의 직계손으로 선대의 야망을 펼치는데 평생을 몸바쳐온 전대미문의 정력가이기도 하다.
내가 만난 숫한 영웅호걸 중에서 주경영 대통령 만큼이나 실천적인 인물을 본 적이 없다.
그는 대륙판이 충돌하며 한반도가 융기하고 일본열도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때, 한반도의 옛 나라 국회의원 운전기사로 신분 위장하여 활동한 적이 있었다. 지하국의 핵심인물이 서서히 지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앞으로 닥칠 대변혁에 정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의해 신분 위장된 주경영기사는 모니터와 비행체를 통해 수집한 피상적인 정보 외에 실제적인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국회의원 중 가장 입이 가벼운 사람을 선택했던 것이다.
국회라는 것은 대막리지 밑에서 시중드는 정치꾼에 불과하고 밥그릇싸움에만 열중하는 듯 하지만 모든 정보가 집중되고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자료로 각색되면서 지하국에서 얻고자 하는 정보수집이 수월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운전기사에게까지 뇌물이 오가는 뒷거래를 경험하게 되면서 난망한 보고서를 보낸적이 있었다.
보고서는 간략하게 꾸며졌었던 기억이 난다.
제목 : 돌아버리겠음
내용 : 돈정치, 돌아버린 정치, 돌아야만 제대로 돌아가는 정치
조치 : 지하국으로 돌아가겠다.
갑자기 땅 덩어리가 커진 대한민국은 통치권이 삼천리밖에 미치지 못했다.
미쳐 통치권력이 확산되기도 전에 융기한 반도의 곳곳에서는 빗자루 하나 땅에 꽂은 채 국가 수립을 하는 망둥이들이 들끓었다.
군입대를 어떻해든 피해 보려는 미꾸라지들이 판을 치는 바람에 정작 막강한 군사력을 유지해야할 새로운 민족이데올로기 시대를 맞이하여 국토가 점차 물속으로 가라앉아 대륙의 끝자락에라도 몸을 의지하려고 눈이 시뻘건 왜인들과 대항할 힘을 키우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작아 왜인들 조차 이주할 필요성을 못느꼈던 한반도의 땅덩어리는 갑작스런 대륙판 충돌을 통해 보트피플을 수용해야 하는 난장판으로 변해 버렸다.
반도의 융기는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다. 십년의 세월속에 바닷물 깊은 곳에 감춰져 있던 한반도의 끝자락은 모두 육지로 변하여 예전 북아메리카 대륙의 두배로 커져 버린 셈이다. 어쩌면 한반도의 땅자락중 일부는 왜인들의 국토마저 흡수된 듯하지만 서쪽으로 밀려버린 전체 지형으로 볼 때 왜인들은 감히 독도왜인자치주로 몰아 붙히는 유니털에 한마디 대항조차 할 수 없었다.
거대한 한반도의 위용은 두 개의 대륙이 한 개로 합쳐진 듯 거대해 졌지만, 미처 대비하지 못한 대한민국으로선 통치권이 미치지 못하는 곳곳에서 발생하는 치안부재 현상을 타개할 대안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한반도의 옛 국가는 서서히 자신에게 들이닥친 엄청난 부산물을 감당할 수 없음에 스스로 붕괴할 위험에 직면했었다.
일천 오백년동안 지하국의 과학은 눈부시게 발달하여 시간이동장치를 통한 대륙판 충돌을 예측할 수 있었고, 대륙판 충돌을 계기로 멘틀의 운동방향을 반도의 우측에 집중되도록 배려함으로써 지금의 거대한 대륙을 탄생시켰지만 천만년만에 맞는 호기를 그저 비좁은 통속에서 몸부림치며 제살만 깍아먹던 후예들의 이전투구 경험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왜인들 중 살아남은 자들은 보트피플이 되어 치안부재인 반도의 드넓은 땅을 또한번 짖밟기 시작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겠지만 쓰라린 과거를 갖고 있는 반도의 치안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일어나는 침탈행위는 어쩌면 지구 전체를 통합할 꿈을 갖고 있는 지하국으로서는 용인할 필요도 있었다.
주경영대통령은 왜인들을 힘으로 굴복시켜 한쪽 변방에 몰아 넣기 시작했다. 왜인들이 그토록 탐하던 독도를 자치주로 만들어 주경계선을 철동같이 방어하게 하고 흩어져 산발적인 저항을 하거나 한반도인 인것처럼 행세하는 자들을 발본색원하여 자치주로 강제 이주시켰다.
왜인들의 생명력은 대단했다. 국토가 순식간에 물에 잠기는 처참함 속에서도 언제 준비한 것인지 보트에 필사적으로 달라붙어 타며 쉴세없이 퍼부어대는 헤일속을 뚫고 반도의 끝자락까지 넘어온 것이다.
집무실 모니터 화면에 사람의 형상이 잡혔다.
감시시스템이 장착된 홀로그램 경비원이 접근하는 사람의 신원을 모니터로 전송하며 스스로 출입문 통제시스템과 연결된 인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원파악, 유전자연구소 연구원 박달마, 인증번호 332878313291번, 실험결과물 2개 지참
"집무실 이동통로 개방중"
모니터에 흐르는 자막을 통해 출입자의 신원파악은 물론, 제한적인 목적지를 제외한 나머지 통로는 자동폐쇄되며 방문자가 편안한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통로가 재구성되고 있다.
"각하." 박달마 연구원이 문을 들어서며 인사를 한다.
"어서오게, 물건은 잘 만들어졌나?"
"전기충격만 한번 넣으면 정상활동이 될것입니다."
"오, 그래? 뇌숙성은 어떤 모델을 썼나?"
"어우동이 살던 시대를 그대로 학습시켰습니다."
"그렇다면 완전히 육백년전 사람이겠구먼?"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완벽한 개체입니다. 정신세계와 경험까지 일치 시켰지요."
"잘했네."
"근데,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
"문제?"
"네, 질의 구조가 너무 특이합니다."
"어떻게 특이하단 말인가?"
"저희가 숙성시키며 유전적 결함 여부를 체크하는 도중 질이 다른 여성과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큰 문제가 발견됐나?"
"아주 특이한 명기입니다. 왠만한 사내라면 질에 넣은 후 복상사 할 정도로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는 명기입니다."
"음, 복상사라..."
"질의 구조를 보면 내부가 요동치며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 일반 여성들이 절정에 올랐을 때나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현상이 초기단계부터 진행되니 웬만한 남자들은 기쁨을 넘어 공포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내부가 요동친다?
대단한 기쁨을 느끼겠구먼?"
"입구를 지나면 구불구불하고 협소한 질이 이어지는데 흡착력이 아주 강하여 남자들의 양기를 모조리 흡수하지 않으면 절대로 놓아주지 않는 형국이 됩니다.
성기를 빼내려 해도 흡착된 질이 놓아주지 않으므로 시간이 흐를수록 공포감을 느끼게 되고 심장 박동수가 급격히 상승하여 배 위에서 급사하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흥미롭군. 이런 질 구조를 가진 사례가 예전에 없었던가?"
"사례는 있었지만 모델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럼 이 모델을 앞으로 응용할 생각인가?"
"허락해 주신다면 프로그램된 영역에서 발췌하여 적군 교란용 여전사 생산시 적용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좋은 생각이군. 하지만 자넨 복상사 당할일 하지는 말게.
그리고 어서 전기충격을 넣어 보세."
박연구원이 소형 충격기를 꺼내어 두 개의 개체에 충격을 가하는 순간 숙성된 개체는 어여쁜 어우동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젠 됐네.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할테니 연구소로 돌아가게."
박연구원은 허리 굽혀 인사하고 순간이동장치를 통해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리모콘을 통해 모든 감시장치에 외부출입을 통제하도록 지시하고 막 꿈결에서 깨어난듯한 어우동을 살펴 보았다.
모습이 너무 똑 같은 두명의 어우동의 목에 진주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자, 이제 눈을 떠봐라."
두 명의 어우동은 나의 지시에 따라 눈을 반짝 떴다.
맑은 호숫가의 잔잔한 물빛이 눈 속에 비쳤다.
"어머, 부끄럽게 왜 내가 여기 서있지?"
서로 바라보며 황급히 젖가슴을 두 손으로 가리며 어우동끼리 당황해 한다.
"옆 상자속에 있는 옷가지를 걸치거라."
미리 준비한 최신 여성복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어떻게 착용해야 할지 난감해 한다.
사실 정신세계를 육백년 전으로 맞춰 숙성시킨 개체이므로 한복이외의 옷가지에 대한 낯설음은 당연한 처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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