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달콤 씁쓸한 유혹 - 중편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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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민아와의 4박 5일

4박 5일, 약 100시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수 있는 시간이었다. 민아와 나는, 낮 시간엔 뉴욕 곳곳을 돌아다녔고, 밤에는 서로의 몸 곳곳을 돌아(?)다녔다. 민아와의 섹스는 일단 재미가 있었다. 왜, 겉으로 보기엔 괜찮아도, 잘 맞지 않다 싶으면 섹스에 흥미가 떨어질 법도 한데, 민아와의 섹스는 전혀 그런게 없었다.

남의 여자라서 그런걸까? 내 머릿속 어딘가에 그런 생각이 없잖아 있긴 했다. 허나, 그게 다는 아니였다.민아 자체가 섹스에 있어서 아주 솔직한 편이였다.

- 오빠랑 하는거 너무 좋아-

그랬다. 시작은 내가 먼저 달려들긴 했지만, 결코, 나만 즐거운 시간을 보낸 건 아니였다. 내가 당했나 싶기도 하다. 여튼, 왜, 여자를 안다보면, 아니, 섹스를 해보면 대충 성향 파악이 되는데, 민아는 그런 측면에서만 본다면, 섹스를 아주 좋아하는 쪽에 가까웠다. 혹시 나만 그렇게 느낀걸까? 상대적이긴 하지만, 그녀를 안고 있으면, 즐기는게 느껴졌다. 감이 좋고, 반응도 좋았다.

남자 나이 28, 여자 나이 24, 한참인 나이였다. 처음이 어렵지, 한번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이 가까워질수 있는 나이였다. 상황도 그랬다. 서로가 동의하에 각자의 파트너로부터 일탈을 벌이는, 몇번씩이나 몸을 섞으며 쾌락에 빠져들을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눈이 맞으면 입맞추고, 또 틈이나면 물고 빨고 했다. 우습게 소리로, 그녀의 몸 위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그녀의 몸에서 내려오며 하루를 마감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낮에 종일 돌아다녀서 피곤할 법도 한데, 민아와 나는, 서로의 몸을 탐할땐, 지치지도 않아했다.

민아는, 섹스를 같이 즐기기엔 좋은 파트너였다. 타고난게 좋았다. 내가 무엇을 하던, 그녀는 늘 좋은 컨디션으로 나를 받아들였었다. 부드럽게 그녀의 몸을 안아보기도 하고, 짐승처럼 달려들어 격하게도 몰아부쳐도 봤다. 한결같이 그녀는 달아올랐다.

이것 저것 시도도 많이 했었다. 하루는, 민아가 내 컴퓨터에서 낮에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데, 문득 그녀와의 섹스를 동영상으로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근슬쩍 물었더니, 보고 바로 지운다는 조건이면 괜찮다고 했다. 카메라가 별로라서, 짧은 시간만 녹화가 되는 게 아쉬웠지만, 그녀와 나는 침대 옆 책상위에 카메라를 올려 놓고, 굵고 짧은 야동을 여러편 찍기 시작했다.

서로의 것을 물고 빠는 장면, 내 위에서 그녀가 흐느끼는 장면, 엎드려있는 그녀를 몰아부치는 장면, 마지막 그녀의 입에 사정하는 것까지..몇번씩 나누어서 찍느라, 중간 중간 흐름이 깨지긴 했지만, 찍어놓고 보니, 나쁘지 않았다. 단지 남자 배우가 조금 아깝다 싶은 느낌? 크크, 쏘리! 여튼, 꽤 볼만한 인디야동(?)이였다.

또 한번은, 내 위에서 격하게 몸을 흔드는 그녀를 보다가, 그녀의 엉덩이 사이 다른 구멍에 손을 댔었다. 나도 모르게,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사실, 그리 내 취향도 아니고, 그곳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였지만, 정작 민아는 의외의 반응을 보여왔다.

-앙..하지마..-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그렇게 기분 좋은 콧소리로 말하니 알아듣질 못했다. 결국, 못들은척하고, 계속해서 그곳을 자극해 보았다. 그녀의 콧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2분 정도? 잠시 그러고 있었다. 순간 "쏙"하고 손가락이 그 사이로 들어가버렸다. 마디 1/2정도?..힘을 준건 아니였다. 워낙 수량이 풍부한 민아라서, 그곳까지 끈적거림이 넘쳤던 것이었다. 어느정도 내 의도가 있긴 했지만,

-아..-

신음소리와 함께 민아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녀는 더 빨리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몹시 흥분한것 마냥 움직여댔다, 흡족한(?) 나는, 더욱 깊이 손가락을 찔러보았다. 그녀의 신음소리가 더 커졌다. 하, 이거 잘하면, 오늘 좋은(?) 경험 하는거 아냐? 라는 착각이 들정도였다. 그쪽 감도(?) 뛰어난 민아였다.

정작, 실천에는 (?) 옮기진 않았다. 사정끼도 밀려왔고, 사실 예전에 안좋은 기억이 있어서, 그쪽으로는 그닥..여튼 그랬다.

민아가 있어서 좋았던 건 크리스마스, 올해는 제이가 있긴 했지만, 상황상 혼자 지낼것 같았는데, 민아가 복병(?)이 될줄은 미처 몰랐다. 누군가와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낸다는거. 그날이 딱히 특별할 건 없어도, 어떤 상징성이 있어서 괜히 설레이는 것 같다. 왜 마치 한국에서 연인들이 크리스마스 이브를 같이 보내고 싶어하는 것처럼, 민아와 나는 늦게까지 밤 거리를 싸돌아다니며, 그 시간에 의미를 두었었다. 말은 안해도, 서로에게 고마워(?)했던 것 같다. 어쩌면, 나도 뉴욕에서의 마지막 크리스마스일지도 몰랐다. 조금 더 센치(?)해졌던 건도 있었던 것 같다.

넷째날이였나? 뉴욕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디자인 스쿨 중 한곳을 들렸었다. 민아가 가고 싶다는 그곳, 다른 여자 때문이긴 하지만, 전에 몇번정도 들락날락 한 적이 있어서 낯설지 않은 곳이었다. 민아는 어문 계열을 전공했다면서, 의외로 디자인쪽에 어떤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날, 학교에 들린김에, 입학을 담당하는 오피스에가서 잠시 어드바이저를 만날려고 했다. 허나, 휴일이 섞여 있던지라 여건이 마땅치 않았다. 대신, 그곳에서 나는 일하는 직원이랑 대화를 나누는 그녀의 영어 실력을 확인할수 있었었다. 깜짝 놀랬었다. 영어를 전공한 것도 아닌데, 3년 가까이 햄버거를 먹은 내가 다 쪽팔릴 정도로, 수준급의 영어 실력을 가진 그녀였다.

-야..너 영어 완전 잘하네..왜 영어 안했어?-
-쓸일이 없었자나..호호-
-너 솔직히 말해봐..영문과 출신 아냐? 조사해본다..나 니네 학교에 아는애들 많아..-
-아냐..어릴때 잠시 외국에 살았었어..-
-아 그랬어?..아무튼, 영어 잘하네, 나 이제 네 앞에서 영어 안할래..네가 다해-
-호호..-

그녀는, 내일 당장 유학을 와도 영어땜에 걱정할 일은 없어 보였다. 해도 해도 안느는 것 같은 나같은 놈도 있는데..쩝, 집으로 오는 길에 퀸즈 어딘가에 그녀를 내려주었다. 그녀의 학교 선배라는 지인들을 만나기로 했던 것이었다. 처음엔 같이 가자고 해서 그럴까도 했었는데, 그냥 관두었다. 혹시라도 아는 사람일지도 모르니, 도둑이 제발 저린 셈이었다.

결국, 민아의 뉴욕 여행 일정은 그렇게 마무리를 지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갔다. 조금 아쉽다 싶을 정도? 남녀 사이의 정이 다 그런 것 같다. 민아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뭔가 필(?)이 통하면 친해지는건 금방이었다.

민아가 떠나는 날, 그녀가 살짝 눈물을 보여왔다. 헤어질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니면서 유난을(?) 떨어댔다. 정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다음을 약속하면서 강하게 그녀를 안아주었다.

-너..한국 가기 전에, 오빠가 한번 놀러갈께..-
-진짜?-
-어, 나도 필라델피아 한번 가보고 싶었어-
-그래..꼭 놀러와, 알았지?-

잠시후, 기차가 출발할 시간이 되자, "오빠 고마웠어"라는 말을 남기며 그녀는 떠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만감이 교차했다. 휴가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달콤하기만 했던 지난 5일이었다.
강민아, 시키지도 않았는데 혹시 몰라 피임약을 먹고 왔다는 그 센스(?)부터, 울부짖는 소리를 내며 몇번씩이나 나를 받아주던 그 모습까지, 하나 하나 그녀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잘가!-



8. 제이의 유혹

민아가 뉴욕을 떠나고 며칠후 제이가 돌아왔다. 연말에 모임이 몇개 있는 모양이었다. 어느날 저녁, 학교 근처에서 모처럼 같이 저녁을 먹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문득 그녀가 물어왔다.

-오빠..뉴이어 이브날 뭐할꺼야?-
-음..글쎄..딱히 계획 없는데..왜?-
-우리 그럼 같이 있을까?-

생각치도 못한 제안이였다. 갑작스럽기도 하고, 얘가 왜 이러나 싶기도 했다. 같이 있고 싶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헷갈렸다. 뭘까? 암만 짱구를 굴려봐도, 내가 생각하는게 맞는것 같은데..아니, 확실히 그런것 같았다. 웃긴다.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었는데, 또 나에게 고문(?)을 가할려고 그러는건지 모르겠다.잠시 제이의 눈치를 살폈다. 일단 대답은 해야 할 것 같았다.

-나야 같이 있으면 고맙지 뭐..-
-그래..그럼 같이 있자..-
-근데 어디서?-
-음..오빠 집이나..아님 가까운데 우리 놀러갈까?-

흠, 장난은 아닌것 같았다. 그런데 이해는 조금 안되었다. 요새 우리 분위기는 딱히 더 좋아지지 않았었고, 오히려 주춤하는 분위긴데, 제이가 어떤 마음에서 나를 꼬득(?)이는건지 궁금했다.

-아..나 갑자기 또 불안해지는데..너 그러지마..-
-뭐가?..싫어?-
-아니..그건 아닌데..저번의 악몽이 떠올라서..-
-저번의 악몽? 무슨 악몽? -
-전에 같이 집에서 영화보던 날 말야..-
-아..하하..오빠..그거 계속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구나..내가 말했자나..다음에 하자구-

그녀의 말끝이 살짝 흐렸다. 에이, 모르겠다. 차라리 속시원하게 물어보는게 나을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는게, 그녀가 생각하는 무언가랑 똑같은건지, 괜히 헛다리 짚는것보단, 확실히 하고 넘어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럼 이번에는?

그녀가 나를 쳐다봤다. 지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저 눈빛, 나는 저 눈빛에 반했다. 그녀의 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왠지 모를 웃음끼가 그녀의 표정에 느껴졌다.

-음..생각중이야..오빠 하는거 봐서?-

하는거 봐서? 제이의 표현치고는 뭔가 여지가 많은 표현이었다. 애교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원래 제이는 처음 만날때부터 딱부러지게 말하는 스타일이였다. 거의 돌직구 같은 느낌? 내가 적응을 해서 그런지, 그녀가 많이 괜찮아 진건지, 요새는 조금 덜한것 같긴 해도, 여전히 말 한마디 한마디가 틈이 없었다,

그런 그녀가 저런식으로 대답을 해오니, 괜히 내가 당황스러웠다. 내가 너무 직접적으로 들이대니깐 민망해서 그런걸까? 혹시 알았어 라고 대답하기 쑥쓰러워서 그런걸까? 변화구처럼 느껴지는 묘한 말을 던져온 것이었다.

그날밤, 집으로 돌아와서도 한참동안 생각해 보았다. 제이랑 밤을 같이 세운다는 사실만으로, 좋아만 하기엔, 그리 단순하게만(?) 생각할 문제는 아니였다. 내가 오버하는 걸까? 글쎄, 그녀는 허투로 말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럼 뭐지? 혹시 올인 같은걸까? 그런 걸까?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끝장을 보자는 걸까?

사람의 생각이나 신념은 그렇게 쉽게 바뀌는게 아닐것 같다. 내 경험상, 주변 환경 혹은 습관이나 행동이 따라오지 않는 이상, 왠만해선 그것들은 바뀌지 않았다. 행여 바뀌더라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바뀌었었다.

처음 제이를 만나고 나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나는 얼마나 많은 날을 그녀를 상상속에서 탐했는지 모른다. 허나, 제이에게 있어서 그녀의 몸을 나에게 준다는건, 단순한 섹스 차원이 아닐 것 같았다. 점점 나는 그렇게만 생각되어졌다.

- 결혼 -

문득, 머릿속을 스치고 가는 단어였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나를 떠올리며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그 단어, 결국, 결론을 그거였다. 하긴, 몰랐던 것도 아니고, 내일 모레면 나도 29이다. 어쩌면 결혼하기에 적당한 나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주변에 보면 한두명씩 장가를 가긴 했다. 나만 철이 안든게 문제인건지..

결혼이라..모르겠다. 정말 아무 생각 없다. 별거 있나 싶다가도, 막상 그림을 떠올리면 그리 쉬워 보이질 않는다. 해도, 안해도 후회라고 하던데..정말 잘 모르겠다. 겪어봤어야 알지!!

제이랑 만난지 3, 아니 4개월이 되간다. 올것이 왔는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서로 한 얘기도 있고..이번에는 얼렁뚱땅 그냥 못넘어갈것 같다. 그녀의 카운터 펀치 같았다. 지난 몇주, 내 무언의 시위에 대한 역습 같은 느낌? 큰 맘 먹고 유혹을 한 걸 텐데, 씁쓸하다. 넘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역시 어렵다. 고민을 조금 해봐야겠다. 자신 없으면 백기 들고 빠지고, 자신 있으면 진지하게 부딪혀보고, 문득, 제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느 가을날 오후, 학교 캠퍼스 안에서 짧은 운동복 차림으로 뛰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첫 만남, 그후 우연히 다시 보게 되고, 어떻게 하다보니 지금까지 이어진, 그 순간 하나 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초반에 기싸움(?)할때 빼곤, 그래도 무난하게 만나온 것 같다. 물론 내가 뒤로 나쁜짓(?)한 것도 빼고,

결혼을 떠올리니 왠지 엄마랑 그녀랑 조금 겹쳐지는 느낌은 있다. 그래서 그랬나? 만날수록 이상한 감정이 들긴 했었다. 점점 내가 작아지는 것도 같고..

모르겠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고 하는데, 개뿔, 어떻게 하면 그 마인드가 되는건지 모르겠다. 딱, 지금의 내 상황은, 피하기는 싫고, 즐기기엔 부담스럽고, 그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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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과 댓글 감사합니다.
늘 꼴리는대로(?)써서,
쓰고나서 스스로 읽어보는걸 꺼릴만큼 모자랄텐데,
격려에 종종 글을 남긴 보람을(?) 느낍니다. ^^

아무튼 14년 마지막 글인 것 같습니다.
새해, 2015년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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