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stasy Life - 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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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이 손도 안대고 지훈이 내민 위스키를 마시려고 했다. 빙긋이 웃음을 흘린 지훈이 들고 있는 잔을 기울여 한꺼번에 위스키를 부었다. 넘쳐 흐른 위스키가 그녀의 턱밑에 쏟아져 젖가슴 계곡을 타고 흘러 들어갔다. 그는 그녀가 화를 내리라 예측했다. 그런데 그녀는 그를 빤히 올려보며 눈동자를 굴렸다, 그녀의 길고 짙은 눈썹이 흔들렸다.

“짓궂게.......! 일부러 그랬지?”
“TV를 보다가 그만.........”

지훈은 말꼬리를 흐리고 장난기 섞인 미소를 지었다. 수진이 꼼짝도 하지 않고 하얗게 눈을 흘겼다. 그를 바라보는 그녀는 놀라면서도 애써 태연하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적지 않은 남자들을 상대한 그녀는 역시 노련했다. 그를 비웃듯이 엷은 미소를 지은 그녀는 나이트가운 앞자락을 벌렸다. 위스키에 젖은 농염한 젖가슴을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낸 그녀가 짤막하게 말했다.

“빨리 닦아!”
“하하.........”

대범하게 남자 앞에서 젖가슴을 들어내는 그녀! 그리고 명령조의 말투를 듣는 지훈은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다고 그녀가 무시하는 것 같았다. 그는 벌어진 나이트가운을 벌렸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젖가슴에 흐르는 위스키를 핥기 시작했다. 그가 엎드리니 그녀의 가슴에 안긴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 그녀의 입술이 접근해 있었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그를 빤히 내려다 봤다.

“.........!?”

지훈은 위스키를 핥아 먹으면서 수진의 눈치를 살폈다. 시선이 마주친 그녀가 의외라는 표정으로 조금은 당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위스키를 핥던 혀를 젖가슴 주위를 맴돌며 타액으로 적셨다. 그리고 슬그머니 젖가슴을 보듬어 쥐고 젖꼭지를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그녀가 급히 숨을 들이마셨다.

“음........!”
“..........”

수진은 예기치 않은 민기의 행동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별안간 온몸의 신경이 한 곳으로 몰렸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그녀는 입술이 저절로 벌어졌다. 그녀는 사실 불량배들에게 봉변을 면하게 해준 그를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가 장 교수의 아들이고 직접 낳지는 않았지만 은영의 아들이라는데 놀랐다. 그리고 그의 훤칠한 외모와 체격에 또 한 번 놀랐다.

은영의 집에서 수진은 지훈에게 고맙다는 인사치례로 식사를 같아 하고 싶었다. 그를 보는 순간 호기심을 느낀 것이었다. 문득 그가 장 교수의 아들이 아니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연이 오늘 그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녀는 술기운에 짓궂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사실 그녀는 은영과 자매처럼 친하지만 질투심으로 가득했다.

수진은 사실 결혼 생활 중에 장 교수와 비밀리에 교제를 했었다. 장 교수와 은영이 결혼하기 전이지만 수진은 남편과 헤어지려고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그녀는 장 교수와 재혼을 전제로 육체관계까지 했었다. 그런데 장 교수가 은영과 결혼한 것이었다. 그러기에 내심 그녀는 장 교수와 은영을 원망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들에 대한 보복으로 그를 유혹하려고 했던 것이다.

갈팡질팡하는 수진은 온 몸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한쪽 젖꼭지는 그의 손가락에서 돌돌 말려 애무를 당하고 한쪽 젖꼭지는 그의 입속에 빨려 들어가 혀끝에서 농락을 당하고 있었다. 여러 남자와 성관계로 성감이 민감한 그녀는 거부하기보다는 자꾸만 흥분의 불길 속에 빠져 들어갔다.

짓궂은 생각에 지훈을 끌어 들였지만 이젠 그녀가 자신의 올가미에 걸려든 셈이었다. 그녀는 그를 밀어 내려다가 장 교수와 은영에 대한 보복이라고 스스로 변명을 했다. 그녀는 도저히 그를 밀어 낼 수가 없었다. 그녀는 급히 숨을 들이마셨다. 어느새 팬티 속으로 들어온 그의 손끝에 음순이 휘말렸다.

“하 ~ 읏.......! 나, 난 몰라. 너, 선수구나!”
“.........!?”

수진은 젖꼭지를 물고 늘어진 지훈의 얼굴을 감싸고 들어 올렸다. 그러나 그의 손안에 젖가슴이 유린당하고 있고, 팬티 속에 들어간 다른 손길로 음부를 쓸어 올리고 있었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내려다 본 그가 그녀의 입술에 가벼운 키스를 했다. 그리고 짓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걸 원한 거 아닌가!”
“뭐라고......!?”

“아니......! 사실은 그날 꼭 한번 만나고 싶었어.”
“그런데 왜! 가버렸지?”

“약속이 있어서.”
“왜, 날 만나려고?”

“솔직히 말할까?”
“..........!?”

수진은 대답대신 고개를 까닥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급히 숨을 멈추며 허벅지를 조였다. 어느새 그녀의 몸 위에 체중을 실은 그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손끝에서 음순이 돌돌 말리며 짜릿한 쾌감이 등골과 머리끝까지 전달되었다. 멈추었던 숨을 몰아쉰 그녀가 눈을 흘기며 되물었다.

“정말, 애인 없어?”
“사귀는 중이라니까.......”

“손진한 줄 알았더니........! 여자들과 많이 자 봤구나?”
“별로.......!”

“페팅만 해야 돼!”

수진은 명령조로 말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었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 도전에 그가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녀는 동그랗게 떴던 눈을 사르르 감았다. 혀와 혀가 엉키었다. 그녀의 젖가슴과 젖꼭지, 그리고 음부가 그의 손끝에서 돌기를 일으켰다. 상기된 몽롱한 표정의 그녀를 보고 그는 옅은 미소를 흘렸다. 그리고 그녀를 번쩍 들어 안았다.

지훈은 수진을 안고 하얀 커튼이 드리워진 침실로 들어갔다. 침실안의 침대와 화장대. 그리고 모포까지도 온통 흰색이었다. 그는 다시 그녀의 입술에 입술을 포개며 자신의 옷을 하나 둘씩 벗어 던졌다. 그리고 그녀의 가운을 벗겨내고 손바닥만 한 하얀 팬티를 끌어 내렸다. 그녀는 오직 농도 깊은 키스에 몰입하고 있었다.

수진은 지훈이 다시 젖가슴을 움켜쥐고 젖꼭지를 입속으로 빨아 당기자 입술을 벌리며 눈을 떴다. 그녀는 발가벗겨져 그의 가슴 아래 깔려 있어도 거부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이미 자업자득이고 거부한다고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아니 그녀는 거부하고 싶지 않았다.

지훈의 입속에서 젖꼭지가 휘말리며 수진은 장 교수와 은영을 떠 올리고 있었다. 왠지 통쾌하고 더욱 흥분이 됐다. 그러나 이제 지훈에게는 여성스러움을 보이고 싶었다. 그를 부둥켜안고 싶었으나 꼿꼿하게 누워서 그의 거칠어지는 숨결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젖가슴을 농락하던 그의 혀끝이 점점 밑으로 내려가더니 허벅지 사이에 열기를 불어 넣고 있었다.

“아.......!”
“........!?”

불꽃처럼 일어나는 쾌감에 수진은 진절머리가 쳐졌다. 음순이 그의 혀끝에 말리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들어 올렸다. 그녀의 젖가슴과 젖꼭지는 여전히 그의 손가락 사이에 휘말리고 그의 혀끝이 보지 입구를 훑고 지나다녔다. 그녀는 저절로 나오는 신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아 흡, 아 응........”
“...........”

수진의 성감을 높이는 지훈도 숨이 차도록 솟구치는 흥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그녀가 스스로 요구를 할 때까지 인내하려고 노력 중이었다. 그의 손끝과 혀끝이 분주하게 그녀의 나신을 훑고 지나다녔다. 그녀의 발가벗겨진 육체의 구석구석 민감한 돌기들이 그의 타액으로 적셔졌다.

“하 ~ 으! 으 읍. 흐 읍. 아 으........”
“찌걱, 쩝 . 찌걱.........”

수진의 젖가슴과 허벅지 사이가 타액으로 적셔지고 혀끝에 마찰당하는 소리가 일어났다. 그녀는 그의 혀끝이 보지 구멍 속을 넘나들자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 만......!‘ 이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집요하게 그녀의 육체를 농락하였다. 키스로 혀를 녹일 것 같은 그의 혀끝이 허벅지 사이를 늪으로 만들고 다시 위로 올라오기를 반복했다.

“읍, 하 으. 자, 자기야........”
“..........”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를 지경으로 침실 안은 습한 열기로 가득했다. 지훈은 수진의 몸속에서 흘러나온 샘물로 흥건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아지경에 빠진 그녀가 모포를 움켜쥐었다가 그의 머리카락과 등줄기, 그리고 허리를 잡아 당겼다. 그는 몽롱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간절한 눈빛을 의식했다.

‘나. 나, 어떡해........“
“................”

수진이 직접 표현하지 않았지만, 지훈은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했다. 숨을 몰아쉰 그는 그녀의 허벅지를 벌리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핏줄까지 돋아나도록 발기한 페니스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습한 늪으로 변한 그녀의 보지구멍에 귀두를 집어넣었다. 그는 젖가슴을 움켜쥐면서 삽입된 귀두를 조금씩 진퇴시켰다.

“하 읍........”

수진의 발가벗겨진 나신이 작살을 맞은 은어처럼 퍼덕거렸다. 그녀는 눈앞에 아른거리는 목걸이 펜던트를 쥐고 입에 물었다. 그의 목에 걸린 장미가 조각된 팬던트였다. 그녀의 입에 물린 팬던트가 목걸이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리고 침대 밑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둔부를 들어 올리는 그녀의 보지 깊숙이 페니스를 천천히 밀어 넣었다. 매끄럽고 부드러운 보지 속 근육이 그의 페니스를 감싸며 꿈틀거렸다.

“하 윽! 난 몰라!”
“........헛!”

눈을 감고 있던 수진은 눈동자를 크게 뜨고 상체를 들어 올렸다. 그녀는 골반을 터트릴 것만 같은 충격에 바들바들 떨었다. 뒤로 팔을 뻗어 지탱한 그녀는 하복부를 내려다보았다. 우람한 페니스가 허벅지 사이에 박혀 있었다. 그것도 페니스 중간 부분 정도만 보지 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가 다시 그녀의 허리를 들어 올리며 힘을 주었다.

“어 맛! 너, 너무해........”
“음.......!”

수진은 입을 벌리고 다물지 못했다. 반사적으로 그녀의 발가벗겨진 나신이 침대 머리 쪽으로 밀려났다. 그녀는 두려움까지 느꼈다. 여러 남자와 성관계를 했으나 이토록 포만감을 느끼는 것은 처음이었다. 보지속의 페니스가 천천히 치골까지 잇닿았다가 나오기를 반복하고 그녀는 그의 목덜미를 붙잡고 매달렸다. 그리고 하소연 하듯이 읊조렸다.

“처, 천천히 해 줘. 미치겠어.”
“이, 이모! 너, 너무 뜨거워........”

“읍, 읍........! 이모......!? 하 읍. 읍.......! 뭐가......?”
“몸, 몸속이.......”

수진은 지훈의 말에 저절로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왠지 완전한 남자를 만난 것 같은 만족감에 젖었다. 그것은 또 다른 엑스터시의 쾌감이었다. 그녀는 새삼스럽게 여자가 되었다는 생각에 왠지 부끄러웠다. 육체는 비록 뜨겁게 달아올라 엑스터시의 정상으로 치닫고 있지만 그에게 조순한 여자로 보이고 싶었다.

“읍, 읍, 읍, 아 읍........”
“헉, 헉, 헉........”

수진은 문득 지훈에게 여러 남자와 성관계를 했다는 오해를 받기 싫었다. 왠지 그에게만은 다소곳한 여자로 보이고 싶었다. 그러나 신음을 삼키려 해도 페니스가 치골까지 잇닿은 엑스터시를 감당할 수 없어 숨을 멈추기를 반복했다. 포만감을 느끼는 우람한 페니스가 보지 구석마다 헤집으며 살갗을 마찰했다.

“아 읍, 읍, 아 흐, 흡.......”
“헉, 허 읍, 헛, 읍...........”

규칙적이었던 그들의 숨소리가 때로는 급하게 이어졌다. 침대등불만 켜진 침실 벽에 그들의 발가벗은 나신은 그림자로 너울거렸다. 그들의 가슴과 등줄기에서는 땀방울이 솟구쳤다. 잇닿은 가슴과 허벅지가 잇닿아 마찰할 때마다 땀방울과 분비물이 짓이겨졌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황홀한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그녀는 기절할 것만 같았다.

“하 읍~! 자, 자기야.......!”
“음~!”

수진은 지훈의 등줄기를 움켜쥐고 바들바들 떨다가 허리를 들어 올렸다. 별안간 지지러지는 그녀를 보고 그는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깊이 삽입하며 빠르게 진퇴시켰다. 상체를 젖힌 그녀는 숨을 멈추며 벌린 입술을 다물지 못했다. 멈추었던 숨을 깊이 들이마신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그의 가슴에 매달렸다.

“음.......!”
“허 억!”

지훈은 옥죄이는 페니스가 뜨거운 열탕 속에 잠기는 것만 같았다. 페니스가 그녀의 몸속에서 흘러나온 오르가즘의 매끄러운 샘물에 휘감겼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들어 올리며 경직 되었다. 볼륨감이 넘치는 그녀의 하복부가 잇닿아 꿈틀거리고 보지속의 근육이 살아 움직였다. 보지 살갗을 헤집던 페니스가 불끈 거리며 뜨거운 용액을 분출하였다. 그는 목덜미를 잡고 매달리는 그녀를 부둥켜안았다. 한동안 그들은 꼼짝도 하지 않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음........!”

수진의 몸 위에서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간 지훈이 천장을 보고 누웠다. 수진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조차 없어 축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얼마나 격렬하고 긴 시간의 정사였는지 눈앞에 별들이 오락가락할 정도였다. 그가 슬그머니 손을 뻗어 젖꼭지를 어루만져도 그녀는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어느 남자에게서도 느끼지 못했던 지독한 오르가즘에 수진은 정신마저 혼미하였다. 그녀는 정사 후에 반듯이 샤워를 해야 잠드는 습관이 있었다. 어쩌면 그녀의 결벽증이었다. 그녀는 남자들과 정사우 씻어내면 다시 순결함을 유지했다는 만족감이 들었다. 그러나 일어나려고 해도 나른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간신히 상체를 일으키니 그가 허리를 붙들고 젖꼭지를 놓지 않으려 했다. 그녀는 왠지 연하의 남자인 그를 보기가 민망하였다.

“못 됐어~!”

수진은 공연히 주먹으로 지훈의 가슴을 두들기며 눈을 흘겼다. 집어든 가운으로 발가벗은 나신을 가린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욕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나오면서 타월을 물에 적셔갖고 나왔다. 그리고 침대에 걸터앉아 그를 내려다 봤다. 건장한 체구로 누워있는 그의 하복부에는 아직도 우람하게 발기한 페니스가 솟아 있었다.

다른 남자와 다른 지훈의 남성에 감탄하는 수진은 흡족하고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와 시선을 마주친 그녀는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그리고 짐작으로 그의 페니스를 쥐고 젖은 타월로 닦아 주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그녀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지훈은 여자가 페니스를 닦아 주는 것은 처음이라 흠칫하였다.

겨울로 향하는 바람에 유리 창문이 덜컹거렸다. 그리고 수진이 잠을 깨기 위해서 작동시킨 괘종시계에서 멜로디가 흘러 나왔다. 부스스 몸을 일으킨 그녀는 옆에 누어 잠든 낯선 남자를 의식했다. 나른함에 기지개를 켜는 그녀는 흡족한 미소를 흘렸다. 그에게 엎드려서 뚫어지게 들여다봤다. 그녀는 문득 그를 영원히 훔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침대에서 일어난 수진은 발가벗은 알몸위에 가운만 걸치고 욕실로 걸어갔다. 진한 정사 탓인지 다리가 저절로 휘청거려졌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나온 그녀는 물기 흐르는 머리카락을 타월로 문지르며 주방으로 갔다. 그녀는 항상 아침 식사로 북어를 넣은 콩나물국을 끓여 먹었다.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숙취를 깨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식탁위에 놓인 CD 플레이어 스위치를 눌러 놓고 식사준비를 시작했다. 프랑소와즈의 Comment Te Adieu 가 흘러나왔다. 어떻게 나에게 이별이라고 말할까. 그녀가 항상 틀어놓는 샹송이었다. 그녀는 자문하듯이 CD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하루를 시작한다.

음악소리 때문인지 지훈이 부스스 일어났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가 팬티차림으로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에서 나온 그는 옷을 추슬러 걸치더니 주방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가스레인지에 끓고 있는 콩나물국을 수저로 저으며 돌아보았다. 그녀는 말없이 그를 향해 한쪽 눈을 질끈 감아 보였다.

“...........?”
“...........!”

시선을 마주친 그도 말없이 멋쩍은 미소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냄비 뚜껑을 닫는 그녀의 등을 껴안았다. 그는 브래지어도 걸치지 않은 그녀의 젖가슴이 손에 뭉클 잡히는 촉감을 느꼈다. 그녀는 마치 그의 오래된 연인처럼 젖가슴을 보듬는 그의 손길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상큼한 미소를 지었다.

“잘 잤어!”
“...........!”

“밤 먹자.”
“..........”

수진은 부지런히 식탁위에 냄비와 반찬 몇 가지, 그리고 밥을 퍼서 올려놓았다. 지훈이 식탁 앞에 앉고 그녀도 마주 앉았다. 그녀는 조금 얼굴을 붉히며 수저를 집어 들었다.

“난, 콩나물국을 좋아해. 괜찮아?”
“.........!”

지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식사를 하면서도 연신 벽시계를 들여다봤다. 늦게 일어났고 오전 강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승용차를 세워놓은 스탠드바에 들려서 학교로 가야하기에 그는 마음이 조급했다. 식사를 대충 마친 그는 바로 일어났다.

“강의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그래. 전화 할게.”

수진은 지훈을 따라 현관으로 갔다. 그리고 그에게 휴대폰을 달래서 자신의 휴대폰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휴대폰을 받아든 그는 집안이 낯설게만 느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구두를 신고 그가 돌아섰다. 그는 무슨 인사말이든지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런데 바라보고 있던 그녀가 그의 목덜미에 팔을 감고 매달렸다.

“나. 안아주고 가!”
“.........!”

지훈은 주저하지 않고 수진을 껴안았다. 그는 새삼스럽게 그녀의 육체가 풍만하고 성적인 매력이 넘친다고 느꼈다. 하복부가 잇닿은 그녀에게서 전해오는 체취와 온기에 그는 묘한 충동을 받았다. 그의 가슴에 안긴 그녀가 빤히 올려다보면서 종알거렸다.

“지훈인, 정말 멋있어.”
“이모도.......! 멋진 여자야........”

“이모라고 하니, 이상하네. 그냥 이름 불러.”
“그래도 되나?”

“그게 편할 거 같아.”

반사적으로 말을 하는 지훈은 바로 코앞에 다가온 그녀의 입술을 쳐다봤다. 그녀가 눈을 감고 입술을 벌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녀의 입술에 입술을 포갰다. 소프트한 키스를 하다가 혀와 혀가 엉키었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그는 슬그머니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지훈이 나가고 수진은 베란다로 가서 밑을 내려다 봤다. 아파트 입구를 나선 그가 위를 쳐다보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의 모습이 사라지자 그녀는 서성거리면서 벽시계를 올려다봤다. 오늘 새로운 디자인을 하한 직원들과 모임이 오후에 있었다. 왠지 피곤함을 느낀 그녀는 침실로 들어갔다.

침대로 다가가던 수진은 침대 밑에서 반짝이는 물체를 발견했다. 목걸이 팬던트였다. 그녀는 집어 들고 지난밤을 떠올렸다. 지훈의 목에 걸렸던 목걸이 팬던트였다. 그녀가 몸속이 터지도록 충만감의 오르가즘을 느꼈던 불꽃처럼 팬던트에 루비로 조각된 장미의 붉은빛이 반짝거렸다. 희미한 미소를 흘린 그녀는 팬던트를 화장대 위에 올려놓고 침대 위에 몸을 눕혔다.

대로변의 가로수에 떨어지는 낙엽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그리고 겨울로 접어드는 수산한 바람에 날렸다가 다시 쌓였다. 패딩 점퍼 깃을 올린 지훈은 상미와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점퍼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가고 있는 그녀가 종알거렸다.

“천천히 가! 힘들어.”
“시간도 다 됐고, 춥잖아. 마냥 걸을 거야?”

상미가 영화 초대권을 가지고와서 친구들과 당구장으로 가려던 지훈에게 요구했던 것이다. 멀지 않은 곳이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는 중이었다. 그들은 10분도 안 되는 거리의 시네마에 도착하여 들어갔다. 마침 영화상영이 시작 되기 전이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브래드피트가 나오는 영화로서 스릴러물이었다. 그는 팔을 두르고 있던 그녀의 어깨를 끌어 당겨 안았다.

그는 어둠 속에서 빤히 쳐다보는 그녀의 입술을 포갰다. 점점 농도 깊은 키스가 되며 그녀의 혀가 그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한 그녀가 그를 밀어내며 눈을 흘겼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블라우스 밑으로 손을 넣었다. 브래지어를 밀어 올리고 탱탱한 젖가슴을 주물렀다. 손가락 사이에 젖꼭지가 휘말리고 그녀가 귓속말로 종알거렸다.

“정말 미워 죽겠어. 섹스만 생각하나봐.”
“상미가 좋으니까. 나도 모르게 만지고 싶은걸.”

“피! 잇! 하지만 사람들이 눈치 챘단 말이야.”
“하하.......”

지훈은 얼굴이 볼그스름해지면서도 거부하는 그녀의 표정이 더 매력 있어 보였다. 그는 슬그머니 그녀의 스커트 호크를 풀고 있었다. 그리고 팬티 속을 더듬으려는데 그녀가 눈을 부라리며 그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하지 말라니까!?”
“내가 싫어진 거야?”

“결혼하고, 지훈씨의 여자가 되고 싶은 내 마음 몰라?”
“알아. 만지는 건, 괜찮잖아?”

“지금은 싫어. 나 생리중이란 말이야. 지저분해.”
“..........”

수진의 간절한 눈빛! 지훈은 더 이상 그녀에게 스킨십조차 할 수가 없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머쓱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그녀는 배시시 눈웃음을 치며 그의 팔에 매달렸다.

“내 마음 알지? 지훈 씨! 미안해.”
“술이나 한잔 마시러 갈까?”

“어떻게 하지! 할머니 생신이라 가족들이 모이거든........”
“할 수 없지. 뭐.”

지훈은 상미를 집까지 태워다 주려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녀의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그는 침묵을 지켰다. 집 앞에 도착해서 그녀는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그의 뺨에 입맞춤을 하며 물었다.

“어디 갈 거야?”
“아까 그 당구장에.......”

“삐졌지?”
“삐지기는.......! 얼른 들어가 봐.”

승용차에서 내린 상미는 밝은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었다. 집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지훈은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영화관 안에서부터 휴대폰이 진동했었다. 확인하니 수진에게서 여러 번 걸려온 잔화였다. 그가 그녀의 집에 자고 온 날이 5일이 지나고 있었다. 그는 사실 그녀를 잊고 싶었다. 정사를 하는 동안 그녀는 유난히 많은 분비물을 흘렸다.

지훈은 수진이 왠지 천박하게 느껴지고 은영의 후배이기에 꺼림칙했다. 망설이던 그는 수진의 전화번호를 눌러 통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시큰둥한 그는 친구들이 있는 당구장으로 차를 몰았다. 그런데 당구장 앞에 차를 세우는데 휴대폰 벨이 울렸다. 수진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망설이던 그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바쁜가봐! 전화 안 받던데........”
“친구들과 어울리느라고, 못 들어서........”

“나. 지금 대전 갔다가 서울에 거의 다 왔거든. 저녁식사 같이 하고 싶어서.”
“음.......!?”

“왜? 시간 없어?”
“아니, 그런걸 아니고.......”

“그럼 예전에 만났던 스탠드바 옆에 일식집으로 올래?”
“그럴게요.”

지훈은 통화를 끝내고 당구장이 있는 이층 건물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사거리에서 승용차를 돌렸다. 도로에 살얼음이 얼어서 그런지 퇴근시간이 지났지만 거리는 차량의 물결로 혼잡했다. 조금은 짜증스러운 운전을 해서 스탠드바가 있는 주변 도로에 승용차를 주차시켰다. 바로 옆에 일식 전문 레스토랑 간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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