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하는 그녀와 지배당하는 그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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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공부하자
삑- 삑- 삑-
그가 깨어나면서 그의 귀에 들려온 것은 기계음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이내 주위를 둘러보다가 그가 병실에 있음을 깨닫고는 왜 자신이 이곳에 있는가를 생각했다. 그의 옆에는 의자에 앉아서 침대에 걸쳐 고개를 그에게 향한채로 팔배게를 한 채로 잠들어 있는 그녀를 볼수 있었다.
"누나?"
그 일이 있었던 후로 그는 학교가 마치면 그녀의 학교로 빨리 가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그를 기다린 그녀가 있다. 학교는 각각 다른 곳이었지만 중학교라는 점은 같았기에 그들이 마치는 시간은 비슷하다. 그래서 그가 그녀의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그녀는 그를 기다려준 것이다.
그러한 나날이 반복 되는 와중에 한 가지 일이 떠올랐다. 그것은 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한 것이었다. 그 날은 이상한 날이었다. 그녀를 만나서 같이 집으로 가는데 왠 학생들이 길을 가로막고 그들을 둘러싸는 것이었다. 몇명의 남학생과 그에 비해 모자란 여학생들이 있었는데 그녀를 향해서 뭐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내 대화는 말다툼이 되고, 말다툼은 싸움이 되었다. 그녀의 가방을 들은 그녀는 자신도 거들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그녀의 말로 인해 그럴 수 없었다.
"물러나있어."
"네"
싸움이 시작嗤?그녀는 키는 비교적 커보이만 가녀려 보이는 체격을 이끌고 단 한대도 안 맞으면서 그들을 쓰러뜨리고 있었다. 학교 규정상 무릎까지 오는 치마를 입고 있었지만 그녀의 긴 다리는 그러한 점도 극복할 만큼 쭉쭉 뻗어가며 그들을 차버렸다.
그리고 보면 일어서서 보면 그녀가 조금더 컸지만, 버스에 타서든 다른 곳에서든 그녀와 함께 자리에 앉아서 보면 그녀가 작아보였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녀는 싸우고 있는데 자신은 무슨 망상을 하는 것이냐며 고개를 흔들며 그녀가 맞기라도 하면 달려가려고 눈을 부릅떴다.
싸움은 그 또한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가 멀뚱멀뚱 서있는 것이 거슬렸던지 그들 중 두 명이 그를 향해 덤벼들었다.
처음은 주위를 맴돌며 도망을 쳤다. 하지만 그녀가 그곳에 있기에 멀리 갈 수 없었고, 그로 인해 그는 이내 따라 잡히고야 말았다.
따라잡혔다고는 하지만 그는 그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움직일 수 있었다. 비록 잠시동안이지만, 그것은 그동안 그녀에게서 맞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동체시력이 향상 되고 순발력이 빨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반사신경이 조금은 발달嗤?아직도 그녀에게 거슬리는 짓을 하면 그는 어김없이 피하지 못하고 맞았다. 점점 발달되는 반사신경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약간이라도 피하는 낌새가 보이면 그만큼 더 맞아야 했던 점도 있지만 어찌된 건지 피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의 손과 발은 빨랐다. 그는 그렇기에 지금도 그녀는 저렇게 여러명과 싸우면서도 한 대도 안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최선을 다해서 피했지만 온 몸을 이용해서 덤벼드는 한명에게 잡혀서 다른 한명에게 맞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를 때리면서 그녀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를 듣고 그녀의 움직임이 잠시 멈칫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싸워갔다. 하지만 그녀는 알게모르게 조금씩 그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가 저항을 못 하기 시작하자 그를 때리던 둘은 그를 일으켜 세우며 그녀에게 별의별 말도 안되는 인질극을 연출했다.
몸으로는 저항을 못하지만 정신으로는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성숙하고 그녀에게 단련 된 그는 어이가 없었음을 느꼈다. 온 몸의 힘을 짜내어 그들을 떨쳐내려는 순간, 그는 옆구리에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푹-
고개를 돌려본 그의 눈에는 왠 손이 자신의 옆구리에서 벌벌 떨며 멀어지는 것이 보였고, 그 손이 있던 자리에는 커터칼의 손잡이가 보였다.
"뭐...야? 인질극이더니 이제...는 칼...질...이..냐?"
고통이 그를 덮쳤고, 그를 잡아 일으켰던, 그를 커터칼로 찌른 그들은 온 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며 물러났다.
"내...가... 찔렸...는데... 왜 지들이... 떨고 있는 거야....."
그녀의 고함 소리, 그들의 고함 소리, 온갖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의 정신은 그것들을 정리하여 받아들이지 못한채 그를 암흑의 세계로 이끌었다.
-라는 것이 그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기억이 돌아옴과 동시에 그는 아직까지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다.
아직 잠들어 있는 그녀를 보는 그는 그의 가슴이 조금씩 빠르게 뛰기 시작함을 느꼈다. 윤기가 흐르는 단발머리에 오똑한 코, 새빨간 입술이 그의 시야에 들어와 그를 매료시켰다. 그녀의 머리를 받치는 중인 그녀의 팔은 가녀려 보였다. 운동을 그리하지 않은 그의 팔이 오히려 더 굵어보였다. 그녀의 새하얀 손은 기다란 손가락과 함께 가지런히 뻗어 있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팔을 뻗어 그녀의 머리에 손을 가져갔다. 그로 인해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심해졌지만 손을 계속 뻗어 그녀의 머리결을 느꼈다.
움찔-
그 손길을 느꼈음에인가 그녀가 잠에서 깨어나려고 했고, 그는 허겁지겁 팔을 다른 곳으로 뻗었다.
그녀는 잠에서 깨어나면서 그의 손길을 느꼈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 기지개를 하더니 그를 보았다.
"일어났어?"
"네"
그녀의 표정에는 안도감이 가득히 있었다. 그의 상태를 살피던 그녀는 그에게 일어나지 말고 계속 누워있으라고 했다. 그녀는 이내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걸었다. 그의 부모님과 그녀의 부모님에게 그가 깨어났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문 밖으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방금 막 깨어났어요."
"네, 네"
전화를 마치고 병실로 돌아온 그녀는 다시 자리에 앉아서 그를 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의자를 당겨서 앉아 말없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기분 좋은 손길을 느끼면서 문득 드는 의문에 그녀에게 물었다.
"저 얼마나 이러고 있었던 거에요?"
"3일 됐어."
3일이나 됐다는 말에 그가 놀라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강해지는 옆구리의 통증과 재빠르게 그의 어깨를 눌러 침대에 다시 누이는 그녀에 의해 일어날 수 없었다.
"누워있으라니까!"
"으...네..."
이내 고통이 어느정도 가시자, 그는 침대에 누워서 그녀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런데 절 찌른 애들은 어떻게 됐어요?"
"아, 그놈들.."
순간 그녀의 인상이 찌푸려지며 공포감을 조성했지만, 이내 그것을 풀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런 걸로 장난질이면서 막상 널 찌르고 나니 정신이 없던지 다 도망갔었어. 하지만 나중에 다 잡혔고."
그들은 어린 마음에 치기로 그러한 것을 가지고 이용하는 척 했지만 막상 사람을 찌르고 나니 자신이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질렀다는 느낌에 지레 살인을 했다니 겁을 먹고 도망갔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을 모두 기억하는 그녀에 의해 처리하려고 했지만, 할 수 없이 경찰에 넘기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잡혔음을 그와 그녀의 부모님에게 보여주어 그들을 진정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그가 잠들은 사이, 둘은 그동안 학교를 빠진 것을 병가결석처리 되었다. 그녀는 건강하니 계속 학교를 가야했지만, 한 가지 일로 인해 그의 옆에서 간호를 했던 것이다.
그 일을 떠올린 그녀가 그에게 넌지시 말을 했다.
"너... 희안한 말을 하더라?"
"네?"
그는 무슨 말인지 몰라 그녀에게 반문했다.
그가 칼에 찔려서 기절하고 병원에 실려와 수술을 받고 병실로 배치되었을때, 상황을 전해 들은 그의 부모님은 그녀를 비난했다. 그녀로 인해서 그가 싸움에 휘말려 칼(식칼 같은 것도 아닌 커터칼이지만)에 찔렸다고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병실 안에서 그녀는 변명 한마디 없이 그의 부모님으로부터 그 비난을 들으면서 자리를 지키던 중, 그들은 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상태가 안정이 되면서 편안한 잠에 빠져들은 그의 잠꼬대였다.
"누나...공부해요..."
계속 반복 되기는 했지만 결국은 공부하자는 것이었다. 그것을 들은 그의 부모님, 그녀의 부모님, 그리고 그녀까지 잠시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있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의 부모님은 그녀를 비난 하는 것을 멈추었다. 비록 의미불명이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어찌되었든 무사한데다가 모든 부모님이 자식에게서 바라는 공부를 하겠다고 잠꼬대를 한데다가 그녀를 거론하면서 말했기 때문이었다. 확실하지 못해서, 그리고 그녀가 못 마땅했지만 그래도 기대가 드는 것을 감출 수 없었다.
그로 인해서 그녀가 학교도 안가고 옆에서 간호를 할 수 있도록 양가의 부모님들께서 허락해주셨다. 그녀의 부모님 또한 한 줄기 희망이 보였다. 그녀가 놀기 시작하면서 공부를 안했기 때문이었다. 그들로서는 그가 그녀가 공부 할 수 있도록 어떻게든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는 자신이 그러한 말을 했다고 듣자 얼굴이 달아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와 그녀의 부모님들께서 다녀가시고, 그와 그녀는 공부를 해서 성적이 오른다는 하에 그들의 교제를 허락해주었다. 비록 학년은 다르다고 하지만 같이 공부하지 못할 것은 없었다.
병원에서 퇴원한 날 부터 그들은 공부를 시작했다. 그로 인해 그녀는 그녀의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이 줄었지만, 그런 그녀를 친구들은 이해를 해주었다. 그녀들로서도 여러번 얼굴을 보고 (그가 그녀의 학교에 왔을 때) 서로가 익숙해질 무렵에 그가 칼에 찔렸고, 그녀가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알기에 이해를 해주었다.
그가 학교로 돌아갔을 때, 그는 학교의 일약 스타가 되있었다. 스타라고 말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칼(커터칼이지만)에 찔려 병원에 입원했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같은 학년이 아닌 2학년, 3학년 선배 중 몇 명도 그를 보고 수근 댈 정도 였다.
선생님들의 그를 향한 눈초리가 따가워졌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노는 아이라고 찍혔으니 말이다. 그로 인해 그가 타학교지만 노는 모임, 속칭 일진이라고 불릴 만한 곳에 소속되있음을 모르는 동급생이 없게 되었다.
큰 관심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시들어갔고, 더이상 그에 대해서 이야기가 없을 무렵, 그와 그녀는 2학기 중간 고사를 치르었다. 그들의 성적은 당연하게도 높아져있었다. 그는 반8등에 전교 80등 안에 들었고, 그녀는 반 10등에 전교 100등 안에 들었다. 그는 1학기동안 반 15등에 전교 150등을 했었고, 그녀는 반 40명, 전교 400명중 거의 꼴찌에 가까웠었다. 그러한 것을 보면 그의 성적 향상도 높았지만 그녀의 성적 향상이 엄청났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성적표를 받아서 각자의 부모님에게 보여드리자 그들이 행복의 미소를 지은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교제를 확실히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방 안, 침대에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를 하던 중 그는 갑작스레 다가온 그녀의 얼굴과 입에서 느껴지는 그 부드러운 감촉에 정신을 놓았다. 짧은 첫 키스가 지나가자, 그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에, 에..."
마땅히 할 말이 없어 그가 허둥대었다.
"너 덕분에 이렇게 됐으니, 상으로 해주는거야."
그녀는 말을 마치며 그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더니 다시 한번 키스를 하였다. 이번에는 입술만이 아닌 혀를 이용하여 깊은 키스를 하였다. 입술에서 부드러움을 느끼는 가운데, 벌려진 입안으로 들어와 자신의 혀를 감싸는 그 감촉에 그는 두 눈을 감고 키스에 집중해 그 감촉을 더 느끼려고 애썼다. 그녀의 혀는 어설펐지만 마치 숙련자처럼 그의 혀를 빨며 그의 입안 여기 저기를 자극시켰다. 그러다 그의 혀를 그녀의 혀에 말은 상태에서 자신의 입안으로 돌아와 따라온 그의 혀를 더욱더 강하게 휘감으며 빨았다.
그렇게 영원과 같은 시간동안 키스하다가 그녀의 얼굴이 그에게서 멀어지자 한줄기 타액이 둘 사이에 길게 이어지다가 끊어졌다. 그녀는 그냥 멀어지지 않았었다. 그전에 그의 입에 그녀의 타액 한덩이를 내뱉은 그녀는 그를 지그시 바라봤다.
그 눈길로부터 그녀가 그것을 삼키라는 말하고 있음을 깨달은 그는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꿀꺽-
그가 마치 꿀액을 먹든 넘기고 나니, 다시 그녀의 얼굴이 가까워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삑- 삑- 삑-
그가 깨어나면서 그의 귀에 들려온 것은 기계음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이내 주위를 둘러보다가 그가 병실에 있음을 깨닫고는 왜 자신이 이곳에 있는가를 생각했다. 그의 옆에는 의자에 앉아서 침대에 걸쳐 고개를 그에게 향한채로 팔배게를 한 채로 잠들어 있는 그녀를 볼수 있었다.
"누나?"
그 일이 있었던 후로 그는 학교가 마치면 그녀의 학교로 빨리 가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그를 기다린 그녀가 있다. 학교는 각각 다른 곳이었지만 중학교라는 점은 같았기에 그들이 마치는 시간은 비슷하다. 그래서 그가 그녀의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그녀는 그를 기다려준 것이다.
그러한 나날이 반복 되는 와중에 한 가지 일이 떠올랐다. 그것은 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한 것이었다. 그 날은 이상한 날이었다. 그녀를 만나서 같이 집으로 가는데 왠 학생들이 길을 가로막고 그들을 둘러싸는 것이었다. 몇명의 남학생과 그에 비해 모자란 여학생들이 있었는데 그녀를 향해서 뭐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내 대화는 말다툼이 되고, 말다툼은 싸움이 되었다. 그녀의 가방을 들은 그녀는 자신도 거들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그녀의 말로 인해 그럴 수 없었다.
"물러나있어."
"네"
싸움이 시작嗤?그녀는 키는 비교적 커보이만 가녀려 보이는 체격을 이끌고 단 한대도 안 맞으면서 그들을 쓰러뜨리고 있었다. 학교 규정상 무릎까지 오는 치마를 입고 있었지만 그녀의 긴 다리는 그러한 점도 극복할 만큼 쭉쭉 뻗어가며 그들을 차버렸다.
그리고 보면 일어서서 보면 그녀가 조금더 컸지만, 버스에 타서든 다른 곳에서든 그녀와 함께 자리에 앉아서 보면 그녀가 작아보였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녀는 싸우고 있는데 자신은 무슨 망상을 하는 것이냐며 고개를 흔들며 그녀가 맞기라도 하면 달려가려고 눈을 부릅떴다.
싸움은 그 또한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가 멀뚱멀뚱 서있는 것이 거슬렸던지 그들 중 두 명이 그를 향해 덤벼들었다.
처음은 주위를 맴돌며 도망을 쳤다. 하지만 그녀가 그곳에 있기에 멀리 갈 수 없었고, 그로 인해 그는 이내 따라 잡히고야 말았다.
따라잡혔다고는 하지만 그는 그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움직일 수 있었다. 비록 잠시동안이지만, 그것은 그동안 그녀에게서 맞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동체시력이 향상 되고 순발력이 빨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반사신경이 조금은 발달嗤?아직도 그녀에게 거슬리는 짓을 하면 그는 어김없이 피하지 못하고 맞았다. 점점 발달되는 반사신경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약간이라도 피하는 낌새가 보이면 그만큼 더 맞아야 했던 점도 있지만 어찌된 건지 피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의 손과 발은 빨랐다. 그는 그렇기에 지금도 그녀는 저렇게 여러명과 싸우면서도 한 대도 안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최선을 다해서 피했지만 온 몸을 이용해서 덤벼드는 한명에게 잡혀서 다른 한명에게 맞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를 때리면서 그녀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를 듣고 그녀의 움직임이 잠시 멈칫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싸워갔다. 하지만 그녀는 알게모르게 조금씩 그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가 저항을 못 하기 시작하자 그를 때리던 둘은 그를 일으켜 세우며 그녀에게 별의별 말도 안되는 인질극을 연출했다.
몸으로는 저항을 못하지만 정신으로는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성숙하고 그녀에게 단련 된 그는 어이가 없었음을 느꼈다. 온 몸의 힘을 짜내어 그들을 떨쳐내려는 순간, 그는 옆구리에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푹-
고개를 돌려본 그의 눈에는 왠 손이 자신의 옆구리에서 벌벌 떨며 멀어지는 것이 보였고, 그 손이 있던 자리에는 커터칼의 손잡이가 보였다.
"뭐...야? 인질극이더니 이제...는 칼...질...이..냐?"
고통이 그를 덮쳤고, 그를 잡아 일으켰던, 그를 커터칼로 찌른 그들은 온 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며 물러났다.
"내...가... 찔렸...는데... 왜 지들이... 떨고 있는 거야....."
그녀의 고함 소리, 그들의 고함 소리, 온갖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의 정신은 그것들을 정리하여 받아들이지 못한채 그를 암흑의 세계로 이끌었다.
-라는 것이 그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기억이 돌아옴과 동시에 그는 아직까지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다.
아직 잠들어 있는 그녀를 보는 그는 그의 가슴이 조금씩 빠르게 뛰기 시작함을 느꼈다. 윤기가 흐르는 단발머리에 오똑한 코, 새빨간 입술이 그의 시야에 들어와 그를 매료시켰다. 그녀의 머리를 받치는 중인 그녀의 팔은 가녀려 보였다. 운동을 그리하지 않은 그의 팔이 오히려 더 굵어보였다. 그녀의 새하얀 손은 기다란 손가락과 함께 가지런히 뻗어 있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팔을 뻗어 그녀의 머리에 손을 가져갔다. 그로 인해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심해졌지만 손을 계속 뻗어 그녀의 머리결을 느꼈다.
움찔-
그 손길을 느꼈음에인가 그녀가 잠에서 깨어나려고 했고, 그는 허겁지겁 팔을 다른 곳으로 뻗었다.
그녀는 잠에서 깨어나면서 그의 손길을 느꼈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 기지개를 하더니 그를 보았다.
"일어났어?"
"네"
그녀의 표정에는 안도감이 가득히 있었다. 그의 상태를 살피던 그녀는 그에게 일어나지 말고 계속 누워있으라고 했다. 그녀는 이내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걸었다. 그의 부모님과 그녀의 부모님에게 그가 깨어났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문 밖으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방금 막 깨어났어요."
"네, 네"
전화를 마치고 병실로 돌아온 그녀는 다시 자리에 앉아서 그를 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의자를 당겨서 앉아 말없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기분 좋은 손길을 느끼면서 문득 드는 의문에 그녀에게 물었다.
"저 얼마나 이러고 있었던 거에요?"
"3일 됐어."
3일이나 됐다는 말에 그가 놀라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강해지는 옆구리의 통증과 재빠르게 그의 어깨를 눌러 침대에 다시 누이는 그녀에 의해 일어날 수 없었다.
"누워있으라니까!"
"으...네..."
이내 고통이 어느정도 가시자, 그는 침대에 누워서 그녀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런데 절 찌른 애들은 어떻게 됐어요?"
"아, 그놈들.."
순간 그녀의 인상이 찌푸려지며 공포감을 조성했지만, 이내 그것을 풀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런 걸로 장난질이면서 막상 널 찌르고 나니 정신이 없던지 다 도망갔었어. 하지만 나중에 다 잡혔고."
그들은 어린 마음에 치기로 그러한 것을 가지고 이용하는 척 했지만 막상 사람을 찌르고 나니 자신이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질렀다는 느낌에 지레 살인을 했다니 겁을 먹고 도망갔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을 모두 기억하는 그녀에 의해 처리하려고 했지만, 할 수 없이 경찰에 넘기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잡혔음을 그와 그녀의 부모님에게 보여주어 그들을 진정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그가 잠들은 사이, 둘은 그동안 학교를 빠진 것을 병가결석처리 되었다. 그녀는 건강하니 계속 학교를 가야했지만, 한 가지 일로 인해 그의 옆에서 간호를 했던 것이다.
그 일을 떠올린 그녀가 그에게 넌지시 말을 했다.
"너... 희안한 말을 하더라?"
"네?"
그는 무슨 말인지 몰라 그녀에게 반문했다.
그가 칼에 찔려서 기절하고 병원에 실려와 수술을 받고 병실로 배치되었을때, 상황을 전해 들은 그의 부모님은 그녀를 비난했다. 그녀로 인해서 그가 싸움에 휘말려 칼(식칼 같은 것도 아닌 커터칼이지만)에 찔렸다고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병실 안에서 그녀는 변명 한마디 없이 그의 부모님으로부터 그 비난을 들으면서 자리를 지키던 중, 그들은 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상태가 안정이 되면서 편안한 잠에 빠져들은 그의 잠꼬대였다.
"누나...공부해요..."
계속 반복 되기는 했지만 결국은 공부하자는 것이었다. 그것을 들은 그의 부모님, 그녀의 부모님, 그리고 그녀까지 잠시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있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의 부모님은 그녀를 비난 하는 것을 멈추었다. 비록 의미불명이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어찌되었든 무사한데다가 모든 부모님이 자식에게서 바라는 공부를 하겠다고 잠꼬대를 한데다가 그녀를 거론하면서 말했기 때문이었다. 확실하지 못해서, 그리고 그녀가 못 마땅했지만 그래도 기대가 드는 것을 감출 수 없었다.
그로 인해서 그녀가 학교도 안가고 옆에서 간호를 할 수 있도록 양가의 부모님들께서 허락해주셨다. 그녀의 부모님 또한 한 줄기 희망이 보였다. 그녀가 놀기 시작하면서 공부를 안했기 때문이었다. 그들로서는 그가 그녀가 공부 할 수 있도록 어떻게든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는 자신이 그러한 말을 했다고 듣자 얼굴이 달아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와 그녀의 부모님들께서 다녀가시고, 그와 그녀는 공부를 해서 성적이 오른다는 하에 그들의 교제를 허락해주었다. 비록 학년은 다르다고 하지만 같이 공부하지 못할 것은 없었다.
병원에서 퇴원한 날 부터 그들은 공부를 시작했다. 그로 인해 그녀는 그녀의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이 줄었지만, 그런 그녀를 친구들은 이해를 해주었다. 그녀들로서도 여러번 얼굴을 보고 (그가 그녀의 학교에 왔을 때) 서로가 익숙해질 무렵에 그가 칼에 찔렸고, 그녀가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알기에 이해를 해주었다.
그가 학교로 돌아갔을 때, 그는 학교의 일약 스타가 되있었다. 스타라고 말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칼(커터칼이지만)에 찔려 병원에 입원했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같은 학년이 아닌 2학년, 3학년 선배 중 몇 명도 그를 보고 수근 댈 정도 였다.
선생님들의 그를 향한 눈초리가 따가워졌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노는 아이라고 찍혔으니 말이다. 그로 인해 그가 타학교지만 노는 모임, 속칭 일진이라고 불릴 만한 곳에 소속되있음을 모르는 동급생이 없게 되었다.
큰 관심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시들어갔고, 더이상 그에 대해서 이야기가 없을 무렵, 그와 그녀는 2학기 중간 고사를 치르었다. 그들의 성적은 당연하게도 높아져있었다. 그는 반8등에 전교 80등 안에 들었고, 그녀는 반 10등에 전교 100등 안에 들었다. 그는 1학기동안 반 15등에 전교 150등을 했었고, 그녀는 반 40명, 전교 400명중 거의 꼴찌에 가까웠었다. 그러한 것을 보면 그의 성적 향상도 높았지만 그녀의 성적 향상이 엄청났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성적표를 받아서 각자의 부모님에게 보여드리자 그들이 행복의 미소를 지은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교제를 확실히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방 안, 침대에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를 하던 중 그는 갑작스레 다가온 그녀의 얼굴과 입에서 느껴지는 그 부드러운 감촉에 정신을 놓았다. 짧은 첫 키스가 지나가자, 그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에, 에..."
마땅히 할 말이 없어 그가 허둥대었다.
"너 덕분에 이렇게 됐으니, 상으로 해주는거야."
그녀는 말을 마치며 그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더니 다시 한번 키스를 하였다. 이번에는 입술만이 아닌 혀를 이용하여 깊은 키스를 하였다. 입술에서 부드러움을 느끼는 가운데, 벌려진 입안으로 들어와 자신의 혀를 감싸는 그 감촉에 그는 두 눈을 감고 키스에 집중해 그 감촉을 더 느끼려고 애썼다. 그녀의 혀는 어설펐지만 마치 숙련자처럼 그의 혀를 빨며 그의 입안 여기 저기를 자극시켰다. 그러다 그의 혀를 그녀의 혀에 말은 상태에서 자신의 입안으로 돌아와 따라온 그의 혀를 더욱더 강하게 휘감으며 빨았다.
그렇게 영원과 같은 시간동안 키스하다가 그녀의 얼굴이 그에게서 멀어지자 한줄기 타액이 둘 사이에 길게 이어지다가 끊어졌다. 그녀는 그냥 멀어지지 않았었다. 그전에 그의 입에 그녀의 타액 한덩이를 내뱉은 그녀는 그를 지그시 바라봤다.
그 눈길로부터 그녀가 그것을 삼키라는 말하고 있음을 깨달은 그는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꿀꺽-
그가 마치 꿀액을 먹든 넘기고 나니, 다시 그녀의 얼굴이 가까워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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