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리고 사랑 - 6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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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은 지수 앞에 왼쪽 무릎을 꿇었다.
무언가 분위기를 눈치챈 모양이다.
지수가 침착해졌다.
생글거리는 표정이 사라진 것이다.
현석은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포장을 벗겼다.
그녀는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현석은 다 풀어서는 손을 위로 들었다.
이순호가 그렇게 시켰었다. 그러면 저희들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현석은 지수의 한 손을 잡았다.
그리고 반지를 꺼내 들고는 말했다.
"엘리, 당신을 내 목숨만큼 사랑합니다. 나랑 결혼해 주세요."
그렇지만 친구들은 노래하지 않았다.
그 대신 우뢰 같은 박수를 쳤다.
현석은 약간은 놀란듯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서 있는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그녀는 아무 말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현석을 내려다 보는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굴러 떨어졌다.
그 눈물이 반지를 들고 있는 현석의 손 위에 떨어졌다.

현석이 그녀의 한 손을 잡았다.
그녀가 몸을 후들후들 떨고 있는 느낌이 전해져 왔다.
현석도 이리 떨리는데 지수인들 오죽하랴.
앞에는 백송이 장미 바구니 열 개, 천송이의 장미가 도열해 있고 그 뒤로 열여덟 명의 남녀가 빙 둘러서서 우뢰 같은 박수를 치고 있으니.
그녀가 털석 주저 앉으며 현석에게 안겨 왔다.
"네. 흐억."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가 대답했지만 입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지수는 몸을 후들후들 떨면서 통곡하듯이 울었다.
아니 그것은 통곡이었다.
"허엉. 엉엉.. 엉엉"
친구들의 박수소리와 지수의 통곡 소리가 집안을 가득 메웠다.
"안 들려요. 큰소리로 하세요 큰 소리로 다시 대답해요."
누군가가 외쳤다.
"허엉엉. 네. 엉엉엉."
그녀가 울음인지 대답인지 구분이 안 갔지만 큰 소리로 다시 말했다.
그리고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석은 그렇게 계속 떨면서 계속하여 울고 있는 지수를 안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지수의 손가락에 반지를 천천히 끼웠다.
"엘리. 고마워 결혼 승락을 해 줘서. 그리고 친구들이 축하해 주러 왔는데. 그만 울어야지."
"허엉. 엉엉.."
울음이 멈추지를 안았다.
한참 동안 그녀는 체면도 위신도 모양도 다 버리고 현석에게 안겨서 그렇게 울었다.

한참 동안 울고 나더니 지수가 울음을 천천히 멈추었다.
현석은 눈물을 입술로 닦아 주었다.
친구들과 그의 부인들이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의 결혼을 승낙하고 흘리는 눈물을 입술로 닦아 주었었다.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두분."
"현석아 축하한다."
모두들 그렇게 합창을 하며 박수 소리는 여전히 계속 되었다.
현석은 눈물과 침으로 범벅이 된 지수를 한쪽 팔로 안고 몸을 돌렸다.
"엘리. 그만 울어. 기쁘지 않아?"
"네 기뻐요. 흐윽."
울음으로 인한 몸의 덜석거림을 참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래 나도 기뻐."
몸을 완전히 돌려 친구들을 바라 보았다.

고맙다 친구들아.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고마웠다.
지수가 친구들을 보고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고맙습니다.. 저희를... 이렇게 축하해... 주셔서."
울음의 끝이라 말을 한 번에 다 하지 못했다.
"그 친구 혼자 된지 오래 되었거든요. 많이 사랑해 주세요."
그 말에 지수가 현석을 돌아 보고는 품속으로 안겨 들었다.
지수는 더욱 꼬옥 안겨 들었다.
"자. 지수씨 우리가 축하하는 꽃 바구니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친구분들. 이렇게 대단하게 프로포즈 받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했다. 돌아가면서 한 명 한 명 고개를 숙이며 인사 했다.
"정말 미인이시네요."
"저놈이 오늘까지 한마디도 안하고 감추어 둔 거 알아요? 이런 보물이었으니 그런 모양입니다."
"자 두 사람 이리 오세요. 그리고 각자 샴페인 준비들 하세요. 그리고 두 사람 키스 안 해?"
역시 이런 건 이순호가 잘 한다.
잘 한다고 하는 게 맞긴 맞는 건가?
이 친구는 친구들 모임에서 항상 사회를 보고 좌중을 재미있게 끌고 가는 능력이 있었다.
"맞아 키스해라."
"키스해라."
"자 키스의 박수."
좌중이 다시 박수를 치고 현석은 지수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러다가 끌어 안고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박수 소리가 다시 크게 터져 나왔다.

짧은 키스 그리고 두 사람은 떨어져서 서로를 쳐다 보았다.
여자들이 부지런히 샴페인 잔을 씻으면서 한쪽에는 샴페인을 따기도 하고 따르기도 했다.
이순호가 역시 이 판을 주도했다.
술이 다 따라지자 그 친구가 건배를 제의 했다.
"자 김 현석과 한 지수 두 사람의 행복을 위하여."
"위하여."
모두 샴페인 잔을 들고, 결혼축하 한다는 합창을 하고는 샴페인을 쭉 들이켰다.

그러고 나서야 친구들과 부인들은 집을 구경한다고 이방 저 방 구경을 하는 사람, 바닥에 앉는 사람 각각이 소란스러웠다.
거실의 테이블 위에는 양주 몇 병과 안주와 잔들이 쭈욱 놓여 있었다.
그리고 안주접시 몇 개도 함께 자리 했다.
이쪽 저쪽에서 한 잔씩 돌리고 술잔을 비우고 두 사람은 언제부터 좋아하게 되었느냐?
어떤 계기가 있었느냐?
누가 먼저였느냐며 별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물었다.
여자들은 일부가 주방으로 가서는 그 곳에서 안주와 술을 놓고 앉았다.
집이 커서 거실이 크기는 해도 거실에서만 스무 명이 앉기는 역시 좁은 모양이다.

"어머, 현석씨 사진, 정말 멋져요. 여보 이리좀 와 봐.”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고 보니 오창기의 부인인 서연희가 침실에서 나오면서 하는 말이다.
앗. 거긴 대형 누드사진이 직물에 출력되서 한쪽 벽에 걸려 있는데.
이런.
서연희가 좀 별나긴 하다.
그런데 그 사진을 지수가 치웠을려나?
현석을 바라보는 지수의 얼굴에 순간 당혹감이 번져갔다.
벽에걸린 누드사진을 치우지 못한 모양이다.
많은 사람들이 현석과 지수를 둘러싸고 있는데다가, 스무명이나 되니 통제가 안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응 왜?"
오창기가 일어서서 서연희 쪽으로 갔다.
“이렇게 멋진건 꼭 봐야 해. 이런건 당신도 좀 배워.”
서연희가 조금은 높은 톤으로 말했다.
다른 사람들도 궁금한듯이 일어서서 몇 명이 그쪽으로 갔다.
“왜 뭔데 그래?”
서창민의 부인인 조은지도 들고있던 샴페인잔을 혹짝 입안으로 털어넣고 그쪽으로 이동했다.

이런,
이런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을 대비했어야 하는건데 이젠 이미 늦어버렸다.
"현석씨 정말 멋져요. 한지수씨 정말 너무 아름다워요.”
서연희가 다시 안방을 들여다 보고는 현석을 향해 말했다.
“우와.”
“멋지다.”
“헉. 이게뭐야?”
“와. 대단해.”
여러가지 감탄사가 현석에게 들렸다.
지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에 당혹감은 나타났지만, 잠시 후에는 체념한 표정이 나타났다.
하긴 이미 봐 버린걸 어쩌랴.
“이야. 멋지다. 정말 멋지다.”
이순호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순호의 회사에서 출력을 했으니 짐작은 했을것이지만, 지금 걸려있는 사진은 이순호가 못본 사진이다.
이 사진이 현석과 그녀가 둘다 누드로 앉아서 먼곳을 응시하는, 그 사진은 그녀의 젖가슴이 매우 아름답게 나오기는 했지만 몸을 가린 것이 전혀 없어서 젖가슴과 젖꼭지도 선명하게 보이고, 그녀의 수풀도 보이는 모습이다.

사진에 청평에서 헨리와 엘리라고 이름을 써 넣고 날자도 써 넣었었다.
"그 사진은 왜 다들 봤을까? 연희씨도 모른체 하고 나오셔야지, 그걸 광고하고 다들 불러들이십니까?”
현석이 책망하듯 말했지만, 화를 낼 수는 없었다.
“어머, 미안해요. 그런데, 사진이 두분의 표정이 너무나 멋지고 행복해 보여기도 하고, 두분의 몸이 너무예뻐서. 혼자보기는 너무 아까워서 어쩔 수 없었어요.”
서연희는 말은 그리 했지만, 실제 미안해 보이지 않는 표정이다.
“당신도 이런사진 좀 찍어봐. 맨날 남의 물건 광고만 했지, 자기 와이프사진도 제대로 못찍으면서.”
이순호의 부인인 정지영이 이순호를 보고 하는 말이다.
자리에 앉아있던 친구들도, 부인들도 갑자기 궁금해 하며 다들 일어서서 안방으로 몰려갔다.
이미 사진을 본 친구들과 부인들은 다시 거실로 되돌아 왔다.

"난, 한번 더 보고 와야겠다. 야, 정말 사진 멋지다. 당신도 한번 더 봐바.”
“으응. 나도 눈높이좀 바꾸자 정말.”
유재욱이 샴페인 한잔을 홀쩍 마시더니 자기 부인인 김선미와 함께 다시 갔다.
유재욱의 부인 김선미는 정말 미인이다.
친구들 부인들 중에서 미모로 치자면 단연 톱이라 할만했다.
이제 지수에게 그 자리를 내어 줘야 되겠지만.

“현석씨, 저 사진 누가 찍었어요?”
김진태의 부인인 이유정이 현석의 옆자리로 앉으면서 물었다.
“…”
“현석씨가 찍었어요.”
현석이 조금 머뭇거리자 지수가 대답을 했다.
“스스로 찍은거예요?”
“네.”
현석도 어쩔수 없이 대답을 했다.
“현석씨, 우리 부부를 모델로 저렇게 사진 좀 찍어주면 안되요?”

이유정이 뜻하지 않는 요청을 한다.
“이사람이 지금 뭔 소리를 하는거야?”
김진태가 황망하다는듯 이유정과 현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도 참. 저렇게 멋지게 나오면, 좀 벗기로서니 어때서?”
이유정은 키가 크고 몸이 참 날씬하다.
친구들의 부인들 중에 키는 가장 큰 편일것이다.
그래도 지수보다는 조금 작을 것 같지만.
그러면서 덧붙인다.
“이 몸이 자꾸 늙고 뱃살은 나오고 있는데, 한살이라도 젊을 때,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젊고 아름다운 모습을 저렇게 남겨놓아도 좋잖아?”
“그래 맞아. 가능하기만 하다면 우리도 부탁하고 싶어.”
박영민의 부인인 이선영이 맞장구를 쳤다.

“맞아. 우리도.”
이번에는 정순조의 부인인 이현진까지 가세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늘씬하고 미인축에 드는 사람들이다.
“허 참. 김현석, 니가 책임져라. 뭘 저런 멋진 사진을 찍어가지고, 이 아줌마들 가슴속에 불을 지피는지 말이야. 그렇지만 진짜 멋지긴 하다야.”
김진태는 웃기는 했지만, 투덜거림과 부러움이 함께 있기는 했다.
여자들의 심리는 다 같은 것 같다.
남자들은 앗뜨거라 하고 있다.
설사 마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모든 친구들 앞에서는 아마 겉으로 표현하지 못할것이다.
그러나 여자들은 한살이라도 더 젊을 때 저런사진을 남겨둘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것 같다.

“근데, 순호야. 저거 너희회사에서 출력한 것 아니냐?”
오창기가 물었다.
“맞다. 그런데 내가 본 사진을 저 사진이 아니다.”
이순호가 잔을 들어 올리면서 대답을 했다.
이런, 이번에는 이친구가 한술 더뜬다.
“그래? 야 현석아. 순호가 봤다는 사진도 좀 보자.”
“야. 그건 안돼.”
이순호가 오창기를 보고 지가 안된다고 한다.
“왜?”
“야, 친구 부인의 누드를 자꾸 보고싶냐? 정신들 좀 챙겨라 정신들.”
“그러는 넌 봤다면서?”
“몰라. 괜히 말했네.”
“당신은 다른사진도 봤어?”
이순호의 말에, 정지영이 다시 물었다.
“응. 슬쩍 보긴 했는데. 제대로 잘 못봤어. 현석이가 기겁을 하는 바람에, 다만 저 사진하고는 달랐던거 같아서 그런거야.”

“찾았다.”
이때 한쪽에서 장민수의 부인인 유혜정이 서재방에서 나오면서 클리어 파일을 들고 나왔다.
앗. 저런.
현석은 벌떡 일어섰다.
저걸 공개할 수는 없다.
“안되요, 혜정씨. 그건 보지 마세요.”
그러면서 클리어 파일을 뺏다시피 받았다.
그리고 번호가 1번이라고 붙은것만 유혜정에게 건넸다.
“아. 아깝다. 말 안하고 살짝 보는건데.”
유혜정은 미안한 표정과 아쉬운 표정이 함께 어울린 표정으로 현석을 잠시 바라보았다.
현석은 남은 클리어 파일 7권을 모두, 서재방에 열쇠가 달린 장에 넣고 잠갔다.
참 황당하긴 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1권은 비교적 온순한 편이다.
완전누드도 몇장 없고, 있어도 많이 가려진 사진들과 지극히 정상적으로 옷을 입은 사진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클리어 파일이 1권이라서 그것만 준것이다.

“정말 멋지다.”
“두사람 진짜 잘 어울리네.”
“부럽다.”
“현석씨 사진솜씨가 대단해.”
“아무래도 우리도 누드사진 부탁해야겠어.”
“사진은 이렇게 크게 뽑아야 멋있구나.”
등의 이야기들이 사진을 보면서 하는말이 들린다.
몇 명의 친구들과 그들의 부인과 함께 단 한권의 공개된 클리어파일의 사진을 돌려보면서 저렇게들 말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대단한 프로포즈 이벤트에 함께해준 친구들이 정말 고맙기 그지 없다.
어차피 침실벽에 걸린 사진은 봐 버렸고, 가릴데는 제대로 가린 사진을 보는 것 까지야 어떻게 하겠는가.

사진을 안보는 친구들은 누가 먼저 다가갔느냐?
첫 키스는 언제했느냐?
첫날밤은 언제였느냐?
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끝없이 물었고, 현석과 지수는 질문하는 사람이 바뀔때마다 계속해서 말해 주어야 했다.
현석도 지수는 오늘의 주빈이니만큼, 자리를 이동하지도 못하고 주빈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석이 너 사진찍는 솜씨를 보니, 거기서 일하지 말고, 나랑같이 일하는게 맞을 것 같은데. 우리회사 안올래?”
이순호가 정색을 하고 물었다.
“됫네 이친구야.”
“너같이 솜씨있는 친구들이 딴일 하는 것 보면 아까워서 미치겠다야.”
“순호씨, 그런 요구는 하지말고, 우리 누드사진 찍으면 스튜디오나 좀 빌려줘요. 그리고 우리도 저렇게 크게 뽑으려면 순호씨 회사에서 뽑으면 되죠?”
이유정은 또 한번 요구하는 것을 보니 정말 찍고싶은 모양이다.

하긴 부럽지.
당연히 부러울거다 라는 생각이 든다.
여자들의 심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아름다움의 발현과 유지에 대한 여인들의 욕구는 상상을 초월 한다는 것은 알고있다.
“아. 그거야 당연하죠. 대여료를 비싸게 내세요.”
이순호가 장단을 맞추듯 대답을 했다.
“그런데, 저 사진은 스튜디오 사진이 아닌데도 정말 너무 멋져서, 내사진도 아닌데 내가 갖고싶어.”
서연희가 오창기의 팔을 잡으면서 하는 말이다.

* * *

친구들은 새벽녁이 되서야 다들 돌아갔다.
집이 수원으로 가장 먼 서창민 조은지 부부가 손님방에서 자고가면 안되겠느냐고 물었지만, 신혼이나 다름없는 약혼자의 집에서 자려느냐며 쫏아내다시피 해서 보냈다.
그리고 어질러진 거실과 방들을 대충 치웠다.
“이만하면 된 것 같은데.”
현석이 좀 정리가 된 거실을 둘러보면서 지수에게 말했다.
“으응. 충분해. 피곤할텐데, 내일 치우자니까.”
“아냐, 정리 해버려야지. 자 정리도 대충 끝났으니 이제 주무실까요? 우리 공주님.”
“응.”
그러면서 침실로 들어가려고 방향을 바꾸었다.

“안되지. 오늘은 그냥 들어가면 안되.”
현석은 지수의 어깨를 잡아서 세웠다.
“으응? 왜?”
“오늘은 내가 프로포즈 한 날이잖아? 그런 날이니까 무조건 나한테 안겨서 침실로 들어가는 날이야.”
“흐응. 좋아. 안아줘.”
현석은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다.
항상 그렇듯이 그녀의 혀가 현석의 입 안으로 바로 밀려들어왔다.
깊고 달콤한 입맞춤.
그녀의 허리를, 그녀의 엉덩이를 조심스럽게 감싸고 당겼다.
그녀 역시 현석의 목을 감고 달콤한 입맞춤에 젖어들었다.

현석은 지수를 안아 올렸다.
아직 외출복 상태이긴 하지만 그녀의 볼륨은 현석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그녀의 맑은 눈이 현석을 올려다 보았다.
“사랑해.”
침실을 향해 발을 떼는 현석에게 그녀가 속삭이듯 말했다.
“사랑해.”
현석도 대답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서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날 선택해 줘서 정말 고마워 헨리.”
날 선택해 줘서 고맙다니.
내 프로포즈를 받아줘서 절이라도 하고 싶은데, 맨날 업고 다니라고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 같은, 그녀가 고맙다고 말했다.
이 어찌 이보다 예쁜 여인이 있을수 있을까?
결점투성이의 남자의 사랑을 받아준 이 여인이.
“내 프로포즈를 받아줘서 정말 고마워. 영원히 곁을 떠나지 않을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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