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리고 사랑 - 6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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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은 한권을 뺏다.
나중에 제 위치에 잘 넣기 위해 위치를 확인했다.
1996 년 3월 17일(일)
이건 현석이 입사하기 전 이야기이다.
그냥 덮고, 그 다음권을 꺼내고 첫페이지를 펼쳤다.
1996 년 6 월 12 일(수)
새로 온 차장님이 난 참 편하다.
직책은 차장이지만 우리 부서의 부장님이기도 하다.
다른 부서만 부장이고 우리 부서만 책임자가 차장이다. 그런데 우리 부서 직원들은 너무 좋아한다.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은 하나 더 있다.
다른 직원들처럼 나한테 이성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오직 직원의 관계로만 대하는 그분이 나한테는 너무 편하다.
짓궂은 농담이나 성적인 이야기가 들어간 말은 실수로라도 한 번도 안 한다.
그런데, 목소리 너무 좋다.
그분과 대화를 하면, 그 목소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편안하다.
현석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현석의 이야기만으로 하루치를 쓰다니.
몇 페이지를 넘겨봤지만, 날자는 드문 드문 하다.
매일 쓴 일기는 아닌 것 같다.
내용은 계속 되었지만 다른 일기장을 꺼내서 첫 장을 열었다..
1997 년 4 월 2 일(수) 맑은 날씨가 싫다.
예은이 조차도 그럴 줄 몰랐다.
내가 회사경비를 횡령하다니. 내가 돈이 그들보다 없어서?
난 생각보다 부자라구.
업무상 외출해도 외출 경비도 청구하지 않는다구.
그런데 돈을 횡령해?
내가 뭐가 아쉬워서 돈을 횡령한단 말이야. 그렇다고 직원들에게 나 부자야 그렇게 말 할 필요는 없잖아?
모함이 분명한데 아무도 믿어 주지 않았다.
그런데, 딱 한 분 차장님만 믿어 주셨다.
의심의 눈초리도 없고 다른 직원들처럼 말로만 믿는다면서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의심하는 것이 아닌 진짜 믿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분은 믿는다며, 서럽게 울고 있는 나를 꼭 안아 주셨다.
너무 따뜻했다.
내 기억속에 남자는 모두다 나쁜놈인데.
차장님은 좀 다른 것 같다.
그분의 따뜻함이 사표를 쓰려던 내 마음을 돌려 놓았다.
차장님께 너무 너무 감사한다.
차장님이 울고있는 날 안아 주었을때, 남자의 가슴이 그렇게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이건 참 내가 생각해도 웃기지만, 차장님에게 안겼다가 떨어져 나왔을 때 왜 그리 서운했던거지?
한지수. 너 미쳤니?
그래도 차장님은 내가 마구 울어서 눈이 부은 데다가 바닥에 앉아 있어서 옷을 버렸는데도 신경 안 쓰는 것 같았다.
그 때 내 모습은 얼마나 추했을까 끔찍하다.
차장님 감사해요. 그리고 진실을 밝히도록 할께요.
아, 그렇다 이 사건이 있고, 잘 정리되고 난 뒤에 예리와 제주로 이별여행을 떠났었다.
1997년 4 월 4일(목) 상쾌하게 맑은날
결국은 총무부 박희연의 모함으로 밝혀졌다.
나쁜 기집애.
그런데 차장님이 우리 부서 직원들을 모이게 해서는 모함을 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지만 당한 사람은 죽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 부서 직원들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지수씨를 많이 도와 주라. 그리고 다른 부서의 직원들에게도 그렇게 알리라. 왜? 우리는 가족이니까 라고 말씀을 하셨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가슴이 따뜻한 분 같다.
그리고 가족이라고 하신 말씀이 더 듣기 좋았다.
이번 일로 입었던 마음 고생이 다 풀린 것 같다.
고맙습니다 차장님. 그런데 말로는 할 수가 없어서 죄송해요.
그런데 저한테 왜 그렇게 싸늘하게 대하세요?
현석은 잠깐 생각을 해 보았다.
임마 널 너무 좋아해서 표시 안 내려고 그랬다. 그렇게 마음속에서 말했다.
이 일기장이 공교롭게도 횡령 사건 삼주 전부터 쓰고 있었다. 그 전이 궁금했다.
그런데 그 전 일기장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주루룩 넘겨 보아도 잘 없는 것 같다. 횡령사건 그것을 기점으로 거의 매번 현석이 일기에 등장하는 것 같다.
계속 넘겨 보았다.
1997 년 4 월 10 일(목)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차장님에게 감사의 표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인터폰으로 저녁을 대접 하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하셨다.
거절하면 어떡할까, 속으로 걱정 많이 했는데.
그런데 식사를 하면서 내가 울던 모습이 추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인간적인 면이 있는걸 봐서 좋았다고 하셨다.
내가 인간적인 면이 없나?
나도 인간적 이라구요. 차장님!
그런데 그 사건이 날 그렇게 만들었나 보다. 하긴 남자직원들이 치근거리고 집적대는 것이 언제나 싫다.
그리고 차장님은 날 너무 예쁘다고 자꾸 추켜 세웠다.
내가 못났다고는 생각 안 하지만, 시집간 언니들이 더 예쁜데.
아, 그런데 평소에도 늘 느끼는 것이지만, 난 차장님의 목소리의 매력에 너무 빠져버린 것 같다.
그 목소리에는 날 편안하게 해 주는 특별한 무었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자주 차장님의 입만 쳐다보게 된다.
그분이 한강으로 가자고 했다.
가슴이 탁 트였다. 약간 춥기도 했지만.
그 때 그분이 옷을 벗어서 나에게 입혀 주었고, 포근하게 안아 주었다.
예전처럼 포근 했다. 이대로 가만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난 계속 안기어 있고 싶었지만 나도 모르게 그분을 밀쳐 내었다.
그러면 안되니까.
그런데 등을 토닥거리다가 차장님이 내 볼에 입을 맞추었다.
가슴이 얼마나 뛰었는지 모른다. 얼굴이 홍당무가 되는 것 같았다.
왜 이리 가슴이 뛰지?
그리고 주책없이 울음이 왜 나오지? 미안하고 고맙고 감사하고 따뜻하고...
그랬다.
그걸 안 들키려고 차장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는데 들킨 것 같다.
차장님이 좋아지기 시작하는데 어떡하지?
나이도 많고. 나이야 상관없지만.
한지수 야 이 맹추야.
1997 년 4 월 16 일(수)
헉
헉
키스를 했다. 차장님과
차장님이 답으로 밥을 사겠다고 해서 갔는데.
어쩌나 했는데. 속만 태웠는데. 차장님이 내 마음속에 들어 왔다가 나간 모양이다.
그런데 내가 보고 싶어서 잘 못 지냈다고.
후후 좋아라.
그 말을 듣고 왜 이리 기분이 좋을까?
그런데 생선 살을 발라서 깻잎에 싸서 내 입에 넣어 주셨다. 너무 좋았다.
이러면 안 되는데. 내가 차장님 좋아하나 봐. 진짜 어떡하지?
따듯함이 그리워서 다시 한강을 가자고 했는데
차장님이 옛날 이야기를 해서 날 울리셨다.
눈물이 나왔다. 그런데 눈물을 입술로 닦아 주셨다.
그리고
헉
키스를 했다.
눈물을 입술로 닦아 준 적은 우리 엄마도 없다. 차장님도 나 좋아하나 봐.
차장님의 혀가 입안으로 들어올 때는 깜짝 놀랐는데 너무 달콤한 바람에.
내가 차장님 좋아하는 거 맞나 봐.
그런데 너무나 좋았다는 게 지금도 이해가 안되네. 왜 그랬을까?
지나가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았을걸.
이구 주책.
집에 데려다 주면서 볼에 키스 했는데 지금도 달아 오르는 것 같다
차장님 하고만 만나면 나 왜 이럴까?
나도 나를 이해할 수가 없네.
1997 년 4 월 18 일(금)
사랑.
쉽지 않다고 믿고 있다.
정말 부부들도 사랑하며 살까?
아닌 것 같아.
한 생에 사랑은 오직 한 번뿐이라 생각한다.
첫사랑 이야기를 나누지만, 내 기억에 첫사랑은 없다.
나는 사랑 같은 건 못할 것 같다.
한 사람을 가슴에 묻고 헤어졌다고 해서 그 곳에 다른 사람으로 채울 수 있을까?
그건 거짓말이다.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아니고 사랑의 흉내를 내는 것은 될지 몰라도.
그럼 남들이 다하는 결혼이라고 사랑이라는 포장으로 그렇게 사는 걸까?
남자들이 좋은 줄 모르겠다. 왜 다들 그리 어리고 철 없어 보이는지. 그런데 좋은 사람이 사람이 둘 있다.
아빠랑 또 한 명. 차장님이다.
내 마음을 훔쳐 가셨나 봐.
차장님 책임 져요.
이런, 이애가 이때부터, 아니 이전부터 나한테 마음을 두고 있었구나.
전혀 몰랐었다.
몇장을 주르르 넘겼다.
1997 년 6 월 1 일(일)
서울 대공원에 갔다.
차장님이 안 불러 주셔서 내가 데이트 하자고 했다.
그런데 차장님도 좋아하셨다.
일부러 곤란한 곳으로 다니며 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에게 매달렸다.
그. 흐흐 차장님을 그 라고 하면 되나?
일기에서만 그렇게 부를까?
코끼리열차를 못 타는 바람에 너무 좋았다. 난 일찍 헤어지는 게 싫었는데.
그런데 또다시 느껴지는 포근함과 나한테 마음 써주는 것 때문에
내가 먼저 키스를 했다.
참. 나도 이런 면이 있었나.
에이 지난번에 차장님이 키스하고 내가 답했으니까
날 보고 나쁜 놈이라고 안 하겠지 뭐.
그런데 또 오늘은 내가 혀를 들이 밀었다. 부드럽고 감미롭고. 너무 좋았다.
한강에서 너무 좋았던 기분 때문에 그랬는데.
혀가 입안으로 살짝 들어가거나 들어오면 왜 그리 기분이 좋을까
이해가 안되네.
내 혀를 차장님이 빨아 들일 때가 더 좋은 것 같아.
숨이 넘어갈 것 같았는데.
참 이상하지. 왜 그렇지.
사람들이 안 왔으면 좋았을걸. 아쉽다. 너무 기분이 좋았는데.
이제 차장님 하고 나 사이에 비밀이 생겼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
차장님. 우리끼리만 비밀이에요.
사이사이 몇 장씩 넘겨 읽었지만 여러 장을 주르르 넘겼다.
파리 이야기를 쓴 것 같은 페이지가 나왔다.
1997 년 7 월 27 일(일)
파리와 스위스의 추억.
너무나 기억이 생생하다.
난 이제 그의 여자다.
이번 유럽 출장에서 나는 그의 여자가 되었다.
내 모든 것을 다 아낌없이 드렸다. 내가 먼저 원했다. 그도 원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지만.
그 날,
차장님이 회의실에 깜박 잊고 두고 간 이혼서류, 그것 때문에 차장님이 혼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너무나 안심이 되었었다.
내가 그의 여자가 될 수도 있기에.
그래서.
그는 내 생애에 찾아온 최초의 사랑이기에 내 모든 것을 다 드렸다.
그는 내게 엘리라는 새 이름을 지어 주었다.
정말 예쁜 이름이다.
이제 나는 다시 태어났다.
나도 그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다. 헨리. 내 사랑 헨리.
헨리는 목숨과도 같은 사랑이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믿는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되지만, 헨리가 이혼한 것이 나에게 다행인가? 만일 헨리가 이혼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다면 그의 집에 가정부가 되어서라도?
그건 모르겠지만, 이제 나는 그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나의 생명이니까.
만일. 그가 떠나라면?
길은 한가지뿐 이다. 이 생을 마감하는 것.
그것 하나뿐이니까.
가슴속에 사랑을 묻어 놓고 다른 남자를 만나서 살수도 없겠지만....
혹시나 그가 떠나라면. 어떡하지?
아이가 생겼으면 좋겠다.
떠나라고 해도 아이가 있으면 조금 더 생명을 연장해야 할 테니까.
난 욕심이 한가지 밖에 없다.
그의 옆에 있을 수 있는 것.
그것을 위해서 라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읽다가 현석은 눈물이 나옴을 느꼈다.
핑그르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엘리. 그랬었니? 그 정도였니? 그리고 내 이혼서류를 보았구나.
이제 앞 뒤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현석의 포옹, 키스, 그리고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하나가 되던 그 밤.
그 모든 것이 이제서야 앞뒤가 맞게 연결되었다.
그 다음은 파리와 스위스의 기록이었는데 너무나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다.
비행기 안에서의 키스. 사람들이 없다면 여기서 다 주어 버리고 싶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젖가슴을 만지다가 손을 떼면 서운했던 기분까지.
거기다가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었는데, 배가 아픈 바람에 거꾸로 된 것에 대한 미안함.
프랑스에 도착한 소감부터 시작하여 첫날부터 정신 없이 떨어져 잔 이야기와 세째 날 마침내 현석의 샤워소리에 잠을 깨어 움직이는 모든 것을 다 보고 그가 원하기만 하면 내 모든 것을 다 드리리라고 생각 했는데 두 사람 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것을 주어 버린 느낌들까지 기록되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좋았다고 했었다.
자신이 유혹한 것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현석의 배려와 사랑에 맨날 울고 싶었다는 이야기까지.
계속적으로 기록되어 가다가 섹스를 한 기록들은 묘사는 생략되었지만 느낌을 그대로 적어 두었다.
마지막 날 귀국 하는 날의 기록이다.
실제로는 여행 이후에 적은 것이라 일자 별로 정리는 되어 있어도 주로 기분 위주로 되어 있다.
1997년 8월 2일(토)
프랑스 출장지에서의 느낌 메모
헨리는 내 몸 속에 잠자던 요기를 깨운 것 같다.
이제 정말 하루라도 섹스를 안 하면 못 살 것 같다.
그와 함께하지 못하는 밤이 너무 무섭고 싫다.
잡을 이룰 수가 없다.
그가 그립다.
그에게 처음 몸을 허락한날.
아니 그와 함께 한 몸이 된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섹스를 하는 회수가 증가 할 때마다 몸 속에서 새로운 것이 나타난다.
난 요녀 인가? 요부인가?
그가 분명 내 몸 속에 감추어진 그것을 깨운 것 같다.
그렇지만 그것이 너무나 즐거웠다.
기절할 것 같았다. 그 순간은 모든 것이 천국이다.
몸이 알아서 스스로 반응 한다. 내 몸을 나도 모르겠다.
섹스의 맛이 갈수록 좋아진다.
쾌감이 극치에 이르면 이대로 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이다.
그 이기 때문에. 그 이기 때문일 것이다.
난 그의 것이다. 그가 아닌 어떤 남자도 쳐다 보지 않을 것이다.
내 남자.
내게 있어 단 한 사람의 남자.
헨리.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서울에 가서가 걱정이었다.
그는 내 상사이고, 내 남자이고, 그리고 나의 생명이다.
그래, 이 밤에도 그를, 그의 몸을 그리워하며, 잠못들고 있다.
나 어떡해?
나 이제 어떡해?
현석은 일기를 덮었다.
뒤에 계속 있지만 그만 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본 것에서 지수의 생각을 충분히 읽고도 남음이 있다.
그 자리에 다시 꽂아 두고 거실로 나왔다.
일기의 내용으로 본다면, 지수는 내가 죽으라면 정말 죽을 여자같다.
떠나라면 분명 떠날 것이다.
그렇지만 떠나서는 그냥 생을 마감해 버릴 것 같다.
그것이 다른 여자들과 다른 것으로 느껴진다.
그녀는 현석이 이혼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단 한 번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만큼 철저한 여자이다.
그것으로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한 생에 한 번의 사랑.
맞을지도 모르겠다.
문의 번호 키를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지수가 오는 모양이다.
눈물자국이 말라서 다행이다.
현석은 그대로 기대서 잠들은 척 했다.
그녀가 아무 말 없이 와서는 이불을 꺼내다가 덮어 준다.
이불을 덮을 때 현석이 자다가 일어난 것처럼 부시시 눈을 뜨는 듯이 일어 났다.
"어 엘리 왔네?"
"응."
"내가 잠들었나 봐."
"왜 더 자지 않고?”
"엘리."
"응?"
"사랑해.”
그말에그녀는 소파에 앉은 현석에게 그대로 안겨왔다.
"사랑해 헨리."
현석은 그녀를 뜨겁게 포옹했다.
"혹시, 뭐 먹을 거 있어?"
한참이 지나서 포옹을 풀며 물었다.
"조금만 기다리면 해 줄께. 뭐 먹고싶은거 있어?"
“쉽고 편한거면 돼.”
“알았어 전골 해 줄께.”
현석은 몸을 일으켜서 먹을거리를 준비하려 움직이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 보았다.
사랑스럽다.
안 들쳐 보아도 좋을 일기였지만, 이미 보아버린것이기는 하지만, 그녀의 비밀을 살짝 였본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 그녀를 더욱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계속)
오늘, 화이트데이 전날이라.
약간의 비축분도 있고 해서, 한부 올렸습니다.
내일의 이벤트를 위해서 선물들 준비 하셨나요?
불금의 이.벤.트. 데이인데요.
저요? 저는 당연히 미리 준비를 했답니다.
------- 뜨락에
나중에 제 위치에 잘 넣기 위해 위치를 확인했다.
1996 년 3월 17일(일)
이건 현석이 입사하기 전 이야기이다.
그냥 덮고, 그 다음권을 꺼내고 첫페이지를 펼쳤다.
1996 년 6 월 12 일(수)
새로 온 차장님이 난 참 편하다.
직책은 차장이지만 우리 부서의 부장님이기도 하다.
다른 부서만 부장이고 우리 부서만 책임자가 차장이다. 그런데 우리 부서 직원들은 너무 좋아한다.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은 하나 더 있다.
다른 직원들처럼 나한테 이성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오직 직원의 관계로만 대하는 그분이 나한테는 너무 편하다.
짓궂은 농담이나 성적인 이야기가 들어간 말은 실수로라도 한 번도 안 한다.
그런데, 목소리 너무 좋다.
그분과 대화를 하면, 그 목소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편안하다.
현석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현석의 이야기만으로 하루치를 쓰다니.
몇 페이지를 넘겨봤지만, 날자는 드문 드문 하다.
매일 쓴 일기는 아닌 것 같다.
내용은 계속 되었지만 다른 일기장을 꺼내서 첫 장을 열었다..
1997 년 4 월 2 일(수) 맑은 날씨가 싫다.
예은이 조차도 그럴 줄 몰랐다.
내가 회사경비를 횡령하다니. 내가 돈이 그들보다 없어서?
난 생각보다 부자라구.
업무상 외출해도 외출 경비도 청구하지 않는다구.
그런데 돈을 횡령해?
내가 뭐가 아쉬워서 돈을 횡령한단 말이야. 그렇다고 직원들에게 나 부자야 그렇게 말 할 필요는 없잖아?
모함이 분명한데 아무도 믿어 주지 않았다.
그런데, 딱 한 분 차장님만 믿어 주셨다.
의심의 눈초리도 없고 다른 직원들처럼 말로만 믿는다면서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의심하는 것이 아닌 진짜 믿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분은 믿는다며, 서럽게 울고 있는 나를 꼭 안아 주셨다.
너무 따뜻했다.
내 기억속에 남자는 모두다 나쁜놈인데.
차장님은 좀 다른 것 같다.
그분의 따뜻함이 사표를 쓰려던 내 마음을 돌려 놓았다.
차장님께 너무 너무 감사한다.
차장님이 울고있는 날 안아 주었을때, 남자의 가슴이 그렇게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이건 참 내가 생각해도 웃기지만, 차장님에게 안겼다가 떨어져 나왔을 때 왜 그리 서운했던거지?
한지수. 너 미쳤니?
그래도 차장님은 내가 마구 울어서 눈이 부은 데다가 바닥에 앉아 있어서 옷을 버렸는데도 신경 안 쓰는 것 같았다.
그 때 내 모습은 얼마나 추했을까 끔찍하다.
차장님 감사해요. 그리고 진실을 밝히도록 할께요.
아, 그렇다 이 사건이 있고, 잘 정리되고 난 뒤에 예리와 제주로 이별여행을 떠났었다.
1997년 4 월 4일(목) 상쾌하게 맑은날
결국은 총무부 박희연의 모함으로 밝혀졌다.
나쁜 기집애.
그런데 차장님이 우리 부서 직원들을 모이게 해서는 모함을 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지만 당한 사람은 죽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 부서 직원들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지수씨를 많이 도와 주라. 그리고 다른 부서의 직원들에게도 그렇게 알리라. 왜? 우리는 가족이니까 라고 말씀을 하셨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가슴이 따뜻한 분 같다.
그리고 가족이라고 하신 말씀이 더 듣기 좋았다.
이번 일로 입었던 마음 고생이 다 풀린 것 같다.
고맙습니다 차장님. 그런데 말로는 할 수가 없어서 죄송해요.
그런데 저한테 왜 그렇게 싸늘하게 대하세요?
현석은 잠깐 생각을 해 보았다.
임마 널 너무 좋아해서 표시 안 내려고 그랬다. 그렇게 마음속에서 말했다.
이 일기장이 공교롭게도 횡령 사건 삼주 전부터 쓰고 있었다. 그 전이 궁금했다.
그런데 그 전 일기장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주루룩 넘겨 보아도 잘 없는 것 같다. 횡령사건 그것을 기점으로 거의 매번 현석이 일기에 등장하는 것 같다.
계속 넘겨 보았다.
1997 년 4 월 10 일(목)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차장님에게 감사의 표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인터폰으로 저녁을 대접 하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하셨다.
거절하면 어떡할까, 속으로 걱정 많이 했는데.
그런데 식사를 하면서 내가 울던 모습이 추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인간적인 면이 있는걸 봐서 좋았다고 하셨다.
내가 인간적인 면이 없나?
나도 인간적 이라구요. 차장님!
그런데 그 사건이 날 그렇게 만들었나 보다. 하긴 남자직원들이 치근거리고 집적대는 것이 언제나 싫다.
그리고 차장님은 날 너무 예쁘다고 자꾸 추켜 세웠다.
내가 못났다고는 생각 안 하지만, 시집간 언니들이 더 예쁜데.
아, 그런데 평소에도 늘 느끼는 것이지만, 난 차장님의 목소리의 매력에 너무 빠져버린 것 같다.
그 목소리에는 날 편안하게 해 주는 특별한 무었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자주 차장님의 입만 쳐다보게 된다.
그분이 한강으로 가자고 했다.
가슴이 탁 트였다. 약간 춥기도 했지만.
그 때 그분이 옷을 벗어서 나에게 입혀 주었고, 포근하게 안아 주었다.
예전처럼 포근 했다. 이대로 가만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난 계속 안기어 있고 싶었지만 나도 모르게 그분을 밀쳐 내었다.
그러면 안되니까.
그런데 등을 토닥거리다가 차장님이 내 볼에 입을 맞추었다.
가슴이 얼마나 뛰었는지 모른다. 얼굴이 홍당무가 되는 것 같았다.
왜 이리 가슴이 뛰지?
그리고 주책없이 울음이 왜 나오지? 미안하고 고맙고 감사하고 따뜻하고...
그랬다.
그걸 안 들키려고 차장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는데 들킨 것 같다.
차장님이 좋아지기 시작하는데 어떡하지?
나이도 많고. 나이야 상관없지만.
한지수 야 이 맹추야.
1997 년 4 월 16 일(수)
헉
헉
키스를 했다. 차장님과
차장님이 답으로 밥을 사겠다고 해서 갔는데.
어쩌나 했는데. 속만 태웠는데. 차장님이 내 마음속에 들어 왔다가 나간 모양이다.
그런데 내가 보고 싶어서 잘 못 지냈다고.
후후 좋아라.
그 말을 듣고 왜 이리 기분이 좋을까?
그런데 생선 살을 발라서 깻잎에 싸서 내 입에 넣어 주셨다. 너무 좋았다.
이러면 안 되는데. 내가 차장님 좋아하나 봐. 진짜 어떡하지?
따듯함이 그리워서 다시 한강을 가자고 했는데
차장님이 옛날 이야기를 해서 날 울리셨다.
눈물이 나왔다. 그런데 눈물을 입술로 닦아 주셨다.
그리고
헉
키스를 했다.
눈물을 입술로 닦아 준 적은 우리 엄마도 없다. 차장님도 나 좋아하나 봐.
차장님의 혀가 입안으로 들어올 때는 깜짝 놀랐는데 너무 달콤한 바람에.
내가 차장님 좋아하는 거 맞나 봐.
그런데 너무나 좋았다는 게 지금도 이해가 안되네. 왜 그랬을까?
지나가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았을걸.
이구 주책.
집에 데려다 주면서 볼에 키스 했는데 지금도 달아 오르는 것 같다
차장님 하고만 만나면 나 왜 이럴까?
나도 나를 이해할 수가 없네.
1997 년 4 월 18 일(금)
사랑.
쉽지 않다고 믿고 있다.
정말 부부들도 사랑하며 살까?
아닌 것 같아.
한 생에 사랑은 오직 한 번뿐이라 생각한다.
첫사랑 이야기를 나누지만, 내 기억에 첫사랑은 없다.
나는 사랑 같은 건 못할 것 같다.
한 사람을 가슴에 묻고 헤어졌다고 해서 그 곳에 다른 사람으로 채울 수 있을까?
그건 거짓말이다.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아니고 사랑의 흉내를 내는 것은 될지 몰라도.
그럼 남들이 다하는 결혼이라고 사랑이라는 포장으로 그렇게 사는 걸까?
남자들이 좋은 줄 모르겠다. 왜 다들 그리 어리고 철 없어 보이는지. 그런데 좋은 사람이 사람이 둘 있다.
아빠랑 또 한 명. 차장님이다.
내 마음을 훔쳐 가셨나 봐.
차장님 책임 져요.
이런, 이애가 이때부터, 아니 이전부터 나한테 마음을 두고 있었구나.
전혀 몰랐었다.
몇장을 주르르 넘겼다.
1997 년 6 월 1 일(일)
서울 대공원에 갔다.
차장님이 안 불러 주셔서 내가 데이트 하자고 했다.
그런데 차장님도 좋아하셨다.
일부러 곤란한 곳으로 다니며 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에게 매달렸다.
그. 흐흐 차장님을 그 라고 하면 되나?
일기에서만 그렇게 부를까?
코끼리열차를 못 타는 바람에 너무 좋았다. 난 일찍 헤어지는 게 싫었는데.
그런데 또다시 느껴지는 포근함과 나한테 마음 써주는 것 때문에
내가 먼저 키스를 했다.
참. 나도 이런 면이 있었나.
에이 지난번에 차장님이 키스하고 내가 답했으니까
날 보고 나쁜 놈이라고 안 하겠지 뭐.
그런데 또 오늘은 내가 혀를 들이 밀었다. 부드럽고 감미롭고. 너무 좋았다.
한강에서 너무 좋았던 기분 때문에 그랬는데.
혀가 입안으로 살짝 들어가거나 들어오면 왜 그리 기분이 좋을까
이해가 안되네.
내 혀를 차장님이 빨아 들일 때가 더 좋은 것 같아.
숨이 넘어갈 것 같았는데.
참 이상하지. 왜 그렇지.
사람들이 안 왔으면 좋았을걸. 아쉽다. 너무 기분이 좋았는데.
이제 차장님 하고 나 사이에 비밀이 생겼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
차장님. 우리끼리만 비밀이에요.
사이사이 몇 장씩 넘겨 읽었지만 여러 장을 주르르 넘겼다.
파리 이야기를 쓴 것 같은 페이지가 나왔다.
1997 년 7 월 27 일(일)
파리와 스위스의 추억.
너무나 기억이 생생하다.
난 이제 그의 여자다.
이번 유럽 출장에서 나는 그의 여자가 되었다.
내 모든 것을 다 아낌없이 드렸다. 내가 먼저 원했다. 그도 원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지만.
그 날,
차장님이 회의실에 깜박 잊고 두고 간 이혼서류, 그것 때문에 차장님이 혼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너무나 안심이 되었었다.
내가 그의 여자가 될 수도 있기에.
그래서.
그는 내 생애에 찾아온 최초의 사랑이기에 내 모든 것을 다 드렸다.
그는 내게 엘리라는 새 이름을 지어 주었다.
정말 예쁜 이름이다.
이제 나는 다시 태어났다.
나도 그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다. 헨리. 내 사랑 헨리.
헨리는 목숨과도 같은 사랑이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믿는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되지만, 헨리가 이혼한 것이 나에게 다행인가? 만일 헨리가 이혼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다면 그의 집에 가정부가 되어서라도?
그건 모르겠지만, 이제 나는 그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나의 생명이니까.
만일. 그가 떠나라면?
길은 한가지뿐 이다. 이 생을 마감하는 것.
그것 하나뿐이니까.
가슴속에 사랑을 묻어 놓고 다른 남자를 만나서 살수도 없겠지만....
혹시나 그가 떠나라면. 어떡하지?
아이가 생겼으면 좋겠다.
떠나라고 해도 아이가 있으면 조금 더 생명을 연장해야 할 테니까.
난 욕심이 한가지 밖에 없다.
그의 옆에 있을 수 있는 것.
그것을 위해서 라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읽다가 현석은 눈물이 나옴을 느꼈다.
핑그르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엘리. 그랬었니? 그 정도였니? 그리고 내 이혼서류를 보았구나.
이제 앞 뒤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현석의 포옹, 키스, 그리고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하나가 되던 그 밤.
그 모든 것이 이제서야 앞뒤가 맞게 연결되었다.
그 다음은 파리와 스위스의 기록이었는데 너무나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다.
비행기 안에서의 키스. 사람들이 없다면 여기서 다 주어 버리고 싶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젖가슴을 만지다가 손을 떼면 서운했던 기분까지.
거기다가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었는데, 배가 아픈 바람에 거꾸로 된 것에 대한 미안함.
프랑스에 도착한 소감부터 시작하여 첫날부터 정신 없이 떨어져 잔 이야기와 세째 날 마침내 현석의 샤워소리에 잠을 깨어 움직이는 모든 것을 다 보고 그가 원하기만 하면 내 모든 것을 다 드리리라고 생각 했는데 두 사람 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것을 주어 버린 느낌들까지 기록되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좋았다고 했었다.
자신이 유혹한 것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현석의 배려와 사랑에 맨날 울고 싶었다는 이야기까지.
계속적으로 기록되어 가다가 섹스를 한 기록들은 묘사는 생략되었지만 느낌을 그대로 적어 두었다.
마지막 날 귀국 하는 날의 기록이다.
실제로는 여행 이후에 적은 것이라 일자 별로 정리는 되어 있어도 주로 기분 위주로 되어 있다.
1997년 8월 2일(토)
프랑스 출장지에서의 느낌 메모
헨리는 내 몸 속에 잠자던 요기를 깨운 것 같다.
이제 정말 하루라도 섹스를 안 하면 못 살 것 같다.
그와 함께하지 못하는 밤이 너무 무섭고 싫다.
잡을 이룰 수가 없다.
그가 그립다.
그에게 처음 몸을 허락한날.
아니 그와 함께 한 몸이 된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섹스를 하는 회수가 증가 할 때마다 몸 속에서 새로운 것이 나타난다.
난 요녀 인가? 요부인가?
그가 분명 내 몸 속에 감추어진 그것을 깨운 것 같다.
그렇지만 그것이 너무나 즐거웠다.
기절할 것 같았다. 그 순간은 모든 것이 천국이다.
몸이 알아서 스스로 반응 한다. 내 몸을 나도 모르겠다.
섹스의 맛이 갈수록 좋아진다.
쾌감이 극치에 이르면 이대로 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이다.
그 이기 때문에. 그 이기 때문일 것이다.
난 그의 것이다. 그가 아닌 어떤 남자도 쳐다 보지 않을 것이다.
내 남자.
내게 있어 단 한 사람의 남자.
헨리.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서울에 가서가 걱정이었다.
그는 내 상사이고, 내 남자이고, 그리고 나의 생명이다.
그래, 이 밤에도 그를, 그의 몸을 그리워하며, 잠못들고 있다.
나 어떡해?
나 이제 어떡해?
현석은 일기를 덮었다.
뒤에 계속 있지만 그만 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본 것에서 지수의 생각을 충분히 읽고도 남음이 있다.
그 자리에 다시 꽂아 두고 거실로 나왔다.
일기의 내용으로 본다면, 지수는 내가 죽으라면 정말 죽을 여자같다.
떠나라면 분명 떠날 것이다.
그렇지만 떠나서는 그냥 생을 마감해 버릴 것 같다.
그것이 다른 여자들과 다른 것으로 느껴진다.
그녀는 현석이 이혼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단 한 번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만큼 철저한 여자이다.
그것으로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한 생에 한 번의 사랑.
맞을지도 모르겠다.
문의 번호 키를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지수가 오는 모양이다.
눈물자국이 말라서 다행이다.
현석은 그대로 기대서 잠들은 척 했다.
그녀가 아무 말 없이 와서는 이불을 꺼내다가 덮어 준다.
이불을 덮을 때 현석이 자다가 일어난 것처럼 부시시 눈을 뜨는 듯이 일어 났다.
"어 엘리 왔네?"
"응."
"내가 잠들었나 봐."
"왜 더 자지 않고?”
"엘리."
"응?"
"사랑해.”
그말에그녀는 소파에 앉은 현석에게 그대로 안겨왔다.
"사랑해 헨리."
현석은 그녀를 뜨겁게 포옹했다.
"혹시, 뭐 먹을 거 있어?"
한참이 지나서 포옹을 풀며 물었다.
"조금만 기다리면 해 줄께. 뭐 먹고싶은거 있어?"
“쉽고 편한거면 돼.”
“알았어 전골 해 줄께.”
현석은 몸을 일으켜서 먹을거리를 준비하려 움직이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 보았다.
사랑스럽다.
안 들쳐 보아도 좋을 일기였지만, 이미 보아버린것이기는 하지만, 그녀의 비밀을 살짝 였본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 그녀를 더욱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계속)
오늘, 화이트데이 전날이라.
약간의 비축분도 있고 해서, 한부 올렸습니다.
내일의 이벤트를 위해서 선물들 준비 하셨나요?
불금의 이.벤.트. 데이인데요.
저요? 저는 당연히 미리 준비를 했답니다.
------- 뜨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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