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 - 그녀가 돌아오는 시간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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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V야동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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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입맞춤...그리고 내 남자친구..
"현실인가...현실인가.."
성호는 볼을 손으로 꼬집어 보았다. 아팠다!!
"현실이구나..! 현실이야..!! 그럼 내가 수진이의 남자친구??!!!"
"와아!!!!야호!! 내가 내가 애인이 생겼다구!!"
성호는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고함을 쳤고, 실제로 사람들은 지나가다 흘끗 흘끗
성호를 보고 웃어대며 지나갔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성호에겐 그런 거 따위는 하나도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할뿐!! 집으로 가는 길이 어찌나 가벼운지 성호는 날아가는듯한
기분으로 순식간에 집에 도착했다.
"다녀왔습니다!!"
"어~ 우리 아들 왔어? 목소리가 우렁차네~ 정말 무슨 기분 좋은 일 있는거 아냐?"
"헤헤~ 나중에 말씀드릴께요"
"뭔가 있긴 있구나~ 그래 알았어~어서 씻고 밥먹어야지"
"알았어요!!"
"원..녀석도 뭐가 그리 좋은지...어쨌든 많이 밝아져서 다행이야.."
엄마는 성호의 많이 밝아진 모습에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실 성호가 원래부터 숙기가 없고,
내성적인 아이가 아니었다. 초등학교6학년때 그 사고만 아니었더라면.. 성호가 6학년이던 여름
성호와 아빠와 엄마는 바닷가에 휴가를 갔다. 그리고 갑자기 불어친 파도에 튜브를 타고 있던 성호의
몸이 뒤집히고 성호는 바닷가에 빠졌다. 살려달라고 외치는 성호를 향해 아빠는 뛰어들었고.. 성호를
구했지만.. 성호를 구하고 힘이 빠져 바다에서 나오지 못했다. 그렇게 아빠를 떠나보낸 성호는 자기때문에
아빠가 그렇게 됐다는 죄책감때문인지 그렇게 활발하고 개구장이같던 아이가 점점 소극적이고..숙기가
없어졌다. 그러면서 중학교에 들어가서 민규라는 아이때문에 왕따를 당해 더욱 더 성격이 내성적으로
변해갔다. 민규는 아버지가 지방에 경찰청장이라는 빽때문인지 수 많은 아이를 괴롭혀도 한 번도 제대로된
징계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민규에게 찾아가 맛있는 것도 사주고 성호와 잘 지내라고
몇 번이나 부탁을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당연히 선생님들에게 찾아가 하소연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성호의 성격이 내성적이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얘기만 들을뿐..그럴때마다 엄마의 가슴은 한없이
무너져 내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입학하게 된 고등학교 이제 괴롭히는 아이와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결국 또 다시 민규는 성호와 같은 학교였고, 엄마의 입장에선 한숨만이
나왔다. 결국 생각해낸게 전학이었지만 이상하게 성호는 전학을 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밝아진 모습이라니.. 엄마는 지금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너무나 기뻤다. 저렇게
밝은 아이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니..횟수로 거의 4년만에 보는 웃는 성호의 모습이었다.
엄마의 눈에선 어느새 눈물이 흘러 뺨을 적시고 있었다. 그 때 문이 열리며 성호가 나오고 엄마는
황급히 눈물을 닦았다.
"저녁 준비할께~ 씻어"
"네에~ 엄마 근데 목소리가?"
"아냐~ 그냥 목에 뭐가 걸려서..얼른 씻고 나오렴..저녁 차려 놓을테니"
"네에~ 히힛.."
그렇게 너무 조용하고 우울하기만 했던 성호의 집안에는 모처럼만에 화목한 분위기가 찾아와 생기가
도는 모습이었다.
성호는 그 날 이후로 정말 부쩍 밝아진 모습이었고, 항상 휴대전화를 거의 붙들고 살다시피 했다.
그로 인해 엄마도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걸 조금은 눈치챌 수 있었다.
성호는 정말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했다. 사는게 이렇게 좋을 수 있다는 걸 새삼스레 다시 깨닫는
요즘이었다. 정말 매일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그 생각들이 얼마나 바보같았는지
예전 생각을 하면 웃음만 나왔다. 내 옆에 있는 한 사람..수빈이의 존재만으로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니..
"무슨 생각해??"
잠시 옛 생각에 잠겨있던 성호는 수빈이의 목소리에 회상에서 벗어나 수빈이를 바라봤다. 항상 내 앞에서
웃는 아이..너무나 맑게 웃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게 하는 그런 아이가 내 앞에서 날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마치 너도 이렇게 웃어보라는듯이..
"무슨 생각했냐니까~~ 울 남친씨~~!! 어서 대답하시죠"
"아..그냥 잠시 딴 생각..하핫.."
"치이~ 말도 안 해주고..지금 나한테 비밀 만드는거??"
"아냐~ 정말 그런거 아냐!!ㅎㅎ"
"그래~ 알았다 뭐.."
이렇게 수업이 마치고 학교 벤치에 앉아서 잠깐 수빈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너무나 행복했다.
지루하고 힘든 성호의 학교 생활에 마치 한 줄기 빛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너무 행복해서였던걸까..
불행은 바로 눈 앞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여어~ 성호야 뭐하냐?"
"미..민규야.."
"새끼~ㅋㅋ 앤이냐?"
"성호야...누구야?"
"수..수빈아 먼저가"
"왜 그러는데??"
"글쎄 먼저 가래도!!"
난 필사적으로 수빈이에게 외치며 빨리 가라며 떠밀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상황..민규의 옆에
있던 녀석이 다가와 어느새 수빈이의 팔목을 붙잡았다.
"왜..왜 이래!!"
"호오~ 반반하게 생겼네~ 우리 학교 기집애아냐?ㅋㅋ"
"기집애라니!! 그리고 너 누군데 성호한테 이러는건데"
"ㅋㅋ 니 여친 맞냐? 멍청한 너하고 다르게 완전 잘 대는데~"
"미..민규야..제발 그냥 가게 해줘"
"야~~!! 얘들이 성호 봐라~ 지금 여친 앞이라고 나한테 개기는 거 봤냐?"
"그러게~ㅋㅋ 민규야 뜨거운 맛을 보여줘~"
"당연하지~ 이 새끼가!!"
민규의 주먹은 순식간에 성호의 배에 날아와 꽂혔고 성호는 힘없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허으윽..."
"병신새끼 힘도 없는게"
"그만해!! 그만 하라구!!!"
"그만 소리 좀 질러라~ 아우~ 귀 아프다!!"
"놔~!! 놔라고! 이 새끼들아!!"
"이야~ 이거 왜 이리 거치실까~ㅋㅋ 아우~ 이 피부 야들야들한 거 봐~ 속살 죽이겠는데"
"속살??!!"
성호는 순간 놈들이 수빈이에게 무슨 짓을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 놈들에게 그대로
달려들었다.
"이야아!!!"
"뭐야 이 새끼~"
성호는 수빈이의 손목을 잡고 있던 놈에게 달려들었고, 수빈이와 녀석이 같이 넘어지며 순간 수빈이를
잡고 있던 손이 풀렸다.
"수빈아~ 어서가!! 어서!!"
"하지만..."
"어서 가래도!!"
"알았어~ 내가 가서 신고할께"
수빈이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하며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 개새끼가!! 야 ~ 빨리 저 기집애 잡아~"
"안돼!!"
성호는 뛰어가려던 놈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늘어졌고, 가려던 녀석은 그대로 넘어져버렸다.
"이 새끼가!!"
"아우~ 벌써 멀리 가바렸네! 넌 죽었어!!"
그리고 한참동안의 구타가 이어졌다. 쉴새없는 발길질과 주먹질이 오갔고, 놈들은 실컷 성호를
패고서야 분이 풀리는지 마지막으로 성호의 얼굴에 침을 뱉고는 멀어져갔다.
"커흑...으윽.."
성호의 입에선 기침과 함께 비릿한 피내음이 올라왔다. 정말 실컷 두들겨맞은 거 같다. 하지만 전혀
싫지 않았다. 오히려 수빈이를 지킬 수 있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휴우..다음부턴 눈에 안 띄게 다녀야겠다...하아..꽤나 아프군.."
잠시 후 경찰관 두 명과 함께 수빈이가 도착했고, 수빈이는 성호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렸다.
"뭐야..흐흐흑..왜 이렇게 맞은거야..미안해..찾는데 너무 오래 걸렸어..흐흐흑.."
"괜찮아...허윽.."
"학생~ 일어나봐~ 누구한테 맞은거야?"
"몰라요..."
"왜 몰라? 걔들!"
"수빈아..제발..그냥 있어.."
"왜 그래!!"
"아저씨..진짜 몰라요..누구인지.."
"얼굴인상도 기억 안나?"
"네..갑자기 맞아서..나중에 기억나면 연락드릴께요"
"그래..알았어..거 참.."
그 말과 함께 경찰관아저씨들은 멀어져갔고, 수빈이는 원망스런 눈초리로 성호를 노려봤다.
"왜 그래!! 왜 말 안해!!"
"말해봤자 소용없어.."
"왜!!!"
"걔들이야.."
"뭐가??"
"중학교때부터 나 괴롭힌 애들..소용없어..경찰한테고 선생한테고 말해봤다고 했잖아.."
"그래도 그렇지..말하면 무언가.."
"아냐...달라지는거 없어.."
"그럼 언제까지 이럴꺼야..이게 뭐야..흐흑.."
"커흑..난 괜찮아.."
"몰라..바보..흐흑..일단 좀 씻으러 가자.."
수빈이는 성호를 부축해 학교 화장실로 들어가 씻겨주었다. 계속해서 우는 수빈이를 보며 성호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수빈아...나 괜찮아..울지마..너가 우는 건 싫어..넌 언제나 환하게 웃으라구...바보같이 우는건
나 하나로 충분하잖아.."
계속 우는 수빈이를 보며 성호마저 울려고 하자 수빈이는 그제서야 울음을 그쳤다.
"울지마..바보야..너까지 왜 울려고 해..너 울면 내 맘이 아파.."
"알았어..그러니까 그만 울어.."
"그래..알았어.."
"휴우..이렇게 맞고 정말 괜찮아? 병원 안 가봐도 돼?"
"그럼...얼른 가자"
"으응.."
성호는 수빈이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 집까지 갔다. 엄마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잔뜩 두들겨맞은
성호의 얼굴에 한 번 놀라고, 옆에 있는 여자의 얼굴에 한 번 놀랐다.
"안녕하세요!! 전 성호친구 수빈이라고 해요"
"그래~ 근데 성호야!! 세상에 얼굴이..!!"
"그게 저.."
"그냥 좀 맞았어요..너무 신경쓰지 마요.."
"그냥 맞기는..얼굴이.."
"괜찮대두요..수빈아 너두 얼른가..학원 늦겠다.."
"이미 늦었어..나 괜찮은데.."
"얼른 가래도.."
수빈이는 성호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쫓겨나다시피해서 성호의 집에서 나왔다.
"치이..바보..그나저나 괜찮겠지.."
수빈이가 나가자마자 엄마는 성호를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봤다.
"어..엄마 왜요"
"쟤가 성호 여자친구니?"
"아..아니 그게"
"어머~ 얼굴 빨개진거 좀 봐..맞나부네..호홋..애가 귀엽고 똑 부러지게 생겼네..엄마는 쏙
맘에 든다~ 며느리감으로"
"엄마!! 며느리감은 무슨 말이에요!! 저 방에 들어가 옷 갈아 입을께요"
"우리 아들 많이 부끄러운가보네"
성호는 겉으론 부끄러웠지만 엄마의 말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맘에 드신다니 다행이야..거기에 며느리감이라니..!! 아..정말 빨리 결혼하고 싶다"
그 때 기분을 확 깨트리는 문자가 날아왔다.
"야! 너 조심해라..걸리면 뒤진다..."
박민규! 그 새끼였다. 내 인생의 태클... 문자를 보자 성호는 다시 깊은 한숨이 나왔다.
"정말 무슨 짓을 저지르진 않겠지..휴우.."
다음 날 학교를 가서 성호는 매우 놀라운 소리를 들었다. 박민규가 정학을 먹었다는거다. 패거리들
모두 같이.. 어떻게 된건지 물어봐도 모두 자세히 모르는 눈치였다. 그러다 성호의 머릿 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수빈이가!!"
성호는 1교시 수업이 끝나자마자 수빈이의 교실로 뛰어갔다.
"수빈아!"
"응? 무슨 일이야?"
"혹시 너..너가 신고했어?"
"어!! 어떻게 알았어~ 걔 정학 맞았다며!! 잘됐지!"
"너..어쩌자고 그런 짓을.."
"왜 그래~~ 너 그렇게 팬 놈이 정학을 맞았는데.."
"휴..아니다..그래 잘했어.."
"왜 그래 정말~~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있는거야??"
"아니..아냐..그래 나 가 볼께..있다 봐~"
"으응..알았어~"
저리 천진난만한 모습이라니..그 모습을 보면 평소처럼 웃음이 나와야 했지만 성호는 자꾸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박민규..제발 그냥 넘어가라...제발..."
"현실인가...현실인가.."
성호는 볼을 손으로 꼬집어 보았다. 아팠다!!
"현실이구나..! 현실이야..!! 그럼 내가 수진이의 남자친구??!!!"
"와아!!!!야호!! 내가 내가 애인이 생겼다구!!"
성호는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고함을 쳤고, 실제로 사람들은 지나가다 흘끗 흘끗
성호를 보고 웃어대며 지나갔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성호에겐 그런 거 따위는 하나도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할뿐!! 집으로 가는 길이 어찌나 가벼운지 성호는 날아가는듯한
기분으로 순식간에 집에 도착했다.
"다녀왔습니다!!"
"어~ 우리 아들 왔어? 목소리가 우렁차네~ 정말 무슨 기분 좋은 일 있는거 아냐?"
"헤헤~ 나중에 말씀드릴께요"
"뭔가 있긴 있구나~ 그래 알았어~어서 씻고 밥먹어야지"
"알았어요!!"
"원..녀석도 뭐가 그리 좋은지...어쨌든 많이 밝아져서 다행이야.."
엄마는 성호의 많이 밝아진 모습에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실 성호가 원래부터 숙기가 없고,
내성적인 아이가 아니었다. 초등학교6학년때 그 사고만 아니었더라면.. 성호가 6학년이던 여름
성호와 아빠와 엄마는 바닷가에 휴가를 갔다. 그리고 갑자기 불어친 파도에 튜브를 타고 있던 성호의
몸이 뒤집히고 성호는 바닷가에 빠졌다. 살려달라고 외치는 성호를 향해 아빠는 뛰어들었고.. 성호를
구했지만.. 성호를 구하고 힘이 빠져 바다에서 나오지 못했다. 그렇게 아빠를 떠나보낸 성호는 자기때문에
아빠가 그렇게 됐다는 죄책감때문인지 그렇게 활발하고 개구장이같던 아이가 점점 소극적이고..숙기가
없어졌다. 그러면서 중학교에 들어가서 민규라는 아이때문에 왕따를 당해 더욱 더 성격이 내성적으로
변해갔다. 민규는 아버지가 지방에 경찰청장이라는 빽때문인지 수 많은 아이를 괴롭혀도 한 번도 제대로된
징계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민규에게 찾아가 맛있는 것도 사주고 성호와 잘 지내라고
몇 번이나 부탁을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당연히 선생님들에게 찾아가 하소연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성호의 성격이 내성적이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얘기만 들을뿐..그럴때마다 엄마의 가슴은 한없이
무너져 내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입학하게 된 고등학교 이제 괴롭히는 아이와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결국 또 다시 민규는 성호와 같은 학교였고, 엄마의 입장에선 한숨만이
나왔다. 결국 생각해낸게 전학이었지만 이상하게 성호는 전학을 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밝아진 모습이라니.. 엄마는 지금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너무나 기뻤다. 저렇게
밝은 아이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니..횟수로 거의 4년만에 보는 웃는 성호의 모습이었다.
엄마의 눈에선 어느새 눈물이 흘러 뺨을 적시고 있었다. 그 때 문이 열리며 성호가 나오고 엄마는
황급히 눈물을 닦았다.
"저녁 준비할께~ 씻어"
"네에~ 엄마 근데 목소리가?"
"아냐~ 그냥 목에 뭐가 걸려서..얼른 씻고 나오렴..저녁 차려 놓을테니"
"네에~ 히힛.."
그렇게 너무 조용하고 우울하기만 했던 성호의 집안에는 모처럼만에 화목한 분위기가 찾아와 생기가
도는 모습이었다.
성호는 그 날 이후로 정말 부쩍 밝아진 모습이었고, 항상 휴대전화를 거의 붙들고 살다시피 했다.
그로 인해 엄마도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걸 조금은 눈치챌 수 있었다.
성호는 정말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했다. 사는게 이렇게 좋을 수 있다는 걸 새삼스레 다시 깨닫는
요즘이었다. 정말 매일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그 생각들이 얼마나 바보같았는지
예전 생각을 하면 웃음만 나왔다. 내 옆에 있는 한 사람..수빈이의 존재만으로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니..
"무슨 생각해??"
잠시 옛 생각에 잠겨있던 성호는 수빈이의 목소리에 회상에서 벗어나 수빈이를 바라봤다. 항상 내 앞에서
웃는 아이..너무나 맑게 웃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게 하는 그런 아이가 내 앞에서 날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마치 너도 이렇게 웃어보라는듯이..
"무슨 생각했냐니까~~ 울 남친씨~~!! 어서 대답하시죠"
"아..그냥 잠시 딴 생각..하핫.."
"치이~ 말도 안 해주고..지금 나한테 비밀 만드는거??"
"아냐~ 정말 그런거 아냐!!ㅎㅎ"
"그래~ 알았다 뭐.."
이렇게 수업이 마치고 학교 벤치에 앉아서 잠깐 수빈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너무나 행복했다.
지루하고 힘든 성호의 학교 생활에 마치 한 줄기 빛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너무 행복해서였던걸까..
불행은 바로 눈 앞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여어~ 성호야 뭐하냐?"
"미..민규야.."
"새끼~ㅋㅋ 앤이냐?"
"성호야...누구야?"
"수..수빈아 먼저가"
"왜 그러는데??"
"글쎄 먼저 가래도!!"
난 필사적으로 수빈이에게 외치며 빨리 가라며 떠밀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상황..민규의 옆에
있던 녀석이 다가와 어느새 수빈이의 팔목을 붙잡았다.
"왜..왜 이래!!"
"호오~ 반반하게 생겼네~ 우리 학교 기집애아냐?ㅋㅋ"
"기집애라니!! 그리고 너 누군데 성호한테 이러는건데"
"ㅋㅋ 니 여친 맞냐? 멍청한 너하고 다르게 완전 잘 대는데~"
"미..민규야..제발 그냥 가게 해줘"
"야~~!! 얘들이 성호 봐라~ 지금 여친 앞이라고 나한테 개기는 거 봤냐?"
"그러게~ㅋㅋ 민규야 뜨거운 맛을 보여줘~"
"당연하지~ 이 새끼가!!"
민규의 주먹은 순식간에 성호의 배에 날아와 꽂혔고 성호는 힘없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허으윽..."
"병신새끼 힘도 없는게"
"그만해!! 그만 하라구!!!"
"그만 소리 좀 질러라~ 아우~ 귀 아프다!!"
"놔~!! 놔라고! 이 새끼들아!!"
"이야~ 이거 왜 이리 거치실까~ㅋㅋ 아우~ 이 피부 야들야들한 거 봐~ 속살 죽이겠는데"
"속살??!!"
성호는 순간 놈들이 수빈이에게 무슨 짓을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 놈들에게 그대로
달려들었다.
"이야아!!!"
"뭐야 이 새끼~"
성호는 수빈이의 손목을 잡고 있던 놈에게 달려들었고, 수빈이와 녀석이 같이 넘어지며 순간 수빈이를
잡고 있던 손이 풀렸다.
"수빈아~ 어서가!! 어서!!"
"하지만..."
"어서 가래도!!"
"알았어~ 내가 가서 신고할께"
수빈이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하며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 개새끼가!! 야 ~ 빨리 저 기집애 잡아~"
"안돼!!"
성호는 뛰어가려던 놈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늘어졌고, 가려던 녀석은 그대로 넘어져버렸다.
"이 새끼가!!"
"아우~ 벌써 멀리 가바렸네! 넌 죽었어!!"
그리고 한참동안의 구타가 이어졌다. 쉴새없는 발길질과 주먹질이 오갔고, 놈들은 실컷 성호를
패고서야 분이 풀리는지 마지막으로 성호의 얼굴에 침을 뱉고는 멀어져갔다.
"커흑...으윽.."
성호의 입에선 기침과 함께 비릿한 피내음이 올라왔다. 정말 실컷 두들겨맞은 거 같다. 하지만 전혀
싫지 않았다. 오히려 수빈이를 지킬 수 있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휴우..다음부턴 눈에 안 띄게 다녀야겠다...하아..꽤나 아프군.."
잠시 후 경찰관 두 명과 함께 수빈이가 도착했고, 수빈이는 성호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렸다.
"뭐야..흐흐흑..왜 이렇게 맞은거야..미안해..찾는데 너무 오래 걸렸어..흐흐흑.."
"괜찮아...허윽.."
"학생~ 일어나봐~ 누구한테 맞은거야?"
"몰라요..."
"왜 몰라? 걔들!"
"수빈아..제발..그냥 있어.."
"왜 그래!!"
"아저씨..진짜 몰라요..누구인지.."
"얼굴인상도 기억 안나?"
"네..갑자기 맞아서..나중에 기억나면 연락드릴께요"
"그래..알았어..거 참.."
그 말과 함께 경찰관아저씨들은 멀어져갔고, 수빈이는 원망스런 눈초리로 성호를 노려봤다.
"왜 그래!! 왜 말 안해!!"
"말해봤자 소용없어.."
"왜!!!"
"걔들이야.."
"뭐가??"
"중학교때부터 나 괴롭힌 애들..소용없어..경찰한테고 선생한테고 말해봤다고 했잖아.."
"그래도 그렇지..말하면 무언가.."
"아냐...달라지는거 없어.."
"그럼 언제까지 이럴꺼야..이게 뭐야..흐흑.."
"커흑..난 괜찮아.."
"몰라..바보..흐흑..일단 좀 씻으러 가자.."
수빈이는 성호를 부축해 학교 화장실로 들어가 씻겨주었다. 계속해서 우는 수빈이를 보며 성호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수빈아...나 괜찮아..울지마..너가 우는 건 싫어..넌 언제나 환하게 웃으라구...바보같이 우는건
나 하나로 충분하잖아.."
계속 우는 수빈이를 보며 성호마저 울려고 하자 수빈이는 그제서야 울음을 그쳤다.
"울지마..바보야..너까지 왜 울려고 해..너 울면 내 맘이 아파.."
"알았어..그러니까 그만 울어.."
"그래..알았어.."
"휴우..이렇게 맞고 정말 괜찮아? 병원 안 가봐도 돼?"
"그럼...얼른 가자"
"으응.."
성호는 수빈이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 집까지 갔다. 엄마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잔뜩 두들겨맞은
성호의 얼굴에 한 번 놀라고, 옆에 있는 여자의 얼굴에 한 번 놀랐다.
"안녕하세요!! 전 성호친구 수빈이라고 해요"
"그래~ 근데 성호야!! 세상에 얼굴이..!!"
"그게 저.."
"그냥 좀 맞았어요..너무 신경쓰지 마요.."
"그냥 맞기는..얼굴이.."
"괜찮대두요..수빈아 너두 얼른가..학원 늦겠다.."
"이미 늦었어..나 괜찮은데.."
"얼른 가래도.."
수빈이는 성호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쫓겨나다시피해서 성호의 집에서 나왔다.
"치이..바보..그나저나 괜찮겠지.."
수빈이가 나가자마자 엄마는 성호를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봤다.
"어..엄마 왜요"
"쟤가 성호 여자친구니?"
"아..아니 그게"
"어머~ 얼굴 빨개진거 좀 봐..맞나부네..호홋..애가 귀엽고 똑 부러지게 생겼네..엄마는 쏙
맘에 든다~ 며느리감으로"
"엄마!! 며느리감은 무슨 말이에요!! 저 방에 들어가 옷 갈아 입을께요"
"우리 아들 많이 부끄러운가보네"
성호는 겉으론 부끄러웠지만 엄마의 말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맘에 드신다니 다행이야..거기에 며느리감이라니..!! 아..정말 빨리 결혼하고 싶다"
그 때 기분을 확 깨트리는 문자가 날아왔다.
"야! 너 조심해라..걸리면 뒤진다..."
박민규! 그 새끼였다. 내 인생의 태클... 문자를 보자 성호는 다시 깊은 한숨이 나왔다.
"정말 무슨 짓을 저지르진 않겠지..휴우.."
다음 날 학교를 가서 성호는 매우 놀라운 소리를 들었다. 박민규가 정학을 먹었다는거다. 패거리들
모두 같이.. 어떻게 된건지 물어봐도 모두 자세히 모르는 눈치였다. 그러다 성호의 머릿 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수빈이가!!"
성호는 1교시 수업이 끝나자마자 수빈이의 교실로 뛰어갔다.
"수빈아!"
"응? 무슨 일이야?"
"혹시 너..너가 신고했어?"
"어!! 어떻게 알았어~ 걔 정학 맞았다며!! 잘됐지!"
"너..어쩌자고 그런 짓을.."
"왜 그래~~ 너 그렇게 팬 놈이 정학을 맞았는데.."
"휴..아니다..그래 잘했어.."
"왜 그래 정말~~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있는거야??"
"아니..아냐..그래 나 가 볼께..있다 봐~"
"으응..알았어~"
저리 천진난만한 모습이라니..그 모습을 보면 평소처럼 웃음이 나와야 했지만 성호는 자꾸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박민규..제발 그냥 넘어가라...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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