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여자 - 4, 독서실 -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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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 이후로도 나는 어김없이 주말이면 독서실에 갔다.

그와 나는 다른 사람이 알아채지 못할 정도의 가벼운 눈인사만 나누었다. 점심때 희정이와 휴게실에서 컵라면을 끓여먹고 자리로 돌아왔을 때 책상위에 두 개의 연고가 놓여져 있었다. 하나는 상처에 바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멍이 들었을 때 바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연고옆에 메모리 스틱이 놓여있었다.



새로운 소설이었다. 그와 나의 이야기였다.

이제 막 쓰기 시작해서인지 앞부분 밖에 없었다. 소설속의 나는 독서실 날나리였다. 짧은 치마만 입고 다니고 공부도 안하고 독서실에 온 다른 남자애들이랑 어울려 놀기만하는 그런 아이로 묘사되어 있었다. 어느 날 나는 독서실비를 내지 않았고 그가 독서실비를 받기위해 내 자리의 문을 열었을 때 나는 팬티를 무릅까지 내리고 치마속으로 손을 넣어 자위를 하다 그에게 걸렸다. 그것이 발단이 되어 그가 나를 바로 잡는다며 체벌하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와의 관계를 시작하면서 나는 왠지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밤에 자위하는 횟수도 줄어들었고 채팅방을 드나들 필요도 없어졌다.

수학공부를 하면서도 갈등했다. 성적이 올라 좋았지만 맞는 댓수가 줄어드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그것은 다음에 그를 만났을 때 금방 해소되었다. 댓수가 줄어든만큼 강도는 세졌다.

몇 번의 모의고사를 치루고 1학기 기말고사를 마쳤을 때 내가 맞아야 할 댓수는 20대로 줄어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그의 소설도 이야기가 더해졌고 소설속의 나는 점점 벗겨지고 있었다.

그가 나에게 독서실에서 더 이상 자위를 하지말라고 경고했지만 나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독서실 화장실에서 또 자위를 했다. 어느 날 그가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보짓물을 닦고 버려놓은 휴지를 발견하고는 나에게 와서 따졌다. 그것이 또 다른 핑계가 되어 나는 그에게 회초리를 맞았고 그는 자위를 하고 싶으면 자기 앞에서만 하라고 했다. 소설속에서 나는 벌써 그의 앞에서 발거벗고 자위를 하며 발가벗긴 채로 맞고 있었다.


나는 누가 그런걸 변기에 버리지 휴지통에 버리냐고 생각했다. 한번은 소설에서처럼 독서실 화장실에서 자위를 하고 보짓물을 닦아낸 휴지를 휴지통에 넣어두었지만 그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방학이 시작되고 나는 집과 학원 그리고 독서실을 잇는 삼각형안에서만 움직였다.

방학중에 시험이 없자 그는 무료했던지 지난 모의고사 문제집에서 수학부분을 찢어서 가져왔다.

그가 시험지를 건내며 시작이라고 조용히 말하고는 사라졌다. 그가 내는 시험이었다. 나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며 열심히 문제를 풀었다. 그가 다시 나타나 끝이라고 말하고는 시험지를 가져갔다가 한참후에 82점이라고 체점된 시험지를 가져다주었다.


"내일 낮에 보자"
"네..."


그의 집은 낮에 종종 비어있었다.


그 날 저녁에 나는 많은 고민을 했던거 같다.

기말고사 성적표를 들고 갔을 때 나는 엉덩이 대신 발바닥을 맞았다. 여름이 가까워오면서 혹시나 티가 날 수 있는 부위는 피했다. 나는 침대위에 무릅을 꿇어앉아 발바닥을 맞았는데 처음 몇 대를 맞을 때는 허리를 세우고 바른 자세로 버텼지만 나중에는 무너져내려 침대에 엎드려 바둥거리며 남은 댓수를 채워야했었다.

그런 모습을 머리속에 떠올리며 나는 옷장에서 내일 입고 갈 치마를 고르고 있었다.

침대머리에 거울을 놓아두고 몇 번이고 엎드린채 치마밑으로 팬티가 보이는지 확인해보았다. 그런 내 모습을 지켜볼 그를 생각하면서 내 보지는 촉촉하게 젖었고 팬티속으로 손을 넣어 클리토리스를 만지자 거울속에 팬티 밑부분이 진하게 물들어가는 게 보였다.

치마를 앞에 두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 희정이가 나를 보고는 신기하다는 듯 웃었다.


"왠일로 치마를 다 입었어? 팬티 다 보이겠다.."
"더워서.. 속바지 입었어.."
"진작에 이렇게 좀 입고 다닐 것이지. 나같으면 매일 치마만 입고 다니겠다.."


허벅지 중간보다 살짝 위로 올라가는 치마였다. 독서실에 들어서자 그도 나를 보고 웃었다.




나는 캐쥬얼한 옷을 좋아한다. 청바지에 티셔츠, 폴로티 아니면 스웨터를 즐겨입고 구두 대신에 스니커즈를 즐겨 신는다. 지금도 치마를 입는 일은 드물고 누구를 만날때도 특별한 요구가 없으면 편하게 입고 다니는 편이다.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면서도 그에게 치마속을 보여줄 것을 생각하며 촉촉히 젖어갔다. 혹시나 팬티가 미리 젖을까봐 팬티안에 휴지를 넣어두어야 했다. 오후 3시가 조금 지나 그가 찾아왔다.


"잠시만요.."
"먼저 가 있을께"


나는 속바지를 벗고 팬티속에 넣어두었던 휴지를 빼내 가방에 넣었다. 희정이에게는 잠시 집에 갔다온다고 하고는 독서실 입구에서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의 집으로 후다닥 올라갔다.



그의 침대에 조용히 무릅을 꿇고 앉았다. 몸은 곧바로 세운채로 손을 뻗어 앞의 벽을 짚었다.

한참을 그는 때리지 않고 내 다리를 감상하는 듯 했다. 고요한 긴장이 감돌았고 내 보지는 벌써부터 찔끔거리며 물을 짜내고 있었다.

휙~하는 소리와 함께 발바닥에 찌릿한 통증이 전해졌다. 몇 번의 스윙밖에 되지 않았지만 발가락이 벌써 안으로 굽어들고 발등과 발바닥을 교차하며 비벼댔다.


지금까지는 채팅을 통해서 가능한 먼 곳에 사는 남자들을 만나왔지만, 그는 이 도시의 사람이었고 나는 그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치마를 입고 그에게 팬티를 보여주는 상상을 했지만 그 때까지도 나는 갈등하며 버티고 있었다. 10대쯤 맞았을 때 나는 벽을 잡고 있던 손을 떼어 발바닥을 문질러댔고 몇 번의 스윙이 더해지자 나는 머리를 침대에 쳐박고 발바닥을 손으로 문질러댔다.

그는 그런 내 모습을 한참을 바라보며 내가 자세를 잡기를 기다렸다.


나는 몸을 일으켜 벽을 잡는 대신에 엎드린채로 두손을 모아 얼굴을 감싸쥐었다. 한동안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그가 다시 휘두르기 시작했다.

휙~하는 소리와 함께 찌릿한 통증이 내 다리를 타고 척추를 지나 내 입에서 야릇한 신음소리로 변해 튀어나왔다. 나는 보지가 축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팬티가 젖어가는 내 모습을 그가 본다고 생각에 보지는 더 많은 액을 뿜어냈다. 연이어 발바닥에 전해지는 통증은 묘한 느낌으로 온 몸에 퍼져나갔다.

치마를 추스리고 일어났을 때 그의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고 바지앞은 불룩하게 솟아있었다.

독서실로 내려와 화장실에서 확인했을 때는 팬티밑은 주먹만한 넓이만큼 축축히 젖어있었다. 나는 화장실에 쪼그리고 앉아 수도꼭지를 틀어 보지를 씻어냈다. 그 날은 축축히 젖은 팬티를 벗고 속바지만 입고 다녀야했다.



방학동안 그는 1주일에 한번씩 시험지를 가져왔고, 나는 1주일에 한번씩 치마를 입었다. 방학이 끝나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시험이 있을 때만 한번씩 그의 집에서 만났다. 늦더위가 지나 가을이 접어들었을 때부터 나는 교복치마를 걷어올리고 팬티위로 회초리를 맞았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도 그는 꿋꿋히 나와 했던 약속을 지키며 내 몸에 손을 대지 않았다. 대신 소설속에서는 우리는 벌써 몇 번의 섹스를 나눈 사이가 되어있었다.




그의 덕분인지 나는 꽤 괜찮은 수능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내신도 그리 나쁘지 않았고 나는 서울에 있는 몇몇 대학에 원서를 넣었다.

1월 말에 나는 서울의 어느 한 대학으로부터 합격통지를 받고 난 후 생리 끝물의 어느 수요일을 골라 그를 찾아갔다.

수능이 끝나고나서 나타나지 않던 나를 보고는 그는 놀라며 반가워했다.


"합격했어?"
"네.."
"어느 대학?"
"인서울요.."


축하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나는 수능성적표를 내밀었다. 그도 나의 뜻을 알아차렸고 우리는 그의 집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서자 나는 수줍은 듯 바지를 벗었다. 그도 여기까지는 기대했으리라...

웃옷을 벗자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고 브라와 팬티까지 다 벗고 알몸이 되자 그는 불룩하게 바지앞을 세우며 침을 삼켰다.



그 날, 그는 때려야 할 댓수를 다 채우지 못했다.

맨살을 가르는 그의 회초리에 나는 생리혈이 엷게 묻어나는 끈적한 보짓물을 흘리며 침대에 엎드려채 신음했고 10대를 조금 넘기고는 욕망을 참지 못한 그는 바지를 벗어던지고 해도 되냐고 물었다. "네"라고 대답하자마자 그는 내 보지안으로 그의 물건을 급하게 밀어넣었다.

빨갛게 케인자국이 난 나의 엉덩이를 그의 사타구니가 세차게 때려댔다.

엉덩이에서 전해지는 부딪힘의 고통과 보지에서 전해지는 마찰의 쾌감에 나를 점점 몽롱해져 갔다. 눈을 감으면 캄캄한 어둠속에 수많은 별들이 나타나 어지럽게 움직였고 눈을 뜨면 뿌연 안개속에 침대시트의 무늬들이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하였다.


그가 한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낚아챘다. 내 목은 자연스레 위로 꺽이며 짙은 신음을 토해냈다. 나는 이것이 그가 곧 절정을 향해가는 신호인 것을 알았다. 소설에서 그는 늘 이렇게 마무리를 했었다. 그의 움직임이 불규칙해졌다. 아주 빠르게 몇 번을 움직이다가 멈추고는 온 몸을 밀착해 내 보지속으로 깊숙히 밀어넣어 가만히 있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러다 그는 급하게 자신의 물건을 내 보지에서 빼내고는 빨갛게 줄이 그어진 엉덩이에 사정을 했다. 그는 손을 앞뒤로 빠르게 움직이며 마지막 한방울의 정액까지 내 엉덩이에 짜냈다.

엎드려 있는 나의 엉덩이와 보지를 깨끗히 닦아주고는 나를 안고 침대에 누웠다. 한동안 그는 나를 꼭 안고서 도돌도돌거리는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고통의 여운이 밀려왔다.



그의 물건이 다시 발기를 하자 그는 나를 눕히고는 올라탔다. 그 때 나를 내려다보던 그의 표정은 아직 내 기억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어떤 감정인지 읽어낼 수 없었던... 여러개의 감정이 한꺼번에 뒤섞여있는 그런 야릇한 표정이었다.

그는 내 위에서 가슴을 뜯어낼 듯 쥐어짜며 힘차게 박아댔다. 두번째 사정이 임박해 왔을 때 그는 나에게 한가지 부탁을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지긋히 눈을 감았다.

쫙~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얼굴이 힘차게 돌아갔다. 고개를 돌려 눈을 떴을 때 그의 손은 어깨머너로 올라가 있었고 내가 눈을 감자 다시 한번 쫙~하는 소리와 함께 내 속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꿈틀거렸다. 그게 분노인지 굴욕감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곧이어 빨라진 그의 움직임에 맞춰 나는 격한 신음소리를 쏟아내며 그와 함께 절정에 올랐다. 그가 물건을 빼내자 내 보지에서는 정액과 보짓물이 묽은 생리혈과 뒤섞여 침대위로 뚝뚝 떨어졌다.

"고마워..."
"저도요.."

우리는 곧 그의 부모님이 돌아올 시간에 쫓겨 그렇게 헤어졌다.



몇 년이 지난 후 나는 그와의 일들을 생각해 봤었다. 그리고 우리사이에 하나의 공통점을 찾아냈다. 나르시스적인 엄마...

그에게는 교회를 다니며 밖에서는 온갖 선한 행동을 하지만 집에서는 그를 자신의 장난감인양 다루며 그의 행동, 말투, 생각까지 하나하나 간섭하고, 심지어는 그의 미래까지 계획하고 통제하려는 엄마가 있었다. 그의 성공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나에게는 자신의 물건에 조그마한 흠집이라도 난 것 마냥 그냥 덮어버리려 했던 엄마가 있었다. 나의 아픔을 이해하기보다는 자신의 체면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엄마가 있었다. 나를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뭐가 고마웠을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이다. 거기에 등장하는 자살 안내인처럼 우리는 엄마로부터 서로의 탈출을 도와주는 탈출 안내인이었고 우리의 작별인사는 그것에 대한 감사였으리라. 탈출을 타락이나 파괴라고 읽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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