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리고 사랑 - 6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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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정말 멋진데.”
“으응. 청평에서 반사판 놓고 찍은 사진들이 정말 멋진것 같아.”
현석은 그녀와 함께 사진 인화를 해서 나온 사진들을 보고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그녀가 집을 옮기느라고 인화를 미루기도 했지만, 인화기 세트를 셋팅하느라 시간이 걸려서 이제사 인화를 한 것이다.
현석이 인화기를 잘 모르기에 그녀의 손길이 없으면 설치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당연히 인화를 해 본적도 없다.
사진인화에는 그녀의 손이 전적으로 필요했기에 얼마전에 인화기 세트를 설치하고 사진인화를 해서 거실에 펼쳐 놓았다.
평일에는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면 사랑을 나누기에도 늘 시간이 부족했기에 평일에는 인화기 세트를 설치할 엄두도 내지 못한것도 이제사 인화를 하게된 이유이기도 했다.

대부분이 누드사진이지만 정말 아름다운 사진들이다.
사진은 현석의 육봉이나 지수의 꽃잎이 보이지 않을 뿐 완전한 누드이다.
그녀의 누드는 헤어누드가 무척이나 많다.
모아심기를 한 듯한 그녀의 수풀이 예뻐보여서 현석이 헤어누드를 많이 찍었기 때문이다.
“이거 보여도 괜찮을까?”
지수가 손으로 수풀을 가리키며 걱정이 되는듯 물었다.
“누구 보여줄일은 없잖아? 어차피 우리 둘만 볼건데 뭐.”
“그래도 혹시.”
“걱정돼?”
“으음, 걱정되긴 하지만, 까짖거 볼 테면 보라지 뭐.”

청평 호반에서 했살을 받으면서 둘이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도 무척이나 많다.
둘이 함께 발가벗고 찍은 사진이지만, 중요한 부위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지수의 젖꼭지는 대부분 노출되어 있고, 수풀이 노출된 사진도 많다.
산 저쪽을 응시하는 두 사람의 표정에는 사랑이 가득 넘치고 두 사람의 나신 조차도 햇빛에 반사되어 빛이 났다.
이런 사진들과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사진들이 수십 장은 되었지만, 어떤것은 평범한데, 어떤것은 사진만으로도 너무나 섹시해 보인다.
현석은 가장 섹시하면서 가장 표정이 좋은 몇장의 사진에는 표시를 해 두었다.

지수 혼자서 찍은 사진은 수풀이 보이는 사진이 정말 많다.
현석이 그렇게 찍기도 했지만, 그녀의 모습은 행복에 겨운 표정이면서 그녀의 몸의 아름다움이 너무나 잘 표현된 사진이 정말 많다.
또 유혹적인 섹시함이 흘러 넘치는 사진도 많다.
파리와 스위스, 그리고 청평에서 찍은 사진 외에도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에 집에서 찍은 사진 중에는 거실 벽 앞에서 벽에 기대서 다리를 조금 벌려 서서는 발끝까지 펴고 한 손으로는 젖가슴을 다른 한 손으로는 꽃잎을 가리고 찍은 사진은 섹시함이 줄줄 흐른다.
“이건 너무 야해.”
“왜? 좋은데.”
“내사진인데, 내가봐도 야하게 보이는데 좋다구?”
“응. 정말 좋은데.”
“응큼해.”
그렇게 말 하지만 그녀는 생글생글 웃는다.
그 사진은 지수의 긴 다리와 날씬함이 정말 잘 나타난 사진이다.
같은 위치에서 가슴을 벽에 붙인 다음 얼굴은 카메라를 보고 입에 손가락을 조금 베어 물은 사진은 정말 섹시함의 극치였다.

물론 침대에서 찍은 사진들은 그보다도 더한 섹시 사진이 많았다.
침대에 누워 엉덩이와 어깨로 침대에 받치고 허리를 많이 들어 올려 더욱 가슴이 예쁘게 나온 사진은 사진만 보고도 가슴이 벌렁거릴 만큼이나 예쁘고 섹시하다.
아웃포커스된 먼 산을 배경으로 가운을 어깨에만 걸치고 반쯤 옆으로 돌아서서 의자에 앉아 얼굴은 카메라를 보고 찍은 사진은 두 젖가슴의 아름다운 곡선이 완벽하게 표현된 정말 아름다운 사진이다.
역시 가운을 걸치고 일어선 사진들도 많기도 하다.
정면을 바라보는 헤어누드 사진도 꽤 여러장이 있다.
똑바로 서서 두 다리를 모으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의 포즈를 취하고 있었기에 꽃잎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런 사진은 섹시함을 넘어 야하고 노골적이기 까지 하다.
모두 합쳐서 수백장이나 된다.

그러고 보니 모두 여름사진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세미누드나 올 누드사진이다.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여행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은 간편복을 입고 찍은사진이 제법 있었지만, 그런사진들의 숫자보다는 누드사진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청평에서 찍은 사진들은 거의 대부분이 누드사진 인데다가 반사판까지 준비해서 찍은 사진이다 보니, 사진이 정말 너무 잘 나왔다.
지수가 현석의 등에 가슴을 기대고 뒤에서 그 사진들을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이거 보면 헨리가 나보다 사진을 더 잘찍는 것 같아. 구도를 너무 잘잡았어.”
"모델이 예뻐서 그렇다니까."
"내가 봐도 사진으로 보는 내가 너무 예쁘다."
"이제 알았어?"
"응. 이제 알았지. 이젠 언니들한테 기 안죽고 살수 있을 것 같은데.”
“이사진은 아주 대형으로 뽑아볼까 하는데 어때?”
현석이 정말 아름다우면서 섹시하게 나온 사진, 아까 표시한 사진을 보여주면서 물었다.
“대형으로?”
그녀가 반문을 한다.
“응.”
"그렇게 크게 인화 하려면 대형 인화장비가 있어야 하는데, 외부로 내 보내서 인화 하는건 싫어.”
“그래?”
“다른사람들에게 내 누드를 보여주고 싶지는 않아.”
“나는 방법이 있지.”
“어떻게?”
“외부로 안 내보내고, 직물에 출력하는 플로터로 출력하면 어떨까? 그거라면 남의 손 안빌리고 내가 직접 출력할만한 데가 있거든.”
“정말?”
“응.”
“어디에서 어떻게?”
“음, 광고일을 제법 크게하는 친구가 있는데, 거기 직물에 출력을 할 수 있는 대형 플로터가 있어.”
“음, 그럼 되겠다. 그런데, 그렇게 출력해서 어디다 걸어?”
“침실에.”
“남이 보면 어쩌려고?”
“침실까지 들어와서 남들이 볼 일이 있을까? 혹시 손님이 오더라도, 침실인데, 거기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야지.”
사실은 현석도 조금은 걱정이 된다.
크게 출력을 해서 액자를 만들거나 하면 어딘가 감출 곳이 없지만, 직물에 출력하면 꼭 액자를 해야할 필요는 없다.
헹거장치를 해서 걸어두었다가, 감추려면 도르르 말아올리면 될것같기 때문이다.
“으음. 좋아. 그대신 밖으로 안 나가도록 해야해.”
“그럼. 당연하지.”
“내 누드사진이 밖으로 나 도는건 정말 싫으니까.”
“나도 내 여자의 누드사진이 밖으로 나도는건 싫어.”
그녀는 현석에게 조심스럽게 안겨 왔다.
“헨리가 내 여자라고 하는 말에 난 왜 이렇게 가슴이 떨리나 몰라.”

* * *

“순호냐?”
‘응 현석이냐?’
전화기 저편에서 친구인 이순호가 대답을 했다.
“너한테 부탁하나 하자.”
‘무슨 부탁?’
“이번 일요일에 출력센터 좀 빌려쓰자.”
이순호는 대형 광고회사를 운영하는 제법 잘나가는 광고쟁이다.
현석이 보기에는 뛰어난 감각의 아티스트이지만, 이순호는 늘 자신은 광고쟁이라고 말했다.
현석이 이순호 회사의 출력센터를 몇번 이용한 적이 있다.
‘그래? 뭐길래 평일에 안오고 일요일에 올려고 해?”
“응, 그런게 좀 있어서.”
“뭔지 모르지만 가지고 오면 내가 출력해 줄께.’
“응, 넌 문만 열어주고, 쓰기는 나 혼자 쓰고 싶은데, 안되겠냐?”
‘짜슥이 무슨 비밀 작업을 하길래? 날 못믿기라도 하는거냐?’
“어찌 널 못믿겠나? 다만 좀 사적인 일이라서 그렇구. 너한테도 보여주기가 좀 곤란한거라서 그래.”
‘뭔데? 왜 그러는데?’
“그날, 가서 이야기는 해 주마, 그런데 출력할 때 너도 옆에 있으면 안된다.”
‘알았다. 알았다. 생전 안하던 짖도 하고 그러네.’
“하여튼 그게 뭔지 말은 해 줄 테니까 이해를 좀 해 줘라.”
‘알았다. 그럼, 10시쯤 와라. 그대신 사용료는 좀 많이 내라.’
“그래, 그건 많이 내야지 뭐.”

* * *

일요일, 현석은 따라 오겠다는 지수를 집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출력을 하기로 한 사진 5장을 넣은 클리어 파일에 넣었다.
A4사이즈로 인화한 것이다.
다른 사진들도 A4사이즈로 인화해서 모두 제법 두꺼운 클리어 파일에 정리해서 넣었었다.
장소별로, 가로와 세로로 나누어서 클리어파일에 정리하고는 지수와 함께 앉아서 그것들을 구경했었다.
많이 야하기는 하지만, 남에게 보여줄 사진이 아니니 상관 없다.
그 클리어 파일이 8권이나 된다.
다만, 이 5장의 사진은 이미지 스캐너로 스캔해서 직물에 출력할 수 있는 대형 플로터로 출력을 할 것이다.

* * *

“이게 뭐냐? 누드사진 아니냐?”
이순호는 현석이 한쪽 자락을 살짝 펼쳐서 보여준 클리어 파일을 바로 낚아채서 펼치고는 하는 말이다.
현석이 이순호의 손에서 그것을 뺏으려고 애를 썼지만, 혹시나 강제로 뺏다가 구겨지기라도 할까봐서 뺏지를 못했다.
구겨지면 스캐너로 스캔을 할 때 구겨진 흔적이 같이 스캔된다.
“그래 맞다. 근데 안보면 안되겠냐?”
“야. 이친구야. 이렇게 멋진 누드는 내 생전에 본 적이 없다. 이야 정말 멋지네. 이거 스캔해서 나도 주면 안되나?”
첫장을 보면서 하는 말이다.
다음장으로 넘겼다.
다음 사진들은 현석과 찍은 사진도 있지만 매우 유혹적이고 섹시한 사진이다.
현석과 함께 찍은 사진은 좀 덜 유혹적이지만, 현석이 보아도 정말 아름다운 사진이다.
“이게 뭐냐? 너하고 같이 누드로 찍었네? 너하고 관계있는?”
“…”
“아, 너하고 관계있는 사람이구나.”
순호는 현석과 함께찍은 누드사진을 내려다 보다가 현석에게 말했다.
“니 형수 될사람인데, 꼭 계속 봐야되겠나?”
“뭐? 뭐라고? 뭐라했나 지금?”
“니 형수 될사람.”
“이친구가, 뭐라하는거야? 죄수씨 될사람? 진작 그렇다고 이야기를 해야지. 그럼 이걸 내가 보면 안되지. 자 가져가라.”
이순호가 깜짝 놀라는 시늉과 함께 크 웃으면서 클리어 파일을 접어서 현석에게 건넸다.
친구들끼리는 서로 형수라고 불르라고 하지만, 막상 부르기는 서로 다 죄수씨라고 부른다.
그래서 친구들인가보다.

결국은 그녀의 누드를 이순호란 놈이 보고야 말았다.
두장에 지나지 않기는 하지만, 보긴 봤다.
그렇다고 기억에서 지울 수도 없다.
에잇 나쁜놈.
“근데, 잠깐 얼굴만 좀 다시 좀 보자.”
현석의 손에 들린 클리어 파일을 도로 가져 가서는 한쪽 자락을 들고 얼굴만 보이도록 펴고는 얼굴을 유심히 보았다.
“본적이 있는 얼굴인데. 어디 봤지?”
“그만좀 봐라 니 형수님 얼굴 달아지겠다.”
“맞다. 맞다. 이제 기억났다.”
순호가 손뼉을 딱 쳤다.
“모른체 좀 해 주면 안되냐?”
“죄수씨 될사람. 너 부서 직원이네, 맞아 정말 혼이 쏙 빠질정도로 정말 예쁜 그직원. 이름은 뭔지 모르겠지만.”
결국 기억해 냈다.
“…”
“야, 친구. 능력있네.”
“회사에서도 모르고 아직 아무도 모른다. 혹시 네가 알릴 일은 없지만, 모른체 좀 해 줘라.”
“알았다. 그런데, 내가 너희 회사에 갔을때, 정말 이 직원한테서 눈을 못뗐거든. 야, 이런 미인이 죄수씨가 된다니, 갑자기 왜 갑자기 배가 살살 아프냐?”
“왜? 장가 한번 더 가고싶어?”
“어이. 전혀. 지금 하나도 버겁다. 왜 장가 갔나 싶다.”
“그런데?”
“말이 그렇다는거지. 대신에 너 술한잔 크게 사라, 이렇게 예쁜 사람을 네가 데려가서 혼자 차지하면, 세상의 모든 남자들에게 미안해 해야하는거 알지?”
“그럼, 딴사람이 데려가면 죄를 안 짖는거냐?”
“아니지, 그사람들이야 내가 모르니까. 그렇지만 넌 친구잖냐?”
“알았다. 알았다. 근데, 넌, 형수님 누드사진을 두장이나 봤으니 술 두번은 사야된다. 그것도 대충은 안되고, 무지 거하게 사야하는거 알지?”
“야, 이런, 강도 같은 친구를 봤나? 좋다. 내가 아무리 죄수씨 될지 모르고 지은죄라고 해도, 지은죄가 있으니, 그거야 할수 없지.”

광고회사의 출력센터이다 보니, 고 해상도로 스캔이 가능한 스캐너도 있다.
사진 자체가 워낙 잘 나와서 보정은 필요 없으니 그냥 스캔해서 출력만 하면 될것이다.
약속대로 이순호를 보내고, 사진 모두를 고 퀄리티로 읽어들였다.
화면에 비춰진 그녀의 누드는 정말 아름답다.
그녀와 함께 나란히 앉아서 먼 하늘을 응시하는 사진, 그녀가 앞에서, 그리고 현석이 뒤에 앉아 있지만, 측면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녀의 젖가슴이 도드라져 보이고, 젖꼭지가 선명하게 보이는 이 사진은 그녀의 수풀이 살짝 보이기는 하지만, 다리를 뻣고 앉은 모습은 평화로워 보이는 전경에 사랑이 넘치는 얼굴표정, 그리고 아름다운 가슴과 긴 다리가 정말 잘 어울려보이는, 섹시하기보다는 너무나 멋져 보이는 이 사진을 최대폭으로 가로로 출력했다.
직물에 출력하는 것은 폭은 한계가 있지만 길이는 융통성있게 출력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지수 혼자 찍은 사진으로 유혹적이고 섹시해 보이는 사진도 그 크기로 출력을 했다.
아마 이 사진은 천정에 걸면 바닥에 닿을것이다.
그 외의 다른사진은 조금 작게 출력을 했지만 그래도 대단히 큰 사진이다.

직물 플로터에서 출력이 되면, 직물의 특성상 염료를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원래의 사진보다 명도와 채도가 많이 떨어진다.
그것으로 인해서 선명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지만, 직물에 출력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을 이순호에게서 이미 들었다.
다만, 아무리 조절을 해도 직물인 이상 한계가 있다고 했으니, 원본 사진과는 느낌이 조금 달라도 어쩔 수 없다.
플로터에서 출력되어서 완전하게 건조되기를 기다리며, 그녀의 웃는 모습을 내려다 보았다.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
그런 그녀를 위해서 준비할 것이 있다.
‘반지를 하나 사 두어야겠다. 예쁜 반지로.’

* * *

가을이 시작되는 9월.
그 9월도 거의 막바지로 가고 있는데, 별로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진로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기사는 몇일 전에 신문에서 보았다.
직접 거래가 없었기에 언론을 통한 소식이 전부였지만, 거래가 없어서 리스크도 없는 상황이다보니 뭐 크게 상관은 없다.
올해 초의 한보철강의 부도나, 여름에 터져나온 기아자동차 문제로 한때 시끌벅적 했었지만 진로그룹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도 대대적으로 다루어졌고, 요즘들어서 신문들마다 외환위기에 대한 기사들을 많이 다루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것보다 현석의 가슴을 찌르면서 들어온 사건은, 외환거래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생겼다는 소식이었다.
환율이 960원을 넘겼고, 하루 변동폭 상한선을 넘겼단다.
환율이 600 원 하던때가 언제이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하긴 하지만 이렇게 엄청나게 올라버리다니.
그런데 외환거래 중단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비록 아주 잠깐의 중단이었지만, 이건 그만큼 심각한 것이었다.
도대체 부총리씩이나 있는 경제 관련 부처에서는 뭘 하고 있는것일까?

금융위기.
박일한 사장의 경고가 현실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금융위기가 외환으로부터 오기시작하는 것 같다.
갑자기, 박일한 사장이 경고했을때, 공부좀 해서 무언가 준비를 좀 더 해 둘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뭘 준비해야 할 지도 몰랐으면서.
년말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서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가 화두가 되기도 하고, 은퇴한 정치인이 다시 대선에 출마하여 떠들썩 한데, 그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누가 출마하는지 정도만 알고 있지, 그들이 뭐라하건 그런건 현석은 잘 모르기도 하고,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지는 정말 궁금하다.
IMF 조사단이 국내에 조사차 곧 방문할 예정이란다.
이러면 정말 심각해 지는 것 아닌가?
심각해 질 것 같다.
달러 환율은 얼마나 오르게 될까?
지금 이미 960원을 넘겼으니 1000원은 훌쩍 넘기겠지?
달러가 오르는 추세로 봐서 틀림없이 넘길것이다.
혹시 지금 달러를 많이 매입해 두면 돈을 좀 벌 수 있을까?
그럴 돈도 없지만, 이상황에서 그런 기업이나 사람들은 지탄을 받을것이다.

그렇지만 현석이 집은 정말 잘 판 것 같다.
예상보다 집이 무척이나 비싼값에 팔려서 현석이 나중에 확인을 해 봤을 때, 현석이 집을 팔기까지는 계속적으로 큰 폭으로 집값이 올랐지만, 집을 판 이후에는 조금씩 내렸다고 한다.
물론 크게 내린 것은 아니라서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집값이라는것이 계속적으로 오르기만 했지 내린적은 거의 없었기에 조금은 기현상 이었다.
그리고 올해는 부동산 10년 주기설이라는 것이 있었고, 그 10년 주기설의 최고점에 해당하는 년도라서 무척이나 많이 올랐고, 현석은 그 덕을 많이 보았다.
현석이 의도 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정점에서 판것과 같다는 것이다.
집을 판 것은 이혼으로 인한 재산 분할의 필요에 의해서 팔았지만, 시기적으로 아주 적절했던 것 같다.
다만, 그 집값은 모두가 증권에 들어가 있다.

하영에게 보내준 집값의 절반은 그녀가 일부를 되돌려 준다고 하면서 현석에게 재 송금한것이 꽤나 큰 돈이다.
현석이 1억9천만원을 보냈는데, 하영이 9천만원이나 되돌려 보내주었었다.
그것으로 또 시비하기가 싫어서 그냥 그대로 가지고 있고, 그 이후에 별로 돈을 쓸일이 없었기에 고스란히 통장에 그대로 들어있다.
월급은 받지만, 거의 모든 생활을 지수의 집에서 하다보니, 생활하는데도 크게 돈이 들지 않는다.
언젠가 지수에게 자신이 받은 월급을 주겠다고 했더니, 아직은 그럴 필요 없단다.
적당한 때에 이야기를 할 테니, 지금은 그냥 현석이 알아서 쓰란다.
집을 비워두긴 해도 월세는 지급을 해야하지만, 큰 돈은 아닌데다가, 지수와의 데이트비용 정도 외에는 달리 쓰는곳도 없으니, 월급은 또 다른 통장에 계속적으로 쌓여가고 있었다.
미혼의 총각이 부장급 월급을 받고 있으니 당연히 쌓일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현석이 산 증권?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증권을 잘 모르기에 지수의 의견대로 만 했을뿐 그 뒤로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금융정국이 불안해 지면 그거 팔아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조만간에 증권사에 가서 현황을 알아보고 팔건지 아닐건지를 정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렇지만, 현석의 회사는 수출과 수입부분이 적당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현석이 맡고 있는 부분은 수입품의 국내공급이 제법 된다.
현석의 회사는 순수 내수쪽과 수출쪽을 회사에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사업부에서 취급하는 품목별로 수출과 수입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그것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임원들이 많은 이의를 제기해서 수출 전담부서를 따로 두자고 건의를 했지만, 회장님의 경영철학을 내세워서 변동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은 현업부서의 특성에 따라 장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현석에게는 그런 체계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전 회사에서는 사업부가 완전히 달라서 수출은 수출 전담부서가 따로 있었지만, 지금의 회사는 사업영역에 따라 그 영역 안에서는 수출도, 수입도, 내수도 그 사업부에서 자체적으로 하도록 되어 있어서, 적어도 현석에게는 여러가지 장점이 많은것이다.
현석의 부서에서 현석이 거래하고 있는 몇몇 국가가 있지만, 미국과 캐나다, 일본 그리고 싱가폴, 태국, 홍콩등에 수출선이 있다.
수입도 미국과 싱가폴, 홍콩, 일본 그리고 이번에 연결된 프랑스에 각각 수입선이 있다.
환율이 이런 추세로 오른다면, 수입은 막대한 지장이 있겠지만, 수출은 아주 좋아질 수 있다.
결국 하날 주고 하날 받는셈이니 상관은 없지만, 금액적으로는 수출이 제법 많아도, 수입품의 국내 공급이 꽤 있는편이라서 불안한 요소가 조금은 있다.

(계속)

간혹 현재의 진행을 과거의 어떤 흔적과 대비하여 정확하게 예상하시는 댓글을 보고 정말 감탄하게 됩니다.^^
그만큼 제 소설에 갖는 관심때문으로 생각하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스포일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예상에 대해, 작가는 추가 댓글로 맞다, 아니다를 말 할 수는 없어서…

지나간 불금의 사탕데이, 좋은 일들이 많이 있으셨기를 바랍니다.
주는 분이나, 받는 분이다 다같이 좋은 날이 되셨기를…
------- 뜨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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