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 - 1부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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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Prologue]

에로스의 사랑은 받기만 하는 이십대의 맹목적 육체적 결합이고, 로고스의 사랑은 주고받는 사십대의 육체와 정신이 결합된 로멘스의 불꽃이다.
아가페의 주기만 하는 사랑은 육십대 노년의 헌신과 자식에 대한 희생적 사랑이다. 사춘기의 첫사랑과 짝사랑은 결실하기 힘들기에 추억으로 남는 플라토닉 러브로 존재한다…..[중 략]…

성매매의 원조가 로마에서 발기되고, 터키탕이 매춘문화를 발달시켰으며 강간의 성폭행이 마리아와 십자군 전쟁에서 발전되었고 퍼킹은 남북전쟁시 ‘퍼크’장군에서 발동되었다….[중 략]…

중세 구라파 왕이 십자군 전쟁터에 나가면서 미모의 왕비에게 특수한 정조대를 채우고 출장했다. 전쟁터에서 승리하고 귀성해 신하들의 하부를 점검하니 남근(페니스)가 하나같이 짤려나가 있었다. 유일무이한 한 신하만이 정상이라 포상할려고 설왕설래(說往說來) 입안을 보니 하부에 달린 세치뿌리가 아닌 상부의 세치인 혀가 없었다.

여성들의 콜세트는 마리아와 같은 탕녀들이 임신한 몸매를 감추기위해 고안된 작품이고 거들은 정조대가 변천한 걸물이다.
하이힐은 키 작은 여안과 키쓰하기 좋게 만든 신발이 유부녀의 엉덩이의 요분질을 발당시켰고, 전족은 야밤도주를 막고 방덩이의 궁중술을 구사 시킨다….[중 략]…

기독교가 판치던 암흑의 중세 유럽의 어느 문호는 허니문의 첫날밤에 생면부지의 블랙홀(여성의 성기)를 발견하고 기절초풍하여 삼십육계를 칠 정도로 성지식이 무지몽매(無知蒙昧)하였다.

‘카사노바’는 교황을 갈망하든 수도사에서, 귀부인의 밤 시중만 하다가 20명의 수녀와 그룹섹스를 경험하고 생애 122명의 여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짐으로 호색한의 명성을 얻었다.
변태 성욕자 ‘샤드’후작은 가학적 성행위를 자행하여 야만적 성행위를 샤디즘과 피학적 성교 마조키즘인 sm을 후대에 남겼다.
정신 분석학자의 창시자 ‘프로이드’는 근친상간과 존속살인의 오이티프스 컴플랙스와 기독교의 원죄론이 성인에게 강박관념을 주어, 욕구불만의 성에서 히스테리와 노이로제가 정신병을 유발시킨다고 했다….[중 략]…

육체적 쾌락의 절정 오르가즘은 질내에서 성기를 삽입해 일진이퇴 좌삼우사의 운동으로 절정의 환상곡을 연주한다. 후생과외의 제자 마스터스는 스승의 성 이론을 부정하며, 크라이막스는 질과 소음순이 아니고 옥문의 보초인 음핵이며 성적 상대가 없더라도 나홀로 오나니와 음핵의 마스터베이션을 통해서도 오르가즘을 만끽한다고 블랙홀l 비밀을 발견했다.

성선설의 맹자도 황제가 여색을 즐기는데는 백궁이 천하일미라고 했다. 지배욕과 획득욕이 강한 매부리코의 유대인들은 모계 중심사회라, 여성의 질을 향상시키려고 남성에게 포경 수술로 할례 시켰다.

성병은 마법의 탄환 페니실린 항생제로 해결되고, 피임약으로 임신의 공포에서 해방된 여성들이 영원한 자손영생보다 순간의 쾌락을 선호했다.

전후 헤프너가 ‘마릴린 몬로’의 볼륨있는 W와 오목한 X와 탄력적인 Y의 원초적 모습을 게제한 플레이 보이지를 출간하여, 팬티 하우스의 포르노 산업을 흥행시켰다.
69년 아폴로 11호가 달을 정복하여, 미니 스커트가 유행하고 식스나인 오럴 섹스 페라치오가 레즈비언들에 목구멍 깊숙히 성행하며 뼈와 살이 타는 밤을 보냈다….[중 략]…

전자제품이 발달하여 모조 음경 바이버레터와 각종 성인용품들이 섹스숍에 진열되었고, 스크린 영화속에서 애마부인과 젖소부인이 바람을 피우는 도색영화가 거리를 만발한뒤, 포르노 비디오와 DVD가 가정에 깊숙히 파고들어 동성의 게이와 레주비언이 번성하고 체인징 파트너의 그룹 섹스인 스와핑이 유행하며 환락의 유흥가가 번성했다.
컴퓨터의 초광속넷이 가정으로 침투하여 음란영상이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유부녀들이 채팅으로 바람이 나는 원인이 되었으며 십대 소녀들은 휴대폰으로 원조교제하며 불야성의 홍등가를 누비다 처녀성이 함락되었다….[중 략]…

사람이 물에 빠져 죽으면 남자는 엎어져 뜨고, 여자는 하늘을 보는 자세로 뜬다.
성 행위도 남자가 정상위의 비익조형 체위가 여성에게 최고의 오르가즘을 선물하며 비정상의 여성 상위는 과유불급(過猶及)의 환상곡이다….[중 략]….
-- 포르노의 역사 中에서 퍼옴 --

여성은 어딘가 모르게 고독한 늑대를 보면 쉽게 사랑에 빠진다.
그리곤 그런 남자를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곁에 두려 애쓴다. 하지만 막상 남자가 정착을 결심하면 여자의 마음이 돌아선다.
필요할 때마다 곁에 있어주는 상냥한 남자보다 이를 뿌득,뿌득 갈게 하는 늑대 같은 남자가 더 매력적이라 느끼는 것이다.
어느 정신분석학자에 따르면 여성의 내면에도 남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물론, 남성도 마찬가지로 내면에 여성이 존재하고…
여성의 내면에 숨겨진 남성적 요소를 ‘아니무스(Animus)’라고 하며 남성의 정신속에 들어있는 여성적 요소를 ‘아니마(Anima)’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성향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다.
문제는 여성은 무조건 순종적이어야 하며 반대로 남자는 모름지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전통적 가치판단의 족쇄를 벗어 던지지 못하는것에 있다.
모든 사람에겐 금지된 것들에 대한 욕망이 있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는 사람의 그림자속에는 게으름이 숨어있고, 지극히 도덕적이며 일탈을 거부하는 사람의 그림자속에는 거칠 것 없는 바람둥이가 숨어있다.
스스로 경멸하고 관심조차 없던 생각들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마음의 한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자신과 다른면을 지닌 상대방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 어느 책속에서 퍼옴 --

‘안개꽃’을 쓰면서 연관된 이야기를 퍼왔습니다.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1990년대 중반, 짱구아저씨가 임금이 된뒤 ‘갱~제를 학~실~히..’라는 말로 국민을 현혹시킨뒤 나라의 밥솥을 잃어 버리기 위해 몰락의 길을 재촉하던 시기 이며…

實話를 바탕으로 한 각색임을 밝혀 둡니다.
많은 충고부탁 드립니다.

*안개꽃*

[ 1부 미궁(迷宮) 안개 ] – 1장 -

G읍으로 향하는 일정은 길었다.
무궁화호편의 중앙선기차는 꼬불꼬불한 단선의 선로를 8시간의 허덕임 끝에 뿌연 새벽을 맞이하는 J군역에 승객들을 토해내듯 뿌려놓고 종착지를 향해 꼬랑지를 길게 내 빼물곤 새벽의 어둠 저편으로 사라졌다.

“……………….”

은수는 여행가방을 플렛폼에 내려 놓은체 밝아오는 새벽의 여명를 먼산으로 바라보다 위장을 뒤틀어오는 느낌을 또 다시 받곤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 버렸다.
아직도 기차속에서 온몸으로 느꼈던 덜컹거림으로 어지럼증이 몰려왔다.
그 ‘덜커덩’ 거리는 흔들림은 귀를 막아도 집요하게 귀를 파고 드는 바람에 이미 물에 젖은 솜처럼 축 늘어진 이었던 은수의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바닥으로 내리 깔리게 했었다.

“우…….으웁!~~”

급기야 은수는 플렛폼의 벤치를 손으로 집은체 토하기 시작했다.

“…………………...”

밤새…아니, 어제부터 먹은게 제대로 없었던 몸뚱아리는 멀건 액체만 주르륵 바닥에 흘러 내리며 추상화를 그려 나갔다.

“흐…….흡……흑!”

박닥에 번져나가는 토사물을 바라보던 은수는 눈앞이 뿌옇게 변하며 눈물을 투투둑 떨궜다. 그리고 여기로 오는 기차속에서도 수없이 떨쳐내려고 발부둥쳤던 하루전의 일이 머리속을 헤집듯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 + + +

[..나 가져!]
[김, 김…선생! 아,아..니! 은, 은….수…씨! 왜 이래요?]

[..병~씬…무슨 말인지 몰라? 나 가지란 말이야!]
[ 허……]

은수는 자신의 얼굴을 반으로 쪼갤 정도로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민기의 턱밑으로 한걸음 더 다가섰다.

[..왜?...내가 더러워? 응?]
[…………………………!!?]

은수의 독기어린 말투에 민기는 점점 더 어리둥절해져 가고 있었다. 그만큼 낮부터 마신 술 기운이 은수를 더 대담해지게 만들고 있었고, 반면에 박민기는 처음으로 대하는 그녀의 당돌함에 어쩔줄 몰라 했다.
그건 그랬다…
평소 학교에서 얌전하기만 했던 그녀가 거침없는 해 오는 반말 또한 민기로서는 처음 들었던 것이고 보니 상황이 보통일이 아님을 짐작했지만 아뭏튼 다짜고짜 나오라고 한뒤 자신을 가지라고 다그치니 꿀먹은 벙어리 처럼 은수를 바라볼 뿐이었다.

[..나 민기씨를 속였잖어? 양다리 걸쳤었…다구 하하핫? 모르겠어? 응? 난 민기씨를 이용만 한, 나~뿌~운 기집애야!]

지나가던 행인들이 힐끔거릴정도로 은수의 목소리는 컸다.

[저,저….은수씨 여기서 이러지 말고 어디로..좀 들어가서..천천히 얘기…하시죠..]

민기는 행인들의 시선을 따갑게 느끼며 은수를 더 이상 ‘김선생(先生)’ 이라고 칭하지 않았다.
…선생이란 것들이!!...라고 벌써부터 귀구멍속으로 울려들어 오고 있는 것 같아서이다.

[..놔!...이거 놓으란 말이야..]

은수는 민기가 잡아온 손을 뿌리치며 획 돌아서서 걸었다. 하지만 몇 걸음 걷지도 못하고 휘청거렸고 황급히 뒤따라온 민기의 부측으로 겨우 몸을 가눴지만 땅과 하늘이 거꾸로 보여오는 착시적 어지럼으로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어 버리고 말았다…

+ + + +

“아,아~가씨! 이, 이것…봐~유! 아가씨!...괜찮…슈?..으~응?”

은수는 아득히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에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좀전까지도 하루전의 일들이 눈앞에 파노라마로 펼쳐져 잠시 현실을 망각 하고 있었던 자신이었다 보니, 화들짝 놀라서 몸을 일으켰다.

“허…멀미가 심했나 보~네~유?...아까부터…쭈~욱 봤었..소..만!”

은수가 보기에 사내는 역무원인 것 같았다.
그의 손에 들려진 개찰가위가 그가 역무원임을 얼른 알아 차렸지만, 잠시 토약질로 흐트려졌던 눈의 초점이 회복되면서 바라본 모습이 역무원임이 분명했고,입고 있는 복장 물론 그랬다.
그러고 보니, 플렛폼엔 은수자신 혼자만 덩그러니 남아있음을 그제사 깨달을 수 있었다.

“아..참나…얼~릉…나가..유!?...나도 인제 퇴근 해야 되니..허..참”
“아…네..에!”

은수는 역무원의 사내가 역의 대합실을 가리키자 그제사 플렛폼 바닥에 덩그러니 놓았던 여행가방을 들고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개찰구로 향했다.
그 역무원은 야간근무자로서 몇분 틀리지 않는 정시도착의 기차였지만 승객들이 역을 다 빠져 나간뒤에도 플렛폼에서 쭈그려않아 토약질을 해대는 낯선여자가 짜증 스러웠던지 은수를 앞질러 휘이 휙 걸었다.

충북의 J군 읍소지는 황량했다.
은수가 J군으로 도착한 것은 최종목적지인 G읍으로 가기위해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서였다.
서울을 출발하기전 이미 알아봤던 환승이었지만 처음으로 와본 고장이어선지 어디가 버스 터미널인지 당황스러웠다. 같이 내렸던 승객들은 어느새 도망치듯 사라진 뒤인지라 물어볼 수도 없었다.
은수는 어지럼증이 다시 몰려왔지만 기력을 잃지 않으려고 어금니를 꼬옥 깨물고 그리 넓지 않은 역광장을 가로 질러 걸음을 힘겹게 옮겼다.

“………………..!!”

은수가 J군의 읍소재지에서 제일먼저 만난 것은 안개였다.
뿌연 새벽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恨)이 있어서 매일밤에 찾아오는 여귀(鬼)가 뿜어내놓은 입김같이 짙었다.
해변가의 해풍으로 만들어지는 짙은 안개가 내륙의 깊숙한 산골지역에도 안개가 생성된다는것에 순간, 은수는 의아 스러웠다.
그것도 현재의 계절이 초봄이 아닌가…
한치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만큼 뿌연 안개를 간간히 지나치는 차들이 사방으로 잠시 흐트려 놓았지만 여전히 어디가 어딘지 방향 감각을 은수로 하여금 잃게 했다.

“아~가~쒸이! 워~디 가~요?”

은수옆으로 언제 나타났는지 택시 한대가 안개를 헤치며 불쑥 다가왔다. 마치 먹이를 발견한 맹수처럼 소리도 없이 다가온것에 은수는 화들짝 놀라 택시를 바라봤다.
역전을 중심으로 손님들을 실어 날으는 개인택시임을 나타내듯 천정에 달린 ‘J군 개인’이란 램프가 안개속에서도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나마 은수가 J군에 도착 후 처음보는 불빛이었다.

“여기..처음인가 보~네?..”

구렛나루 턱을 치켜들며 은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쭈욱 훑어내리는 40대남자의 눈초리엔 젊고 낯선 여자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욕정이 담겨져 있었다.
사내의 거침없는 말투에 은수는 경계를 그득 담은 눈으로 바라보며 새삼스럽게 자신이 낯선 고장으로 온 것을 깨달고 있었다.

“아!~참 나! 귀가 먹었..남?...워~디 가~요?”
“G….G읍…요!”

은수는 40대의 택시기사의 다그침에 대답을 하지 않으면 마치 잡아 먹힐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만..원만 내~o!”
“네?.....”

택시의 사내가 손가락 두개를 들어 보이며 껌을 질겅거리며 은수에게 뭘 그리 놀라는 표정을 짖느냐는 표정으로 눈알을 번들거렸다.
은수가 놀란 것은 사내가 제시한 택시비가 아니라 그의 번득이는 수캐의 눈빛 때문이었다. 그 핏기가 서린 사내의 눈에는 지난밤의 숙취가 그대로 묻어 있었고, 조금전까지 맡지 못했던 역겨운 술내음이 은수의 얼굴에 훅 밀려왔다.

“우…욱~웁!~~”

은수는 목구멍으로 치 솟아 오르는 역겨움에 또 다시 잊고 있던 토약질이 나와 쪼그려 앉아야 했다.

“허……참!...워~디 아~푸~o?”

사내는 아예 택시의 운전석에서 성큼내려 은수에게 다가왔다.

“크~읍! 켁!~...크으흡!......”

은수는 숙인 고개 밑으로 보이는 사내가 신은 흰색 운동화를 바라보며 또 다시 꾸역,꾸역 토해냈다.
먹은게 제대로 없으니 조금전 역의 플렛폼에서 처럼 맑은 액체만 걸죽하게 바둑판 모양의 보도블록위에 또 다시 추상화를 그려나갔다.

“젊은…아가씨가…많이 불편한가..보~네?..응??”

사내가 은수의 어께를 흔들다 이내 등까지 퉁! 퉁! 쳐 내려 오는 것을 은수는 거부하며 손 사레를 쳤지만 사내는 멈추지 않았다. 아니, 은수는 사내의 손을 밀쳐낼 기력조차 없었던 것이다.

“……………………”

은수는 잠시 눈물을 찔끔거리며 정신이 없는 사이에 눈앞에 보였던 사내의 흰색 운동화가 보이지 않자 그제사 손수건을 찾아 입술을 훔쳐내며 몸을 일으켜 가로등에 등을 기대고 겨우섰다.
눈 앞의 택시는 여전히 시동을 켜 놓은체 엔진이 만들어 내는 진동으로 몸을 사뭇 떨고 있었지만 좀전의 구렛나루 사내는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다.

“하!~….흐…..으..윽”

J군의 읍소재지를 덮은 안개는 여전히 은수의 몸을 휘 감으며 올가미로 묶어오듯 그녀의 숨통을 막아오고 있었다.
은수는 이마의 식은땀을 훔쳐내며 잊고 있었던 일이 떠 오른듯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그녀가 찾는 것은 공중전화 부스였다.
하지만 공중전화 부스는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가지고 있던 휴대폰은 어제저녁 미련없이 박살을 내버린 뒤였다.
사실…비싸게 장만했던 휴대폰이었다,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엄마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흔치 않은 그 휴대폰을 사기위해 빚을 얻어서 구입했던 것을 박살내 버린다고 아픈 추억을 털어내는데 무슨 큰 도움이 되었을지 만무했지만, 어쩐지 그래야만 서울에 미련을 버릴 것 같아서였다.

“……………………”

은수는 정신을 차려 눈에 초점을 모아 또 다시 두리번 거렸다.
자신이 알고 있었던 상식으론 역전 광장엔 흔한게 공중전화 부스였는데 낯설은 고장이어선지 아니면 끈적하게 몸을 감아 오는 습한 우윳빛 안개때문인지 공중전화 부스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은수가 공중전화를 떠 올린 것은 최종목적지인 G읍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외사촌언니인 지수에게 전화를 하기위해서였다.
은수는 언니를 떠 올리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비록 지수의 막무가내식 권유로 G읍을 찾아가기로 결심했었지만 도무지 언니를 만나면 무슨 얘기부터 끄집어내어야 할지 캄캄했던 것이다.
아직도 언니인 지수는 아무것도 모른다.
자신을 번듯한 직장에서 어릴적의 꿈을 이루어가며 또, 또순이 처럼 알콩달콩 저축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동생을 억지로 G읍으로 끌어내리는 줄만 알고 있었다.

+ + + +

[임신…삼개월..입니다!..만..]

바로 10일전 이었다…
30대 중반의 산부인과 남자의사는 사형선고를 내리는 판사처럼 근엄한 목소리로 말해오며 은수를 힐끔거렸다.
면도를 깔끔하게 한 파리한 턱을 치켜들며 은수를 바라보는 그의 눈속엔 낙태(胎)수술 즉 ‘인공임신중절’수술도 이참에 자신의 병원에서 하라는 무언의 권장을 담고 있었다.
바로, 돈벌이에 눈먼 장터의 소장수 같은 표정이었다.
묶어논 암소가 중개를 끝내면 바로 도살장으로 끌려가 뜨끈한 횟간을 끄집어 내어지던 또, 아니면 씨 받이로 끌려가 새끼를 받기위해 숫 소와 교미를 수십번 해대던 자신은 알바없고 돈만 챙기면 된다는 비굴한 표정…과 눈초리..
그랬다…
그 의사의 눈초리는 이미 검진을 받을 때부터 은수를 살피고 있었고, 그녀의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애기를 정상적으로 키울 수 없다고 짐작을 한 뒤의…그러니까 산부인과 전문의사인 본인으로선 너무도 자주 겪는 통상적인 경우인, 얼굴 반반한 젊은년이 사내놈과 눈이 맞아 몸뚱아리를 함부로 굴린 대가의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바로 ‘인공임신중절’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 은수는 다시 오겠다고 한뒤 머리댕기를 뒤에서 끌어 당기는 느낌을 머리꼭지에 받으며 황급히 병원에서 도망쳐 나와 버렸었다.
의사의 얼굴이 비굴한 소장수에서 도살장의 백정으로 겹쳐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개~쌔끼…그만큼 니..몸을 가지고 놀았으면 임신에 대한 것을 왜 눈꼽만큼 생각해 주지도 못해!...결혼도 하지 않을 거면서..나!~뿐~시…키!...]

친구인 영서가 분통을 터트리며 은수를 측은한듯 바라봤지만 그녀의 눈속엔 은수를 요즘 젊은년들이 어디 멍청하게 피임도 못하고 임신을 덜컥 했대는지를 문책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르질 못할 나무를 끝내 오르려다 미끌려 떨어진 암 코양이를 바라보는 것 같아 은수는 영서의 시선을 외면 해야만 했다.

[…몇번 말해야 알아 듣겠어? 나 이젠 너 싫다고 했잖아! 그리고 어디 내가 원한 임신이었니? 응?...울지만 말고 말이야..말을 좀 해~봐…날 무조건 나쁜 놈으로 만들지 말란 말이야! 너와 몸을 섞을 때 마다 난 분명히 물었어..기억 안나?...피임 하라구 말이야..]

동수 질책에 은수는 눈에서 넘쳐 흐르는 굵은 눈물을 뺨 위에서 닦아내며 일어섰다. 그의 매몰차고 냉정한 목소리가 화살촉이 되어 가슴에 와 박혀 휘 젖는것만 같아서 더 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은수의 행동에 의아스럽게 올려다 보던 동수가 봉투를 내 밀었다.

[..병원..가서 지워! 이거 돈 이야!...]

은수는 순간, 숨이 터억..막혀 오며 테이블위에 반듯이 놓여진 하얀 봉투를 미동도 하지 않고 내려다 보다 동수의 얼굴을 무섭게 쏘아봤다.
그리고 입술을 깨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

그런 그녀를 동수는 의아스러워 했다가 이내 그 눈빛은 가소롭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랬다…
은수가 한번도 동수를 이처럼 무섭게 쏘아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한번도 그에게 반항을 해 본적이 없는 그녀였던 것이다.
그가 돈이 필요로 하면…돈을 어떻게든 마련 해 주었고, 그의 끓어 오르는 욕망을 채워주기 위해 벗고 누우라면 누웠으며 핥으라고 하면 육체의 어느 부위던 혀를 내 빼물고 정성스럽게 애무 해 주었던 순한 여자였던 것이다.
그 장소가 동수가 공부를 했던 좁은 고시촌의 손 바닥만한 구석
방이었던, 모텔이었던,싸구려 여인숙이건….영화관이었던…말이다.

[와….장~창!]
[억!~…이,이…게 미쳤나?]

[개….자…식!]
[이,이…게 누구 보고 개..자식이래?...으응? 걸~레..같~은게!]

은수가 물컵을 집어서 동수의 얼굴에 끼얹었고 화들짝 놀란 그가 일어서며 유리 테이블을 뒤 집어 놓으며 박살이 났다.
카페 종업원이 달려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사태를 짐작했지만 그 종업원뒤로 주인으로 보이는 여자는 박살난 유리 테이블만 힐끔거리고 있었다.

[….걸~레?....흐~흐흑! 나, 나..에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은수는 울음을 왈칵 터트렸다.
동수가 자신을 ‘걸레’..라고 하는 것에 온몸의 땀구멍이 확 열렸다가 말미잘의 촉수처럼 오므라들며 숨까지 턱 막혀오고 있어 몸까지 부들 부들 떨렸다.
걸레!!…언제였던가?...동수와 첫 섹스이후 그가 수줍어하는 은수더러 그랬었다. 요즘 같은 현대에 처녀막을 지닌게 이상한 것 아니냐고..처녀막을 지닌 공룡은 이시대엔 사라진지 오래라며 오히려 은수의 탐스런 젖가슴을 파고 들었지 않았던가?..근데, 이제와선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은수더러 걸레라며 길거리의 여염집 창녀로 취급하는 그가 악마의 화신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야! 야…더 이상 너랑..말 하기 싫어! 아줌마! 이 돈으로 변상할 만큼 하구! 나~머진 저 여자 주세요..]

동수가 얼굴에 흐르는 물을 훔쳐내며 등을 돌려 나가 버렸다.
그게…
은수는 동수를 마지막 본 나흘전이었고, 그날 그 일이 있은 뒤에도 그에게 몇번이고 전화를 했지만 휴대폰은 번번히 끄져 있었다.
은수는 전화가 되지 않자 사법연수원으로 찾아가 면회를 신청해도 거부 당했고, 집으로 찾아가도 이미 그의 어머니에게 눈 밖에 나버린 뒤인지라 문전박대를 차갑게 받아야만 했다.

[이게..어디라고 함부로…어디서 씨를 받은지 몰라도 꿈~깨! 응?..돈이 필요하면 줄 테니…다시는 나타나지 말란 말이야!...]

동수의 씨를 받아 임신을 했다는 말에 그의 어머니는 도끼눈으로 뜨악하게 쏘아보다가 표독스럽게 좁히며 입밖으로 침을 튀겨냈었다.
한땐…그러니까 동수가 사법고시 준비를 고시촌에서 어렵사리 할 때 은수의 도움으로 돈 걱정없이 별탈없이 공부를 할 수 있을땐 그랬었다.
…착한 복덩이! 우리 예쁜 예비…며늘아기…라고!...

그렇게 살갑게 자신을 대해 주었던 두 모자(母子)의 시선이 차갑게 변한 것은 사실 동수가 사법고시에 최종 합격을 한 뒤였다.
그날…
동수의 최종합격 발표가 있은날 새해의 설레임까지 겹쳐 들떠있던날 그가 은수를 그녀의 동네지하 다방으로 불러냈었다.

[…나…중매 들어 왔어!....]

동수가 담배 한곽을 다 작살낸뒤 은수의 눈치를 살피며 결심이 선듯 한 말이었다.
그의 시선은 테이블위에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여진 재털이만 바라본체였다.
이미…얼마전 부터..그러니까 연말인사차 그의 집에 들렀을 때 여전같지 않고 싸늘 하게 자신을 맞이 했던 그의 어머니와 동수의 행동에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은수는 막상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에 무고한 죄(罪)를 지은 사형수가 최종판결에서 너무도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은 것 처럼 눈 앞이 아찔 해 지며 캄캄해져 왔었다.

[..난 배경이 필요해!....백~그라운드가..필요하다는 뜻이야…은수의….사랑!...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께…날..놔줘…]

동수의 이어지는 말은 재판정에서 이미 그가 검사가 된것처럼 죄인을 사형언도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구구절절 엎어 대는것과 같이 들렸다.

[…난,…난…그럼..뭐야?...그,그…동안…난,난??]

은수가 그의 말에 자신의 아랫 입술에 피가 나도록 깨물고 있다가 한 항변치곤 너무나 무기력했다.
침묵을 지키고 있는 동수가 간간히 내 뿜어내는 짙은 담배연기는 바로 악마가 피워내는 독(毒)의 향으로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날밤 동수는 은수의 몸뚱아리를 다시 소유했다.
아니, 마지막…이라는 은수의 요구 때문이었다. 은수로서는 그렇게라도 해야 그와 조금이래도 더 같이있고 싶어 매달린 결과였다.
동수는…
평소와는 달리 무덤덤하게 은수의 옷을 벗겼고, 그녀의 몸을 무의식적인 순서로 갈라 헤집었다. 반면에 은수는 그를 놓치기 싫어 자신의 몸 속으로 들어온 그의 억지로 뜨거워진 ‘페니스’를 도망치지 못하게 두 다리로 휘감으며 몸을 처절하게 비틀었었다.
그게 몇번인지 모른다…
축늘어진 그의 ‘페니스’를 다시 부여잡고 본능의 불씨를 다시 일으키려고 은수는 매달리고 또 매달렸었다…그리고 그가 자신의 분신을 꾸역,꾸역 P아 낼때마다 몸 속 깊이 담아서 숨겨야 한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거부하지 않았었다.
그 결과가…임신이라니!
헤어지는 마당에 그의 씨를 잉태한 자신의 몸 뚱아리를 처음엔 기뻐했었다. 적어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에 가기전까지와…그리고 자신이 임신을 했다면 어쩌면 돌아 올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동수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 + + +

J군의 읍소재지의 안개를 헤치며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택시는 굉쾌한 가속음을 내며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읍소재지를 벗어나면서 은수의 눈에 제일먼저 들어 온 것은 강이었다. 아니…강으로 보기엔 폭이 좁아 샛강 정도로 보였지만 흐르는 물결을 보아 수심은 꽤 깊어 보이는듯 푸른 빛을 띄고 있었다. 그제사…은수는 왜 읍소재지가 짙은 안개에 쌓였는지 이해 할 수 있었다. 겨울의 문턱을 넘어선 초 봄이었기에 그 기온의 차이에서 생성 되는 자연스런 현상이었던 것이다.

“………………..”

택시의 차창밖을 스쳐 지나가는 낯선 풍경을 은수는 눈에 담아 갔지만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기분으론 호기심조차 나지 않아 좌석 깊숙히 고개를 파묻곤 눈을 아예 감아 버렸다.
무엇보다 어지러웠다…

“어…떻~o?...속은?”
“아…네…조금씩 괜찮아 지는 것..같긴…해요”

구렛나루 택시 운전기사사 룸 밀러로 은수를 살피며 물어왔고 은수는 그에게 억지로 받아 마신 이름모를 드링커제였지만 비어있던 위장인지라 조금은 안정을 찾은 것 같기도 했서 감았던 눈을 억지로 밀어 올리고 대답을 해 줬다.
어디…사내가 막무가네 건넨 드링커제 뿐이랴! 사내는 은수가 동의하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여행가방을 냉큼 들어 차의 트렁커에다 실어 버린지라 은수는 하는 수 없이 택시에 올라야만 했다.

“G…읍까진 얼마나..걸리죠?”
“한 40분..정도?”

은수가 눈을 떤 김에 물었고, 구렛나루 사내가 과장그럽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씨익 웃었다.
은수는 룸 밀러를 통해 연신 자신을 힐끔거리는 핏기어린 눈동자를 피해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다시 눈을 감아 버렸다.
사내의 시선에 담은 육욕은 처음 만날 때 부터였지만, 어디 사내들의 끈적한 육욕에 찬 시선을 한 두번 받아 봤어야지 놀라든지 할께 아닌가…
도시생활의 빼 놓을 수 없는 대중교통인 전철이나 버스속에서 수 많은 사내들…즉 수캐들과 눈을 마주칠 때 그 수캐들이 담고 있는 것은 대부분 섹스욕에 굶주린 시선들이었다.
그 늑대들의 시선은 다양했다…10대들의 무분별한 섹스에 대한 호기심을 담은 눈길…그리고 20대들의 막무가내식의 끝없는 굶주림을 담은 시선…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들었던 시선은 여자의 육체를 탐해본 30대와 40대들의 끈적한 시선이었다.
꼭 그 시선에는…

[…넌!..섹스를 해본 여자군 ..얼굴, 세숫대야는 꽤 반반 한데? 뜯어 고쳤나?...어디 코부터 볼까?..씨~볼!..요즘 워낙에 성형시술이 발달되어 알수가 있어 야쥐!~ 호오..키도 늘씬하군…흠!~..쩝..가슴, 하난 쥑~이 누만! 탄탄하고 큰~데? 호..오! 유방싸이즈가 대충…85에 C컵 정도?....아니야 요즘 흔한 뿅부라를 했는지 모르지..너의 입술은 사내의 페니스를 빨아본..것 같아!...푸후훗….대충 두,셋의 사내는 이미 거~쳤겠는걸?....아랫도리의 맛은 어떨까?...보지 털…의 형태는?...]

그랬다…
아마도 도심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여자들은 대부분 이런 사내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을 맞이 하고 있었다.

은수는…
택시 기사의 끈적한 시선에서 도심속의 굶주린 사내들에게 받았던 시선과 함께 파노라마로 떠 올려져 상념에 빠졌다가 골이 깨어지는 두통이 또 다시 몰려와 입술을 꼬옥 깨물고 숨을 골랐다.

“……………………”

택시의 승차감은 이상하게 좋았다…
기차속에서 끊임없이 시달렸던 ‘덜컹’거림으로 두통에 시달려 한숨도 자지 못해서인지…이니면 계속이어진 입덧으로 토약질을 해대서인지…은수는 감고 있는 눈까풀이 천근만근이 되어 다시는 떠여 지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여감까지 들며 수면의 유혹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뭔가 불안 초조한 마음을 지울 수 없지만…40여분동안 한잠 자고 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서…눈꺼풀 앞에 그려지는 사촌언니인 지수의 모습을 어렴풋 그려보며 은수는 점점 더 깊은 잠에 빠져 들어갔다.

+ + + +

민기의 만류를 뿌리치고 은수는 골목으로 들어가 눈에 보이는 모텔로 무작정 들어갔다.
대낮부터 마신 홧술의 만용은 은수로 하여금 모텔 종업원의 안내도 뿌리치고 스스로 방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뒤 따라온 민기는 언뜻 방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그녀가 예상한 대로 문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들어 올~려면 오고…갈 테면 가!...민기씨 아니래두 나…남자 많어!...아무 남자라도 부를 수 있단 말~이~야앗!]

물론…
은수가 한 말은 거짓말이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민기가 돌아갈 것 같아서 이미 생각한대로 내 뱉아낸 선전포고였던 것이다.
그녀의 엄포로 민기는 쭈삣거리며 방으로 들어섰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은수는 침대앞에서 옷을 껍질을 벗겨내듯 몸에서 털어냈다.
…마침내 손 바닥만한 팬티 한장만이 몸에 걸쳐졌을 때 은수는 민기를 향해 돌아섰다. 그리곤 그의 뜨악해진 눈에 시선을 맞춘체 천천히 자신의 팬티를 골반에서 두손으로 밀어 아래로 내렸다.
은수의 눈부신 나신이 확연하게 드러나자 민기는 그녀의 빼어난 글래머 풍의 육체를 바라보지도 못했고, 시선조차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은~수,은…수씨!...도,도…대체…왜이래요?....]

민기는 금방 울음을 터트릴것 같은 목소리로 울먹였다. 은수는 속으로 비웃었다….너도 똑 같은 사내잖어?...라구…
은수는 자신의 내재된 ‘야누스’가 살아나고 있음에 스스로 전의를 다져 나갔다.

[..……………..]

하지만, 민기는 은수가 생각 한만큼 여자의 몸뚱아리를 보면 금새 발정을 하는 그저 그런 평범한 사내가 아니었다.
은수의 옷으로 가려진 겉 모양의 맵시와 굴곡에도 사내들은 수캐의 본능을 일으키게 충분할만큼 육감적인 몸뚱아리를 가졌지 않은가 말이다…
민기는 여전히 출입문에서 방으로 들어온 그 자리, 꼭 두걸음 옮긴 그 똑 같은 자리에서 선체 은수의 늘씬한 육감적인 알몸과 ‘야누스’적 시선을 피한체 서 있기만 했다.

[………………..!!!]

한동안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은수가 민기에게 먼저 다가갔다. 그의 양 어께를 손으로 잡았을 때…사뭇 떨기까지 하고 있는 민기가 애처럽기까지 했다.

…여자의 경험이, 아니…여자의 몸속으로 자신의 ‘페니스’를 한번도 용을 쓰며 밀어넣어 보지 못한…속된 표현으로 아직 총각딱지도 떼어내지 못한 쑥맥인가?....

은수는 여자와의 섹스방면엔 쑥맥임이 분명한 민기가 더 불쌍하게 생각되어 가슴이 미어져와 연민의 정이 솟아 올랐다.
같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만나서 연인(人) 아닌 연인으로 지난지 2년여 동안 한번도 자신의 손목조차 잡지 않았던 남자!...장난끼가 발동한 은수가 일부러 눈을 감고 입술을 내 밀어도 모른척 한 남자!...그의 팔목을 껴안고 탄력적인 젖가슴을 부비며 걸어도 침만 꼴깍거리며 애써 외면을 하곤 했던 남자!...그게 바로 민기였던 것이다.

[……………………]

은수는 자신을 외면하고 있는 민기의 얼굴밑으로 입술을 들이 밀어 그의 입술을 찾았다.

[ 흡!~………!!]

민기의 입술에서 짭쪼롬한 맛이 느껴지며 그의 입술 또한 몸과 같이 떨고 있음을 은수의 입술을 통해 그녀의 온몸으로 퍼져나가며 파장을 일으켰고, 이내 그 파장은 거대한 파도로 변해서 일어났다.
그 순간, 은수는 민기의 가슴을 와락 껴안아 버렸다. 젖가슴으로 전해져 오는 그의 떨림은 이젠 울음으로 변하고 있었다.

[ 아~흐…흣!!~…………..]

어떻게 해서 민기가 자신의 몸위로 올라왔는지…그리곤 몸속으로 그의 분신분출 도구인 ‘페니스’가 몸속으로 밀고 들어 오고 있는지 은수는 기억이 가물거렸다.
…아니,그녀가 민기를 껴안고 있다가 스스로 그의 옷을 벗긴 것은 자신이었다. 옷을 하나씩 벗겨 나갈 때 민기는 놀란 숫 사슴처럼 움찔,움찔거렸다. 그런 민기의 입술을 찾아 은수는 흡입을 해 주었다…마술을 걸줄아는 마녀처럼…그것은 바로 사향(麝香)의 타액이었다.

[…헉! 헉!~ 흐으..읍!~ 은,은….수…씨!..미,미..안..해요..]

여자의 육체에 자신의 ‘페니스’를 삽입을 한 상태로 정복감이 아닌 수줍은 눈짓으로 자신을 내려다 보지 못하는 남자…
이미 자신의 몸뚱아리를 거쳐 지난간 사내들은 지금의 체위에선 침대가 부서져 내릴정도로 자신의 ‘페니스’를 내리찍었었다.그런데..민기는 어떤 행위로도 진전시키지 않고 삽입을 한 그대로 가만히 있은체 은수를 내려다 보고 있을 뿐이었다.

[ 아!~……..]

은수는 민기의 맑은 눈동자를 올려다 보며 이..남자는 정말로 자신을 사랑했었다는 것을 읽으며 후회를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한편으론 은수는 더 서글퍼지고 있었다.
그랬다…
은수는 자신이 동수가 말한 ‘걸레’같은…여자라고 생각되었다. 뱃속에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는 상태!….이미,다른 남자의 정충으로 잉태되어있는 자궁속으로 또 다른 남자의 ‘페니스’를 담고 있는 자신이 아닌가 말이다…

…그래!~ 난 미친년…이야! 창녀…아니, 그 이상의 추잡스럽고 더러운…아!~…무슨 더…생각나는 단어가 없을까?....

[…하…앗!..]

그 순간 민기가 엉덩이를 움직였는지 질벽을 B어오며 짜르르 한 쾌감이 느껴져 은수는 본능적으로 허리를 들어 올렸다.

[…헉!~ 헉!~…어!~…어,어..떻게..해요??…]

민기가 절정의 순간에 몸위에서 비켜나갈려고 하는 것을 은수는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은뒤 민기의 등에 손톱자국을 남기며 부둥켜 안고 몸부림을 쳤다.

[…하~아아~아악!.....]

질벽을 때려오는 민기의 뜨거운 정액은…자신이 지금 임신을 하고 있는 암캐임을 잊고 그 절정으로 은수는 몸을 비틀었다.
…꽤…긴 순간동안 민기의 정액은 은수의 질벽을 때려왔고 자궁속에 채워지고 있었다…

[…우…훅! 후…흐…으읏!....]

은수는 민기의 떨림이 마치자 그제사 그를 자신의 몸위에서 풀어주었고, 민기는 옆으로 쓰러지며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절정의 회오리 바람을 잠재운지가 꽤 지났다고 생각하며 은수는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하지만…그리 오래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을 은수는 금새 알아차렸다. 자신이 느낀 수면은 격렬한 교접직후 느껴지는 가면 상태로 잠시 깜빡 졸았던 것이다.
옆을 보니 민기는 아직도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린체 가뿐숨을 몰아쉬고 있었던 것이다.
그랬다…
불과 몇십초가 흘렀을 뿐이었다.

[……………………]

은수는 상체를 움직여 민기의 가슴위로 얼굴을 묻으며 안겼다.
사랑하는 남자의 가슴속은 따스한 법…
하지만 지금의 남자는 사랑했던…그래서 그 사랑의 대가로 처절하게 버림받았던 동수의 가슴이 아니었다.
은수는 동수가 떠오르자 눈물이 울컥 P아져 나올려는 것을 억지로 씹어 삼켰다.

[..쿵닥!~ 쿵!~ 쿵~닥!~….]

오른뺨으로 느껴지는 민기의 심장소리에 은수는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의 지금 행동을 민기가 어떻게 받아 들일지 모르지만…은수로서는 밀린 숙제를 해치우는 기분이었다…
그 밀린 숙제에 은수는 더 충실하고자 왼손을 천천히 뻗어내려 정액과 자신의 애액이 범벅이된 민기의 축축한 ‘페니스’를 더듬었다.
이렇게라도 해 주지 않으면 민기에게 평생 빚을 지고 살아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자신이 현재 해 줄수 있는 것은 어쨌든 몸 뚱아리 뿐이 아닌가!....

[…훅!~…….흐~읏!..]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린체 민기가 아랫배를 움찔거리며 뜨거운 숨결을 토해냈다.
은수는 그의 숲을 헤치며 ‘페니스’의 뿌리밑을 잡고 천천히 위 아래로 쓰다듬으며 흔들어 나갔다…마치 요부처럼…그래서…빨리 끝내고 화대(花代)를 받고 훌훌 털고 방을 빠져 나갈 궁리만 하는 창녀처럼….

[..으으~으으…우우….웃!!..]

민기가 허리를 비틀며 고통인지 아니면 희열의 몸부림인지…숨을 헐떡이는 것에 은수는 그의 가슴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곤 민기의 하체를 바라다 보았다.
거뭇한 그의 체모속에 우뚝 솟아가는 튼실한 ‘페니스’를 잡고 있는 자신의 하얀 긴 손가락들이 연체동물의 사지처럼 움켜지고 있었다.

[………………..]

은수는 상체를 움직여 민기의 하체로 고개를 가져갔다. 그리곤 자신의 손이 고정시킨 그의 ‘페니스’ 끝부터 입속으로 천천히 밀어 넣었다.

[..츠…줍!...하아…아!~~..흐읍 ]

비릿한 밤꽃 냄새가 났다.
익히 맡아본…내음이었다. 동수에게서…든, 또 과거에 자신을 스쳐지나간 사내들에게 맡아본 비릿한 욕정의 내음이었다.

[… 어,어!~..어어….우우~웁!..]
[… 하~아아…h!~…....]

민기가 허리를 들썩였다.
여자…암캐에게 처음 받아보는 오럴이 분명했다.
은수는 그의 ‘페니스’를 목젖까지 삼켰다. 비릿하고 묽은 밤꽃냄새가 몸속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 츠즈~즙!.....하..아앗!...]

은수는 이번엔 그의 ‘페니스’를 천천히 입에서 빼내어 입술과 혀로 가볍게 애무를 해 나갔다.

[..끄~으윽!~끅!....우우….훅!~..으으…. ]

민기가 더 참지 못하고 귀두중앙으로 정액을 삐져냈다.은수는 혀를 날름거리며 그의 맑은 정액을 핥았다.
은수의 동작이 조금씩 커져 나갔다. 민기의 페니스를 완전히 점령한 그녀의 도톰한 입술과 혀는 춤을 추었다.

[..흐~으응?..]

그러기에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은수의 코에 느껴졌던 밤꽃 냄새가 딱딱하게 굳어진다고 느낄쯤이었다. 그때까지도 죽은듯이 숨만 헐떡이고만 있던 민기가 용수철 처럼 상체를 일으키며 은수를 끌어안고 침대위로 쓰러뜨렸다.

[..헉!~…아~흐으~읏!!..]

은수는 민기의 뜨거운 페니스를 다시 몸속 깊이 받아들였다.
민기의 두번째 페니스는 욕정에 굶주린 방탕자처럼 은수로 하여금 스스로 질벽을 수축하게 만들었다…

[ 1부 2장에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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