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리운 나라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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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Don’t go to Strangers

한남동 대사관 거리의 한켠에 Layla 간판이 보인다. 간판으로 다가오는 두 사람. 연희와 지은이다. 훌쩍 키가 큰 지은은 검은색 소매 없는 시스루 원피스를 입고 있다. 쇄골 아래로 가슴 라인이 살짝 드러날 듯 하고 허벅지까지 훤히 드러났음에도 그녀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다. 정오를 갓 지난 여름 햇살이 지은의 검은 브레지어를 도드라지게 한다. 그 옆에 또 한사람. 연희가 걸어 온다. 파스텔 톤의 실크 블라우스에 흰 바지. 연희도 작은 키는 아니지만 지은 옆에서 아담해 보인다. 어쩌면 마른 편인 지은에 비해 조금은 살집이 붙은 연희의 몸매 때문일지도 모른다.

“안녕하세요. 일찍 오셨네요? 하하”
강준이 레스토랑의 앞에서 두 사람을 반긴다. 강준은 큰 키는 아니다. 175가 될까? 대신 잘 관리된 탄탄해 보이는 몸매가 캐주얼한 옷맵시를 돋보이게 한다.
“어머, 왜 나와 계세요? 저희가 애들인가요? 호호호”
“귀한 분들이 오시는 데 나와서 기다려야죠. 하하. 찾기는 어렵지 않으셨죠?”
“그럼요… 자알 찾아왔답니다. 이렇게. ㅋㅋㅋ “
“지은씨 아름다우시네요. 멋있어요. ”
“그래요? 호호. 제가 한 몸매 하잖아요? 크큭.”
벌써부터 끼를 부리는 지은을 연희가 살짝 흘겨본다.

강준의 안내로 Layla도 들어선다. 입구에서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입은 인상 좋은 중년의 아저씨가 반긴다. 정돈된 턱수염이 어울린다.
“어서 오세요. 김연희님, 허지은님, 아름다운 두 분의 숙녀님들. Layla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여러분을 안내할 찰리입니다. 이 사장님께서 예약하신 곳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레스토랑은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큰 통창이 정면과 후면에 나 있어 거리 풍경과 정원이 보이고, 한쪽엔 바가 자리 잡았다. 바 반대편엔 라이브 공연을 할 수 있는 작은 무대가 있었지만 비어 있었다. 그리고 십여개의 테이블이 있을 뿐이었다. 실내가 넓어서 테이블 사이의 공간이 넉넉하다. 인테리어 역시 특별하진 않았다. 다소 수수해 보이는 느낌이랄까?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십여개의 테이블 대부분에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검은색 유니폼에 허리 아래 검은 에이프런을 두른 서버들이 보인다. 전자 기타의 블루스 선율이 흐른다.
“‘Don’t go to Strangers’라는 곡이네요.”
강준이 연희를 보며 얘기한다.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지 마.’


“외국 분들이 많으시네요.”
연희가 처음으로 말문을 연다.
“근처에 대사관이 많아 외교관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찰리의 대답에 연희와 지은이 고개를 끄덕인다.
바를 돌아가자 계단이 나오고 찰리가 계단을 오른다. 그 뒤를 따르는 연희와 지은. 강준은 뒤에서 그들은 따른다. 거리낌 없이 계단을 오르는 지은. 곧게 뻗은 다리 위 검은색 레이스 팬티가 살짝살짝 보인다. 하지만 강준의 시선은 하얀 바지에 머물러 있다. 풍성한 히프 라인이 고혹적이다.

2층은 1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계단을 오르자 클래식한 가구로 장식된 거실이 나타났다. 벽 한켠의 책장엔 알 수 없는 외국책들이 있었고 맞은편 벽엔 각종 기타들이 진열되어 있다. 통기타부터 전자기타까지. 십여개의 기타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양편으로 복도가 나 있고 방들이 연결되어 있는 듯 했다. 복도의 벽에는 외국 기타리스트의 사진들이 빼곡히 걸려있다. 연희나 지은은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중년의 호스트가 왼쪽 제일 끝 방의 문을 연다. 방이 꽤 넓다.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창가에 둥근 식탁이 보이고 반대편엔 소파 세트와 탁자까지 갖춰져 있다. 벽 한쪽에 장식장이 있었고 수십병의 와인과 글래스들이 정돈되어 있다. 역시 이 방에도 복도에서 봤던 기타리스트의 사진이 보이고 홀에서 들었던 음악이 낮게 흐른다.

찰리가 세 사람을 소파로 안내한다.
“담소를 나누시고 주문은 탁자의 전화를 이용해 주시면 됩니다. 세 분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제부터 궁금한 내용은 저보다는 이 사장님께 여쭤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찰리가 두 아름다운 숙녀에게 윙크를 보내고 문을 닫는다.

“이 사장님 여기 자주 오시나요?”
역시 지은이 먼저 말문을 연다. 낮은 소파에 앉은 지은의 허벅지가 탐스럽다.
“네. 자주 오는 편입니다. 편하게 음악을 즐기면서 식사나 술 한잔 하기도 좋고, 룸도 따로 있어서 중요한 분들을 만나뵙기도 좋은 곳이죠. 오늘처럼 말입니다. 하하”
연희는 강준이 오늘 좀 들떠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우선 간단히 한잔 하실까요? 전 시원한 맥주 한잔이 그리운데 연희씨 지은씨도 괜찮죠?”
“어머, 이 사장님 맥주도 드세요? 비행기에선 와인만 드시길래, 다른 술은 안드시는 줄 알았죠. 호호호.”
“없어서 못먹습니다. 하하하.”
강준이 장식장 한켠의 미니 냉장고에서 세 병의 맥주를 꺼낸다. 그리고 여러 종류의 글래스 중에서 목이 가늘고 긴 맥주잔 세개를 챙긴다.
“로엔브라우입니다.”
“어제 비행기에선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 지갑 잃어버렸으면 정말 큰 일이었거든요. 감사합니다. 연희씨.”
“뭘요? 저희들이 할 일이죠. 이렇게 식사 초대까지 해주시니 저희들이 더 감사하죠.”
연희가 맥주를 한모금 들이킨다. 부드럽다.

세 사람은 어제 일을 시작으로 대화를 풀어나갔다. 먼저 강준이 자신을 미국과 한국에서 조그만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고, 지은은 묻지도 않은 연희의 결혼 사실을 얘기했다. 연희는 가끔 지은이 쓸데 없는 소릴 할 때마다 거슬리는 표정을 짓긴 했지만 적당히 대화에 동조했다. 열린 창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하늘거리는 파스텔 톤 실크 블라우스 속 젖가슴이 출렁이는 듯 하다.

연희는 서른 셋. 입사 10년차 승무원. 기혼. 남편은 현재 유학 중. 자녀는 아직.
지은은 스물 여덟. 입사 5년차. 행복한 싱글. 남자는 많은데 남친은…

“국제선 타시면 힘드시죠? 열시간 넘게 비행하는 경우도 많으실텐데…”
“네. 너무 힘들어요… 비행 한번 다녀오면 녹초가 되죠. 그래도 이사장님처럼 멋진 분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 크큭…”
지은은 막힘이 없다. 천성이겠지.

노크 소리가 들리고 한 남자가 들어온다.
“아! 정 이사. 인사드려. 어제 비행기에서 우리 회사를 구해주신 분들이야. 하하”
“저희 회사 정현식 이사입니다. 한국 사업을 총괄하죠. 어제 지갑 속에 있었던 소중한 물건의 주인이 이 사람이라 두 분 허락도 없이 불렀습니다.”
“안녕하세요. 정현식입니다. 만나뵈서 정말 반갑습니다. 사장님 지갑 속 USB를 잃어버렸으면 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감사합니다.”

훤칠하다. 한 마디로 설명이 필요없는 킹카. 지은은 현식이 방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185는 넘어보이는 큰 키에 약간은 말랐지만 균형잡힌 몸매는 말끔한 수트 차림의 현식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더구나 현식의 얼굴은 마치 미술실에서 갓 뛰쳐 나온 석고상 같았다. 그래, 이 남자다.

“식사 하실까요? 시장하시죠?”
강준이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본다.
“제가 미리 주문한 메뉴가 있는데 괜찮으실지 모르겠네요. 소고기와 게살 드시죠?”
“그럼요~~~ 없어서 못먹죠. 호호”
지은은 여전히 밝고 명랑하다.
강준이 탁자의 고풍스런 전화기를 들고 서버를 부른다. 창 밖으로 보이는 정원의 분수가 물을 뿜는다.

네 사람은 원형 식탁으로 자리를 옮겨 식사를 시작했다. 먼저 야채샐러드와 참치샐러드가 나왔다.
“이 참치 샐러드 맛있네요. 드레싱이 독특해요.”
오랜만에 연희가 먼저 말을 꺼낸다.
“스위트 앤 사워 아시안 드레싱입니다. 중국 요리에서 차용한 드레싱이죠. 달콤함과 신맛의 조화…”
“이 사장님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신기한 듯 되묻는 지은이다.
“하하~ 사장님이 Layla 주인이신데… 당연히 아셔야죠. 사장님 두분께 아직 말씀 안드렸나 봅니다.”
“내 식당으로 모신다면 너무 속 보이는 것 같아 말씀 못드렸어. 하하하”
“사장님께서 메뉴부터 레서피,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모두 직접 하셨죠.”

애피타이저 후 나온 메인 요리 필레 오스카(Filet Oscar)는 식탁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했다. 필레미뇽 스테이크 위에 살짝 익힌 게살이 얹혀 있었고 아스파라거스와 붉은 피망 장식. 그리고 홀런데이즈 소스. 두병째 레드와인이 비워지고 있었다.

“이렇게 젊으신데 어떻게 이사님이 되셨어요?”
“하하~ 젊긴요? 저 이래뵈도 서른 다섯입니다. 워낙 동안이라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하하”
“어머, 궁합도 안본다는 일곱살 차이네요. 호호호”
식탁 위의 대화는 지은과 현식이 주도했다. 둘은 만난지 한시간도 안돼 제법 친해진 듯 농담을 주고 받으며 분위기를 띄웠다.

강준이 필레미뇽을 자르는 연희의 손가락을 본다. 풍만한 몸집과 달리 손가락은 가늘고 길다. 연한 반투명의 매니큐어가 칠해진 손톱이 정갈하다. 왼손 약지에 끼인 반지. 결혼 반지일까?
빨고 싶다. 반지까지…

메인코스가 끝나고 디저트가 나왔다. 초콜릿 수플레와 베리 트리오. 통통하게 잘 부풀려진 수플레의 달콤함과 딸기, 블루베리, 래스베리의 신선함이 혀끝을 자극한다. 풍만한 젖가슴 가운데 위핑크림을 듬뿍 바르고 혀로 천천히 음미하고 싶다. 강준의 시선이 연희의 가슴에 있다.

“정 이사랑 지은씨 정말 잘 어울리죠?”
강준의 갑작스런 질문에 연희가 살짝 당황한다.
“그렇죠? 저희 잘 어울리죠? 호호”
연희가 망설이는 사이 지은이 상체를 기울여 옆에 앉은 현식의 팔짱을 살짝 끼고 해맑게 웃는다. 현식의 팔뚝에 검은 브레이저 속 지은의 가슴이 닿았다.

연희는 불안해졌다. 지은이 또 시작이다. 스킨십을 시작한다는 건 지은이가 저 남자를 가지겠다는 신호다. 마음에 드는 남자는 반드시, 그리고 곧바로 가지는게 지은의 스타일이다. 오죽하면 비행 중에 맘에 드는 백인 청년과 그 좁은 비행기 화장실에서 일을 치렀을까? 못말리는 지은의 색기야 그렇다치고 연희는 자신이 이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그래, 어서 식사를 마치고 가자.’
후두둑- 후두둑- 소나기가 내리려나 보다. 연희는 생각했다. ‘지나가는 비겠지…’

식사를 마친 네 사람이 다시 소파에 둘러 앉았다. 지은이 대놓고 현식의 팔을 끌고 같은 소파에 앉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강준과 연희가 반대편 소파에 앉았다. 연희의 은은한 체취가 강준에게 전해진다. 강준이 전화기를 들고 커피를 주문한다. 소파에 앉아서도 팔짱을 풀지 않는 지은이 연희는 사뭇 못마땅하다.
“지은아, 너 너무 빠른거 아냐? 정 이사님 당황하시잖아?”
“아이고~ 아닙니다. 당황이라뇨? 너무 좋은걸요? 지은씨 풀지 마세요. 제발~~~ 하하하.”
“그렇죠? 좋으시죠? 거봐~ 언니는 몰라. 내가 얼마나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지… 크큭… 남자만 알지. 그것두 잘 생긴 분들만…”
와인 몇잔에 취한건지 아니면 타고난 끼를 주체를 못하는지 지은의 몸이 더욱 현식에게 밀착된다.

지은의 가슴을 완연히 느끼는 현식은 순간 정희를 떠올린다. Temptation에 그토록 자주 갔건만 정희는 현식에게 몸을 허락하지 않았다. 가끔 밖에서 따로 만나 데이트도 즐겼다. 하지만 정희는 가벼운 키스의 선을 넘지 않았다. 여자라면 프로라고 자부하는 현식이었지만 정희처럼 그의 마음을 애타게 만드는 여자는 없었다. 지은의 비릿한 향수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현식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지은의 팔짱을 푼다.

“정 이사, 준비한거 좀 가지고 오지?”
현식이 장식장 문을 열고 예쁘게 포장된 작은 박스 두개를 가지고 온다.
“제 성의입니다. 두 분께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 아니에요. 식사만으로도 충분해요. 괜찮습니다.”
연희가 손사래를 친다.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제 지갑 속에있던 USB에는 저희 회사로서는 정말 중요한 내용들이 들어 있었고, 너무 중요해서 백업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죠. 대단한 선물은 아니지만 기쁘게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 언니… 이 사장님 성의를 생각해야지… 호호.. 그런데 뭐에요? 열어봐도 되나요?”
“그럼요. 잠시만요…”
강준이 두 개의 박스를 살핀 후 연희와 지은의 앞에 하나씩 놓는다. 지은이 박스를 연다. 작은 보석함이 나오고 브로치가 들어있다.
“이 사장님… 어머! 예쁘네요… 감사해요… 호호”
나비 모양의 스와로브스키 브로치다.
“아시겠지만 스와로브스키 제품입니다. 고가 제품이 아니니 작은 성의라고 생각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은씨는 담에 정이사한테 더 좋은 거 사달라고 하세요. 하하”
“네에~~~ 당근이죠. 현식씨 저 좋은거 사줘되요. 약속~~~~”
지은이 현식의 팔짱을 다시 끼고 새끼 손가락을 건다.
“현식씨 저 이거 달아줘요. 지금 달라볼래요.”
지은이 브로치를 현식에게 건넨다. 연희가 놀란 눈으로 지은을 응시한다.
“하하~ 그럴까요? 영광입니다.”
“아니, 선물은 내가 샀는데 왜 정이사가 달아드려? 내가 해야지… 하하”
강준이 끼어든다.
“노~ 노~ 노~ 이 사장님은 연희 언니한테 달아 주세요. 전 일편단심 현식씨~~~ 호호”
지은이 몸을 비틀어 현식의 앞에 가슴을 내민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아~~~”
현식이 능글스럽게 받아치면서 브로치를 든다. 현식의 왼손이 지은의 왼쪽 가슴 위 얇은 천을 살짝 잡고 브로치를 달아준다. 지은이 어깨를 살짝씩 흔들며 현식의 손길을 젖가슴으로 느낀다. 검은 원피스에 크리스탈 브로치가 제법 잘 어울린다.
“오호! 정말 이쁘죠? 사장님 감사감사! 자~~~ 이젠 언니 차례!!”
“아니~ 전 괜찮아요. 제가 나중에 달아볼께요. 감사합니다.”
연희가 당황하며 강준을 본다. 눈망울이 깊고 촉촉하다.
“하하~ 연희씨 걱정마세요. 제가 감히 어떻게 연희씨 가슴에 손을… 하하.. 대신 마음에 드시는지 박스나 열어 보시죠?”
연희의 볼이 홍조로 아름답다. 상자를 열고 브로치를 꺼내는 연희. 같은 스와로브스키 제품이지만 지은의 브로치와는 디자인이 다르다. 지은의 브로치가 크리스탈 본연의 심플함이 강조됐다면 연희의 브로치는 크리스탈 가운데 보석이 박혀 있었다.
“아~ 언니꺼도 예쁘네…”
“감사합니다.”
연희가 가벼운 목례를 하고 브로치를 다시 박스에 넣는다. 연희의 브로치는 사라지고 결혼 반지가 대신 보인다.


“비가 많이 오네요.”
소나기가 제법 거세다.
“그러게요.”
연희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창밖을 본다. 오후 세시에 내리는 한여름 소나기.
“이제 저흰 그만 들어가봐야 할 것 같아요. 지은아 가자.”
“언니, 뭔 소리야? 난 현식씨랑 데이트 할 건데? 이 사장님, 현식씨 오늘 하루 제가 빌려도 되죠? 호호”
“그럼요~~~ 오늘 정 이사 오후 업무는 지은씨 접대입니다. 정 이사 잘 모셔. 하하”
“지은이 너???”
연희가 지은을 한번 흘기고 핸드백을 들고 일어선다.
“연희씨 여기 브로치. 그리고 제가 댁까지 모셔 드릴께요. 비도 많이 오는데 어떻게 가시려고?”
“아니에요. 택시타면 되죠. 괜찮습니다.”
“언니, 이 사장님이 데려다 주신다는데 택시가 왠말이야? 이 사장님 성의를 봐서 같이 가.”
“하하~~ 지은씨가 도리를 아시네. 제가 경우 없는 놈이 아닙니다. 하하. 제가 모셔다 드릴께요.”
“괜찮은데~~~”
지은의 말꼬리가 흐려진다.
“자~~ 그럼, 정이사랑 지은씨는 어쩌지? 아직 나가긴 좀 그렇고 여기서 음악 들으면서 와인이나 하지?”
“네~ 사장님. 그게 좋겠네요. 서로를 좀 더 알아야 하니까 얘기도 할 겸… 하하하. 저희 걱정 마시고 연희씨나 잘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회사 일도 저 대신 좀 마무리 해주시구요. 하하”
“내가 아주 상전을 x네 상전을 x어. 하하. 연희씨 가시죠.”
“언니 잘 가~~~ 이 사장님. 우리 언니 잘 데려다 줘요. 유부녀니까 딴 짓 마시구요. 크큭”
지은의 콧소리를 뒤로 하고 강준과 연희가 방을 나선다.

“저 잠깐 화장실. 호호”
지은이 현식에게 눈웃음을 치며 방을 나간다. 현식은 수트 상의를 벗어 식탁 의자에 걸고 넥타이도 푼다. 하얀 와이셔츠의 단추 세 개가 풀리면서 단단한 가슴 근육이 얼핏 보인다.
화장실. 지은이 화장을 고친다. 원피스 속으로 들어간 손에 팬티가 들려있다. 소매 없는 원피스의 겨드랑이로 들어간 손이 브래지어 끈을 잡아 내린다. 그리고 원피스를 가슴 위까지 들어 올려 브래지어를 내리고 브래지어의 앞뒤를 바꾼 뒤 호크를 풀어버린다. 검은 브래지어와 팬티가 핸드백으로 사라진다. 향수를 꺼낸다. 목, 손목, 가슴, 그리고 거기까지…


Don’t go to Strangers

If I"m standing in a crowd
Call my name, call it loud
Don"t go to strangers
Woman, call on me
Wave your arms in the air
Let me know that you"re there
When in doubt
Oh woman, call on me

Don"t leave me here to rust
Don"t let me turn to dust
Oh, woman
When in doubt, call on me
If I"m standing in a crowd
Call my name, call it loud
Don"t go to strangers
Woman, call on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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