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선택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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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거칠게 다가올 줄 알았다.
은지의 승낙에 기쁜 마음으로 와락 끌어 안으며 고개를 젖히고 덤벼들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동혁은 그러지 않았다.
은지의 모습을 음미하듯 두눈을 또렷이 뜨고 은지의 얼굴로 천천히 다가와 입술이 닿을 듯 말 듯한 위치에서 살며시 비벼대고 있었다
다가오는 동혁의 눈을 바로 바라볼 수 없었던 은지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살짝살짝 닿는 동혁의 촉촉한 입술에 가슴이 방망이질치며 더 강렬한 무언가를 갈구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스스로 놀라고 있었다
‘이건 키스가 아닌데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빨리 하라고 할 수도 없고...’
하지만 그 순간들이 동혁의 향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냄새도 좋네‘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동혁의 입술이 살짝 벌어지는 가 싶더니 은지의 허리를 끌어 감싸안았다.
남편이외의 첫남자
첫 키스정도는 다 학교다닐 때 경험해본 친구들과 달리 입술과 몸 모두 다 준기에 의해 열린 은지가 결혼 십칠년만에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게 되리라고는 여지껏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동혁과 와인잔을 기울일 때부터 무언가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불안감이 바로 이것이었던가?
은지는 사람의 느낌이란 게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사랑스러워요 은지씨~~”
나지막히 속삭이는 동혁의 목소리에 은지는 감전이라도 된 듯 온몸이 찌르르하며 스위치를 켠 듯 닫혔던 입술이 자연히 벌어지고 있었다.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단 한번뿐이라던 횟수 제한은 도무지 떨어질 줄 모르는 입술에 의해 그 의미를 잃은지 오래였고 은지조차도 너무나도 강렬하고 짜릿한 느낌에 입술이 떨어지면 어째야하나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은지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동혁의 혀가 밀고 들어와 자신의 혀와 얽히는 순간 이미 그는 낯선 남자는 아니었다.
결혼 십칠년의 유부녀가 처녀인양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지만 동혁도 그걸 허락하지 않는 듯 자신의 혀를 휘감아 가더니 입안을 다 헤집고 다녔고 은지도 준기에게 배운 기술을 총동원해 동혁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고 있었다
은지는 가슴은 방망이질 치고 숨이 거칠어지며 심지어 옅은 신음소리마저 섞여 나오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건 분석이나 해석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준기와의 키스에서도 이런 느낌을 느껴본 적이 결코 없었다.
입안에서의 촉감이 등줄기를 타고 아랫도리까지 짜르르하게 전류가 흐르는 느낌이었다
‘아!! 이런 느낌에 바람을 피우는지?‘
은지는 애인이 있다던 친구의 이야기가 떠오르며 두려운 생각마저 들었다.
“나도 가정 생각하면 그만 만나야지 하면서도 몇일만 있으면 몸이 반응하는 데 미치겠는거야. 신랑한테서는 찾을 수 없는 그 짜릿함. 잊으려해도 맘대로 안돼 중독이 된 것 같애”
스텝을 포기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등에 머물던 동혁의 한손은 허리로 옮겨져 은지의 몸을 당기고 있었고 행여 뿌리칠까봐 머리를 받치고 있던 다른 한손은 동혁의 혀를 깊게 빨아들이는 은지의 모습에 자신을 얻은 듯 가슴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아~~~ 이러면 안돼는 데~~`’
하면서도 동혁의 현란한 손놀림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며 차마 밀쳐내지 못하던 은지는 아랫배에 전해지는 묵직한 느낌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 이게 뭐지...그건데...그건데....
낯선 남자의 입술과 손길에 이어 비록 옷을 사이에 두고는 있지만 고스란히 전해지는 동혁의 윤곽에 은지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신랑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에 온통 신경은 그곳에 집중돼있었고 동혁은 자신의 크기를 확인이라도 시켜주려는 양 이리저리 아랫배에 비벼대고 있었다.
또한 허리에 머물던 손은 어느새 은지의 엉덩이마저 점령한 채 쓰다듬고 있었다
아무리 분위기에 취해있더라도 더 이상 가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를 리 없는 은지로서는 더 이상은 안돼겠다는 마음이 들 찰라 치마속 팬티밑으로 파고드는 동혁의 손길에 화들짝 놀라며 그를 밀쳐내고 말았다.
“아~~이제 그만~~ 이제 됐어요”
벌겋게 얼굴이 달아오른 은지는 심히 부끄러웠다
정상적인 여자라면 이러한 분위기에서 자연히 흘러나올 수 밖에 없는 애액이긴 하지만 오늘따라 아뜩해진 정신 속에서 유난히 흥건해진 자신의 상태를 느꼈었다
그런데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동혁의 손 끝에 고스란히 전해졌을 것 같은 이러한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동혁씨 나쁜사람이네요. 약속하고 다르쟎아요”
“그러네요 하지만 지금 같은 순간에 뜨거워진 상대를 외면하고 키스만하고 돌아선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나쁜사람 아닌가요? 상대의 기분에 대한 배려가 없는.... ”
“정말 자기 좋은대로 멋대로 해석하시네요”
이렇게 말하며 약간은 토라지는 듯한 모습으로 몸을 획 돌리며 안방으로 들어가려던 은지를 동혁은 번쩍 안아 올렸다.
그리곤 자신의 방으로 가 침대에 던지듯이 내려 놓았다.
은지는 이 남자가 자신을 강간할런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애시당초 시작을 말았어야 했는 데 그의 요청을 허락한 자신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했다.
남자의 욕구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이 남자를 너무 믿은 자신의 잘못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생각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소리를 지르고 반항할 상황도 아니니 어쩌면 좋단 말인가.
동혁은 문을 닫더니 불을 켰다.
어둠에 익숙해져 있던 때문인지 눈이 부셔왔다.
아!! 이제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가?
“동혁씨~~~”
은지는 지금 이순간 단지 동혁의 이름을 부르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올려다 보는 것 말고는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반강제로 은지를 자신의 침대에 눕힌 동혁의 다음 행동이 무엇일지 너무나 뻔한 일인지라 그저 애처로운 눈빛만을 보냈다.
“은지씨 제가 무섭죠...지금 이 상황이 두렵나요?”
“동혁씨 장난치지 말아요 이제 그만~~~”
“장난은 아닌데...나름 진지한데...너무 제 맘을 몰라주네요 아니 모르는 척하시는 걸 런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요. 제가 아무렴 힘으로 어찌 해보겠어요 연약한 여인한테...”
“내 그럴 줄 알았어 놀랬쟎아요 그리구 고마워요 그런데 왜 이방엔~~”
은지는 그제서야 안도하는 듯하며 누워있던 몸을 서서히 일으키며 말했다
“이거...제 조그마한 선물이예요. 마음의....”
동혁은 책상 서랍에서 예쁘게 포장된 자그마한 박스하나를 꺼내 은지에게 내밀었다
“이게 뭔데~~”
“풀어봐요 직접~~ 좋아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여자에게 있어서 선물을 받는다는 자체는 일단 많은 행복을 가져다 주는 모양이다
좀전의 걱정은 어디로 갔는 지 침대에 걸터 안은 채로 행복한 미소를 띄우며 동혁을 올려다보던 은지는 향을 맡아 본다
“좋아하는 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제가 좋아하는 향을 골랐어요 좋은 건 아니지만 제가 이집을 나가면서 뭔가 은지씨에게 선물은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남자가 향수를 선물하는 의미는 잊지말고 오래 기억해달라는 의미라네요~~ ”
“좋아요 향이 너무 강하지 않고 은은한 게...근데 오늘 너무 의미가 많네요 와인의 의미..., 영화의 의미... 향수의 의미... 호호... 암튼 고마워요 잘 쓸께요 근데 받아도 되는건가? 또 뭐 요구하는 건 아니죠 호호...”
제법 여유가 생겼는 지 은지는 농까지 던지며 가볍게 웃었지만 이내 받아치고 나오는 동혁의 이야기에 괜히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다 싶었다.
“은지씨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연히 요구해야죠. 그렇지 않아도 제가 하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은 데....음...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걸로 해야겠죠?”
“더 이상 내 몸에 터치하는 것은 절대 안돼요... 그것만 아니면 생각해 보죠..”
동혁이 애교스럽게 하는 제안도 결코 들어주기 어려운 요구임에는 틀림없었다.
하지만 엄청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비장한 각오까지 했었던 좀전의 상황에 비하면 한결 쉬운 제안이라고 판단했는 지 그러마고 했다. 은지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이제 얼마 있으면 볼 수 없는 동혁을 두고 이 방을 나서기 싫은 맘이 있었던 건 아닐까?
적어도 오늘 밤만큼은 아무 것도 방해받지 않는 둘만의 비밀의 공간에서 오는 설레임과 애틋함을 놓치기 싫어서.....
“근데 동혁씨 저 지금 너무 땀이 많이 났어요 가서 샤워 좀 하고 오면 안될까?”
“전 지금 그대로의 은지씨 향도 넘 좋은 데 그래도 은지씨 맘이 편해야 하니까 맘대로 해요...”
안방 욕실로 들어와 샤워를 하는 은지는 지금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지금 자신이 미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위한 샤워인지 동혁을 위한 샤워인지 분간이 안돼었지만 이유야 어땠던 간에 샤워를 한 이후에는 다시 동혁의 방으로 찾아 들어가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가 참 묘했다.
그래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한결 몸과 마음이 가벼웠다.
하지만 혹 있을 수도 있는 또 다른 예상치 못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은지씨 지금 졸립지 않으면 저랑 침대에 누워 이얘기 저얘기 하다가 자요 물론 제가 먼저 잠들면 이방을 나가셔도 좋아요. 단 아까 이야기한대로 은지씨 몸에 손끝하나 안댈께요. 약속해요. 은지씨가 절 좀 만져주세요 하고 부탁하면 몰라도 하하....“
은지는 좀전에 했던 동혁의 제안을 떠 올리며 이에 응한 자신이 뭔가 엮여 들어가는 건 아닌가 싶으면서도 자신의 의지와 동혁의 매너를 믿었기에 그다지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갑자기 신랑 준기가 보고 싶어졌다.
“이이는 뭐하는 데 연락도 없을까 술 많이 마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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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도 부킹해 내가 오늘은 용서해 줄게 호호...”
뭐가 그리 신난 지 싱글벙글하며 던진 지수의 제안에 따라 각자 따로 들어가기로 했다
준기는 얼마만에 와보는 나이트클럽인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 큰 공간에 자신처럼 혼자서 온 놈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지수는 찢어질듯한 음악에 맞추어 플로어에서 미친 듯이 몸을 흔들었고 혼자 온 여자인 듯한 모습이 뭇 사내들의 사냥감이 되기에 충분했는 지 그녀 주변은 늘 사내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좀 쉬기 위해 자신의 테이블로 돌아올라치면 이내 웨이터 손에 이끌려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도 그 상황을 즐기는 듯한 지수의 모습을 지켜보는 준기는 이렇게 좋아하는 데 그동안 그녀와 이런 곳을 한번도 같이 오지 못한 것에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항상 조심성이 많은 준기는 늘 사람 많은 곳은 피해 다니며 데이트를 즐겼다.
식사를 할 때도 사람 많은 유명 음식점은 애써 외면해 왔으니 오죽했겠는 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평한마디 하지 않았던 그녀
오히려 사람이 너무 많은 곳으로 들어간 다 싶으면 다른 데로 가자고 했던 그녀였다.
웨이터에게 부킹 필요없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앉아 술만 홀짝이고 있는 준기의 모습이 측은했는 지 웨이터의 안내로 지수가 준기의 테이블에 앉는다.
피식 웃으며 안는 지수....
“재밌어..?”
“오빠도 부킹하라니까 안그러면 내가 미안하쟎아 괜히....”
“괜찮아 어차피 이따가 합류할건 데 뭘... 골랐어..?”
“응!! 딱 오빠 스타일인데 일행이 있어... 셋이 왔나 봐..”
“어차피 니가 간다고 하면 한 놈만 따라 올거야.. 니가 잘찍어. 눈치도 좀 주고...”
“그 담은 어쩌려고...”
“나한테 맏겨... 이따가 너도 니가 내키는대로 하고... 내 눈치보지 말고...”
“호호...재밌겠다 그럼 이따 봐...”
맥주 한잔을 홀짝 들이키고는 플로어로 튀어나가는 지수의 뒷모습을 보며 준기는 두눈을 감는다.
시끄러운 주변 환경 속에서도 지수와의 다양한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지수와의 첫 관계를 가진 후 그로부터 이년 쯤 시작된 타인과의 만남.....
준기의 사정상 그리 자주 만나지 못했지만 준기로 인해 진정한 여자가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와의 주 데이트 장소는 초기에는 모텔일 수 밖에 없었고 그곳에서면 의레히 나오는 성인채널을 이용해 무드를 잡던 것이 식상해지던 이년쯤 지난 시절이었다.
이제 그런 거 그만 좀 보자 지겹다던 지수에게 준기는 혹 포르노 같는 거 본 적 있느냐 물었고 학교 다닐 때 친구들하고 몇 번은 본적 있다는 말에 그때부터는 인터넷을 뒤져가며 이것 저것 보여주기 시작했다.
예상외로 많은 관심과 흥미를 느끼는 그녀의 모습에 용기를 얻은 준기는 그동안 상상 속에서만 그려왔던 꿈의 실현을 위해 서서히 작업을 진행해 보았다.
야동을 보며 젖은 그녀의 몸은 어느 때보다 흥분했고 그로 인해 보다 뜨겁고 격렬한 시간을 보낸 두 연인은 이후 소라 사이트도 많이 이용하게 되었고 버퍼 때문에 짜증이 나면 아예 성인샾에서 구한 DVD를 틀어놓고 감상을 하며 더욱 짜릿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러고 보면 지수에게도 어느 정도의 변태적인 기질은 있었던 거 같았다
차안과 같은 특별한 곳에서의 섹스에서 많이 젖고 흥분하는 걸 느꼈고 옆방에서 들리는 신음소리에 유난히 관심을 가지며 반응하는 그녀였기에....
암튼 그런 일들을 계기로 자연스레 야동의 단골 메뉴인 3섬이나 스와핑 같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고 소라사이트의 경험담 같은 것을 보여주며 준기는 지수의 반응을 살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변태들로 치부하던 지수가 처음 관전에 관심을 보이며 반승낙을 하던 날 준기는 뛸 듯이 기뻤다.
“오빠가 정 원한다면 한방에서 같이 자기 파트너끼리 하는 거는 할 수 있을 거 같기는 한데.....”
이후 준기는 일말의 가능성을 가지고 소라를 드나들며 상대를 찾기 시작했지만 정말 쉽지 만은 않았다.
예전부터 관심과 호기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성적능력에 크게 자신이 없던 준기가 감히 상대의 초대를 구하거나 초대에 응하는 것은 엄두도 못냈었고 이제는 막상 자신이 상대를 구하려고 보니 그것조차도 이것저것 머릿속이 좀 복잡한 게 아니었다.
수도 없이 날라오는 쪽지 대부분 대물에다 몸짱이고 한두시간은 기본이고 사정을 마음대로 조절한다느니 애무나 오랄만으로 상대를 보낸다느니 온통 자기자랑 일색이라 영 마음이 편치 않았다
사실 준기는 체격도 크지 않고 물건도 약간은 작은 편이라 생각하는 데 자신이 제일인 줄 알고 푹 빠져있는 그녀와 이런 만남을 하는 것이 과연 좋은 건지 확신이 들지 않았고 게다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대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며 괜히 자신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성적 환상에 대한 욕구와 호기심이 워낙 컸던지라 고심 끝에 많은 쪽지 중에서 자기자랑하지 않으며 체격이 크지 않고 나이가 좀 든 상대를 골라 답장을 보냈고 그 중 몇명과 메일을 주고 받으며 믿음을 키워가다가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건 첫 상대는 사십초, 삼십후반의 사진까지 보내준 부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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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험....
“저 죄송해서 어떡하지요 그녀가 오늘 그 날이라는데요”
“ㅎㅎ 괜찮습니다 그냥 하루가서 재미나게 놀다오지요 뭐...”
대전 사는 그들이 저녁에 이곳 서울까지 온다고 약속한 그날 아침
“나 터졌어 어떡해...다음에 하면 안돼?”
지수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미안한 마음에 바로 전화를 드렸는 데 의외로 개의치 않고 올라오겠다고 했다.
그들과의 만남에 대해 그녀에게 이야기한 것이 만나기 이틀전
펄쩍뛰는 그녀에게 지난번 승낙하지 않았느냐 하자 장난으로 그랬다며 완강히 거절하는 그녀에게 이미 날짜까지 약속한 마당에 어쩌냐며 한차례의 격정의 시간을 보낸 후 다시금 끈질기게 설득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그냥 재미나게 놀기만 하자 상대가 맘에 안들면 그냥 보내면 되고 맘에 들어도 서로 관전만 한다고 약속하며 간신히 달랬는 데....
만남이 하기 싫어 일부러 그러는 지 모르겠지만 내게 미안해하며 하는 말로 보면 당일 아침 그날이라는 말이 거짓은 아닌 듯 싶었다.
상대와의 통화를 끝내자마자 준기는 꽤 좋은 모텔과 근처의 괜찮은 일식집을 사전 탐방해 구석방을 예약해두고 노래주점도 보아두었다.
아직 만남의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가슴은 콩당콩당 뛴다.
과연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하는 지 어떻게 진도를 나가야 할 지 모르겠지만 그냥 왠지 모를 야릇한 흥분이 몸을 감싼다.
그래도 준기가 가장 자신있는 걸 고르라면 선하고 동안인 인상이고 지수도 마찬가지로 누구에게 실망을 주거나 할 외모는 전혀 아니었기에 적어도 사진을 통해 본 그들보다는 훨씬 나을 듯 싶지만 막상 이런 만남에서 중요한 건 그것은 아니지 않는가
준기는 지수와 먼저 도착해 일식집에서 있다가 그들의 전화를 받고 마중을 나갔다.
사진을 봐서 익숙한 얼굴이 차문을 열고 저 혹시 누구 아니냐며 반가운 얼굴로 묻는다.
준기커플은 사진을 보내지 않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기에 쉽게 알아본 모양이었다.
첫 만남에서의 서먹한 시간을 몇잔의 술로 때우자 의외로 쉽게 이야기가 풀린다.
남자분은 술을 전혀 못한다 하며 부인 혼자 대작을 하고 지수는 한 술 하는지라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언니 동생하며 제법 이야기가 통한다.
간단한 자신들에 대한 소개 후에는 자연스레 이런 만남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어졌고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남자들의 괘변 속에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피동적으로 동의하게 된 여자들의 항변으로 이어지며 제법 웃음꽃도 피었다.
비록 나이차가 많은 커플이지만 준기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장황하게 이야기하며 몇 개 없는 준기의 장점을 떠벌이는 지수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그래도 몇 번 만남의 경험이 있다는 그들은 지난 상대들을 이야기하며 상대와 터치까지도 해 보았지만 별로 좋은 기억이 없었는 데 우리는 첫인상이 좋다며 노래방으로 옮기자는 준기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다.
준기가 봐둔 노래방 아니 실상은 노래주점인 룸 안에서 네사람은 약간 오른 취기를 빌려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몇 순배의 노래가 돌아가자 오히려 초보인 준기는 소라에서 배운 간접 경험을 토대로 편을 짜서 점수가 낮은 쪽이 하나씩 옷벗기를 제안하였고 수줍음과 부끄러운 몸짓 속에서 하나씩 하나씩 벗겨져 나갔다.
제일 먼저 전라가 된 상대남자와 브라와 팬티만을 입은 채 부르스를 추던 지수가 준기에게 눈을 찡긋하며 그 남자가 발기가 되었다는 표시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이던 모습은 너무나 선정적이었고 아무런 저항없이 여기까지 따라와 준 지수가 너무나 고마웠다.
그러나 초보는 역시 초보였던가
팬티만을 남겨둔 상대부인과 채 부르스를 추던 준기는 그녀의 물컹한 젖가슴을 피부로 느끼면서도 긴장한 탓인지 미동도 하지 않는 물건에 신경이 쓰인다.
용기를 내어 마주잡았던 왼손을 슬며시 빼고 부인의 가슴을 슬며시 쥐어보았지만 역시 별 반응이 없는 준기의 몸이 느껴지자 이내 괜한 예의를 지키기려는 듯 ‘미안해요 허락도 없이..’ 하며 다시 손을 마주 잡는다.
흘끔흘끔 보니 상대남자도 지수의 아래위로 등짝을 쓰다듬기만 할 뿐 더 이상의 진도는 안 나가는 게 그래도 예의를 차리기 위해 꽤나 애쓰는 듯 하였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상대부인의 페라치오....
약속한대로 어느 한쪽이 옷을 다 벗고 나서 또 지면 마지막 벌칙을 수행하고 게임을 끝내기로 했고 지금까지의 분위기로는 다소 파격적인 준기의 요구에 말없이 남편의 물건을 빨아대는 부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아쉬운 시간을 마무리해야 했다.
2차로 양주를 마신 게 무리였던가?
다소 주저하는 그들과 함께 모텔방으로 들어서자 마자 지수는 씻지도 않고 바지만을 벗어 던져놓곤 침대에 골아 떨어졌고 어색하게 소파에 앉아 TV를 응시하던 그들에게 준기는 맥주한잔 더 하실래요? 라는 말 외에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더 이상은 힘들다며 손사레를 치는 그녀의 옆자리를 내게 내준 남편은 마지막 배려를 하려는 듯 자신은 술을 안했으니 샤워만 잠깐 하고 대전으로 내려가야겠다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의 뜻이 뭔지 감은 잡히지만 어떤 행동도 옮기지 못한 채 그저 다른 남자와의 섹스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물어보았고 자신은 남편이 좋아하니 이런 자리에 나오긴 하지만 그런 것에 대한 욕구나 환상은 거의 없다는 말을 듣고 그녀의 마지막 뽀뽀만을 선물받은 채 다음을 기약하며 그들을 돌려보내야 했다.
다소 허망한 첫경험이었지만 준기는 그 다음날 온 메일에서 용기를 얻어 다음단계로 진전할 수 있었다.
‘우리 집사람이 어제 재미있었다고 하면서 만약 자신이 다른남자와 첫관계를 한다면 상대가 준기씨였으면 좋겠다네요’
거칠게 다가올 줄 알았다.
은지의 승낙에 기쁜 마음으로 와락 끌어 안으며 고개를 젖히고 덤벼들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동혁은 그러지 않았다.
은지의 모습을 음미하듯 두눈을 또렷이 뜨고 은지의 얼굴로 천천히 다가와 입술이 닿을 듯 말 듯한 위치에서 살며시 비벼대고 있었다
다가오는 동혁의 눈을 바로 바라볼 수 없었던 은지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살짝살짝 닿는 동혁의 촉촉한 입술에 가슴이 방망이질치며 더 강렬한 무언가를 갈구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스스로 놀라고 있었다
‘이건 키스가 아닌데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빨리 하라고 할 수도 없고...’
하지만 그 순간들이 동혁의 향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냄새도 좋네‘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동혁의 입술이 살짝 벌어지는 가 싶더니 은지의 허리를 끌어 감싸안았다.
남편이외의 첫남자
첫 키스정도는 다 학교다닐 때 경험해본 친구들과 달리 입술과 몸 모두 다 준기에 의해 열린 은지가 결혼 십칠년만에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게 되리라고는 여지껏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동혁과 와인잔을 기울일 때부터 무언가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불안감이 바로 이것이었던가?
은지는 사람의 느낌이란 게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사랑스러워요 은지씨~~”
나지막히 속삭이는 동혁의 목소리에 은지는 감전이라도 된 듯 온몸이 찌르르하며 스위치를 켠 듯 닫혔던 입술이 자연히 벌어지고 있었다.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단 한번뿐이라던 횟수 제한은 도무지 떨어질 줄 모르는 입술에 의해 그 의미를 잃은지 오래였고 은지조차도 너무나도 강렬하고 짜릿한 느낌에 입술이 떨어지면 어째야하나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은지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동혁의 혀가 밀고 들어와 자신의 혀와 얽히는 순간 이미 그는 낯선 남자는 아니었다.
결혼 십칠년의 유부녀가 처녀인양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지만 동혁도 그걸 허락하지 않는 듯 자신의 혀를 휘감아 가더니 입안을 다 헤집고 다녔고 은지도 준기에게 배운 기술을 총동원해 동혁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고 있었다
은지는 가슴은 방망이질 치고 숨이 거칠어지며 심지어 옅은 신음소리마저 섞여 나오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건 분석이나 해석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준기와의 키스에서도 이런 느낌을 느껴본 적이 결코 없었다.
입안에서의 촉감이 등줄기를 타고 아랫도리까지 짜르르하게 전류가 흐르는 느낌이었다
‘아!! 이런 느낌에 바람을 피우는지?‘
은지는 애인이 있다던 친구의 이야기가 떠오르며 두려운 생각마저 들었다.
“나도 가정 생각하면 그만 만나야지 하면서도 몇일만 있으면 몸이 반응하는 데 미치겠는거야. 신랑한테서는 찾을 수 없는 그 짜릿함. 잊으려해도 맘대로 안돼 중독이 된 것 같애”
스텝을 포기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등에 머물던 동혁의 한손은 허리로 옮겨져 은지의 몸을 당기고 있었고 행여 뿌리칠까봐 머리를 받치고 있던 다른 한손은 동혁의 혀를 깊게 빨아들이는 은지의 모습에 자신을 얻은 듯 가슴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아~~~ 이러면 안돼는 데~~`’
하면서도 동혁의 현란한 손놀림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며 차마 밀쳐내지 못하던 은지는 아랫배에 전해지는 묵직한 느낌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 이게 뭐지...그건데...그건데....
낯선 남자의 입술과 손길에 이어 비록 옷을 사이에 두고는 있지만 고스란히 전해지는 동혁의 윤곽에 은지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신랑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에 온통 신경은 그곳에 집중돼있었고 동혁은 자신의 크기를 확인이라도 시켜주려는 양 이리저리 아랫배에 비벼대고 있었다.
또한 허리에 머물던 손은 어느새 은지의 엉덩이마저 점령한 채 쓰다듬고 있었다
아무리 분위기에 취해있더라도 더 이상 가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를 리 없는 은지로서는 더 이상은 안돼겠다는 마음이 들 찰라 치마속 팬티밑으로 파고드는 동혁의 손길에 화들짝 놀라며 그를 밀쳐내고 말았다.
“아~~이제 그만~~ 이제 됐어요”
벌겋게 얼굴이 달아오른 은지는 심히 부끄러웠다
정상적인 여자라면 이러한 분위기에서 자연히 흘러나올 수 밖에 없는 애액이긴 하지만 오늘따라 아뜩해진 정신 속에서 유난히 흥건해진 자신의 상태를 느꼈었다
그런데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동혁의 손 끝에 고스란히 전해졌을 것 같은 이러한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동혁씨 나쁜사람이네요. 약속하고 다르쟎아요”
“그러네요 하지만 지금 같은 순간에 뜨거워진 상대를 외면하고 키스만하고 돌아선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나쁜사람 아닌가요? 상대의 기분에 대한 배려가 없는.... ”
“정말 자기 좋은대로 멋대로 해석하시네요”
이렇게 말하며 약간은 토라지는 듯한 모습으로 몸을 획 돌리며 안방으로 들어가려던 은지를 동혁은 번쩍 안아 올렸다.
그리곤 자신의 방으로 가 침대에 던지듯이 내려 놓았다.
은지는 이 남자가 자신을 강간할런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애시당초 시작을 말았어야 했는 데 그의 요청을 허락한 자신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했다.
남자의 욕구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이 남자를 너무 믿은 자신의 잘못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생각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소리를 지르고 반항할 상황도 아니니 어쩌면 좋단 말인가.
동혁은 문을 닫더니 불을 켰다.
어둠에 익숙해져 있던 때문인지 눈이 부셔왔다.
아!! 이제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가?
“동혁씨~~~”
은지는 지금 이순간 단지 동혁의 이름을 부르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올려다 보는 것 말고는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반강제로 은지를 자신의 침대에 눕힌 동혁의 다음 행동이 무엇일지 너무나 뻔한 일인지라 그저 애처로운 눈빛만을 보냈다.
“은지씨 제가 무섭죠...지금 이 상황이 두렵나요?”
“동혁씨 장난치지 말아요 이제 그만~~~”
“장난은 아닌데...나름 진지한데...너무 제 맘을 몰라주네요 아니 모르는 척하시는 걸 런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요. 제가 아무렴 힘으로 어찌 해보겠어요 연약한 여인한테...”
“내 그럴 줄 알았어 놀랬쟎아요 그리구 고마워요 그런데 왜 이방엔~~”
은지는 그제서야 안도하는 듯하며 누워있던 몸을 서서히 일으키며 말했다
“이거...제 조그마한 선물이예요. 마음의....”
동혁은 책상 서랍에서 예쁘게 포장된 자그마한 박스하나를 꺼내 은지에게 내밀었다
“이게 뭔데~~”
“풀어봐요 직접~~ 좋아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여자에게 있어서 선물을 받는다는 자체는 일단 많은 행복을 가져다 주는 모양이다
좀전의 걱정은 어디로 갔는 지 침대에 걸터 안은 채로 행복한 미소를 띄우며 동혁을 올려다보던 은지는 향을 맡아 본다
“좋아하는 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제가 좋아하는 향을 골랐어요 좋은 건 아니지만 제가 이집을 나가면서 뭔가 은지씨에게 선물은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남자가 향수를 선물하는 의미는 잊지말고 오래 기억해달라는 의미라네요~~ ”
“좋아요 향이 너무 강하지 않고 은은한 게...근데 오늘 너무 의미가 많네요 와인의 의미..., 영화의 의미... 향수의 의미... 호호... 암튼 고마워요 잘 쓸께요 근데 받아도 되는건가? 또 뭐 요구하는 건 아니죠 호호...”
제법 여유가 생겼는 지 은지는 농까지 던지며 가볍게 웃었지만 이내 받아치고 나오는 동혁의 이야기에 괜히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다 싶었다.
“은지씨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연히 요구해야죠. 그렇지 않아도 제가 하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은 데....음...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걸로 해야겠죠?”
“더 이상 내 몸에 터치하는 것은 절대 안돼요... 그것만 아니면 생각해 보죠..”
동혁이 애교스럽게 하는 제안도 결코 들어주기 어려운 요구임에는 틀림없었다.
하지만 엄청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비장한 각오까지 했었던 좀전의 상황에 비하면 한결 쉬운 제안이라고 판단했는 지 그러마고 했다. 은지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이제 얼마 있으면 볼 수 없는 동혁을 두고 이 방을 나서기 싫은 맘이 있었던 건 아닐까?
적어도 오늘 밤만큼은 아무 것도 방해받지 않는 둘만의 비밀의 공간에서 오는 설레임과 애틋함을 놓치기 싫어서.....
“근데 동혁씨 저 지금 너무 땀이 많이 났어요 가서 샤워 좀 하고 오면 안될까?”
“전 지금 그대로의 은지씨 향도 넘 좋은 데 그래도 은지씨 맘이 편해야 하니까 맘대로 해요...”
안방 욕실로 들어와 샤워를 하는 은지는 지금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지금 자신이 미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위한 샤워인지 동혁을 위한 샤워인지 분간이 안돼었지만 이유야 어땠던 간에 샤워를 한 이후에는 다시 동혁의 방으로 찾아 들어가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가 참 묘했다.
그래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한결 몸과 마음이 가벼웠다.
하지만 혹 있을 수도 있는 또 다른 예상치 못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은지씨 지금 졸립지 않으면 저랑 침대에 누워 이얘기 저얘기 하다가 자요 물론 제가 먼저 잠들면 이방을 나가셔도 좋아요. 단 아까 이야기한대로 은지씨 몸에 손끝하나 안댈께요. 약속해요. 은지씨가 절 좀 만져주세요 하고 부탁하면 몰라도 하하....“
은지는 좀전에 했던 동혁의 제안을 떠 올리며 이에 응한 자신이 뭔가 엮여 들어가는 건 아닌가 싶으면서도 자신의 의지와 동혁의 매너를 믿었기에 그다지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갑자기 신랑 준기가 보고 싶어졌다.
“이이는 뭐하는 데 연락도 없을까 술 많이 마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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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도 부킹해 내가 오늘은 용서해 줄게 호호...”
뭐가 그리 신난 지 싱글벙글하며 던진 지수의 제안에 따라 각자 따로 들어가기로 했다
준기는 얼마만에 와보는 나이트클럽인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 큰 공간에 자신처럼 혼자서 온 놈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지수는 찢어질듯한 음악에 맞추어 플로어에서 미친 듯이 몸을 흔들었고 혼자 온 여자인 듯한 모습이 뭇 사내들의 사냥감이 되기에 충분했는 지 그녀 주변은 늘 사내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좀 쉬기 위해 자신의 테이블로 돌아올라치면 이내 웨이터 손에 이끌려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도 그 상황을 즐기는 듯한 지수의 모습을 지켜보는 준기는 이렇게 좋아하는 데 그동안 그녀와 이런 곳을 한번도 같이 오지 못한 것에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항상 조심성이 많은 준기는 늘 사람 많은 곳은 피해 다니며 데이트를 즐겼다.
식사를 할 때도 사람 많은 유명 음식점은 애써 외면해 왔으니 오죽했겠는 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평한마디 하지 않았던 그녀
오히려 사람이 너무 많은 곳으로 들어간 다 싶으면 다른 데로 가자고 했던 그녀였다.
웨이터에게 부킹 필요없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앉아 술만 홀짝이고 있는 준기의 모습이 측은했는 지 웨이터의 안내로 지수가 준기의 테이블에 앉는다.
피식 웃으며 안는 지수....
“재밌어..?”
“오빠도 부킹하라니까 안그러면 내가 미안하쟎아 괜히....”
“괜찮아 어차피 이따가 합류할건 데 뭘... 골랐어..?”
“응!! 딱 오빠 스타일인데 일행이 있어... 셋이 왔나 봐..”
“어차피 니가 간다고 하면 한 놈만 따라 올거야.. 니가 잘찍어. 눈치도 좀 주고...”
“그 담은 어쩌려고...”
“나한테 맏겨... 이따가 너도 니가 내키는대로 하고... 내 눈치보지 말고...”
“호호...재밌겠다 그럼 이따 봐...”
맥주 한잔을 홀짝 들이키고는 플로어로 튀어나가는 지수의 뒷모습을 보며 준기는 두눈을 감는다.
시끄러운 주변 환경 속에서도 지수와의 다양한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지수와의 첫 관계를 가진 후 그로부터 이년 쯤 시작된 타인과의 만남.....
준기의 사정상 그리 자주 만나지 못했지만 준기로 인해 진정한 여자가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와의 주 데이트 장소는 초기에는 모텔일 수 밖에 없었고 그곳에서면 의레히 나오는 성인채널을 이용해 무드를 잡던 것이 식상해지던 이년쯤 지난 시절이었다.
이제 그런 거 그만 좀 보자 지겹다던 지수에게 준기는 혹 포르노 같는 거 본 적 있느냐 물었고 학교 다닐 때 친구들하고 몇 번은 본적 있다는 말에 그때부터는 인터넷을 뒤져가며 이것 저것 보여주기 시작했다.
예상외로 많은 관심과 흥미를 느끼는 그녀의 모습에 용기를 얻은 준기는 그동안 상상 속에서만 그려왔던 꿈의 실현을 위해 서서히 작업을 진행해 보았다.
야동을 보며 젖은 그녀의 몸은 어느 때보다 흥분했고 그로 인해 보다 뜨겁고 격렬한 시간을 보낸 두 연인은 이후 소라 사이트도 많이 이용하게 되었고 버퍼 때문에 짜증이 나면 아예 성인샾에서 구한 DVD를 틀어놓고 감상을 하며 더욱 짜릿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러고 보면 지수에게도 어느 정도의 변태적인 기질은 있었던 거 같았다
차안과 같은 특별한 곳에서의 섹스에서 많이 젖고 흥분하는 걸 느꼈고 옆방에서 들리는 신음소리에 유난히 관심을 가지며 반응하는 그녀였기에....
암튼 그런 일들을 계기로 자연스레 야동의 단골 메뉴인 3섬이나 스와핑 같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고 소라사이트의 경험담 같은 것을 보여주며 준기는 지수의 반응을 살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변태들로 치부하던 지수가 처음 관전에 관심을 보이며 반승낙을 하던 날 준기는 뛸 듯이 기뻤다.
“오빠가 정 원한다면 한방에서 같이 자기 파트너끼리 하는 거는 할 수 있을 거 같기는 한데.....”
이후 준기는 일말의 가능성을 가지고 소라를 드나들며 상대를 찾기 시작했지만 정말 쉽지 만은 않았다.
예전부터 관심과 호기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성적능력에 크게 자신이 없던 준기가 감히 상대의 초대를 구하거나 초대에 응하는 것은 엄두도 못냈었고 이제는 막상 자신이 상대를 구하려고 보니 그것조차도 이것저것 머릿속이 좀 복잡한 게 아니었다.
수도 없이 날라오는 쪽지 대부분 대물에다 몸짱이고 한두시간은 기본이고 사정을 마음대로 조절한다느니 애무나 오랄만으로 상대를 보낸다느니 온통 자기자랑 일색이라 영 마음이 편치 않았다
사실 준기는 체격도 크지 않고 물건도 약간은 작은 편이라 생각하는 데 자신이 제일인 줄 알고 푹 빠져있는 그녀와 이런 만남을 하는 것이 과연 좋은 건지 확신이 들지 않았고 게다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대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며 괜히 자신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성적 환상에 대한 욕구와 호기심이 워낙 컸던지라 고심 끝에 많은 쪽지 중에서 자기자랑하지 않으며 체격이 크지 않고 나이가 좀 든 상대를 골라 답장을 보냈고 그 중 몇명과 메일을 주고 받으며 믿음을 키워가다가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건 첫 상대는 사십초, 삼십후반의 사진까지 보내준 부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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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험....
“저 죄송해서 어떡하지요 그녀가 오늘 그 날이라는데요”
“ㅎㅎ 괜찮습니다 그냥 하루가서 재미나게 놀다오지요 뭐...”
대전 사는 그들이 저녁에 이곳 서울까지 온다고 약속한 그날 아침
“나 터졌어 어떡해...다음에 하면 안돼?”
지수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미안한 마음에 바로 전화를 드렸는 데 의외로 개의치 않고 올라오겠다고 했다.
그들과의 만남에 대해 그녀에게 이야기한 것이 만나기 이틀전
펄쩍뛰는 그녀에게 지난번 승낙하지 않았느냐 하자 장난으로 그랬다며 완강히 거절하는 그녀에게 이미 날짜까지 약속한 마당에 어쩌냐며 한차례의 격정의 시간을 보낸 후 다시금 끈질기게 설득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그냥 재미나게 놀기만 하자 상대가 맘에 안들면 그냥 보내면 되고 맘에 들어도 서로 관전만 한다고 약속하며 간신히 달랬는 데....
만남이 하기 싫어 일부러 그러는 지 모르겠지만 내게 미안해하며 하는 말로 보면 당일 아침 그날이라는 말이 거짓은 아닌 듯 싶었다.
상대와의 통화를 끝내자마자 준기는 꽤 좋은 모텔과 근처의 괜찮은 일식집을 사전 탐방해 구석방을 예약해두고 노래주점도 보아두었다.
아직 만남의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가슴은 콩당콩당 뛴다.
과연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하는 지 어떻게 진도를 나가야 할 지 모르겠지만 그냥 왠지 모를 야릇한 흥분이 몸을 감싼다.
그래도 준기가 가장 자신있는 걸 고르라면 선하고 동안인 인상이고 지수도 마찬가지로 누구에게 실망을 주거나 할 외모는 전혀 아니었기에 적어도 사진을 통해 본 그들보다는 훨씬 나을 듯 싶지만 막상 이런 만남에서 중요한 건 그것은 아니지 않는가
준기는 지수와 먼저 도착해 일식집에서 있다가 그들의 전화를 받고 마중을 나갔다.
사진을 봐서 익숙한 얼굴이 차문을 열고 저 혹시 누구 아니냐며 반가운 얼굴로 묻는다.
준기커플은 사진을 보내지 않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기에 쉽게 알아본 모양이었다.
첫 만남에서의 서먹한 시간을 몇잔의 술로 때우자 의외로 쉽게 이야기가 풀린다.
남자분은 술을 전혀 못한다 하며 부인 혼자 대작을 하고 지수는 한 술 하는지라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언니 동생하며 제법 이야기가 통한다.
간단한 자신들에 대한 소개 후에는 자연스레 이런 만남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어졌고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남자들의 괘변 속에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피동적으로 동의하게 된 여자들의 항변으로 이어지며 제법 웃음꽃도 피었다.
비록 나이차가 많은 커플이지만 준기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장황하게 이야기하며 몇 개 없는 준기의 장점을 떠벌이는 지수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그래도 몇 번 만남의 경험이 있다는 그들은 지난 상대들을 이야기하며 상대와 터치까지도 해 보았지만 별로 좋은 기억이 없었는 데 우리는 첫인상이 좋다며 노래방으로 옮기자는 준기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했다.
준기가 봐둔 노래방 아니 실상은 노래주점인 룸 안에서 네사람은 약간 오른 취기를 빌려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몇 순배의 노래가 돌아가자 오히려 초보인 준기는 소라에서 배운 간접 경험을 토대로 편을 짜서 점수가 낮은 쪽이 하나씩 옷벗기를 제안하였고 수줍음과 부끄러운 몸짓 속에서 하나씩 하나씩 벗겨져 나갔다.
제일 먼저 전라가 된 상대남자와 브라와 팬티만을 입은 채 부르스를 추던 지수가 준기에게 눈을 찡긋하며 그 남자가 발기가 되었다는 표시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이던 모습은 너무나 선정적이었고 아무런 저항없이 여기까지 따라와 준 지수가 너무나 고마웠다.
그러나 초보는 역시 초보였던가
팬티만을 남겨둔 상대부인과 채 부르스를 추던 준기는 그녀의 물컹한 젖가슴을 피부로 느끼면서도 긴장한 탓인지 미동도 하지 않는 물건에 신경이 쓰인다.
용기를 내어 마주잡았던 왼손을 슬며시 빼고 부인의 가슴을 슬며시 쥐어보았지만 역시 별 반응이 없는 준기의 몸이 느껴지자 이내 괜한 예의를 지키기려는 듯 ‘미안해요 허락도 없이..’ 하며 다시 손을 마주 잡는다.
흘끔흘끔 보니 상대남자도 지수의 아래위로 등짝을 쓰다듬기만 할 뿐 더 이상의 진도는 안 나가는 게 그래도 예의를 차리기 위해 꽤나 애쓰는 듯 하였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상대부인의 페라치오....
약속한대로 어느 한쪽이 옷을 다 벗고 나서 또 지면 마지막 벌칙을 수행하고 게임을 끝내기로 했고 지금까지의 분위기로는 다소 파격적인 준기의 요구에 말없이 남편의 물건을 빨아대는 부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아쉬운 시간을 마무리해야 했다.
2차로 양주를 마신 게 무리였던가?
다소 주저하는 그들과 함께 모텔방으로 들어서자 마자 지수는 씻지도 않고 바지만을 벗어 던져놓곤 침대에 골아 떨어졌고 어색하게 소파에 앉아 TV를 응시하던 그들에게 준기는 맥주한잔 더 하실래요? 라는 말 외에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더 이상은 힘들다며 손사레를 치는 그녀의 옆자리를 내게 내준 남편은 마지막 배려를 하려는 듯 자신은 술을 안했으니 샤워만 잠깐 하고 대전으로 내려가야겠다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의 뜻이 뭔지 감은 잡히지만 어떤 행동도 옮기지 못한 채 그저 다른 남자와의 섹스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물어보았고 자신은 남편이 좋아하니 이런 자리에 나오긴 하지만 그런 것에 대한 욕구나 환상은 거의 없다는 말을 듣고 그녀의 마지막 뽀뽀만을 선물받은 채 다음을 기약하며 그들을 돌려보내야 했다.
다소 허망한 첫경험이었지만 준기는 그 다음날 온 메일에서 용기를 얻어 다음단계로 진전할 수 있었다.
‘우리 집사람이 어제 재미있었다고 하면서 만약 자신이 다른남자와 첫관계를 한다면 상대가 준기씨였으면 좋겠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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