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이 학원가다 - 4부2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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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의 솔밭레스토랑.
이름처럼 나무숲처럼 꾸며놓은 레스토랑이다.
지현이 코스요리와 맥주를 시킨다.

“아까 보니까 그애 귀엽던데. 걔랑 사귀어봐.. 그럼 혹시 알아. 한번 줄지?”
“야.. 18살이야.. 어떻게 26살이 질투를 다하냐?”

“질투 같애?... 18살이래봐야 2년만 지나면 20살이고.. 그때 되어도 그냥 어린애처럼 생각할까? 아닐 것 같은데?”
“야.. 무슨.. 내가 애를 키워서 잡아 먹냐.. 전혀 그런거 아니거든..”

“여자의 감은 무서운거야. 그애 보니까 눈빛이 장난 아니던데..”
“야야.. 됐어.. 무슨 어린애한테 경각심을 가지냐? 참나... 그래도 기분은 좋다. 니가 질투도 할줄 알고..”

“뭐야!!? 나도 여자거든...”
“누가 여자 아니래? 여자 아녔으면 내가 2년씩이나 따라 다니면서 어떻게든 모텔한번 가보려고 그렇게 공들이겠냐?”

“어휴.. 하여튼.. 입만 열면 모텔..”
“넌 나를 남자로 안보는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애가 어떻게 맨날 목석이냐? 너 그러다 나 진짜 바람핀다..”

“피워... 누가 피지 말래? 왜 많잖아..소영언니도 있고..”
“야!!! 너 진짜...”
윤소영... 2년전 다녔던 학원의 경리.
언제든 원하면 안을 수 있는 여인이다.
그러나, 지현이 눈치 채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그녀의 입에서 소영이라는 이름이 튀어 나오자 화를 내는 거식이다.

“뭘 그렇게 화를 내? 뭐야.. 진짜 두사람 썸씽 있는거 아냐?”
“무슨.... 니가.. 말도 안되는 말을 하니까 그렇지... 난 너 밖에 없단 말야..”

물론 거짓말이다.;;
최근에야 은주랑 한번 몸을 섞기는 했지만 그 전만 하더라도 소영은 물론 나이트에서 만났던 여인등 수 많은 여인을 안았던 거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현만은 강제로 취할 마음이 없었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 평생 함께 하고 싶은 여자 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지현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겨우 3-4개월만에 한두번 키스를 허락할뿐 그 이상은 네버네버네버.. 금지였다.

아쉬웠던 적도 있었다.
작년 크리스마스때 단둘이 노래방에가서 맥주와 안주를 먹으며 지현이 얼큰하게 취했을 때 부르스를 추며 입맞춤을 했었다.
그리고 애무까지 받아 들이던 지현.
그날 처음으로 맨살의 젖가슴을 만져봤다.
작지만 봉긋 솟은 지현의 젖가슴을 만지고 혀를 길게 내밀어 애무하던 거식이 작심한 듯 손을 스커트 속으로 파고들자 갑자기 제정신이 돌아온 듯 거식의 손을 꼬집고 발로 차던 지현.

결국 그날부터 근 1주일간 거식은 계속 사과만 해야 했었다.

어찌 보면 너무 서두른(?) 탓도 있는 것 같았다.
다음엔 조금더 천천히 지현의 몸이 한창 달아 올랐을 때 시도해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늘 기회가 닿지 않았었다.

음식이 나오고 맥주를 입에 털어 넣는다.
제법 마시는 지현.
평상시의 지현이라면 전혀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넌 내가 어디가 좋아?”
두 손으로 턱을 괴고 거식에게 묻는다.

“음.. 요 이쁜 눈도 좋고.. 요 블랙홀 같은 입술도 좋고.. 그리고 봉긋솟은 가슴도 좋고.. 다 좋아.”
“치... 뭐야... 하여튼 야한 말만 골라해..”

“야한말은.. 야 이런게 야한 말이면 세상 사람들 다 야하겠다. 그리고 솔직히 니가 더 야한말 많이 하잖아.”
“내가 무슨?? 내가 언제??”

“너 일하면서 매일 그럴꺼 아냐? 바지 내리세요. 아플꺼예요.. 살살 해드릴께요.. 힘빼세요..”
“야.. 그게 무슨 야한 말이야.. 치...”

지현이 삐진 듯 한쪽 입술을 살짝 찡그러트린다.
어둠이 내리고 저녁 10시쯤 되어 레스토랑을 나선다.

이미 거식은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레스토랑에서 노래방에 가자고 한 지현의 말에 은연중에 기대감을 가진 거식이였다.

가까운 노래방으로 향하는 두사람.

“내가 오늘 취직 턱 크게 쏜다. 밥에 술에 노래방에.. 어때 이정도 애인이면 최고지?”
“그래 최고다..최고..”
조금은 쓴 웃음을 지어 보이는 거식. 그런 거식을 지현이 살짝 꼬집어 본다.

노래방에서 지현은 여전히 거식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있다.
거식이 불러 보라고 하지만 연거푸 거절한채 거식에게 부르라고 하는 지현.

지현은 노래에 자신이 없었다. 그렇기에 항상 노래방에 오면 거식 혼자 마이크를 잡고 1시간을 놀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식은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지녔는지 연신 노래를 부른다.

30여분간을 혼자 노래하고 춤을 추는 거식.
잠시 자리에 앉아 캔맥주를 들었다.
이내 잔을 부딛쳐 오는 지현.
“왜? 또 건배만 하고 내려 놓지..”
“휴... 술은 쓰다... 이렇게 쓴걸 왜들 그리 먹는지 몰라.. 정신도 알딸딸해 지는데..”

지현이 맥주를 한모금 마시며 인상을 잔뜩 찌푸린다.

“키스 한번 하자.”
“뭐야. 또 왜 이래..”

“하고 싶단 말야.. 응? 하자...”
“무슨 남자가 무드 없게 키스하자.. 이게 뭐냐..”

“그거야... 그냥 할려고 하면 니가 맨날 화를 내니까 그렇지..”
“그건 니가 분위기 파악 못하고 계속 들이대니까 그런거고.. 분위기를 만들어 가면서 해야지 시도 때도 없이 들이대는건 아니라고 봐..”

“에휴.. 차라리 내가 앓느니 죽지... 기대한 내가 잘못이다..”
“분위기 괜찮은 노래라도 한곡 틀어 놓고 키스하자고 하던지... 음악도 없고 술마시자 마자 키스부터 하자고 하고...”

“그래? 그럼 사랑과 영혼 들을래? 그거 틀으면 키스하는거야?”
거식은 들뜬 상태에서 지현에게 말을 건넨다.

“기다려.. 나 양치질좀 하고 올게..”
핸드백을 뒤지는 듯 싶더니 치약과 칫솔을 가지고 노래방을 나가는 지현.
거식에게는 닦으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현이 나가는 순간 거식은 분위기가 깨져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달만에 키스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거식이다.
오늘 만큼은 아주 천천히 지현이 녹을때까지 기다려서 벗겨 먹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식이다.

지현은 양치질을 하며 은근한 기대감을 갖는다.
숙경을 보았을때 질투가 났던것도 사실이었고 2년동안 자신만을 바라보는 거식이지만 함부로 자신의 몸을 허락할 수는 없었다.
그냥 만나면 좋고 선물도 많이 받았지만 평생 함께할 남자인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았고 무엇보다 할머니를 모시고 동생과 함께 생활하는 자신에게 행여나 거식에게 빠지면 큰일이라는 생각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할머니께 들은 고리타분할지 모르지만 시집가는날 첫관계를 맺어야 평생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이 마음속 깊이 박혀서 인지도 모른다.

지현이 세수까지 하고 노래방문으로 들어서자 거식이 시작버튼을 누른다.
사랑과 영혼..
영화의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거식이 지현의 손을 잡아 끌고는 소파에 앉힌다.
그리고 뒤로 돌아 지현의 두 손을 잡고 마치 도자기를 굽듯이 천천히 손을 어루만진다.
그리고 이내 가쁜숨을 지현의 귓가에 내 뱉자 지현이 고개를 돌린다.

후릅....후읍..
입맞춤이 시작된다.
노래의 반주소리에 맞춰 두사람의 심장이 뛰는 듯 싶다.
손을 깍지를 낀채 지현의 입속에 혀를 밀어 넣는 거식.
지현의 입안에서 거식의 혀와 지현의 혀가 만나 춤을 춘다.
한참을 지현의 입속에서 노닐던 거식의 혀가 밀려나오고 이내 지현의 혀를 받아 들이기위해 깊은 숨을 들이 마신다.

그리고 지현의 혀가 드디어 거식의 입속에 미끌어져 들어온다.
지현의 코에서 뜨거운 바람이 거식의 볼에 닿는다.

지현의 손을 잡은채 천천히 허리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거식의 손.
결국엔 지현의 가슴에 머문다.
지현의 손에 의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 젖가슴이었지만 지현의 손을 타고 심장박동이 느껴지는 듯 싶었다.

천천히 깍지를 푸는 거식.
지현의 손이 천천히 아래로 떨어지고 거식은 지현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어헤친다.

가만히 있다.
지현이 허락한것이다.
심봤다..

떨리는 두손으로 지현의 블라우스 단추를 빠르게 헤치는 거식.
금새 지현의 블라우스가 벌어져 브래지어를 드러낸다.
거식의 두손은 거침없이 지현의 브래지어를 목위로 끌어 올리고 두손 가득 지현의 젖가슴을 만진다.

이내 지현을 소파에 쓰러트리며 거칠게 입술을 취하는 거식.
지현의 몸위에 올라 탄채 두손은 지현의 젖가슴을 가득 쥐고 혀를 길게 내밀어 귓불을 핥기 시작하는 거식이다.
조금씩 거식이의 얼굴이 목덜미를 지나 내려오는 듯 싶더니 이내 젖가슴을 베어문다.

“하아..... ”
짧은 신음을 토해내는 지현.
거식은 극도로 흥분한다.
오늘 만큼은 지현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조심스레 지현의 젖가슴을 애무하는 거식.

혀에 쥐가 날 정도로 연신 움직이며 지현의 젖꼭지를 애무하는 거식.

점점 지현의 신음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하자 자신감을 얻은 거식은 천천히 손을 아래로 가져간다.

스커트를 헤치고 팬티끈이 느껴지지만 지현은 눈을 감고 입술을 지긋이 물고는 가만히 있다.
드디어 지현의 검은 숲이 느껴지고 계곡이 느껴진다.

거식의 손가락이 지현의 계곡위에서 노닌다.
조심스레 아주 조심스레 지현의 계곡 입구를 살짝 건드려가며 애무하는 거식이다.
큰 저항이 느껴지지 않자 그대로 손가락을 질구에 밀어 넣는 거식.

“하윽.. 하아...으읍..”
지현이 신음을 참아 보지만 이내 터져 나오고 만다.
신음소리를 들으며 손가락 하나를 더해 질구에 밀어 넣는 거식.

이제 무주 공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대로 옷을 벗기고 한번 길을 뚫어야겠다는 생각..
어떻게든 넣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거식을 지배하는 순간이다.

스커트를 조금 내린채 연신 지현의 계곡을 흔들어대는 거식.

“하윽..”
거식이 그대로 지현의 몸위에서 자신의 바지를 내린다. 이내 드러나는 거식의 성기.
들어가야 할곳을 찾아 잔뜩 부풀어 오른 상태이다.

거식이 힘겹게 지현의 치마를 내리기 시작하자 지현이 황급히 손을 아래로 내린다.

“자..잠깐만...”
“야아.. 한번 하자.. 좀.... 불쌍하지도 않냐..”

“소..손으로 해줄게.. 응?.. 나중에.. 이런건 나중에..”
“..........”
결국 지현의 몸위에서 내려오는 거식.
지현은 미안함이 들었는지 옷도 추스르지 않은채 손으로 조심스레 거식의 성기를 잡는다.

손가락 두 개로 거식의 성기를 잡은 지현의 손이 앞뒤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거식은 아쉬움을 겨우 달래가며 지현의 젖가슴을 만진다.

“이러면 기분 좋아?”
“몰라.. 어떻게 거기서 멈추냐.... 손가락까지 들어갔는데..”

“미안해.. 그래서 내가 손으로 해주잖아.. 이러는거 처음이잖아..”
그랬다.
단 한번도 거식의 성기를 만져 준적도 없는 지현이었다.
오늘은 정말 큰마음을 먹은 지현이다.

“허윽........”
결국 지현의 손길에 거식은 사정의 기운을 느끼고 이내 노래방 바닥에 정액을 쏟아낸다.
지현이 화들짝 놀라는 듯 싶더니 자세히 들여다 본다.

“신기하다... 이렇게 나오네...”
마치 초등학교 아이가 개구리를 해부 하듯 거식의 성기를 두 손가락으로 만져보고 튕겨보고 흔들어 보는 지현이다.




학원에서 강의를 한지 벌써 일주일이 되어간다.
첫 주말.

다른 직원은 쉬고 있는데 거식은 학원에 나왔다.
오후에 진행될 보강학습 때문이다.
오전 내내 OA과정 문제집을 출력하고 학원 청소를 하는 거식이다.

토요일이라 학원차를 운행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수강생들은 버스를 타고 학원에 올것이다.
매일 학교 앞에서 기다리던 거식은 오늘은 학원에서 할 일을 하며 시간이 되기를 기다린다.

오후1시 40여분정도 되었을때였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숙경이다. 숙경이 사무실 문을 빼꼼 열고 인사를 해온다.

“응.. 일찍왔네. 들어가 있어. 아이들 오면 수업 시작 할테니”
“식사는 하셨어요?”

“응?.. 응 조금 먹었어. 아. 넌 밥 먹었니?”
“아뇨 이제 먹으려고요. 그럼 같이 하실래요?”

“뭘? 밥? 2시부터 수업인데 시간이 되겠어? 얼른 먹고 오던지..”
“헤.. 이거요.. 세 개가지고 왔어요. 선생님도 하나 드세요.”

숙경이 가방을 풀더니 샌드위치를 꺼내에 거식에게 건네준다.
오이와 계란 그리고 양배추가 들어있는 하트 모양의 샌드위치를 비닐봉지에 쌓아서 가지고 온것이다.

“하하 하트 모양이 예쁘네..어디 한번 맛좀 볼까?.. ”
입을 크게 벌려 샌드위치를 입에 무는 거식.

“이야.. 이거 맛이 끝내주는데?.. 이거 산거야?”
“아뇨.. 제가 직접 만든거에요. 선생님 드리려고..”

“오호.. 영광인데.. 이렇게 직접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가져오고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아잉 선생님.. 영광은요... 맛있게 드셔주셔서 감사해요. 또 저희 때문에 주말인데도 강의해주셔서 감사 드리고요.”

“강의야 당연히 해야지. 이제 시험도 얼마 안남았는데.. 진짜 제법인데.. 맛있다..”
“그럼 하나 더 드세요. 저는 다이어트 중이라 하나만 먹어도 돼요.”
“아냐.. 됐어.. 그리고 무슨 다이어트야. 고2때는 철근이라도 씹어먹어야지. 다이어트는 나중에 해도 괜찮아.”
“치.. 요즘 자꾸 얼굴이 통통해진단 말예요. 밥도 얼마 안먹는데 자꾸만 살로 가서 미치겠어요.”

“왜.. 동그란 얼굴이 얼마나 귀엽고 예쁜데.. 특히 숙경인 동그란 얼굴이 매력적이야. 절대로 다이어트 하지마..”
“피.. 참.. 저 하나 물어봐도 돼요?”

숙경이 샌드위치를 먹다가 정색을 하고는 거식에게 힘겹게 말을 꺼낸다.
거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뭐든지라고 말을 하지만 숙경의 입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이윽고..
“언.니.는 어떤 분이세요?”
“언니? 어떤 언니?”

“지난번 뵈었던 선생님 여자친구분이요. 뭐하시는 분이예요?”
“응? 그걸 왜?”

“그날 언니 화난것 같았는데....”
“아.. 화는 무슨.. 화내면 그게 어른이냐.. 별거 아냐.. 그리고 최지현이고 26살 간호사야.”

“간호사.. 선생님 언니 사랑하세요?”
“응?.........”
갑자기 숙경이 진지하면서도 당돌한 얼굴로 거식을 바라본다.

갑자기 말문이 막히는 거식.
그저 어린아이처럼 느껴진 숙경이었는데 질문이 점점 심상치 않게 느껴진다.

“여기서 뭐해??”
느닷없이 들려오는 지현의 목소리.
두 사람이 소리 나는 곳으로 눈을 돌려 보니 지현이 문틈에 서있다.

숙경이 마치 불륜이라도 들킨 여인마냥 황급히 일어서다가 샌드위치를 교복치마위에 흘리고 만다.
거식이 재빠르게 샌드위치를 잡아보려 했지만 거식의 손을 벗어난 샌드위치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진다.
황급히 책상위의 휴지를 꺼내어 교복치마를 닦아주는 거식.

“제..제가..할께요.. ”
순간 숙경이 거식의 손을 잡고 거식은 휴지를 건네주고 일어난다.

“응.. 그래...왠일이야?”
“토요일이라 일찍 끝나서 왔어. 오늘 강의 있다며..”

황급히 사무실을 나오는 거식.
그런 거식을 기다렸다는 듯이 팔짱을 껴는 지현이다.

“밥은 먹었어?..”
“아니.. 먹었어.. 조금전에 샌드위치도 먹었고..”

“그래? 김밥 싸왔는데.....”
“김밥? 정말? 그럼 휴게실에서 먹자. 그렇지 않아도 조금 모자랐는데 잘됐다.”

거식은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든 회피해보고자 지현을 휴게실로 이끈다.
그러나 지현이 거식의 의도와는 다르게 멈춘채 숙경을 바라보고 있다.

“이봐.. 얘. 꼬마야. 같이 먹자.”
“괜찮아요.. 저는... 그래도 돼요?”

“으응?.. 그.그래.. 양은 많이 싸왔으니까..”
처음엔 괜찮다고 말하던 숙경이 말을 고치고 오히려 당황해 하는 지현은 발걸음을 옮긴다.

휴게실.
지현이 검은색 찬합과 음료수를 꺼내어 놓고 찬합을 열자 김밥이 눈에 들어온다.
5-6명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젓가락도 넉넉히 준비해왔는지 그중 하나를 숙경에게 나누어 주고 이내 젓가락 포장지를 벗겨내고는 옆으로 쫘악 벌리는 지현.
냉큼 김밥하나를 집더니 거식에게 건네는 지현이다.

“뭐해.. 팔아파. .얼른 아~해..”
“응.. 아....”

“어때? 맛있지? 이거 다 내가 싼거야..”
“응.. 맛있다.. 예쁘게 잘 쌌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숙경은 고개를 숙인채 천천히 젓가락을 김밥에 가져간다.

“어머 선생님.. 누구에요?”
“선생님 애인이예요? ”
“선생님 저희도 밥 안먹었는데 맛 좀 봐도 돼요?”
갑자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더니 이내 여학생들이 몰려든다.

“안녕. 난 선생님 친구 지현이라고 해. 이쪽으로 와서 좀 먹어.”
지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을 건네자 아이들이 휴게실로 밀려 들어오더니 이내 김밥에 손을 가져간다.
그 많던 김밥이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내고 아이들은 지현에게 둘러싸여 이것저것 물어 보느라 정신이 없다.

오직 숙경만 묵묵히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저.. 나 수업해야 하는데.”
“나도 들어가서 들어도 돼? 조용히 있을게.”
거식이 지현에게 말을 하자 수업에 참관(?)하고 싶다는 지현.

지현의 말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이내 지현의 손을 이끌고 강의실로 향한다.

“뭐해? 수업들어가야지.”
“네.. 세..세수좀.. 하고요..”
숙경이 의자에서 일어서는 순간 숙경의 눈물이 비친것 같아 의아하게 생각을 했지만 이내 잘 못 봤을거라 생각을 하는 거식이다.

시간이 되어 강의실에 들어선 거식.
학생들 사이로 지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5일간 배운것에 대한 요점정리.
빠르게 정리를 시작하는 거식이다.
아이들이 힐끔힐끔 지현을 보지만 거식은 신경쓰지 않은채 강의에 집중을 한다.

순간 강의실 문이 열리고 숙경이 들어온다.

“응? 넌 어디 갔다 이제 들어와? 얼른 앉아.”
수업이 20여분이 지났을때 들어온 숙경이다.
숙경의 눈이 조금은 붉어 보이는 것이 이상했지만 지현도 있고 아이들도 있어 물어 볼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OA시험지를 나누어 주는 거식.
지현은 아이들이 문제를 풀고 있자 일어서서 맨 뒷자리로 자리를 옮긴다.
그리고 조심스레 거식에게 손짓하는 지현.

거식은 아이들이 문제 푸는 모습을 돌아보며 천천히 뒷자리로 향한다.
어느덧 지현의 옆에 다다르자 지현이 거식의 손을 잡는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지현의 손길.
지현이 거식이 나눠준 시험지에 볼펜으로 글을 쓴다.

-끝나고 영화 보러 갈까?
거식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 보인다.

순간 제일 말썽장이에 수업도 건성으로 듣는 초란이라는 여학생이 소리치듯 말한다.
“선생님!.. 뒤에서 나쁜짓 그만 하시고 앞쪽으로 오세요.. 신경쓰여서 문제를 못 풀겠어요.”
“신경쓰여서 못 푸는게 아니라 모르는거 아냐? 그러기에 수업시간에 집중을 했어야 할것 아냐?.. 넌 오늘 틀리면 나머지 공부 할줄 알아.”

“끝나면 데이트 하실거 잖아요.. 무슨 나머지 공부를 토요일날 해요.”
“데이트 할땐 하더라도 너 60점 넘는것 보고 가야겠다. 얼른 문제나 풀어. 60점 넘으면 내가 아이스크림 사줄테니까.. 대신 컨닝하면 안돼.”

“그 거짓말 진짜죠.. 제가 60점 못 맞을꺼 같아요?.. 후회하실텐데..”
“제발 후회좀 하게 해주세요.. 초란씨~~”
거식이 장난을 치자 학원에 웃음이 터진다.

시험이 끝나자 휴식시간을 주고 채점을 시작하는 거식.
빠르게 답안지를 확인하는 거식이다.

“선생님 저 100점 맞았죠?”
“100점 같은 소리 한다... 45점이다..”

“아닌데.. 문제가 잘못 된거 아네요?”
초란이 진지하게 이해 되지 않는 듯 말을 하자 거식은 초란의 머리를 한 대 쥐어 박는다.

“어어.. 폭력은 금물이거든요..”
“이건 폭력이 아니라 사랑의 매다.. 이녀석아..”

“어허.. 사랑하는 여인이 있는 곳에서 사랑의 매라니.. 그러면 불륜이에요..”
“뭐야????”
초란의 농담에 지현이 뒷자리에서 잇몸을 드러내며 웃는다.

미리 배워둔 수애, 혜은이는 모두 맞았다. 그리고 또 한사람 숙경과 민혜라는 친구도 100점을 맞았다. 의외로 수현은 배운지가 꽤 되었는데도 절반밖에 맞추지 못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틀린 문제들 다시 풀어보고.. 다음주엔 오늘보다 10점씩 높여라.. 난이도도 높일테니까.. 좀더 공부하고..”
“선생님 저희 밤새워서 공부하고 싶은데... 안돼요?”
초란이 또 장난을 쳐 온다.
아이들을 돌려 보내고 학원을 나서는 거식과 지현.
그런데 수애와 수현 그리고 혜은과 숙경이 기다리고 있다.

“너희들 집에 안가니? 왜 여기 서있는거야?”
“나티쳐 기다렸지 왜 기다려. 나 배고파. 밥사줘.”

“나 약속 있는데.. 다음에 사줄게..”
“안돼. 그러면 안돼는 거야. 제자가 배고파서 밥 사달라고 하는데 티쳐가 되어서 그 말을 무시하는 처사는 절대로 네버네버네버 안되는거야. 그러니까 밥사줘.”

“야.. 무슨 고집을 그렇게 피우냐.. 그리고 왜 너희들만 사줘야 하는데..”
“하나 하나 설명해줘야해? 나티쳐 학원다닌다고 나랑 수현이 그리고 헤은이는 피해를 봤잖아. 그러니까 사줘야 하고. 여기 숙경이는 집에 가봐야 아무도 없으니까 까따리로 낀거야. 그러니까 사줘.”

기가 막혀 수애의 궤변을 멍하니 듣고 있는데 지현이 거식의 팔짱을 끼며 말을 한다.
“그냥.. 같이 가자 거식아.. ”
“그..그래도.. 괜찮겠어?”

지현의 허락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거식은 불편했다.
수애와 악동들은 재미가 붙었는지 돈까스를 먹고 싶다고 했다.

결국 아이들과 함께 레스토랑을 들어간 거식.

“언니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지영이라고 하셨나?”
“난 지현이라고 그래. 넌 이름이 뭐니?”

“전 수애라고 해요. 나티쳐 1호 제자. 뭐 한마디로 수제자라고 하죠. 근데 오늘은 언니가 쏘는거예요? 아니면 나티쳐가 쏘는 거예요?”
“그건 왜 묻는데?”

“언니 간호사라면서요. 그럼 언니가 쏘세요. 나티쳐 돈도 얼마 못벌고 오죽하면 빼빼 말라서 영양부족 같아 보이잖아요.”
“그래.. 내가 사지.. 뭐.. 자.. 다들 골라봐.. 뭐 먹을래?”

“언니가 부담될까봐 그냥 싼걸로 통일할께요.. 우리는 C세트 4개요. 저희는 술 못마시니까 술은 나티쳐 드시고 싶은거 시키세요.”

순간 거식이 당황해 하며 메뉴판을 뒤적인다.
C세트 1인 정식코스로 거금 1만2천원짜리이다...

이당시 거식의 급여가 60만원이었으니 한끼 식사값으로 급여의 1/10이 날아갈 상황이 되어 버린것이다.

지현도 당황해 하는 눈빛이더니 결심한듯 C코스로 6인분을 시킨다.
그리고 맥주를 주문하는 지현.

거식의 등에서 식은 땀이 흘러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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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털구름들 : 네... 맞아요... 돌싱남 거식의 숙경이 그 숙경이라는... ^^; 쩝 결론이 너무 쉽게???
alzk007 : 경험& 알파... 소설은 소설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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