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만난 ㅊㅈ썰 - 6부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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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담 주 또 불러냈습니다. 그 때도 아마 영화봤던거 같아요.

커피숍에서 차 마시는데, 저번보다는 좀 긴장풀린 느낌이더라구요.

ㅊㅈ한테는 그동안 영화 보고 싶었던거 많았는데 거의 못 봐서 너 있을동안 나오는 영화라도 다 봐야겠다고 했죠.

그렇게 말하니 ㅊㅈ도 부담이 좀 적어진 것 같더라구요.

"근데 대리님한테 맨날 얻어먹기만 해서 죄송해요."

"뭘 죄송해~. 야. 소개팅하든 데이트를 하든 어차피 거의 다 남자가 내잖아."

"그건 소개팅이고 데이트니까 그렇죠."

"소개팅한다고 다 잘 되냐? 잘 안 될 확률이 더 높잖아. 근데도 남자가 다 쓰잖아."

"그건 그렇죠. 그래도 그건 잘 될 확률이 있잖아요."

"왜 그렇게 생각해?"

"만나보고 괜찮으면 사귈려고 소개팅하는 거잖아요."

"글쎄? 난 지금 이렇게 만나는것도 잘 될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소개팅으로 사귈 확률이랑 이렇게 만나서 사귈 확률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어..."

"싫어?"

"아..전 그런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그리고 전 폴란드 갈껀데"

"알아. 그래서 나도 너한테 사귀자고는 안 하잖아. 남친이랑 헤어지면서까지 가겠다는 여자 붙잡을 마음은 없어"

"..."

"대신 전에도 말했지만 어차피 넌 3개월만 있을거니까 그동안 만이라도 서로 재밌게 지내자는거야. 3개월 동안 안 끌리면 마는거고"

"..."

"글고 이런 관계.. 별로 돈 아깝지도 않아. 내가 너한테 밥 사주고, 영화보여주고 밖에 더 하겠어? 너한테 선물을 해주길하냐. 백을 사주냐"

"ㅎㅎ"

"남자 후배, 친구 만나도 이정도 돈은 써..근데 난 담배도 안 하고 술도 잘 안 마시니까 너 만나는거냐 남자들 만나는거나 비슷해"

"그럼 친구들 만나시면 되지 않아요?"

"그래 니 말대로 똑같이 드는데 내가 왜 시커먼 남자를 만나서 둘이 앉아 밥을 먹냐. 밥을 먹어도 어리고 이쁜 너랑 밥 먹는게 낫지"

"ㅎㅎㅎㅎ"

아무래도 ㅊㅈ는 자기가 3개월 후에 떠난다는 생각에 그냥 대충 떼우다 갈 생각이었던 것 같고, 제가 이렇게 나오니까 부담스러운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똑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반복, 저렇게 반복하는데 아우~ 피곤했습니다.

그 주말 이후로, 주말에 보고, 평일에도 한두번 보고 하면서 2-3주 흘렀어요.

그 때까지 손도 한번 안 잡아봤단...손에 곰팡이 피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때 처음으로 커피숍에서 "손"을 시도했습니다.

이게 뭐냐하면요...마치 강아지한테 "손줘" 하듯이 손바닥 내밀고 ㅊㅈ한테 손 올리라고 하는 행동인데요.

마치 강아지한테 하는 것 같아보이지만 ㅊㅈ들이 싫어하지 않더라구요. 제 스킨십 버릇 중 하나입니다.

"?? 뭐요?"

"손, 올리라고"

"네?....."

하면서 머뭇머뭇하지만 올리더라구요. 그 손 잡고 조물조물 하는데 가만히 있네요.

"ㅎㅎㅎ"

"..."

"좋네?"

"뭐가요?"

"이러고 손 잡고 있으니까"

"..."

"ㅊㅈ야"

"네?"

"우리 사귈까?"

"... 저 두달 있으면 나가는데..."

"알아..그래도 그때까지만이라도 만나기로 했잖아. 근데 난 너 만나면 솔직히 안아보고도 싶고, 키스도 하고 싶고 하거든"

"..."

"근데 안 사귀고 그냥 만나면서 그러는 건 좀 아니잖아. 두 달 후에 어떻게 되든지 그거 생각하지 말고 그냥 사귄다고 생각하고 만났으면 좋겠어"

"........생각 좀 해보구요." 하면서 손을 슬쩍 빼길래

"손은 빼지말고"

다시 살포시 얹습니다.

그 날은 딱 거기까지만 이야기했구요. 커피숍에서 그 이후로는 별 말 안 했습니다.

별 말 안하면 커피숍에서 뭐하냐구요?

사람구경합니다. 다른 커플들 구경하고, 저 여자 좀 못생겼는데 남자는 괜찮다던지,

싸우는 커플 있으면 "야 쟤네 싸운다 봐봐" 이러고...

보통 다 그러고 놀지 않나요?

그리고 ㅊㅈ는 사귀자는 말에 대한 대답은 안 했습니다.

그래도 주말에 나오라고 하니깐 나오더라구요. 그때부터는 길거리 다닐때도 손깍지끼고 다녔지만 한번도 ㅊㅈ가 싫다고 한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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