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마환혼기(色魔換魂記) - 6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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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저번에 여자를 너무 쉽게 공략한다고 조언해주신 분이 있어, 이번에는 마음 잡고 길~게! 가보려고 했지만... 결국 능욕분량이 늘어난 것 뿐인...가?!
하드능욕판타지 색마환혼기 시작하겠습니다.
글고 4,5장 제목 빼먹어서 집어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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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 제크에 바치는 진혼가(2)
부제- 애욕에 흐트러지는 소녀
밀라는 조용히 입을 다문채 라일라의 뒤를 따라 가주실 앞까지 도착했다. 금방 본 표정 때문에 더 이상 라일라에게 몸상태를 묻는 얘기 같은 건 할 수가 없었다.
라일라가 문을 가볍게 노크하고는 밀라의 도착을 알리자 곧 방 안에서 들어오라는 제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밀라가 들어가고 나자 밖에서 라일라가 조용히 문을 닫았다. 시골마을에 어울리지 않게 고급스러운 가주실 내부에는 밀라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소년과 청년의 중간쯤 되는 남자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대편의 커다란 책상 뒤에 앉아있던 제크는 부드럽게 웃으며 손짓으로 책상 반대편에 놓여있는 의자를 권했다.
“거기있는 의자에 앉도록 해. 아, 그리고 조금 있으면 라일라가 음료를 가져올 테니 잠시만 기다려 줘.”
“아… 아니, 그렇게 목 마르지 않으니까… 그런데… 제, 제크 맞지?”
“이 마을에 제크란 이름을 가진 10대 남자는 나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으니, 네가 찾는 제크는 내가 맞겠지.”
밀라는 자신이 알고 있던 제크의 이미지와 너무 동떨어진 소년을 눈 앞에 두고는 어쩔 수도 없이 멍한 시선을 그 얼굴로 향했다.
“그런데 도대체 뭣 때문에 찾아온거야? 라일라한테 왜 방문했는지도 말할 수 없다고 한 모양인데…”
제크의 질문에 퍼뜩 정신을 차린 밀라는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다시 한 번 상기했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옛날과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를 제크라고 말하고 있으니 믿을 수 밖에 없다고 스스로를 이해시켰다.
“아, 미안해. 잠시 놀라서… 저기, 제크…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존슨이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아?”
존슨의 이름을 꺼내자 제크의 웃음이 순식간에 없어지고 딱딱한 표정만이 남는 것이 밀라의 눈에 훤히 보였다.
“…바로 얼마 전에 알았어. 장례식 다음날부터 모습을 감추더니 보러스 선생님 댁에서 폐를 끼치고 있을 줄이야.”
“응, 다락방에 박혀서 나오려고 하지를 않아. 처음에는 잠시 있다 나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충격이 심했던 것 같아. 그동안 쭉 보살펴왔지만… 아버지도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삼일 후에는 억지로라도 쫓아내겠다고 말하셨어.”
“…그래서, 나한테 뭘 원하는 거야? 존슨이 끼친 불편함에 대한 성의표시라면 결코 잊지 않고 있을 셈이니까 걱정하지 마.”
“그, 그런 걸 원한 게 아냐! 내가 걱정하는 건… 존슨은 지금 굉장히 상처받은 상태라구. 아버지를 잃은 것 뿐만 아니라 그런… 유언장까지 봐버렸으니까… 삼일 후에 우리집에서조차도 쫓겨나게 되면 존슨이 어떻게 되버릴지 생각해봐.”
“…하지만 이제 와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어. 그야 예전에 그렇게 쫓아내버린 건 나빴다고 생각해…”
밀라는 퉁명스러운 와중에도 그 말속에 약간의 동정심이 섞여있는 듯 하자 희망이 샘솟았다.
“제크, 존슨은 전 촌장님… 브래드 씨의 장손이야. 그런 사람이 유산을 전혀 분배받지 못한다는 건, 원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아버지도 말씀하셨어.”
“보러스 선생님이? 그, 그렇지만 이미 유산은 어머니와 샌디 누나에게 나눠줘 버렸는데 그런 말을 들어도…”
“그렇긴 하지만 유산분배권을 가졌던 네가 존슨에게 유산을 나눠줘야 한다고 말해주면 이런 경우에는 다시 유산을 분배할 수 있다나 봐. 제크 너도 아버지… 보러스 선생님의 말을 믿지?”
“그거야 물론… 하지만 어머니와 샌디 누나는 분명 싫어할 거라고 생각해. 무엇보다, 내가 왜 존슨을 위해서 그렇게까지 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밀라는 대화가 자신의 생각대로 진행되어간다고 생각했다. 남의 뒷담화를 하는 건 치사한 일이긴 했지만 이건 눈 앞의 제크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생각하며 밀라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듯 목소리를 낮췄다.
“제크… 요즘 마을에 스칼라 아주머니와 샌디 누나의 소문, 어떻게 나고 있는지 알고 있어?”
“…? 그게 갑자기 무슨 말이야?”
“모두들 몰래 떠들고 있단 말이야. 놀라지 말고 듣도록 해. 사실은… 그 두 사람이 유산을 나눠가지기로 계획하고 너를 속여 존슨을 쫓아내버린 거라는 소문이 있어.”
제크는 참을 수 없다는 흥분을 숨기지 않고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그 두 사람이 그럴 리가 없어!”
“미, 미안해. 그냥 소문일 뿐이야. 하지만 이런 소문이 돌게 된 것도 애초에 그 두 사람이 존슨에게 유산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생겨난 거니까… 두 사람의 명예를 생각해서도 유산을 재분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이미 밀라는 스칼라와 샌디가 제크를 속이고 있다고 어느 정도 확신하고 있었지만 굳이 제크를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너도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해. 샌디 누나는 드렉 오빠랑 결혼했잖아? 더 이상 이 집 사람이 아닌 거라구. 거기에 스칼라 아주머니도 이제 좀 있으면 아기가 태어나게 될거잖아… 진짜로 피가 이어진 아이가.”
“무…무슨 뜻이야…”
제크는 아픈 곳을 찔린 것처럼 새어나오는 듯한 음성으로 되물었지만 밀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살짝 고개를 돌려 제크의 시선을 피해버렸다.
잠시 서로간의 사이가 가라앉은 침묵으로 매워졌다.
그 침묵을 깬 것은 노크소리에 이어 문 밖에서 들려온 라일라의 목소리였다.
“주인님, 마실 것을 가져왔습니다.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필요 없으니까 방해하지 말아줘!”
“네?! 시, 실례했습니다!”
짜증에 찬 제크의 고함에 당황한듯한 목소리와 함께 문으로부터 인기척이 멀어져갔다.
고함을 내지른 제크는 크게 심호흡을 반복하고는 고개를 아래로 숙인 채 다시 밀라를 향해 입을 열었다.
“…두 가지만 묻고 싶은 게 있어.”
“뭐, 뭔데?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물어봐 줘.”
“일단 첫번째는… 왜 밀라 네가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보러스 선생님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에게 직접 말하면 될텐데 왜 네가 여기까지 와서 날 설득하려 하느냔 말이야.”
제크의 질문에 밀라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 그건… 이런 사태는 옳지 않으니까…”
“...그건 이유가 안 돼. 따지고 보면 존슨이 유산을 받든 말든 너나 보러스 선생님이 굳이 상관할 까닭이 없어. 몇 개월이나 먹여주고 재워준 것 만으로도 충분히 베풀 만큼 베풀었다고 생각하는데?”
“………”
“…존슨과 사귄지 꽤 오래된 걸로 기억하는데. 크면 약혼할 거란 소문도 돌았었던가?”
“…??! 그, 그건 헛소문이야! 분명히 교제가 긴 사이기는 하지만 애초에 제대로 사귄 것도 아니고… 그저 존슨 혼자서 그런 식으로 떠들고 다닌 것 뿐이니까…”
“하지만, 여기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건 존슨을 위해서잖아. 그렇지?”
“꼭 그렇단 건… 그야 존슨을 도와주고 싶다는 기분은…사실이지만, 그…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니까?”
“…알았어. 그럼 두 번째 질문. 금방 말하던 중에 보러스 선생님의 말이라면 내가 신뢰할 거라고 자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던데… 물론, 보러스 선생님을 존경하지만… 어째서 그런 말투를 한 거지?”
“아… 그건…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2년 전 여름수업 마지막 날에 우리 집 앞에 화관을 만들어서 걸어놨었잖아?”
“……그러고보니 그런 걸 했었던가?”
“응! 그 때 그 화관이 굉장히 정성스럽게 꾸며져 있었으니까… 분명, 아버지를 굉장히 존경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었어.”
밀라는 쑥스럽다는 듯 살포시 웃으며 옛 기억을 입에 올렸고 그것으로 질문에 대한 충분한답이 되었는지 제크는 잠시 눈을 감고 침묵했다.
“…밀라, 네 얘기는 잘 들었어. 하지만 아직 좀 더 생각을 해 봐야 될 것 같아… 내일 오전에 다시 한 번 와줄 수 있겠어? 그리고 가능하다면 혼자서 와줘. …일단은 샌디 누나나 어머니가 눈치채지 않았으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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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크! 쪼그만 계집이… 적당히 맞춰주니 눈에 뵈는 게 없이 떠드는군… 네가 보기에는 어떠냐?”
밀라가 떠나간 방 안에 남아있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다. 커다란 책상 밑에서, 샌디는 내가 밀라에게 설득 ‘당해주고’있는 동안 계속 나의 자지를 혀로 애무하고 있었다.
“레룹~ 츄웁, ~ 쿡쿡♡ 정말… 멍청한 꼬마네요. 다른 남자를 설득하러 온 주제에 ‘네가 생각하는 그런건 아니니까♡’ 라니. 머리를 달고 있어도 제대로 기능을 못하니 주인님이 대신해서 몸뚱아리라도 가치있게 사용해 주시는 수 밖에 없겠죠?”
“후후, 남자를 가지고 노는 건 네 년 특기가 아니었던가?”
“아잉☆ 너무하세요! 이젠… 주인님의 장난감으로 만족하니까요♡ 다른 수컷 따위 이제 필요 없으니까요!”
샌디는 삐진 듯한 표정을 지으며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나를 흘겨보고는 다시 자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묘한 기분이로군. 나의 것이 아닌 감정이 치솟아 오르는 감각은. 질투하는 소년이라. 크흐흐흐, 아니, 어쩌면 덕분에 더욱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나는 비뚤어진 미소를 지으며 샌디의 끈적한 구음(口淫)이 주는 쾌락에 몸을 맏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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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스칼라는 마을 외곽의 허름한 오두막집에서 허리가 굽고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노파와 마주보고 있었다. 스칼라로서도 처음 오는 곳이 아니었고, 노파에게 있어서도 스칼라는 근년 중요한 단골이었기에 둘 사이에 위화감 같은 것은 흐르지 않았다.
다만 예전에 만났던 때와 다른 것이라면 언제나 비웃는 듯한 음흉한 웃음을 띄우고 있던 노파의 얼굴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흥분제나 미약이 어떤 게 있는지 모두 알고 싶다는 말이지?”
“할멈. 귀가 먹지는 않았을 텐데? 걱정 마. 돈은 충분히 가져왔으니. 효과만 확실하다면 가능한 한 구입해주지.”
잠시 스칼라의 기가 세보이는, 약간 화내는 것 같이도 보이는 얼굴을 바라보던 노파의 얼굴에 갑자기 천한 웃음이 떠올랐다.
“히히히히! 그래, 그래. 별로 제대로 된 물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남편이랍시고 있던 녀석이 없어져 버리니 아무래도 쓸쓸한가보지? 하지만 충고하는데 애를 뱄을 때 함부로 몸을 굴리는 건 좋지 않단 말씀이야… 이히히…, 남자한테 효과가 좋은 미약이 몇 개 있긴 하지. 하지만 미약보다는 정력제 쪽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할멈의 ‘정력제’란 말에 순간 스칼라의 몸이 움찔거렸다. 몇 개의 촛불만이 노란 빛을 흘리는 어두침침한 오두막 안이 아니었다면 그 온몸에 떠오른 열기를 노파도 눈치챌 수 있었을 터이다.
“저, 정력은… 이미 곤란할 정도로 넘치니까… 그리고 필요한 건 그런 게 아냐. 여자에게 듣는 쪽의 미약이 필요해.”
“…엥? 호오~! 과연, 과연… 키히히, 더 이상 말하는 건 실례겠군… 좋아, 그렇다면 이 할멈 비장의 미약들을 소개시켜주지.”
혼자서 뭔가 음탕한 상상이라도 한 건지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재친 노파는 찬장을 뒤적거려 몇 가지 물건들을 꺼냈다.
그리고는 그것을 한 줄로 스칼라 앞에 나열해 놓고는 한쪽 끝부터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아… 이 제일 오른쪽에 있는 게 그 유명한 ‘몰트의 가루’란 거지. 웬만한 약사라면 대충 만드는 법은 아는 일반적인 물건이지만, 이 할멈이 만들면 돌팔이들이 만든 것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의 효과가 난단 말이야. 먹어도 되지만… 히히, 거기에 직접 바르면 순식간에 승천할꺼다.”
작은 주머니에 들어있는 것은 제크가 교합산과 닮았다고 생각했던 분홍빛의 가루였다. 할멈은 주머니를 살짝 벌려 내용물을 확인시켜 준 다음 그 옆의 작은 물약병을 흔들었다.
“그리고 이건… 이미 본 기억이 있지? 내가 직접 조합한 거라 제대로 된 이름은 없지만 효과는 직접 체험해 봤을테지. 임신약이라고는 해도 미약으로서의 효과도 정말 훌륭하단 말씀이야.”
물약병 안에 담겨있는 빨간 액체는 바로 스칼라 자신의 임신을 확정시켰던 바로 그 약이었다. 그 당시 기억을 떠올린 스칼라의 음탕한 미소에 노파는 마주 웃어주며 그 다음으로 검은 색의 작은 알약들이 들어있는 목함을 들어보였다.
“요건 아주 재밌는 물건이지. 효과가 나타나는 건 좀 느려. 한 시간은 있어야 제 약효가 나타나지만… 대신 몇 시간이고 이어지지. 약간의 흥분과 함께… 온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민감해져. 그러면서도 이성을 흐트러뜨리진 않아서, 미약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미약은 아니야. 기원으로 보면 고대 전사들이 전투를 대비해 즐겨 먹었다고 하는 역사 깊은 녀석으로 그래서 붙은 이름도 전투의 신의 이름을 따 ‘투르의 가호’ 이지. 따뜻한 물에 녹여 마시면 효과가 좀 더 빨리 나타나게 되니 참고해두도록 해.”
노파의 설명이 끝나자 마자 스칼라의 시선이 그 다음에 위치해 있는 투명한 액체가 담긴 술병으로 옮겨갔다. 노파는 신이 난 듯 술병을 양 손으로 들어올리며 설명을 계속했다.
“이 것도 굉장히 착한 녀석이지! 나도 밤에 잠이 안 올 때 한잔 씩 하는 녀석이라 적극 추천하는 명주라구! 이히히히… 독한 주정(酒精)에 여러 약재를 섞어 푹 숙성시킨 녀석이야. 맛도 훌륭하지. 그 이름도 ‘환상경’. 이 걸 마시면 쓸데 없는 생각이 마치 가벼운 깃털처럼 훅 날아가버리고 안도감과 행복감이 찾아오게 돼. 아마 이 술을 만들 줄 아는 놈은 이 나라에 몇 명 없을 테지. 백 년 이상 전에 국법으로 금지하고 이 술을 만드는 놈들은 모두 목을 쳐버렸거든. 당신이 단골이니까 특별히 보여주는 거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물건을 가르키며 노파는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이건… 특별히 보여는 주지만, 사용할 생각은 하지말라구. 독약이라고도 할 수 있는 놈이니까말이야… 겉보기에는 그냥 마른 잎사귀로 보이지만, 원래는 중죄인이나 적국의 간첩을 심문할 때 썼던 무서운 놈이지. 이게 타면서 나오는 연기를 들이마시면 굉장한 쾌락을 느끼게 되지만.. 동시에 감정을 제어할 수 없게 되고 결국엔 이성을 망가뜨려 정신을 피폐하게 해버리지.”
설명을 마친 노파는 얼굴을 활짝 펴며 능글맞게 웃으며 양 손을 비볐다.
“자아, 이상이 이 할멈의 비장의 미약들이지. 맨 마지막 것만 빼고 뭐든지 골라 봐.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보장할 테니. 이히히히!!”
늘어선 미약들을 한번 ?어본 스칼라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요구를 말했다.
“모두 다 필요해. 마지막으로 설명한 것까지.”
말과 동시에 묵직한 돈주머니 소리가 탁자 위에 울렸다.
노파는 쭈글쭈글한 피부에 덮혔던 눈을 치켜뜨고는 스칼라와 돈주머니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재빨리 돈 주머니를 끌어다 그 속을 들여다보았다.
“킬킬킬, 꽤나 넉넉히 준비했군. 이 정도면 충분해. 하지만…”
노파는 돈 주머니를 향했던 얼굴을 휙 쳐들고는 스칼라의 노려보았다.
“마지막 건 도대체 어디 쓸 생각이지? 독약이라고 말했을 텐데…”
스칼라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음탕한 미소를 흘리며 반짝반짝 빛나는 은화 한 닢을 탁자 위에 떨어뜨렸다.
“음후후후~ 글쎄, 그건 나도 몰라. 분명 굉장히 재미있는 일에 쓰일 테지만… 이 은화도 마저 품 속에 넣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알고 있겠지?”
노파의 시선에 탐욕의 빛이 반짝이더니 순식간에 은화가 탁자 위에서 사라졌다.
“케헴~! 독약도 잘만 쓰면 좋은 약이 된다는 말이 있지. 이 할멈이 젊은 사람들이 즐기는 데 뭐하러 끼어들겠나?”
“그럼, 언제나처럼 입을 잘 닫아두길 바래요.”
이제 더 이상 할 말은 없다는 듯이 스칼라는 약들을 챙겨선, 로브를 둘러 얼굴을 가린 채로 오두막을 나와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그 허름한 오두막의 벽에 붙어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제크도 조용히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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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직히 감탄하고 있었다. 그 할멈이 소개한 약들의 효과는 정말로 훌륭한 것이었으니까. 나 역시도 색마로서 중원에 있을 때 다양한 미약들의 제조법을 알고 있었지만, 그 약효들은 대동소이, 암컷의 음욕을 부추겨 이성을 잃고 수컷에게 달라붙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미약의 완성형이 음독(淫毒)이라 불리우는 것으로, 남자와 정을 통하지 않으면 결국 독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되버린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큰 의문을 느끼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산골에 마녀취급을 받으며 사는 할멈이 저런 약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거지? 물론 허풍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서지만… 돈은 많이 받아도 효과가 없는 약은 절대 주지 않는다는 소문은 나 역시 알고 있는 것이다. 백 년 전에 국법으로 금지되었다는 금주(禁酒)의 제조법이나, 간첩의 고문에 쓰인다는 마약(痲藥). 아무리 세계가 다르다고 해도 이런 것을 아무나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나는 그 마녀할멈을 주시해야 할 인물로 기억 속에 새겨넣으며 더욱 탄력적으로 허리를 율동시켰다. 동시에 아까부터 방 안에 울리고 있던 방울소리가 크게 흐트러졌다.
“츄릅, 츄릅~ 으, 으아앙♡ 주인님, 그렇게 허리를 돌리면서 제 보지를 반죽해버리면~!!”
“스칼라, 뭐하는 거냐. 라일라가 네 혀를 기다리고 있잖느냐. 제대로 못하겠다면 넌 빠져도 괜찮다만?”
“아, 아아~!! 그런 말씀만은 제발… ?, 쥬릅~ 할짝~ 할짝~ ~ 제, 제대로, 하웁~! 쮸웁! 제대로 핥을테니까요, ?, ?~”
“히이익~!! 주, 주인님. 라일라…라일라 이상해요! 마님의 혀가… 제 보지를 휘젖고 있는데에~☆ 마님의 혀를 알아버려요! 보지로 혀의 생김새도…!! 촉감까지도 느껴져 버려요!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마님이 내뱉는 숨결이 엉덩이에 퍼져나가는 느낌도 알아버려요!”
“흐흐흐… 약이 잘 듣고 있는 모양이군. 그렇게나 느껴지느냐?”
“아…! 으앙! 느, 느껴져요! 주인님의 자지가 마님의 보지를 꾸짖을때마다… 마님의 몸이 떨리는 게 전해져요! 자지와 보지가 서로 마찰되는 끈적한 소리…거기에 마님의 혀가 제 보지를 ?으며 내는 소리가 음탕하게 섞여서… 제 민감한 귀까지 마구 범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침실의 넓은 침대 위에는 침대에 머리를 파묻은 채 엉덩이를 높게 든 형태로 엎드린 라일라와, 바로 그 뒤에서 양 팔로 몸을 지탱한 채 입을 라일라의 보지에 처박고 있는 스칼라가 있었고 그런 스칼라의 양 대퇴부를 양 손으로 붙들어 허리에 감듯이 하고 있는 것이 나였다. 스칼라의 하반신을 공중에 뜨게 한 채로 암컷봉지에 자지를 넣어 흔들고 있었기 때문에 그 움직임은 스칼라의 상반신까지 그대로 전해져 아래로 처진 커다란 가슴이 그 율동에 엉망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마다 그 첨단에서는 방울이 짤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음악을 연주해 주고 있다.
라일라에게는 약의 효과를 시험하기 위해 ‘투르의 가호’를 먹인 상태였다. 효과는 노파가 말한 그대로인 듯 라일라는 그 몸에 전해지는 모든 자극을 평소보다 훨씬 선명하고 강하게 느끼며 보짓물을 방출하고 있었다.
“좋군! 약의 효과도 확인했으니 이제 계획대로 밀라… 그 멍청한 계집년을 부술 뿐…크크크크, 크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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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는 이른 오전 집을 나섰다. 제크의 저택에 간다는 것조차도 적당히 다른 이유로 둘러대고, 마을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어지는 시간을 골라 나온 것은, 어제 제크가 말했던 데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제크와 만나 하는 이야기에 대해 눈치 채지 않았으면 했기 때문이다. 물론 부모님에게도 같은 이유였다. 특히 아버지는 자신이 어제 제크를 설득해 이룬 성과를 들으면 뭔가 간섭하려고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버지의 도움 없이도 자신이 뭔가 멋진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고 마음속으로 기대한 것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자신은 주위 아이들보다 훨씬 지성적인 사람이라고 믿고 있는데서 온 자만심으로부터 온 판단이라는 것을 밀라는 몰랐다. 만약 양친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면 밀라는 조금 더 평온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제크에게 노려지는 이상 그 생활이 찢어지는 것은 시간의 문제였겠지만.
밀라가 저택에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라일라가 문을 열어 밀라를 안내했다. 하지만 안내된 곳은 어제의 가주실이 아니라 커다란 침대가 자리잡고 있는 침실이었다. 제크는 침대로부터 약간 떨어진 곳에 놓여진 작은 탁자에 앉아 찻잔을 들고 있었다.
“어서와, 밀라. 마침 차를 마시고 있는 중이었어. 라일라, 밀라에게도 차를 내줘.”
밀라가 어색해하면서도 제크의 반대편에 앉자 라일라가 검은 빛깔이 도는 따뜻한 액체를 찻잔에 따라주었다. 밀라는 대답을 빨리 듣고 싶은 마음에 제크를 힐끔힐끔 바라보았지만, 제크는 그저 차를 마시는 데 집중하는 듯 밀라를 무시하고 있었다.
마음만 다급해진 밀라는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들고 있던 찻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한 모금을 삼키자 처음으로 맛보는 씁쓰레하고 시큼한 맛이 입안을 돌았다.
“읍! 써…”
결코 즐길 수 있을만한 맛은 아니었기에 밀라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리곤 찻잔에서 입을 때내었다. 그러자 무감정한 목소리로 제크가 입을 열었다.
“다 마시도록 해. 정신을 맑게 해준다는 귀한 약차야. 맛은 쓰지만... 이 맛은 딱 나의 마음속을 설명해주는 듯한 맛인걸. 이야기는 차를 다 마신 후부터 시작하도록 해.”
제크의 말에서 ‘다 마시지 않으면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 라는 의지를 느낀 밀라는 어쩔 수 없이 쓴 맛을 참아가며 찻잔을 비웠다. 끝까지 입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쓴 잔향을 참으며 찻잔을 내려놓은 밀라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제크, 어제의 이야기는 생각해 봤어?”
제크는 그 물음에 살짝 고개를 끄덕여 긍정하고는 문 쪽에 서있던 라일라를 바라보았다.
“라일라, 잠시 조용히 할 얘기가 있으니 나가있도록 해. 그리고, 어제도 말했듯이 어머니에게는 모르는 척 입을 다물어 둬.”
“네, 주인님. 그럼…”
라일라가 방을 나가는 모습을 보고는 밀라는 기대로 가슴을 뛰게 했다. 제크가 이 대화를 스칼라로부터 숨기려 한다는 것은 자신의 설득에 넘어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인 것이다.
하지만 제크는 승낙의 단어 대신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밀라를 바라보았다.
“밀라… 분명 네가 하는 말은 일리가 있어. 어머니도, 샌디 누나도 진심으로 나를 위해주는 게 아니라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존슨이 나에게 해 왔던 짓을 떠올리면 도저히 존슨 편을 들어줄 기분이 나질 않아.”
제크가 꺼낸 말은 밀라가 가장 걱정하고 있던 요소였다. 몇 년간의 그 지독한 괴롭힘… 멀리서 보기만 했던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쉽게 용서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하물며 직접 당한 쪽에서는 그 원한이 보통의 것은 아닐 것이다.
“제크, 네가 존슨 편을 들어준다면 분명히 존슨도 뉘우치고 네게 그 동안 저질렀던 일들을 사과할거야. 네가 넓은 마음으로 일단 존슨을 용서해 줘야만 해. 분명 주신님도 그러길 바라실거야.”
밀라는 어떻게든 제크의 마음을 열어보려 마치 신전의 사제들이 입에 담을 만한 용서의 미덕을 호소했지만 제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안하지만 난 성인이 아니야. 나는… 존슨이 먼저 무릎 꿇고 사죄하길 원해.”
“제크… 알다시피 존슨은 우리 집에 틀어박힌 채 제대로 말도 나누지 못하는 상태야. 오히려 네가 도와주지 않으면 존슨은 스스로 일어설 수 없단 말이야.”
“그래. 그걸 모르는 건 아니야… 그래서, 나도 내 마음 속으로 최대한 타협한 결과가 있어.”
밀라는 대체 제크가 무엇을 생각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원 안을 계속 돌고 있는 듯한 이 상황인 만큼, 가능하다면 최대한 제크의 조건을 받아들이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 조건은… 밀라, 네가 내 명령 세가지를 들어주는 거야.”
“뭐…? 내, 내가 네 명령을 들어준다구?”
제크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밀라의 예상과는 현격히 떨어져 있었다. 아니, 애초에 제크가 자신에게 요구조건을 내 걸 것이라는 데에는 전혀 생각이 미치지 않았다고 해도 좋았다.
“그래. 네가 스스로 말했듯이 지금 존슨은 자기 발로 내 앞까지 올 수 있는 상태가 아니야. 그러니까, 대신 네가 내 명령을 들어줘야만 해.”
“어, 어째서 하필 나야? 거, 거기에다 명령이라니… 질 나쁜 장난으로밖에 들리지 않아!”
당황스러움에 이어 배어나오는 분노에 밀라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여버렸다. 하지만 제크는 전혀 잘못된 것이 없다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존슨을 대리할 수 있는 건 밀라, 너 밖에 없어. 이 마을에서 누구도 진심으로 존슨을 구해주려고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밀라 너만은 어떻게든 존슨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나로서는 너희들의 사이가 결코 보통이라고 생각되지 않아. 따라서 존슨을 대신에 나의 분노를 풀어 줄 사람도 또한 너밖에 없지.”
“무, 무슨 소리야! 그런 조건은 인정할 수 없어…!”
“걱정하지마. 명령이라고 해도, 네가 할 수 없는 일이나 위험하고 힘든 일을 시키려는 게 아니니까. 명령이란 말이 정 싫다면 부탁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제크의 이 말에 밀라는 마음속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불가능한 일이 아닌 단순한 부탁이라면…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지도 모른다. 물론 자신이 존슨의 대신이 되어 제크의 쌓여있던 분노를 풀어주는 일인만큼 솔직히 불안한 마음이 있었기에 쉽게 그러겠다고 대답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제크는 그런 밀라의 고민을 일축시켜 주었다.
“만약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역시 존슨의 편에 서 줄 순 없어. 그리고, 다시는 너와 유산에 대해서 얘기하지도 않을 거야. 가능한 한 어머니나 샌디 누나의 의심을 사고 싶진 않아.”
차가운 제크의 언동에서는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는 압력이 있었다. 밀라는 잠시 더 고민했지만 이미 마음 속엔 오직 승낙한다는 하나의 선택지 밖에 남지 않은 것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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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 년이 쓸데없이 시간을 질질 끌다 결국 승낙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마음속으로 작은 쾌재를 불렀다. 좀 더 신중하게 생각했다면 얼마든지 대답을 미루고 다른 방도를 생각할 수 있었을 테지만, 예상치 못한 요구조건과 결단을 촉구하는 협박의 말에 그야말로 나의 예상대로 행동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어떤 표정도 내보이지 않고, 그저 조용히 요구조건을 실행에 옮겼다.
“밀라, 그럼… 이 자리에서 첫 번째 명령을 들어줬으면 해.”
밀라가 그 말을 듣는 순간 두려움과 긴장에 몸을 빳빳하게 긴장시키는 것을 보며 나는 마치 한탄하듯 쓸쓸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알다시피,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15년간 그저 가축처럼 취급받으면서 살아왔어. 특히 존슨은 주위 또래 모두가 나를 괴롭히도록 이끌었지. 덕분에 나는 이 마을에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정도야.”
나의 신세한탄과도 같은 말을 들으며 밀라의 경계가 점점 누그러짐을 느끼면서, 나는 말을 계속했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나에게 가까이 오지조차 않으려고 했어. 심지어 날 보면 도망치기도 했지.”
이 말까지 듣자 밀라의 얼굴색이 한 층 더 변했다. 마치 죄책감을 느끼는 듯이 말이다. 자신도 그런 사람들의 하나란 것을 슬슬 깨달은 거겠지.
“그래서 나는 항상 궁금했어. 도대체 여자아이는 나 같은 남자아이와 어떻게 다를까 하고 말이야… 그래서 나는 알고 싶어. 여자아이의 몸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그, 그건… 여자의 몸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정확하게는 ‘여자아이’의 몸을 알고 싶어. 나와 비슷한 나이의.”
밀라의 얼굴이 급격히 붉어졌다. 아직 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소녀이지만 그런 말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저기…그럼, 내가… 설명해주면 되는거겠지?”
수치심에 안절부절 못하면서도 밀라는 결심을 굳힌 듯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피식 웃을 뿐이었다. 이 어린 년은 나의 요구를 무척 과소평가하고 있는 듯 한데…
“어떻게 설명해 줄 생각이야?”
“어떻게냐니… 그야 말로…”
나는 너무나 무른 그 생각에 답답함마저 느끼며 강하게 요구했다.
“말로만 설명하는 걸로는 내 궁금증을 채울 수 없어. 실제로 어떤 모양과 색을 했는지 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촉감으로도 확인해보고 싶어.”
“무, 뭐어~? 말도 안돼! 그런 건 절대로 할 수 없어! 무리야!”
“어째서 무리라는 거지? 내가 널 때리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살갗을 보고 약간 만져보고 싶다는 것 뿐이야. 네가 다칠 일은 전혀 없고 뭔가 변하는 것도 아니야. 그 정도도 못할 거면서 무책임하게 약속한거야?”
“그… 그래도 그건 수치스러운 일이야! 남이 알게 되면 부끄러워서 밖에 나갈 수조차 없게 될거야!”
“이 방 안에는 너와 나밖에 없어. 남이 알게 될 리가 없지. 나도 이 일을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겠다고 주신님 앞에 맹세할 수 있어.”
“단지 그런 문제가 아니야! 비, 비록 남한테 보이지 않아도 주신님이 보고 계신다구! 그런 수치스러운 행위는 용서받지 못할거야…”
“아니, 네 말은 잘못되었어. 이건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수치라던가 그런 게 아냐. 남자와 여자는 부부가 되면 서로 ‘그 일’을 해서 아기를 만드는 건 물론 알고 있지?”
‘그 일’ 이 뭔지 전혀 모를 나이는 아닌지, 밀라는 아주 새빨갛게 익어버렸다. 나는 밀라가 나설 틈을 주지 않고 다시 말을 이었다.
“잘 듣고 생각해 봐. 방 안이 아닌 곳에서, 또는 누군가 보는 앞에서 부부가 ‘그 일’을 하는 건 굉장히 수치스러운 일이야. 그렇지?”
“다…당연하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어!”
“그 말이 맞아. 하지만 반대로, 부부가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방 안에서 ‘그 일’을 해서 아기를 만드는 것은 딱히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야.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기가 태어나지 않게 되니 주신님이 만든 세상의 법칙에 어긋나는 거잖아?”
“……부…분명히… 하지만, 이건 부끄러운 일인데…”
“중요한 것은 양방의 동의야. ‘그 일’도 두 사람이 동의해서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하면 수치스럽지 않듯이, 지금 우리들이 하려는 것도 서로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결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닌거야.”
스스로도 말하고서 기가 찰 정도의 궤변이다. 헛점 투성이랄까, 그 이상으로 말도 안되는 논리이지만… 어차피 알고 있는 성지식이라고는 아주 일부, 그것도 정상적인 관계 뿐일 터인 밀라는 이미 나에게 완전히 설득당해 있었다. 하다못해 ‘그럼 불륜은 어떻게 설명하지’라고만 물어봐도 나는 제대로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으응… 양방의 동의, 란 말이지…”
밀라는 부끄러움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나의 말을 되뇌이더니 크게 심호흡을 했다.
“…네가 말하는 건 알았어. 하, 하지만 그… 맨 살갗은 남편에게만 보여줄 수 있는 곳이야.”
“흐응, 옷 속을 보는 건 안된다는 말이지. 그럼 만져보는 건?”
“그, 그것도 원래는 안돼. 안돼지만… 옷 위에서만이라면…”
호오… 그렇게 타협을 봤나. 하지만 나로서는 그것만이라도 충분하다. 괜히 여기서 더 밀어붙여 시작부터 실패의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겠지.
“…좋아. 불만족스럽긴 하지만, 그걸로 참기로 하겠어.”
나는 자꾸 튀어나오려는 음흉한 웃음을 억지로 삼키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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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는 의자에 앉은 채로 제크에게 몸 여기저기를 차례대로 만져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팔과 손을 만졌다. 말한대로 부드럽고 상냥하게 상완과 하완을 꼼꼼히 만져나가다가 손등을 쓰다듬고, 마지막으로 손바닥과 손가락을 지문까지 확인하듯 공들여 만져나갔다.
자신의 것보다 크고 따뜻한 손으로 만져지는 것은 시작하기 전까지의 두려움이 바보같이 생각될 정도로 의외로 기분이 좋은 것이었다. 왠지 모르게 약간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고 그 손이 만지는 부위가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민감하게 느껴졌지만 분명 긴장한 탓일 거라고 생각하며 점점 그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 딱히 말해 줄 것도 없었다. 남자나 여자나 사지는 똑같이 달려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부위를 설명하는 것은 굉장히 부끄럽고도 어려운 일이 될테지만 그 부위를 생각하면 왠지 그 부위의 감각이 생생히 느껴져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이 편했던 것은 팔을 만질 때 뿐이었다. 빠진 곳 없이 팔 전체를 확인한 제크의 양 손이 순식간에 구두를 벗겨버린 것이다. 밀라는 순간 깜짝 놀랐지만 그저 제크가 하는 대로 놔둘 수 밖에 없었다. 발은 굳이 말하면 청결하지 못한 곳이지 부끄러운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떠올랐기에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양 쪽의 구두를 벗긴 손이 발가락을 하나하나씩 문지르며 그 사이사이를 통과하는 감각은 자신이 발을 만질 때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호흡이 가빠져 오고, 그 손가락이 발바닥 위에서 춤출 때에는 그만 새된 음성을 올려버리고 말았다. 발바닥에서 올라온 그 가려움과도 닮은 참을 수 없는 강렬한 감각은 순식간에 몸 전체로 퍼져 나갔다. 특히나 그 느낌은 아랫배 쪽에 울려 소변이 급할 때와도 비슷한 찌릿한 감각을 주었다. 곧 이어 그 손가락들은 발을 떠나 다리를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복사뼈를 돌아 정강이뼈를 쓰다듬을 때쯤, 밀라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자각했다. 어째서인지 평소 이상으로 맑은 머리에 온 몸에서 폭포와도 같은 감각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제크가 만지고 지나간, 특히 당장 쓰다듬고 있는 곳에서는 그야말로 번개가 치는 듯한 자극이 들끓었다.
다리를 만지는 것이 이렇게도 자극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었나? 아니었다. 최소한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런 감각은 느껴본 기억이 없었다. 미지의 감각은 두려움과 동시에 강한 흥분도 동시에 가져오고 있었다. 이미 가쁜 호흡과 터져나오는 신음은 멈출 방법이 없는 것을 싫을 정도로 스스로 이해하고 있었다.
제크의 손은 점점 올라와 여자애의 소중한 부분 근처까지 와 있었다. 여기에 지금 손을 댄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분명 놀라울 정도로 큰 비명이 터질 것이다.
밀라는 은밀한 부분에 처음으로 남자의 손이 닿는다는 자극적인 사실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고양감을 느꼈다.
하지만 제크의 손은 교묘하게 그 곳을 피해 옆구리로 향했다. 순간 갈 곳을 잃은 고양감과 함께 밀라는 배신감마저 느꼈지만, 민감한 옆구리에서 전해지는 찌릿한 자극에 그런 감정은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제크의 두 손은 민감한 옆구리와 배부분에 불을 질러놓고 이번에는 등으로 도망갔다. 등받이가 없는 간소한 의자는 등을 전혀 막아주지 못했고, 제크의 손은 지금까지보다 평평하고 넓은 벌판에서 마치 그림을 그리듯 질주했다. 평소에는 신경조차 안쓰던 등에서는 손가락이 스칠 때마다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자극이 튀어올랐다.
등에서 신나게 뛰어놀던 양 손은 갑자기 속도를 줄이고, 마치 먹이를 노리는 늑대처럼 다시 등에서부터 슬금슬금 겨드랑이 밑을 지나 부풀어오른 두 개의 언덕을 향하기 시작했다.
‘이번에야 말로’ 라는 생각과 함께 밀라의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불길이 터져나왔다.
민감해진 나머지 옷의 촉감은 물론 심장박동의 흔들림까지 느끼고 있던 가슴의 첨단이 근질근질하며 무언가가 솟아올라와 그 앞의 옷감을 밀어올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 짜릿한 감각에 밀라는 급히 숨을 들이마쉬며 허리를 당기고야 말았지만 제크의 양 손은 천천히, 천천히 양 언덕의 오르막길에 첫 발을 디디려 하고 있었다. 비등하는 기대감과 혼란 속에서도 밀라는 이 곳이 남자와 여자가 차이나는 중요한 장소라는 것을 생각해냈다.
“흐응… 거기 가, 가슴…!”
겨우 그 말이 뜨거운 호흡과 함께 흘러나온 순간, 다시 양 손은 가슴에서 물러나 양 어깨로 올라왔다. 또다시 기대를 배반하고 두 손이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던 민감한 부분에서 도망쳐버리는 순간 밀라의 머리속에서 큰 소리가 울렸다.
‘만져줘!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 만져주지 않는거야? 거길 만져주면 분명 몸이 녹아버릴 정도의 자극이 와줄 것 같은데!’
그리고 스스로 냈음이 분명한 그 마음의 소리에 샌디는 다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으로부터 부풀어오른 가슴과 유두를 괴롭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사실이 작살처럼 뇌리에 박혔다. 계속해서 흘러드는 저릿한 쾌감과, 또한 가장 큰 쾌감에 대한 기대를 부숴져버린 실망감과 더불어 그 생각은 밀라의 마음을 천천히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그 시점에서 이미 밀라에게 더 이상 반항의 가능성은 없어진 것과 같았다. 제어할 수 없는 감각의 소용돌이 속에서 밀라는 그저 자극에 경련하며 달뜬 숨을 내뱉을 뿐으로 제크가 주는 자극을 솔직히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어깨와 목을 거쳐 올라온 손은 턱, 코, 뺨, 눈, 눈썹을 거쳐 귓바퀴를 꼼꼼히 쓰다듬고는 머리카락 사이로 들어가 두피에 까지도 침범해 들어왔다.
그리고 머리의 모든 피부 역시 더 이상 건드릴 곳이 없게 된 시점에서, 리나는 안도를 느끼며 생각했다.
‘이것으로… 만족해 준 것일까?’
하지만, 그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지기도 전에 밀라의 가슴을 향해 아무 예고도 없이 두 개의 손바닥과 열 개의 손가락이 사정없이 먹혀들어 태풍처럼 휘젓기 시작했다.
예고없이 밀어닥친 쾌감의 폭풍 속에서 앞서 두 번이나 저지당했던 고양감이 마치 시위를 떠난 활처럼 치솟아왔다. 몸이 벌벌 떨리며 경련을 계속하고 그에 이어 몸에 행복감이 가득 퍼져나가는 것을, 그런 상황에서도 이상할 정도로 선명한 사고가 하나도 남김 없이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머리 속과는 달리 리나의 몸은 한 번의 절정감과 함께 더 이상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힘을 잃고 축 쳐저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가슴을 움켜진 두개의 손바닥이 리나를 받치고 있어 자세를 흐트리지도 못하고, 체중까지 걸려 더욱 강하진 압박감에 오열할 뿐이었다.
“제…제크.. 하아, 하아~! 더 이상은 안돼. 이제 그만…”
하지만 밀라의 부탁에 제크는 진한 웃음을 머금으며 가슴을 잡고 있던 양 손 중 오른손을 때어내어 천천히 배를 쓰다듬으며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할 뿐이었다.
“밀라, 아직 약속은 한 참 멀었어. 분명히 네 입으로 나에게 여자아이의 몸을 설명해 주겠다고 했잖아? 나는 아직 아무 설명도 못들었다구. 내가 만족할만한 설명을 해줄 때 까지 첫번째 명령은 지켜진 게 아냐.”
“알았어! 알았으니까 만지는 걸 그만둬…! 아, 아앙! 이.. 이러면 도저히 설명 같은 건 할 수가… 흐으응?!”
“이런, 이런. 겨우 이렇게 가볍게 만지는 것 조차 방해가 된다는 거야? 나에겐 그저 네가 제대로 설명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
“그… 그렇지만! 이건… 이건 이상해, 이상하다구~ 앙♡ 거, 거기보다 더 밑으로 내려가면…!”
“자아, 여기가 네가 부끄러워하는 바로 그.곳.이지?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니까…”
제크의 손은 천천히 원을 그리듯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아직 어린 보지가 위치한 가랑이 사이로 접근해 왔다. 두 겹의 옷감이 손과 살갗 사이를 막아주고 있는 것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밀라는 마치 맨손이 직접 만지는 듯 섬세하게 전해지는 감각에 그저 고개를 뒤로 젖히고 달뜬 오열을 뱉어낼 뿐이었다. 아랫배 깊은 곳이 뜨겁게 꿈틀거리며 은밀한 곳의 입구가 자신도 어쩔 수 없이 오물거리며 뭔가 따뜻하고 끈적한 액체를 배어나오게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이미 몸은 말을 듣지 않았고 그저 머리속을 불태워버리는 듯한 수치감 속에서 제크가 자신의 그런 상태를 눈치 못 채기를 한마음으로 바랄 뿐이었다.
제크의 손은 엷은 음모가 나 있는 치구를 밟고 지나간 후 균열이 합쳐지는 보지의 시작점에 잠시 멈춰서서는 그 곳에 도착했다는 보고라도 하듯 가볍게 꾹꾹 손가락을 누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밀라의 뇌리에 전해지는, 지금까지의 자극을 순식간에 뛰어넘는 음란하고도 강렬한 자극에 입은 탄성을 토해냈고 아까부터 계속되는 잔 경련을 밀어내며 더욱 커다란 흔들림이 몸을 용서없이 농락하기 시작했다.
“꺄하아악!! 아하…아하악! 아… 안데!! 그마, 그마안~! 히이이익~??!!”
머리속이 새하얀 색으로 물들며, 보지가 옴찔거리는 동시에 그 사이에서 물줄기가 분출되어 속옷을 축축하게 적셔갔다.
“아..아아아아?! 으, 으아아아…?”
‘나… 지렸어? 남자애 앞에서… 오줌… 싸버린거야?”
순간 그런 생각이 떠올랐지만 이미 도망치는 것을 포함해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저절로 눈물이 흐르고 벌려진 입에선 입꼬리 쪽으로 침이 흘러넘치고 있었지만 이미 의식은 육체로부터 한 발 물러나 그저 멍하게 바라만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흐음, 이 자세로는 정작 중요한 부분을 만지는 게 불편한 걸…”
제크는 한마디 내뱉듯 중얼거리고는 제크의 배에 머리를 기댄 채 아직도 경련을 계속하고 있는 밀라를 무릎과 겨드랑이 뒤로 손을 넣어 번쩍 들어올렸다.
“으흥…! 제…제ㅋ… 머를 하려고…?”
밀라가 초점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 멍한 눈동자를 들어 힘겹게 말했지만 제크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밀라를 침대에 눕혔다.
“결국 아무것도 설명을 못들었잖아? 게다가 정작 중요한 부분은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고 말이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테니 이번엔 제대로 설명하라구? 그러기 전까진 보내주지 않을 테니까 말야.”
자신에게 그런 것을 말하며 상냥하게 미소짓는 제크를 보며 밀라는 휘몰아치는 수치감과 함께, 믿을 수 없게도 자신의 가슴 속에서 ‘기대’란 감정이 뭉클거리며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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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황혼의 붉은 빛을 받으며 휘청휘청 걸음을 옮겨 저택을 나서는 밀라를 침실의 창가에서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결국 그 후로 밀라는 몇 번이나 절정에 달하며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혀로 웅얼거리며 나의 손에 만져지는 부위를 입에 담긴 했다. 뭐, 그건 ‘설명’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음탕한 신음으로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오늘 이대로 그 새파란 보지에 육봉을 밀어넣었어도 괜찮았겠지만, 그것은 결국 밀라에게 ‘강간’으로 인식될 것이다. 하지만 나의 계획은 아직 남아있다. 지금은 아직 저 년의 마음을 파괴해선 안된다. 언젠가 다가올 파괴의 순간을 위해서도 말이다. 그리고 그 전까지는 그저 그 몸과 마음에 주어지는 달콤한 쾌락을 즐겨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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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석양이 지는 늦은 오후 샌디는 또다시 제크의 저택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었다. 어제의 첫 번째 명령이 끝난 후 땀에 푹 젖은 몸으로 가쁜 숨만 내쉬고 있던 자신에게 제크는 두 번째 명령은 다음날 저녁에 말하겠다고 속삭이며 밤을 저택에서 자고 가야 할 거라고 했다.
그 때 당시에는 왠지 모를 막연한 감정에 제크가 말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웅얼거리고 말았지만, 막상 지금이 되니 다시 두려움이 뭉클거리며 솟아올랐다.
하지만 확실히 제크는 약속을 지켰다. 여기저기 부끄러운 곳을 만지긴 했지만 그건 자신이 동의한 것이었고, 그 손길도 대부분 상냥한 것이었다.
밀라는 그 때를 생각하자 마치 번개라도 맞은 듯 몸이 찌릿거렸다. 이 몸에서 제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다… 라는 생각이 들자 가슴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끓어올라 가슴이 두근거려왔다.
팔에 걸려있는 나무줄기로 만든 바구니에는 이야기책 한 권과 잠옷, 그리고 어머니가 챙겨준 약간의 과자와 치즈가 들어있었다. 제크의 저택에 가는 걸 숨기기 위해, 친구네 집에 묵으며 그 어린 동생들에게 밤에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약속했다고 거짓말을 하자 어머니가 신경써서 챙겨준 간식들이었다.
어머니를 속였다는 죄책감에 한숨을 내쉬면서도 제크와의 약속만 모두 지킨다면 언제나와 같은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 스스로를 격려하며 밀라는 걸음을 옮겼다.
어제와 같이 저택에 도착하자 마자 라일라를 따라 도착한 침실에는 제크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와, 밀라. 아직 저녁은 먹기 전이지? 괜찮다면 같이 먹지 않겠어?”
그렇게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분명 저녁을 먹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제크의 기분에 맞춰줄수록 제크의 명령도 좀 더 쉬워질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일부러 고맙다고 말하며 승낙하자, 제크는 도저히 다른 의도가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뒤에 대기하고 있던 라일라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곧 이어 라일라가 가져온 저녁식사는 치즈와 하얀 빵, 그리고 과일과 채소로 만든 샐러드와 계란과 고기가 들어간 스튜였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이 마을 관점에서는 호화스러운 식사였기에 밀라는 사양하지 않고 배를 채웠다.
식사를 한 다음부터는 그야말로 평범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의 생활부터 관심사, 재미있는 신화나 전설, 그리고 몇 달에 한번 들리는 프린스터 남작가의 성 밑 번화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어느새 이야기는 밀라가 주로 이야기를 하고 제크가 묻는 쪽이었지만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는 제크의 언동에 이야기에 점점 재미가 붙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제크가 말을 꺼냈다.
“밀라, 그럼 두 번째 명령에 대해 말할께.”
밀라는 순간 기분이 한 순간에 가라앉았지만, 금방까지의 즐거운 이야기가 끝난 다음이라 그럴까 그리 크게 긴장하지 않는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 밤, 나랑 한 침대에서 같이 잤으면 좋겠어.”
“…잠깐?! 지금 뭐라고…?”
밀라는 자신이 들은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그러자 제크는 다시 한번 또박 또박 끊어서 다시 말해 주었다.
“나랑. 한 침대에서. 같이. 잤으면. 해.”
밀라의 머리 속에서 다양한 생각이 소용돌이쳤다.
‘이게 무슨 소리지? 설마… 내 몸을 노리겠다는…?’
‘아냐, 어쩌면 말 그대로 그냥 잠만 같이 자달라는 말일지도 몰라.’
‘그래도 그런 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일이야.’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어제 그… 여기저기 만져졌고, 결국 아무일도 없이 풀려났잖아?’
하지만 제크는 이번에도 그 머리속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상냥한 웃음 속, 사악한 눈빛이 아무도 모르게 번쩍였다.
“불안한 건 알아. 그럼 또 약속을 할게. 그저 한 침대에서 같이 자주면 돼. 물론… 예를 들어, 손을 잡는다던가 하는 행동을 할 지도 몰라. 물론 네가 싫어한다면 그만두겠다고 맹세하겠어.”
그 말에 밀라의 표정에 깊은 안도가 자리잡았다. 저런 조건을 붙인다는 것은 뭔가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그저 같이 자달라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손 정도는 붙잡아도 용서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밀라는 약간의 웃음마저 띄운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에도 제크의 행동은 신사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밀라가 방안에서 옷을 갈아입게 하고 자신은 방 밖으로 나가 잠옷을 갈아입었다. 펑퍼짐하게 온 몸을 감싸는, 어린이 잠옷형태의 색기 없는 차림이었지만, 처음으로 그런 모습을 남자아이 앞에 드러낸 밀라는 얼굴을 붉히고는 그저 침대에 올라와 쪼그리고 앉은 채 긴장하고 있었다. 방 안을 밝히던 촛불들을 끄고 마지막으로 침대를 은은히 비추는 램프 하나만을 남겨둔 제크는 마지막으로 어디선가 술병과 술잔 두개를 들고 침대로 올라와 밀라의 옆에 비슷한 모습으로 앉았다.
“밀라, 이건 아버지가 남겨둔 과실주야. 우린 아직 술을 즐길 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어린 나이도 아냐. 너도 와인 정도는 마셔본 적이 있지?”
물론 밀라도 와인 정도는 마신 적이 있다. 축제나 경사가 있을 때면 어린 아이들도 취한 어른들에게 떠밀려 와인 맛을 보게 된다.
제크도 그걸 아는지 굳이 대답을 듣지 않고 잔에 와인을 따라서 밀라에게 넘겼다.
“마시면 기분이 좀 낳아질거야. 네가 긴장 때문에 뜬 눈으로 밤을 새우면 나도 자지 못할 것 같거든. 사양하지 말고 맛을 봐. 꽤 맛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밀라는 잔에 입을 대서 한 모금을 넘겼다. 달콤한 맛과 함께 꽃향기와도 닮은 좋은 향기가 퍼져나갔다. 알코올의 독한 느낌은 아주 약간이고 오히려 아주 잘 익은 과실즙에 꿀을 섞은 듯한 그 맛에 밀라는 마치 물을 마시듯 한 잔을 다 비워버렸다.
“후아… 이거 뭐야? 굉장히 맛있어…”
“글쎄… 나도 이름은 잘 몰라. 아버지가 굉장히 아끼던 거였던 것 같아.”
“그럼 비싼 걸텐데… 내가 함부로 먹어버려도 괜찮을까?”
“그런 건 걱정하지마. 이젠 내 거니까. 나는 네가 맛있게 마셔주길 바래.”
그 말은 왠지 밀라 자신을 굉장히 소중하게 여겨주는 느낌을 주어서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지며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따뜻한 술기운이 몸으로 퍼져나가며 긴장감과 두려움이 마치 마법처럼 사라지고, 왠지 이 상황이 편하고 행복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밀라는 옆에서 술잔을 들고 있는 제크를 바라보았다. 예전과는 너무나도 달라진 모습. 잡티없이 하얀 피부와 부드러우면서도 단정하게 자리잡은 이목구비는 산골의 소년이라기 보다는 귀하게 자란 도련님을 생각하게 할 정도였다. 이렇게 보니 왠지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머리에 떠올라, 밀라는 아까까지와 다른 이유의 부끄러움에 그만 고개를 돌려버렸다.
제크가 술병을 들어 빈 잔에 술을 더 따라주자 밀라는 사양하지 않고 잔을 들이켰다. 들이키면 들이킬수록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며 그저 행복한 기분만이 밀라를 지배해갔다.
제크가 손을 뻗어 손등 위에 그 넓은 손바닥을 덮었지만 밀라는 그 따뜻함을 느끼며 오히려자신의 손가락을 제크의 손가락 사이에 넣어 깍지를 끼었다. 어느샌가 둘의 어깨는 접근해 서로에게 기댄 채였다. 그 광경은 어떻게 봐도 서로 사랑하는 애인 사이에서 이루어질만한 행동이었지만 밀라에게 이미 그런 것을 신경 쓸 이성은 남아있지 않았다.
밀라는 살짝 고개를 돌려 제크를 바라보았다. 제크도 이미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동자가 왠지 뜨겁다고 느끼는 동시에 그 얼굴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밀라의 머리 속에 그만둬야 한다는 경종이 울렸지만 그 소리는 너무도 작았고 부드러운 입술이 맞닿는 순간 그 소리마저 깨끗하게 지워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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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비해 육감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분홍빛 입술의 감촉을 느끼며 나는 굉장히 오랜만에 격한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 흥분은 색마 장적수로서의 흥분이 아니라 이 세계에서 태어나 살아온 제크의 부분으로부터 태어난 감정이었지만, 마치 소년으로 돌아간 느낌에 이성을 잃고 욕망에 몸을 맡기고 싶은 유치한 감정이 내부를 뒤흔들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장적수로서, 이 소녀를 완전히 파괴해버리겠다는 결심을 더욱 더 굳히고 있었다. 사악한 계획을 머리속에 차곡차곡 쌓으며 말이다.
나는 막 익기 시작한 부드럽고 탱탱한 감촉을 즐기다가 천천히 혀를 내밀어 그 분홍빛 입술을 벌려 침입하기 시작했다.
‘환상경’의 마약 같은 효과에 빠져 혼이 반쯤 빠져나간 듯한 눈동자를 하고 있는 밀라는 너무나도 간단히 입술을 열고는 나의 침입을 환영했다. 그 입 안을 잇몸사이부터 목젖에 이르기까지 천천히, 그러면서도 확실하게 혀로 공략해 나갔다. 얼마 안 가 밀라의 혀도 자극에 이끌리듯 함께 움직이기 시작해 나의 혀에 얽혀갔다. 곧 넓은 방 안에 서로의 타액을 빨아먹는 음미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움… ?, 쪼옥~! 쭙, 쭈웁… 후르륵~ 꿀꺽… 쮸웁, 츄우우웁~”
나는 자연스럽게 밀라를 침대 위로 쓰러뜨려 그 아직 다 성장하지 않은 몸 위에서 계속해서 입안을 희롱함과 동시에 양 손을 움직여 옷을 벗겨가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녹은 그 가녀린 몸은 어떤 반항도 없이 그 한 장의 방어막이 벗겨지는 것을 기다릴 뿐이었다.
‘호오… 상상 이상으로 먹음직스러운 몸이군. 이 정도까진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말이지. 크흐흐…’
드러난 나체를 바라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그야말로 하얀 우유처럼 빛나는 피부는 손을 대면 묻어나올 듯이 촉촉했고, 열 다섯이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잘록한 허리와 살이 붙은 엉덩이는 암컷으로서의 육체미를 과시하고 있었다. 특히, 풍성하게 부풀어오른 가슴은 마치 푸딩처럼 전혀 형태를 어지르지 않고 흉부 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이 정도 크기를 가지고서도 이렇게 탱탱하게 솟아올라 있다니, 이건 아직 성장중인 소녀이기 때문일까.
나는 문득 중원에 있을 때를 생각했다. 색마로서 암컷으로 매력이 있다면 가리지 않고 여자들을 농락해 온 삶 중에서도, 나는 다른 저급한 색마들과는 다르게 동녀(童女)는 별로 노리지 않았다. 최소한 열 일곱정도는 되야 가슴이 나오고 암컷으로서의 몸매가 드러나기 때문에, 미래가 기대되는 새싹을 보아도 지긋이, 암컷으로서의 존재감을 나타낼 때까지 키워서 그 육체를 접수해 주었다. 무엇보다 어린 것들은 몸도 마음도 너무
하드능욕판타지 색마환혼기 시작하겠습니다.
글고 4,5장 제목 빼먹어서 집어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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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 제크에 바치는 진혼가(2)
부제- 애욕에 흐트러지는 소녀
밀라는 조용히 입을 다문채 라일라의 뒤를 따라 가주실 앞까지 도착했다. 금방 본 표정 때문에 더 이상 라일라에게 몸상태를 묻는 얘기 같은 건 할 수가 없었다.
라일라가 문을 가볍게 노크하고는 밀라의 도착을 알리자 곧 방 안에서 들어오라는 제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밀라가 들어가고 나자 밖에서 라일라가 조용히 문을 닫았다. 시골마을에 어울리지 않게 고급스러운 가주실 내부에는 밀라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소년과 청년의 중간쯤 되는 남자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대편의 커다란 책상 뒤에 앉아있던 제크는 부드럽게 웃으며 손짓으로 책상 반대편에 놓여있는 의자를 권했다.
“거기있는 의자에 앉도록 해. 아, 그리고 조금 있으면 라일라가 음료를 가져올 테니 잠시만 기다려 줘.”
“아… 아니, 그렇게 목 마르지 않으니까… 그런데… 제, 제크 맞지?”
“이 마을에 제크란 이름을 가진 10대 남자는 나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으니, 네가 찾는 제크는 내가 맞겠지.”
밀라는 자신이 알고 있던 제크의 이미지와 너무 동떨어진 소년을 눈 앞에 두고는 어쩔 수도 없이 멍한 시선을 그 얼굴로 향했다.
“그런데 도대체 뭣 때문에 찾아온거야? 라일라한테 왜 방문했는지도 말할 수 없다고 한 모양인데…”
제크의 질문에 퍼뜩 정신을 차린 밀라는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다시 한 번 상기했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옛날과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를 제크라고 말하고 있으니 믿을 수 밖에 없다고 스스로를 이해시켰다.
“아, 미안해. 잠시 놀라서… 저기, 제크…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존슨이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아?”
존슨의 이름을 꺼내자 제크의 웃음이 순식간에 없어지고 딱딱한 표정만이 남는 것이 밀라의 눈에 훤히 보였다.
“…바로 얼마 전에 알았어. 장례식 다음날부터 모습을 감추더니 보러스 선생님 댁에서 폐를 끼치고 있을 줄이야.”
“응, 다락방에 박혀서 나오려고 하지를 않아. 처음에는 잠시 있다 나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충격이 심했던 것 같아. 그동안 쭉 보살펴왔지만… 아버지도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삼일 후에는 억지로라도 쫓아내겠다고 말하셨어.”
“…그래서, 나한테 뭘 원하는 거야? 존슨이 끼친 불편함에 대한 성의표시라면 결코 잊지 않고 있을 셈이니까 걱정하지 마.”
“그, 그런 걸 원한 게 아냐! 내가 걱정하는 건… 존슨은 지금 굉장히 상처받은 상태라구. 아버지를 잃은 것 뿐만 아니라 그런… 유언장까지 봐버렸으니까… 삼일 후에 우리집에서조차도 쫓겨나게 되면 존슨이 어떻게 되버릴지 생각해봐.”
“…하지만 이제 와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어. 그야 예전에 그렇게 쫓아내버린 건 나빴다고 생각해…”
밀라는 퉁명스러운 와중에도 그 말속에 약간의 동정심이 섞여있는 듯 하자 희망이 샘솟았다.
“제크, 존슨은 전 촌장님… 브래드 씨의 장손이야. 그런 사람이 유산을 전혀 분배받지 못한다는 건, 원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아버지도 말씀하셨어.”
“보러스 선생님이? 그, 그렇지만 이미 유산은 어머니와 샌디 누나에게 나눠줘 버렸는데 그런 말을 들어도…”
“그렇긴 하지만 유산분배권을 가졌던 네가 존슨에게 유산을 나눠줘야 한다고 말해주면 이런 경우에는 다시 유산을 분배할 수 있다나 봐. 제크 너도 아버지… 보러스 선생님의 말을 믿지?”
“그거야 물론… 하지만 어머니와 샌디 누나는 분명 싫어할 거라고 생각해. 무엇보다, 내가 왜 존슨을 위해서 그렇게까지 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밀라는 대화가 자신의 생각대로 진행되어간다고 생각했다. 남의 뒷담화를 하는 건 치사한 일이긴 했지만 이건 눈 앞의 제크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생각하며 밀라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듯 목소리를 낮췄다.
“제크… 요즘 마을에 스칼라 아주머니와 샌디 누나의 소문, 어떻게 나고 있는지 알고 있어?”
“…? 그게 갑자기 무슨 말이야?”
“모두들 몰래 떠들고 있단 말이야. 놀라지 말고 듣도록 해. 사실은… 그 두 사람이 유산을 나눠가지기로 계획하고 너를 속여 존슨을 쫓아내버린 거라는 소문이 있어.”
제크는 참을 수 없다는 흥분을 숨기지 않고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그 두 사람이 그럴 리가 없어!”
“미, 미안해. 그냥 소문일 뿐이야. 하지만 이런 소문이 돌게 된 것도 애초에 그 두 사람이 존슨에게 유산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생겨난 거니까… 두 사람의 명예를 생각해서도 유산을 재분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이미 밀라는 스칼라와 샌디가 제크를 속이고 있다고 어느 정도 확신하고 있었지만 굳이 제크를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너도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해. 샌디 누나는 드렉 오빠랑 결혼했잖아? 더 이상 이 집 사람이 아닌 거라구. 거기에 스칼라 아주머니도 이제 좀 있으면 아기가 태어나게 될거잖아… 진짜로 피가 이어진 아이가.”
“무…무슨 뜻이야…”
제크는 아픈 곳을 찔린 것처럼 새어나오는 듯한 음성으로 되물었지만 밀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살짝 고개를 돌려 제크의 시선을 피해버렸다.
잠시 서로간의 사이가 가라앉은 침묵으로 매워졌다.
그 침묵을 깬 것은 노크소리에 이어 문 밖에서 들려온 라일라의 목소리였다.
“주인님, 마실 것을 가져왔습니다.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필요 없으니까 방해하지 말아줘!”
“네?! 시, 실례했습니다!”
짜증에 찬 제크의 고함에 당황한듯한 목소리와 함께 문으로부터 인기척이 멀어져갔다.
고함을 내지른 제크는 크게 심호흡을 반복하고는 고개를 아래로 숙인 채 다시 밀라를 향해 입을 열었다.
“…두 가지만 묻고 싶은 게 있어.”
“뭐, 뭔데?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물어봐 줘.”
“일단 첫번째는… 왜 밀라 네가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보러스 선생님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에게 직접 말하면 될텐데 왜 네가 여기까지 와서 날 설득하려 하느냔 말이야.”
제크의 질문에 밀라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 그건… 이런 사태는 옳지 않으니까…”
“...그건 이유가 안 돼. 따지고 보면 존슨이 유산을 받든 말든 너나 보러스 선생님이 굳이 상관할 까닭이 없어. 몇 개월이나 먹여주고 재워준 것 만으로도 충분히 베풀 만큼 베풀었다고 생각하는데?”
“………”
“…존슨과 사귄지 꽤 오래된 걸로 기억하는데. 크면 약혼할 거란 소문도 돌았었던가?”
“…??! 그, 그건 헛소문이야! 분명히 교제가 긴 사이기는 하지만 애초에 제대로 사귄 것도 아니고… 그저 존슨 혼자서 그런 식으로 떠들고 다닌 것 뿐이니까…”
“하지만, 여기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건 존슨을 위해서잖아. 그렇지?”
“꼭 그렇단 건… 그야 존슨을 도와주고 싶다는 기분은…사실이지만, 그…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니까?”
“…알았어. 그럼 두 번째 질문. 금방 말하던 중에 보러스 선생님의 말이라면 내가 신뢰할 거라고 자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던데… 물론, 보러스 선생님을 존경하지만… 어째서 그런 말투를 한 거지?”
“아… 그건…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2년 전 여름수업 마지막 날에 우리 집 앞에 화관을 만들어서 걸어놨었잖아?”
“……그러고보니 그런 걸 했었던가?”
“응! 그 때 그 화관이 굉장히 정성스럽게 꾸며져 있었으니까… 분명, 아버지를 굉장히 존경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었어.”
밀라는 쑥스럽다는 듯 살포시 웃으며 옛 기억을 입에 올렸고 그것으로 질문에 대한 충분한답이 되었는지 제크는 잠시 눈을 감고 침묵했다.
“…밀라, 네 얘기는 잘 들었어. 하지만 아직 좀 더 생각을 해 봐야 될 것 같아… 내일 오전에 다시 한 번 와줄 수 있겠어? 그리고 가능하다면 혼자서 와줘. …일단은 샌디 누나나 어머니가 눈치채지 않았으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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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크! 쪼그만 계집이… 적당히 맞춰주니 눈에 뵈는 게 없이 떠드는군… 네가 보기에는 어떠냐?”
밀라가 떠나간 방 안에 남아있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다. 커다란 책상 밑에서, 샌디는 내가 밀라에게 설득 ‘당해주고’있는 동안 계속 나의 자지를 혀로 애무하고 있었다.
“레룹~ 츄웁, ~ 쿡쿡♡ 정말… 멍청한 꼬마네요. 다른 남자를 설득하러 온 주제에 ‘네가 생각하는 그런건 아니니까♡’ 라니. 머리를 달고 있어도 제대로 기능을 못하니 주인님이 대신해서 몸뚱아리라도 가치있게 사용해 주시는 수 밖에 없겠죠?”
“후후, 남자를 가지고 노는 건 네 년 특기가 아니었던가?”
“아잉☆ 너무하세요! 이젠… 주인님의 장난감으로 만족하니까요♡ 다른 수컷 따위 이제 필요 없으니까요!”
샌디는 삐진 듯한 표정을 지으며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나를 흘겨보고는 다시 자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묘한 기분이로군. 나의 것이 아닌 감정이 치솟아 오르는 감각은. 질투하는 소년이라. 크흐흐흐, 아니, 어쩌면 덕분에 더욱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나는 비뚤어진 미소를 지으며 샌디의 끈적한 구음(口淫)이 주는 쾌락에 몸을 맏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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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스칼라는 마을 외곽의 허름한 오두막집에서 허리가 굽고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노파와 마주보고 있었다. 스칼라로서도 처음 오는 곳이 아니었고, 노파에게 있어서도 스칼라는 근년 중요한 단골이었기에 둘 사이에 위화감 같은 것은 흐르지 않았다.
다만 예전에 만났던 때와 다른 것이라면 언제나 비웃는 듯한 음흉한 웃음을 띄우고 있던 노파의 얼굴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흥분제나 미약이 어떤 게 있는지 모두 알고 싶다는 말이지?”
“할멈. 귀가 먹지는 않았을 텐데? 걱정 마. 돈은 충분히 가져왔으니. 효과만 확실하다면 가능한 한 구입해주지.”
잠시 스칼라의 기가 세보이는, 약간 화내는 것 같이도 보이는 얼굴을 바라보던 노파의 얼굴에 갑자기 천한 웃음이 떠올랐다.
“히히히히! 그래, 그래. 별로 제대로 된 물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남편이랍시고 있던 녀석이 없어져 버리니 아무래도 쓸쓸한가보지? 하지만 충고하는데 애를 뱄을 때 함부로 몸을 굴리는 건 좋지 않단 말씀이야… 이히히…, 남자한테 효과가 좋은 미약이 몇 개 있긴 하지. 하지만 미약보다는 정력제 쪽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할멈의 ‘정력제’란 말에 순간 스칼라의 몸이 움찔거렸다. 몇 개의 촛불만이 노란 빛을 흘리는 어두침침한 오두막 안이 아니었다면 그 온몸에 떠오른 열기를 노파도 눈치챌 수 있었을 터이다.
“저, 정력은… 이미 곤란할 정도로 넘치니까… 그리고 필요한 건 그런 게 아냐. 여자에게 듣는 쪽의 미약이 필요해.”
“…엥? 호오~! 과연, 과연… 키히히, 더 이상 말하는 건 실례겠군… 좋아, 그렇다면 이 할멈 비장의 미약들을 소개시켜주지.”
혼자서 뭔가 음탕한 상상이라도 한 건지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재친 노파는 찬장을 뒤적거려 몇 가지 물건들을 꺼냈다.
그리고는 그것을 한 줄로 스칼라 앞에 나열해 놓고는 한쪽 끝부터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아… 이 제일 오른쪽에 있는 게 그 유명한 ‘몰트의 가루’란 거지. 웬만한 약사라면 대충 만드는 법은 아는 일반적인 물건이지만, 이 할멈이 만들면 돌팔이들이 만든 것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의 효과가 난단 말이야. 먹어도 되지만… 히히, 거기에 직접 바르면 순식간에 승천할꺼다.”
작은 주머니에 들어있는 것은 제크가 교합산과 닮았다고 생각했던 분홍빛의 가루였다. 할멈은 주머니를 살짝 벌려 내용물을 확인시켜 준 다음 그 옆의 작은 물약병을 흔들었다.
“그리고 이건… 이미 본 기억이 있지? 내가 직접 조합한 거라 제대로 된 이름은 없지만 효과는 직접 체험해 봤을테지. 임신약이라고는 해도 미약으로서의 효과도 정말 훌륭하단 말씀이야.”
물약병 안에 담겨있는 빨간 액체는 바로 스칼라 자신의 임신을 확정시켰던 바로 그 약이었다. 그 당시 기억을 떠올린 스칼라의 음탕한 미소에 노파는 마주 웃어주며 그 다음으로 검은 색의 작은 알약들이 들어있는 목함을 들어보였다.
“요건 아주 재밌는 물건이지. 효과가 나타나는 건 좀 느려. 한 시간은 있어야 제 약효가 나타나지만… 대신 몇 시간이고 이어지지. 약간의 흥분과 함께… 온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민감해져. 그러면서도 이성을 흐트러뜨리진 않아서, 미약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미약은 아니야. 기원으로 보면 고대 전사들이 전투를 대비해 즐겨 먹었다고 하는 역사 깊은 녀석으로 그래서 붙은 이름도 전투의 신의 이름을 따 ‘투르의 가호’ 이지. 따뜻한 물에 녹여 마시면 효과가 좀 더 빨리 나타나게 되니 참고해두도록 해.”
노파의 설명이 끝나자 마자 스칼라의 시선이 그 다음에 위치해 있는 투명한 액체가 담긴 술병으로 옮겨갔다. 노파는 신이 난 듯 술병을 양 손으로 들어올리며 설명을 계속했다.
“이 것도 굉장히 착한 녀석이지! 나도 밤에 잠이 안 올 때 한잔 씩 하는 녀석이라 적극 추천하는 명주라구! 이히히히… 독한 주정(酒精)에 여러 약재를 섞어 푹 숙성시킨 녀석이야. 맛도 훌륭하지. 그 이름도 ‘환상경’. 이 걸 마시면 쓸데 없는 생각이 마치 가벼운 깃털처럼 훅 날아가버리고 안도감과 행복감이 찾아오게 돼. 아마 이 술을 만들 줄 아는 놈은 이 나라에 몇 명 없을 테지. 백 년 이상 전에 국법으로 금지하고 이 술을 만드는 놈들은 모두 목을 쳐버렸거든. 당신이 단골이니까 특별히 보여주는 거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물건을 가르키며 노파는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이건… 특별히 보여는 주지만, 사용할 생각은 하지말라구. 독약이라고도 할 수 있는 놈이니까말이야… 겉보기에는 그냥 마른 잎사귀로 보이지만, 원래는 중죄인이나 적국의 간첩을 심문할 때 썼던 무서운 놈이지. 이게 타면서 나오는 연기를 들이마시면 굉장한 쾌락을 느끼게 되지만.. 동시에 감정을 제어할 수 없게 되고 결국엔 이성을 망가뜨려 정신을 피폐하게 해버리지.”
설명을 마친 노파는 얼굴을 활짝 펴며 능글맞게 웃으며 양 손을 비볐다.
“자아, 이상이 이 할멈의 비장의 미약들이지. 맨 마지막 것만 빼고 뭐든지 골라 봐.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보장할 테니. 이히히히!!”
늘어선 미약들을 한번 ?어본 스칼라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요구를 말했다.
“모두 다 필요해. 마지막으로 설명한 것까지.”
말과 동시에 묵직한 돈주머니 소리가 탁자 위에 울렸다.
노파는 쭈글쭈글한 피부에 덮혔던 눈을 치켜뜨고는 스칼라와 돈주머니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재빨리 돈 주머니를 끌어다 그 속을 들여다보았다.
“킬킬킬, 꽤나 넉넉히 준비했군. 이 정도면 충분해. 하지만…”
노파는 돈 주머니를 향했던 얼굴을 휙 쳐들고는 스칼라의 노려보았다.
“마지막 건 도대체 어디 쓸 생각이지? 독약이라고 말했을 텐데…”
스칼라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음탕한 미소를 흘리며 반짝반짝 빛나는 은화 한 닢을 탁자 위에 떨어뜨렸다.
“음후후후~ 글쎄, 그건 나도 몰라. 분명 굉장히 재미있는 일에 쓰일 테지만… 이 은화도 마저 품 속에 넣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알고 있겠지?”
노파의 시선에 탐욕의 빛이 반짝이더니 순식간에 은화가 탁자 위에서 사라졌다.
“케헴~! 독약도 잘만 쓰면 좋은 약이 된다는 말이 있지. 이 할멈이 젊은 사람들이 즐기는 데 뭐하러 끼어들겠나?”
“그럼, 언제나처럼 입을 잘 닫아두길 바래요.”
이제 더 이상 할 말은 없다는 듯이 스칼라는 약들을 챙겨선, 로브를 둘러 얼굴을 가린 채로 오두막을 나와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그 허름한 오두막의 벽에 붙어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제크도 조용히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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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직히 감탄하고 있었다. 그 할멈이 소개한 약들의 효과는 정말로 훌륭한 것이었으니까. 나 역시도 색마로서 중원에 있을 때 다양한 미약들의 제조법을 알고 있었지만, 그 약효들은 대동소이, 암컷의 음욕을 부추겨 이성을 잃고 수컷에게 달라붙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미약의 완성형이 음독(淫毒)이라 불리우는 것으로, 남자와 정을 통하지 않으면 결국 독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되버린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큰 의문을 느끼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산골에 마녀취급을 받으며 사는 할멈이 저런 약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거지? 물론 허풍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서지만… 돈은 많이 받아도 효과가 없는 약은 절대 주지 않는다는 소문은 나 역시 알고 있는 것이다. 백 년 전에 국법으로 금지되었다는 금주(禁酒)의 제조법이나, 간첩의 고문에 쓰인다는 마약(痲藥). 아무리 세계가 다르다고 해도 이런 것을 아무나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나는 그 마녀할멈을 주시해야 할 인물로 기억 속에 새겨넣으며 더욱 탄력적으로 허리를 율동시켰다. 동시에 아까부터 방 안에 울리고 있던 방울소리가 크게 흐트러졌다.
“츄릅, 츄릅~ 으, 으아앙♡ 주인님, 그렇게 허리를 돌리면서 제 보지를 반죽해버리면~!!”
“스칼라, 뭐하는 거냐. 라일라가 네 혀를 기다리고 있잖느냐. 제대로 못하겠다면 넌 빠져도 괜찮다만?”
“아, 아아~!! 그런 말씀만은 제발… ?, 쥬릅~ 할짝~ 할짝~ ~ 제, 제대로, 하웁~! 쮸웁! 제대로 핥을테니까요, ?, ?~”
“히이익~!! 주, 주인님. 라일라…라일라 이상해요! 마님의 혀가… 제 보지를 휘젖고 있는데에~☆ 마님의 혀를 알아버려요! 보지로 혀의 생김새도…!! 촉감까지도 느껴져 버려요!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마님이 내뱉는 숨결이 엉덩이에 퍼져나가는 느낌도 알아버려요!”
“흐흐흐… 약이 잘 듣고 있는 모양이군. 그렇게나 느껴지느냐?”
“아…! 으앙! 느, 느껴져요! 주인님의 자지가 마님의 보지를 꾸짖을때마다… 마님의 몸이 떨리는 게 전해져요! 자지와 보지가 서로 마찰되는 끈적한 소리…거기에 마님의 혀가 제 보지를 ?으며 내는 소리가 음탕하게 섞여서… 제 민감한 귀까지 마구 범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침실의 넓은 침대 위에는 침대에 머리를 파묻은 채 엉덩이를 높게 든 형태로 엎드린 라일라와, 바로 그 뒤에서 양 팔로 몸을 지탱한 채 입을 라일라의 보지에 처박고 있는 스칼라가 있었고 그런 스칼라의 양 대퇴부를 양 손으로 붙들어 허리에 감듯이 하고 있는 것이 나였다. 스칼라의 하반신을 공중에 뜨게 한 채로 암컷봉지에 자지를 넣어 흔들고 있었기 때문에 그 움직임은 스칼라의 상반신까지 그대로 전해져 아래로 처진 커다란 가슴이 그 율동에 엉망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마다 그 첨단에서는 방울이 짤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음악을 연주해 주고 있다.
라일라에게는 약의 효과를 시험하기 위해 ‘투르의 가호’를 먹인 상태였다. 효과는 노파가 말한 그대로인 듯 라일라는 그 몸에 전해지는 모든 자극을 평소보다 훨씬 선명하고 강하게 느끼며 보짓물을 방출하고 있었다.
“좋군! 약의 효과도 확인했으니 이제 계획대로 밀라… 그 멍청한 계집년을 부술 뿐…크크크크, 크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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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는 이른 오전 집을 나섰다. 제크의 저택에 간다는 것조차도 적당히 다른 이유로 둘러대고, 마을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어지는 시간을 골라 나온 것은, 어제 제크가 말했던 데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제크와 만나 하는 이야기에 대해 눈치 채지 않았으면 했기 때문이다. 물론 부모님에게도 같은 이유였다. 특히 아버지는 자신이 어제 제크를 설득해 이룬 성과를 들으면 뭔가 간섭하려고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버지의 도움 없이도 자신이 뭔가 멋진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고 마음속으로 기대한 것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자신은 주위 아이들보다 훨씬 지성적인 사람이라고 믿고 있는데서 온 자만심으로부터 온 판단이라는 것을 밀라는 몰랐다. 만약 양친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면 밀라는 조금 더 평온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제크에게 노려지는 이상 그 생활이 찢어지는 것은 시간의 문제였겠지만.
밀라가 저택에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라일라가 문을 열어 밀라를 안내했다. 하지만 안내된 곳은 어제의 가주실이 아니라 커다란 침대가 자리잡고 있는 침실이었다. 제크는 침대로부터 약간 떨어진 곳에 놓여진 작은 탁자에 앉아 찻잔을 들고 있었다.
“어서와, 밀라. 마침 차를 마시고 있는 중이었어. 라일라, 밀라에게도 차를 내줘.”
밀라가 어색해하면서도 제크의 반대편에 앉자 라일라가 검은 빛깔이 도는 따뜻한 액체를 찻잔에 따라주었다. 밀라는 대답을 빨리 듣고 싶은 마음에 제크를 힐끔힐끔 바라보았지만, 제크는 그저 차를 마시는 데 집중하는 듯 밀라를 무시하고 있었다.
마음만 다급해진 밀라는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들고 있던 찻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한 모금을 삼키자 처음으로 맛보는 씁쓰레하고 시큼한 맛이 입안을 돌았다.
“읍! 써…”
결코 즐길 수 있을만한 맛은 아니었기에 밀라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리곤 찻잔에서 입을 때내었다. 그러자 무감정한 목소리로 제크가 입을 열었다.
“다 마시도록 해. 정신을 맑게 해준다는 귀한 약차야. 맛은 쓰지만... 이 맛은 딱 나의 마음속을 설명해주는 듯한 맛인걸. 이야기는 차를 다 마신 후부터 시작하도록 해.”
제크의 말에서 ‘다 마시지 않으면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 라는 의지를 느낀 밀라는 어쩔 수 없이 쓴 맛을 참아가며 찻잔을 비웠다. 끝까지 입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쓴 잔향을 참으며 찻잔을 내려놓은 밀라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제크, 어제의 이야기는 생각해 봤어?”
제크는 그 물음에 살짝 고개를 끄덕여 긍정하고는 문 쪽에 서있던 라일라를 바라보았다.
“라일라, 잠시 조용히 할 얘기가 있으니 나가있도록 해. 그리고, 어제도 말했듯이 어머니에게는 모르는 척 입을 다물어 둬.”
“네, 주인님. 그럼…”
라일라가 방을 나가는 모습을 보고는 밀라는 기대로 가슴을 뛰게 했다. 제크가 이 대화를 스칼라로부터 숨기려 한다는 것은 자신의 설득에 넘어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인 것이다.
하지만 제크는 승낙의 단어 대신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밀라를 바라보았다.
“밀라… 분명 네가 하는 말은 일리가 있어. 어머니도, 샌디 누나도 진심으로 나를 위해주는 게 아니라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존슨이 나에게 해 왔던 짓을 떠올리면 도저히 존슨 편을 들어줄 기분이 나질 않아.”
제크가 꺼낸 말은 밀라가 가장 걱정하고 있던 요소였다. 몇 년간의 그 지독한 괴롭힘… 멀리서 보기만 했던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쉽게 용서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하물며 직접 당한 쪽에서는 그 원한이 보통의 것은 아닐 것이다.
“제크, 네가 존슨 편을 들어준다면 분명히 존슨도 뉘우치고 네게 그 동안 저질렀던 일들을 사과할거야. 네가 넓은 마음으로 일단 존슨을 용서해 줘야만 해. 분명 주신님도 그러길 바라실거야.”
밀라는 어떻게든 제크의 마음을 열어보려 마치 신전의 사제들이 입에 담을 만한 용서의 미덕을 호소했지만 제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안하지만 난 성인이 아니야. 나는… 존슨이 먼저 무릎 꿇고 사죄하길 원해.”
“제크… 알다시피 존슨은 우리 집에 틀어박힌 채 제대로 말도 나누지 못하는 상태야. 오히려 네가 도와주지 않으면 존슨은 스스로 일어설 수 없단 말이야.”
“그래. 그걸 모르는 건 아니야… 그래서, 나도 내 마음 속으로 최대한 타협한 결과가 있어.”
밀라는 대체 제크가 무엇을 생각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원 안을 계속 돌고 있는 듯한 이 상황인 만큼, 가능하다면 최대한 제크의 조건을 받아들이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 조건은… 밀라, 네가 내 명령 세가지를 들어주는 거야.”
“뭐…? 내, 내가 네 명령을 들어준다구?”
제크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밀라의 예상과는 현격히 떨어져 있었다. 아니, 애초에 제크가 자신에게 요구조건을 내 걸 것이라는 데에는 전혀 생각이 미치지 않았다고 해도 좋았다.
“그래. 네가 스스로 말했듯이 지금 존슨은 자기 발로 내 앞까지 올 수 있는 상태가 아니야. 그러니까, 대신 네가 내 명령을 들어줘야만 해.”
“어, 어째서 하필 나야? 거, 거기에다 명령이라니… 질 나쁜 장난으로밖에 들리지 않아!”
당황스러움에 이어 배어나오는 분노에 밀라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여버렸다. 하지만 제크는 전혀 잘못된 것이 없다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존슨을 대리할 수 있는 건 밀라, 너 밖에 없어. 이 마을에서 누구도 진심으로 존슨을 구해주려고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밀라 너만은 어떻게든 존슨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나로서는 너희들의 사이가 결코 보통이라고 생각되지 않아. 따라서 존슨을 대신에 나의 분노를 풀어 줄 사람도 또한 너밖에 없지.”
“무, 무슨 소리야! 그런 조건은 인정할 수 없어…!”
“걱정하지마. 명령이라고 해도, 네가 할 수 없는 일이나 위험하고 힘든 일을 시키려는 게 아니니까. 명령이란 말이 정 싫다면 부탁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제크의 이 말에 밀라는 마음속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불가능한 일이 아닌 단순한 부탁이라면…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지도 모른다. 물론 자신이 존슨의 대신이 되어 제크의 쌓여있던 분노를 풀어주는 일인만큼 솔직히 불안한 마음이 있었기에 쉽게 그러겠다고 대답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제크는 그런 밀라의 고민을 일축시켜 주었다.
“만약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역시 존슨의 편에 서 줄 순 없어. 그리고, 다시는 너와 유산에 대해서 얘기하지도 않을 거야. 가능한 한 어머니나 샌디 누나의 의심을 사고 싶진 않아.”
차가운 제크의 언동에서는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는 압력이 있었다. 밀라는 잠시 더 고민했지만 이미 마음 속엔 오직 승낙한다는 하나의 선택지 밖에 남지 않은 것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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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 년이 쓸데없이 시간을 질질 끌다 결국 승낙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마음속으로 작은 쾌재를 불렀다. 좀 더 신중하게 생각했다면 얼마든지 대답을 미루고 다른 방도를 생각할 수 있었을 테지만, 예상치 못한 요구조건과 결단을 촉구하는 협박의 말에 그야말로 나의 예상대로 행동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어떤 표정도 내보이지 않고, 그저 조용히 요구조건을 실행에 옮겼다.
“밀라, 그럼… 이 자리에서 첫 번째 명령을 들어줬으면 해.”
밀라가 그 말을 듣는 순간 두려움과 긴장에 몸을 빳빳하게 긴장시키는 것을 보며 나는 마치 한탄하듯 쓸쓸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알다시피,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15년간 그저 가축처럼 취급받으면서 살아왔어. 특히 존슨은 주위 또래 모두가 나를 괴롭히도록 이끌었지. 덕분에 나는 이 마을에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정도야.”
나의 신세한탄과도 같은 말을 들으며 밀라의 경계가 점점 누그러짐을 느끼면서, 나는 말을 계속했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나에게 가까이 오지조차 않으려고 했어. 심지어 날 보면 도망치기도 했지.”
이 말까지 듣자 밀라의 얼굴색이 한 층 더 변했다. 마치 죄책감을 느끼는 듯이 말이다. 자신도 그런 사람들의 하나란 것을 슬슬 깨달은 거겠지.
“그래서 나는 항상 궁금했어. 도대체 여자아이는 나 같은 남자아이와 어떻게 다를까 하고 말이야… 그래서 나는 알고 싶어. 여자아이의 몸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그, 그건… 여자의 몸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정확하게는 ‘여자아이’의 몸을 알고 싶어. 나와 비슷한 나이의.”
밀라의 얼굴이 급격히 붉어졌다. 아직 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소녀이지만 그런 말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저기…그럼, 내가… 설명해주면 되는거겠지?”
수치심에 안절부절 못하면서도 밀라는 결심을 굳힌 듯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피식 웃을 뿐이었다. 이 어린 년은 나의 요구를 무척 과소평가하고 있는 듯 한데…
“어떻게 설명해 줄 생각이야?”
“어떻게냐니… 그야 말로…”
나는 너무나 무른 그 생각에 답답함마저 느끼며 강하게 요구했다.
“말로만 설명하는 걸로는 내 궁금증을 채울 수 없어. 실제로 어떤 모양과 색을 했는지 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촉감으로도 확인해보고 싶어.”
“무, 뭐어~? 말도 안돼! 그런 건 절대로 할 수 없어! 무리야!”
“어째서 무리라는 거지? 내가 널 때리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살갗을 보고 약간 만져보고 싶다는 것 뿐이야. 네가 다칠 일은 전혀 없고 뭔가 변하는 것도 아니야. 그 정도도 못할 거면서 무책임하게 약속한거야?”
“그… 그래도 그건 수치스러운 일이야! 남이 알게 되면 부끄러워서 밖에 나갈 수조차 없게 될거야!”
“이 방 안에는 너와 나밖에 없어. 남이 알게 될 리가 없지. 나도 이 일을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겠다고 주신님 앞에 맹세할 수 있어.”
“단지 그런 문제가 아니야! 비, 비록 남한테 보이지 않아도 주신님이 보고 계신다구! 그런 수치스러운 행위는 용서받지 못할거야…”
“아니, 네 말은 잘못되었어. 이건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수치라던가 그런 게 아냐. 남자와 여자는 부부가 되면 서로 ‘그 일’을 해서 아기를 만드는 건 물론 알고 있지?”
‘그 일’ 이 뭔지 전혀 모를 나이는 아닌지, 밀라는 아주 새빨갛게 익어버렸다. 나는 밀라가 나설 틈을 주지 않고 다시 말을 이었다.
“잘 듣고 생각해 봐. 방 안이 아닌 곳에서, 또는 누군가 보는 앞에서 부부가 ‘그 일’을 하는 건 굉장히 수치스러운 일이야. 그렇지?”
“다…당연하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어!”
“그 말이 맞아. 하지만 반대로, 부부가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방 안에서 ‘그 일’을 해서 아기를 만드는 것은 딱히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야.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기가 태어나지 않게 되니 주신님이 만든 세상의 법칙에 어긋나는 거잖아?”
“……부…분명히… 하지만, 이건 부끄러운 일인데…”
“중요한 것은 양방의 동의야. ‘그 일’도 두 사람이 동의해서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하면 수치스럽지 않듯이, 지금 우리들이 하려는 것도 서로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결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닌거야.”
스스로도 말하고서 기가 찰 정도의 궤변이다. 헛점 투성이랄까, 그 이상으로 말도 안되는 논리이지만… 어차피 알고 있는 성지식이라고는 아주 일부, 그것도 정상적인 관계 뿐일 터인 밀라는 이미 나에게 완전히 설득당해 있었다. 하다못해 ‘그럼 불륜은 어떻게 설명하지’라고만 물어봐도 나는 제대로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으응… 양방의 동의, 란 말이지…”
밀라는 부끄러움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나의 말을 되뇌이더니 크게 심호흡을 했다.
“…네가 말하는 건 알았어. 하, 하지만 그… 맨 살갗은 남편에게만 보여줄 수 있는 곳이야.”
“흐응, 옷 속을 보는 건 안된다는 말이지. 그럼 만져보는 건?”
“그, 그것도 원래는 안돼. 안돼지만… 옷 위에서만이라면…”
호오… 그렇게 타협을 봤나. 하지만 나로서는 그것만이라도 충분하다. 괜히 여기서 더 밀어붙여 시작부터 실패의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겠지.
“…좋아. 불만족스럽긴 하지만, 그걸로 참기로 하겠어.”
나는 자꾸 튀어나오려는 음흉한 웃음을 억지로 삼키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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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는 의자에 앉은 채로 제크에게 몸 여기저기를 차례대로 만져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팔과 손을 만졌다. 말한대로 부드럽고 상냥하게 상완과 하완을 꼼꼼히 만져나가다가 손등을 쓰다듬고, 마지막으로 손바닥과 손가락을 지문까지 확인하듯 공들여 만져나갔다.
자신의 것보다 크고 따뜻한 손으로 만져지는 것은 시작하기 전까지의 두려움이 바보같이 생각될 정도로 의외로 기분이 좋은 것이었다. 왠지 모르게 약간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고 그 손이 만지는 부위가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민감하게 느껴졌지만 분명 긴장한 탓일 거라고 생각하며 점점 그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 딱히 말해 줄 것도 없었다. 남자나 여자나 사지는 똑같이 달려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부위를 설명하는 것은 굉장히 부끄럽고도 어려운 일이 될테지만 그 부위를 생각하면 왠지 그 부위의 감각이 생생히 느껴져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이 편했던 것은 팔을 만질 때 뿐이었다. 빠진 곳 없이 팔 전체를 확인한 제크의 양 손이 순식간에 구두를 벗겨버린 것이다. 밀라는 순간 깜짝 놀랐지만 그저 제크가 하는 대로 놔둘 수 밖에 없었다. 발은 굳이 말하면 청결하지 못한 곳이지 부끄러운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떠올랐기에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양 쪽의 구두를 벗긴 손이 발가락을 하나하나씩 문지르며 그 사이사이를 통과하는 감각은 자신이 발을 만질 때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호흡이 가빠져 오고, 그 손가락이 발바닥 위에서 춤출 때에는 그만 새된 음성을 올려버리고 말았다. 발바닥에서 올라온 그 가려움과도 닮은 참을 수 없는 강렬한 감각은 순식간에 몸 전체로 퍼져 나갔다. 특히나 그 느낌은 아랫배 쪽에 울려 소변이 급할 때와도 비슷한 찌릿한 감각을 주었다. 곧 이어 그 손가락들은 발을 떠나 다리를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복사뼈를 돌아 정강이뼈를 쓰다듬을 때쯤, 밀라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자각했다. 어째서인지 평소 이상으로 맑은 머리에 온 몸에서 폭포와도 같은 감각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제크가 만지고 지나간, 특히 당장 쓰다듬고 있는 곳에서는 그야말로 번개가 치는 듯한 자극이 들끓었다.
다리를 만지는 것이 이렇게도 자극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었나? 아니었다. 최소한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런 감각은 느껴본 기억이 없었다. 미지의 감각은 두려움과 동시에 강한 흥분도 동시에 가져오고 있었다. 이미 가쁜 호흡과 터져나오는 신음은 멈출 방법이 없는 것을 싫을 정도로 스스로 이해하고 있었다.
제크의 손은 점점 올라와 여자애의 소중한 부분 근처까지 와 있었다. 여기에 지금 손을 댄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분명 놀라울 정도로 큰 비명이 터질 것이다.
밀라는 은밀한 부분에 처음으로 남자의 손이 닿는다는 자극적인 사실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고양감을 느꼈다.
하지만 제크의 손은 교묘하게 그 곳을 피해 옆구리로 향했다. 순간 갈 곳을 잃은 고양감과 함께 밀라는 배신감마저 느꼈지만, 민감한 옆구리에서 전해지는 찌릿한 자극에 그런 감정은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제크의 두 손은 민감한 옆구리와 배부분에 불을 질러놓고 이번에는 등으로 도망갔다. 등받이가 없는 간소한 의자는 등을 전혀 막아주지 못했고, 제크의 손은 지금까지보다 평평하고 넓은 벌판에서 마치 그림을 그리듯 질주했다. 평소에는 신경조차 안쓰던 등에서는 손가락이 스칠 때마다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자극이 튀어올랐다.
등에서 신나게 뛰어놀던 양 손은 갑자기 속도를 줄이고, 마치 먹이를 노리는 늑대처럼 다시 등에서부터 슬금슬금 겨드랑이 밑을 지나 부풀어오른 두 개의 언덕을 향하기 시작했다.
‘이번에야 말로’ 라는 생각과 함께 밀라의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불길이 터져나왔다.
민감해진 나머지 옷의 촉감은 물론 심장박동의 흔들림까지 느끼고 있던 가슴의 첨단이 근질근질하며 무언가가 솟아올라와 그 앞의 옷감을 밀어올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 짜릿한 감각에 밀라는 급히 숨을 들이마쉬며 허리를 당기고야 말았지만 제크의 양 손은 천천히, 천천히 양 언덕의 오르막길에 첫 발을 디디려 하고 있었다. 비등하는 기대감과 혼란 속에서도 밀라는 이 곳이 남자와 여자가 차이나는 중요한 장소라는 것을 생각해냈다.
“흐응… 거기 가, 가슴…!”
겨우 그 말이 뜨거운 호흡과 함께 흘러나온 순간, 다시 양 손은 가슴에서 물러나 양 어깨로 올라왔다. 또다시 기대를 배반하고 두 손이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던 민감한 부분에서 도망쳐버리는 순간 밀라의 머리속에서 큰 소리가 울렸다.
‘만져줘!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 만져주지 않는거야? 거길 만져주면 분명 몸이 녹아버릴 정도의 자극이 와줄 것 같은데!’
그리고 스스로 냈음이 분명한 그 마음의 소리에 샌디는 다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으로부터 부풀어오른 가슴과 유두를 괴롭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사실이 작살처럼 뇌리에 박혔다. 계속해서 흘러드는 저릿한 쾌감과, 또한 가장 큰 쾌감에 대한 기대를 부숴져버린 실망감과 더불어 그 생각은 밀라의 마음을 천천히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그 시점에서 이미 밀라에게 더 이상 반항의 가능성은 없어진 것과 같았다. 제어할 수 없는 감각의 소용돌이 속에서 밀라는 그저 자극에 경련하며 달뜬 숨을 내뱉을 뿐으로 제크가 주는 자극을 솔직히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어깨와 목을 거쳐 올라온 손은 턱, 코, 뺨, 눈, 눈썹을 거쳐 귓바퀴를 꼼꼼히 쓰다듬고는 머리카락 사이로 들어가 두피에 까지도 침범해 들어왔다.
그리고 머리의 모든 피부 역시 더 이상 건드릴 곳이 없게 된 시점에서, 리나는 안도를 느끼며 생각했다.
‘이것으로… 만족해 준 것일까?’
하지만, 그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지기도 전에 밀라의 가슴을 향해 아무 예고도 없이 두 개의 손바닥과 열 개의 손가락이 사정없이 먹혀들어 태풍처럼 휘젓기 시작했다.
예고없이 밀어닥친 쾌감의 폭풍 속에서 앞서 두 번이나 저지당했던 고양감이 마치 시위를 떠난 활처럼 치솟아왔다. 몸이 벌벌 떨리며 경련을 계속하고 그에 이어 몸에 행복감이 가득 퍼져나가는 것을, 그런 상황에서도 이상할 정도로 선명한 사고가 하나도 남김 없이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머리 속과는 달리 리나의 몸은 한 번의 절정감과 함께 더 이상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힘을 잃고 축 쳐저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가슴을 움켜진 두개의 손바닥이 리나를 받치고 있어 자세를 흐트리지도 못하고, 체중까지 걸려 더욱 강하진 압박감에 오열할 뿐이었다.
“제…제크.. 하아, 하아~! 더 이상은 안돼. 이제 그만…”
하지만 밀라의 부탁에 제크는 진한 웃음을 머금으며 가슴을 잡고 있던 양 손 중 오른손을 때어내어 천천히 배를 쓰다듬으며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할 뿐이었다.
“밀라, 아직 약속은 한 참 멀었어. 분명히 네 입으로 나에게 여자아이의 몸을 설명해 주겠다고 했잖아? 나는 아직 아무 설명도 못들었다구. 내가 만족할만한 설명을 해줄 때 까지 첫번째 명령은 지켜진 게 아냐.”
“알았어! 알았으니까 만지는 걸 그만둬…! 아, 아앙! 이.. 이러면 도저히 설명 같은 건 할 수가… 흐으응?!”
“이런, 이런. 겨우 이렇게 가볍게 만지는 것 조차 방해가 된다는 거야? 나에겐 그저 네가 제대로 설명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
“그… 그렇지만! 이건… 이건 이상해, 이상하다구~ 앙♡ 거, 거기보다 더 밑으로 내려가면…!”
“자아, 여기가 네가 부끄러워하는 바로 그.곳.이지?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니까…”
제크의 손은 천천히 원을 그리듯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아직 어린 보지가 위치한 가랑이 사이로 접근해 왔다. 두 겹의 옷감이 손과 살갗 사이를 막아주고 있는 것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밀라는 마치 맨손이 직접 만지는 듯 섬세하게 전해지는 감각에 그저 고개를 뒤로 젖히고 달뜬 오열을 뱉어낼 뿐이었다. 아랫배 깊은 곳이 뜨겁게 꿈틀거리며 은밀한 곳의 입구가 자신도 어쩔 수 없이 오물거리며 뭔가 따뜻하고 끈적한 액체를 배어나오게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이미 몸은 말을 듣지 않았고 그저 머리속을 불태워버리는 듯한 수치감 속에서 제크가 자신의 그런 상태를 눈치 못 채기를 한마음으로 바랄 뿐이었다.
제크의 손은 엷은 음모가 나 있는 치구를 밟고 지나간 후 균열이 합쳐지는 보지의 시작점에 잠시 멈춰서서는 그 곳에 도착했다는 보고라도 하듯 가볍게 꾹꾹 손가락을 누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밀라의 뇌리에 전해지는, 지금까지의 자극을 순식간에 뛰어넘는 음란하고도 강렬한 자극에 입은 탄성을 토해냈고 아까부터 계속되는 잔 경련을 밀어내며 더욱 커다란 흔들림이 몸을 용서없이 농락하기 시작했다.
“꺄하아악!! 아하…아하악! 아… 안데!! 그마, 그마안~! 히이이익~??!!”
머리속이 새하얀 색으로 물들며, 보지가 옴찔거리는 동시에 그 사이에서 물줄기가 분출되어 속옷을 축축하게 적셔갔다.
“아..아아아아?! 으, 으아아아…?”
‘나… 지렸어? 남자애 앞에서… 오줌… 싸버린거야?”
순간 그런 생각이 떠올랐지만 이미 도망치는 것을 포함해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저절로 눈물이 흐르고 벌려진 입에선 입꼬리 쪽으로 침이 흘러넘치고 있었지만 이미 의식은 육체로부터 한 발 물러나 그저 멍하게 바라만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흐음, 이 자세로는 정작 중요한 부분을 만지는 게 불편한 걸…”
제크는 한마디 내뱉듯 중얼거리고는 제크의 배에 머리를 기댄 채 아직도 경련을 계속하고 있는 밀라를 무릎과 겨드랑이 뒤로 손을 넣어 번쩍 들어올렸다.
“으흥…! 제…제ㅋ… 머를 하려고…?”
밀라가 초점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 멍한 눈동자를 들어 힘겹게 말했지만 제크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밀라를 침대에 눕혔다.
“결국 아무것도 설명을 못들었잖아? 게다가 정작 중요한 부분은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고 말이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테니 이번엔 제대로 설명하라구? 그러기 전까진 보내주지 않을 테니까 말야.”
자신에게 그런 것을 말하며 상냥하게 미소짓는 제크를 보며 밀라는 휘몰아치는 수치감과 함께, 믿을 수 없게도 자신의 가슴 속에서 ‘기대’란 감정이 뭉클거리며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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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황혼의 붉은 빛을 받으며 휘청휘청 걸음을 옮겨 저택을 나서는 밀라를 침실의 창가에서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결국 그 후로 밀라는 몇 번이나 절정에 달하며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혀로 웅얼거리며 나의 손에 만져지는 부위를 입에 담긴 했다. 뭐, 그건 ‘설명’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음탕한 신음으로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오늘 이대로 그 새파란 보지에 육봉을 밀어넣었어도 괜찮았겠지만, 그것은 결국 밀라에게 ‘강간’으로 인식될 것이다. 하지만 나의 계획은 아직 남아있다. 지금은 아직 저 년의 마음을 파괴해선 안된다. 언젠가 다가올 파괴의 순간을 위해서도 말이다. 그리고 그 전까지는 그저 그 몸과 마음에 주어지는 달콤한 쾌락을 즐겨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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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석양이 지는 늦은 오후 샌디는 또다시 제크의 저택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었다. 어제의 첫 번째 명령이 끝난 후 땀에 푹 젖은 몸으로 가쁜 숨만 내쉬고 있던 자신에게 제크는 두 번째 명령은 다음날 저녁에 말하겠다고 속삭이며 밤을 저택에서 자고 가야 할 거라고 했다.
그 때 당시에는 왠지 모를 막연한 감정에 제크가 말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웅얼거리고 말았지만, 막상 지금이 되니 다시 두려움이 뭉클거리며 솟아올랐다.
하지만 확실히 제크는 약속을 지켰다. 여기저기 부끄러운 곳을 만지긴 했지만 그건 자신이 동의한 것이었고, 그 손길도 대부분 상냥한 것이었다.
밀라는 그 때를 생각하자 마치 번개라도 맞은 듯 몸이 찌릿거렸다. 이 몸에서 제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다… 라는 생각이 들자 가슴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끓어올라 가슴이 두근거려왔다.
팔에 걸려있는 나무줄기로 만든 바구니에는 이야기책 한 권과 잠옷, 그리고 어머니가 챙겨준 약간의 과자와 치즈가 들어있었다. 제크의 저택에 가는 걸 숨기기 위해, 친구네 집에 묵으며 그 어린 동생들에게 밤에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약속했다고 거짓말을 하자 어머니가 신경써서 챙겨준 간식들이었다.
어머니를 속였다는 죄책감에 한숨을 내쉬면서도 제크와의 약속만 모두 지킨다면 언제나와 같은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 스스로를 격려하며 밀라는 걸음을 옮겼다.
어제와 같이 저택에 도착하자 마자 라일라를 따라 도착한 침실에는 제크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와, 밀라. 아직 저녁은 먹기 전이지? 괜찮다면 같이 먹지 않겠어?”
그렇게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분명 저녁을 먹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제크의 기분에 맞춰줄수록 제크의 명령도 좀 더 쉬워질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일부러 고맙다고 말하며 승낙하자, 제크는 도저히 다른 의도가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뒤에 대기하고 있던 라일라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곧 이어 라일라가 가져온 저녁식사는 치즈와 하얀 빵, 그리고 과일과 채소로 만든 샐러드와 계란과 고기가 들어간 스튜였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이 마을 관점에서는 호화스러운 식사였기에 밀라는 사양하지 않고 배를 채웠다.
식사를 한 다음부터는 그야말로 평범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의 생활부터 관심사, 재미있는 신화나 전설, 그리고 몇 달에 한번 들리는 프린스터 남작가의 성 밑 번화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어느새 이야기는 밀라가 주로 이야기를 하고 제크가 묻는 쪽이었지만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는 제크의 언동에 이야기에 점점 재미가 붙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제크가 말을 꺼냈다.
“밀라, 그럼 두 번째 명령에 대해 말할께.”
밀라는 순간 기분이 한 순간에 가라앉았지만, 금방까지의 즐거운 이야기가 끝난 다음이라 그럴까 그리 크게 긴장하지 않는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 밤, 나랑 한 침대에서 같이 잤으면 좋겠어.”
“…잠깐?! 지금 뭐라고…?”
밀라는 자신이 들은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그러자 제크는 다시 한번 또박 또박 끊어서 다시 말해 주었다.
“나랑. 한 침대에서. 같이. 잤으면. 해.”
밀라의 머리 속에서 다양한 생각이 소용돌이쳤다.
‘이게 무슨 소리지? 설마… 내 몸을 노리겠다는…?’
‘아냐, 어쩌면 말 그대로 그냥 잠만 같이 자달라는 말일지도 몰라.’
‘그래도 그런 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일이야.’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어제 그… 여기저기 만져졌고, 결국 아무일도 없이 풀려났잖아?’
하지만 제크는 이번에도 그 머리속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상냥한 웃음 속, 사악한 눈빛이 아무도 모르게 번쩍였다.
“불안한 건 알아. 그럼 또 약속을 할게. 그저 한 침대에서 같이 자주면 돼. 물론… 예를 들어, 손을 잡는다던가 하는 행동을 할 지도 몰라. 물론 네가 싫어한다면 그만두겠다고 맹세하겠어.”
그 말에 밀라의 표정에 깊은 안도가 자리잡았다. 저런 조건을 붙인다는 것은 뭔가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그저 같이 자달라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손 정도는 붙잡아도 용서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밀라는 약간의 웃음마저 띄운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에도 제크의 행동은 신사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밀라가 방안에서 옷을 갈아입게 하고 자신은 방 밖으로 나가 잠옷을 갈아입었다. 펑퍼짐하게 온 몸을 감싸는, 어린이 잠옷형태의 색기 없는 차림이었지만, 처음으로 그런 모습을 남자아이 앞에 드러낸 밀라는 얼굴을 붉히고는 그저 침대에 올라와 쪼그리고 앉은 채 긴장하고 있었다. 방 안을 밝히던 촛불들을 끄고 마지막으로 침대를 은은히 비추는 램프 하나만을 남겨둔 제크는 마지막으로 어디선가 술병과 술잔 두개를 들고 침대로 올라와 밀라의 옆에 비슷한 모습으로 앉았다.
“밀라, 이건 아버지가 남겨둔 과실주야. 우린 아직 술을 즐길 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어린 나이도 아냐. 너도 와인 정도는 마셔본 적이 있지?”
물론 밀라도 와인 정도는 마신 적이 있다. 축제나 경사가 있을 때면 어린 아이들도 취한 어른들에게 떠밀려 와인 맛을 보게 된다.
제크도 그걸 아는지 굳이 대답을 듣지 않고 잔에 와인을 따라서 밀라에게 넘겼다.
“마시면 기분이 좀 낳아질거야. 네가 긴장 때문에 뜬 눈으로 밤을 새우면 나도 자지 못할 것 같거든. 사양하지 말고 맛을 봐. 꽤 맛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밀라는 잔에 입을 대서 한 모금을 넘겼다. 달콤한 맛과 함께 꽃향기와도 닮은 좋은 향기가 퍼져나갔다. 알코올의 독한 느낌은 아주 약간이고 오히려 아주 잘 익은 과실즙에 꿀을 섞은 듯한 그 맛에 밀라는 마치 물을 마시듯 한 잔을 다 비워버렸다.
“후아… 이거 뭐야? 굉장히 맛있어…”
“글쎄… 나도 이름은 잘 몰라. 아버지가 굉장히 아끼던 거였던 것 같아.”
“그럼 비싼 걸텐데… 내가 함부로 먹어버려도 괜찮을까?”
“그런 건 걱정하지마. 이젠 내 거니까. 나는 네가 맛있게 마셔주길 바래.”
그 말은 왠지 밀라 자신을 굉장히 소중하게 여겨주는 느낌을 주어서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지며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따뜻한 술기운이 몸으로 퍼져나가며 긴장감과 두려움이 마치 마법처럼 사라지고, 왠지 이 상황이 편하고 행복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밀라는 옆에서 술잔을 들고 있는 제크를 바라보았다. 예전과는 너무나도 달라진 모습. 잡티없이 하얀 피부와 부드러우면서도 단정하게 자리잡은 이목구비는 산골의 소년이라기 보다는 귀하게 자란 도련님을 생각하게 할 정도였다. 이렇게 보니 왠지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머리에 떠올라, 밀라는 아까까지와 다른 이유의 부끄러움에 그만 고개를 돌려버렸다.
제크가 술병을 들어 빈 잔에 술을 더 따라주자 밀라는 사양하지 않고 잔을 들이켰다. 들이키면 들이킬수록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며 그저 행복한 기분만이 밀라를 지배해갔다.
제크가 손을 뻗어 손등 위에 그 넓은 손바닥을 덮었지만 밀라는 그 따뜻함을 느끼며 오히려자신의 손가락을 제크의 손가락 사이에 넣어 깍지를 끼었다. 어느샌가 둘의 어깨는 접근해 서로에게 기댄 채였다. 그 광경은 어떻게 봐도 서로 사랑하는 애인 사이에서 이루어질만한 행동이었지만 밀라에게 이미 그런 것을 신경 쓸 이성은 남아있지 않았다.
밀라는 살짝 고개를 돌려 제크를 바라보았다. 제크도 이미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동자가 왠지 뜨겁다고 느끼는 동시에 그 얼굴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밀라의 머리 속에 그만둬야 한다는 경종이 울렸지만 그 소리는 너무도 작았고 부드러운 입술이 맞닿는 순간 그 소리마저 깨끗하게 지워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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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비해 육감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분홍빛 입술의 감촉을 느끼며 나는 굉장히 오랜만에 격한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 흥분은 색마 장적수로서의 흥분이 아니라 이 세계에서 태어나 살아온 제크의 부분으로부터 태어난 감정이었지만, 마치 소년으로 돌아간 느낌에 이성을 잃고 욕망에 몸을 맡기고 싶은 유치한 감정이 내부를 뒤흔들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장적수로서, 이 소녀를 완전히 파괴해버리겠다는 결심을 더욱 더 굳히고 있었다. 사악한 계획을 머리속에 차곡차곡 쌓으며 말이다.
나는 막 익기 시작한 부드럽고 탱탱한 감촉을 즐기다가 천천히 혀를 내밀어 그 분홍빛 입술을 벌려 침입하기 시작했다.
‘환상경’의 마약 같은 효과에 빠져 혼이 반쯤 빠져나간 듯한 눈동자를 하고 있는 밀라는 너무나도 간단히 입술을 열고는 나의 침입을 환영했다. 그 입 안을 잇몸사이부터 목젖에 이르기까지 천천히, 그러면서도 확실하게 혀로 공략해 나갔다. 얼마 안 가 밀라의 혀도 자극에 이끌리듯 함께 움직이기 시작해 나의 혀에 얽혀갔다. 곧 넓은 방 안에 서로의 타액을 빨아먹는 음미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움… ?, 쪼옥~! 쭙, 쭈웁… 후르륵~ 꿀꺽… 쮸웁, 츄우우웁~”
나는 자연스럽게 밀라를 침대 위로 쓰러뜨려 그 아직 다 성장하지 않은 몸 위에서 계속해서 입안을 희롱함과 동시에 양 손을 움직여 옷을 벗겨가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녹은 그 가녀린 몸은 어떤 반항도 없이 그 한 장의 방어막이 벗겨지는 것을 기다릴 뿐이었다.
‘호오… 상상 이상으로 먹음직스러운 몸이군. 이 정도까진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말이지. 크흐흐…’
드러난 나체를 바라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그야말로 하얀 우유처럼 빛나는 피부는 손을 대면 묻어나올 듯이 촉촉했고, 열 다섯이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잘록한 허리와 살이 붙은 엉덩이는 암컷으로서의 육체미를 과시하고 있었다. 특히, 풍성하게 부풀어오른 가슴은 마치 푸딩처럼 전혀 형태를 어지르지 않고 흉부 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이 정도 크기를 가지고서도 이렇게 탱탱하게 솟아올라 있다니, 이건 아직 성장중인 소녀이기 때문일까.
나는 문득 중원에 있을 때를 생각했다. 색마로서 암컷으로 매력이 있다면 가리지 않고 여자들을 농락해 온 삶 중에서도, 나는 다른 저급한 색마들과는 다르게 동녀(童女)는 별로 노리지 않았다. 최소한 열 일곱정도는 되야 가슴이 나오고 암컷으로서의 몸매가 드러나기 때문에, 미래가 기대되는 새싹을 보아도 지긋이, 암컷으로서의 존재감을 나타낼 때까지 키워서 그 육체를 접수해 주었다. 무엇보다 어린 것들은 몸도 마음도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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