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의 대가 - 1부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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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여담같이 처음으로 몇마디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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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복수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도 많은 사람에게 몹쓸 짓을 했으니, 아들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 죗값을 치른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

하지만 분명히 2년 전까지 살아있던 사람을 이렇게 무덤으로 만나게 되는 건 그렇게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예전보다 키도 많이 크고 철도 조금 들었다고 생각하는 레인이었지만, 이걸 알아줄 사람이 없어져 버렸으니…. 아쉬움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도는 듯했다.

결국, 레인은 씁쓸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 채 다시 마을 광장으로 들어섰다. 복수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 대상이 아버지와 같은 노예상인 조직이라고 한다면 정의를 위한다는 유치한 이유에서라도 없애버리고 싶었다.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아버지에 대한 예의고, 하르마니안과의 경험에서 배운 도리였다.

그러나 아무리 무기를 갈고 닦는다고 해도 상대가 없으면 무용지물인 것처럼, 아무리 이런 마음을 가진다고 해도 막상 적이 어디 있는지 모르면 소용없는 짓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은 그자들을 찾는 것이 먼저겠지만….

"마셔라! 마셔! 오늘은 내가 쏠 테니까 원 없이 마셔라!"
"오오! 역시 통이 큰 제롬 형님이십니다!"
"거 내가 뭐라고 했냐, 사냥한 번만 하면 이렇게 한 몫 질 수 있다고 말이야 크크."

세상은 언제나 바보들 덕분에 일이 쉽게 풀린다고 느낀다.

* * *

"히끅…! 무적의 제롬님이 나가신다~♬"

술을 마시면 개가 된다더니 그 말에는 틀린 바가 없었다.

"후우…. 급하다, 급해."

사내는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서 주위를 살피더니, 이내 바지를 내리고 벽을 향해 시원하게 물줄기를 발사했다. 꽤 만족스러운 듯, 사내는 몸을 떨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바로 이때가 레인이 생각한 계획의 시작이었다.

"어, 제롬 형님 아니십니까!"

옆에서 들리는 말에 제롬은 비몽사몽한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누구…?"
"정말 이러시기입니까, 일전에 같이 술 마실 때 저를 동생으로 삼아주신다더니…, 실망입니다."
"아니, 정말 누군지 모르…"

레인은 바지춤에 매 둔 작은 주머니를 제롬에게 내밀었다.

"형님과 같이 일하고 싶다고 하니까, 준비자금이 필요하다고 한 건 형님이 아니십니까. 그래서 이렇게 돈을 모아왔는데.."

레인은 주머니를 살짝 풀어 안의 내용물을 보여주었다. 제롬은 안 보는 것 같이 행동했지만, 실상은 주머니 안을 힐끗 쳐다보며 속으로 만세를 부르고 있었다. 물론 술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자기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는 몰랐지만.

"아…, 맞아! 그러니까 네가…."
"제릭입니다."
"그래, 제릭이였지. 그러니까… 나랑 같이 일하고 싶다고?"
"네! 그때 술자리를 하면서 형님께서 해주신 이야기를 듣고는, 저도 형님다운 사나이가 되자고 결심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지금은 곰같이 생긴 제롬을 춤추게 하고 있었다. 입꼬리가 귀에 걸릴 것만 같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바보가 따로 없었다. 이름은 어떻게 둘러댈까 하다가 그냥 제롬이라는 이름에서 뒷글자만 바꿔 말했다. 그리고 급조한 계획이 먹혀들었음을 확인한 레인의 머리는 다시 맹렬한 속도로 다음 계획을 구상중이었다.




다음 날.

별로 마신 것 같지도 않은데 머리가 깨질것만 같이 아프다고 느끼는 제롬이다.

"으…. 여기는 또 어디야."

주위를 둘러보니 여관인 것 같은데…. 그의 기억으로는 부하들과 헤어진 후, 여관으로 온 기억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을보며 그칠 수 밖에 없었다.

"어, 형님 깨어나셨군요. 저는 형님이 언제 일어나시나하면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형님? 걱정?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가 없는 제롬이었다.

"이런…. 또 어제처럼 저를 모르는 척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어제? 가만 보자…. 어제는 전갈단에 들어간 뒤에 처음으로 사냥에 성공하고, 그래서 술집에서 부하들과 거하게 한잔한 다음에…. 그 뒤에는…

".....!"

갑자기 두 눈을 번쩍 뜨는 제롬의 모습에 레인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쳐다보앗다.

"또…, 또 사고 쳤어."

제롬은 자신의 머리를 주먹으로 꽁하고 한 대 쥐어박으며, 몇 달 전 있었던 일을 상기했다.


.
.
.
[자네도 이 일에 말이 많은지는 잘 알고 있겠지?]
"두말하시면 입아픕니다."
[어차피 우리 뒤에 있는 분들 때문에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래도 말이 나오면 상당히 귀찮아진다는 건 부인할 수가 없단 말이지…. 그러니까 입조심하고 믿을 만한 사람만 데려오게, 알겠나?]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그렇게만 하면 자네나 우리나 한 몫 잡을 수 있을 것이네. 나도 그런 생각에서 자네들을 추천한 것이니까.]
"감사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절대 이 일에 대해 아는 사람이 적어야 하네.]
.
.
.


"제길!"

제롬은 다시는 그렇게 술을 무식하게 퍼마시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물론 그것이 지켜질지는 그도 확신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생각했다. 안그러면 머리만 더 아파질 것 같으니까.

"몸이 안좋으신 것 같은데… 신관이라도 불러 올까요?"

앞에서 호들갑을 떨며 당장이라도 문을 박차고 진짜로 신관을 불러올 것만 같은 사내의 모습에 또 다시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파져 왔다. 자신이 술을 마시며 어디까지 이야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그의 행동거지로 볼때 왠만한 건 다 말했다고 봐야했다. 그리고 그 전에 진짜로 신관을 부르려는 것부터 막아야했다. 누굴 벗겨먹으려고 작정이라도 한 건가….

"자, 잠깐!"
".....?"
"괜찮아. 괜찮으니까 거기 앉아봐."

그의 말에 레인은 말 잘 듣는 꼬마처럼 잽싸게 의자를 가져다, 그가 누워있는 침대 앞에 앉았다.

"큼큼.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알고 있겠지?"
"네, 그러니까 그때 말씀하시길…."

간절하게 용병 일이라고 말해주길 원했지만, 신은 바보에게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무슨 사냥을 하신다고…."
"......"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겁니까?"
"아, 아니."

그는 자신의 오른쪽 주머니에 있는 묵직한 주머니를 쳐다보았다. 또 술김에 돈에 눈이 멀었을 게 뻔하다. 하지만 상황은 이미 벌어졌고, 그 수습은 자신이 해야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답답한 심정에 올려다 본 하늘은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기만 했다. 망할….

"하아…. 그래, 그러면 뭘 할 줄 알지?"

별로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다. 딱 봐도 이제 성년이 다 돼가는 나이 같은데, 저 정도 나이면 뭘 해도 다 어중간 할테니까.

"마법을… 조금 쓸 줄 압니다."

잠깐, 마법사라고…?

"......!"

....이거 애송이가 아닐지도…

"무, 무슨 마법을 쓸 줄 알지?"
"그러니까… 파이어 볼이랑 큐어마법, 그리고 스트렝스(Strength)마법을 조금 쓸 줄 압니다."

순간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만 같은 충격이 제롬에게 찾아왔다. 제롬 인생에 이렇게 큰 선물이 찾아 오다니….
이 정도면 전갈단 사람들도 이해해줄 것이다. 아니, 입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자신들의 입지가 더욱 올라갈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입지가 올라가면 일하는 건수도 많아지고… 그렇게 되면 막대한 돈을 만질 수 있을 것이다. 제롬은 그렇게 자신의 금빛 미래를 상상하며 덥석 레인의 손을 감아 쥐었다.

"역시! 내 동생이군!"
"하하, 감사합니다. 그러면 언제부터 저도 형님과 같이…"
"지금 당장 같이 일하는 게 좋겠어. 동… 아니, 제릭이라고 했지? 우리에게 필요한건 경험이니까.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제롬은 레인의 손을 잡은 채 곧바로 여관 밖으로 뛰쳐 나갔다. 거리는 아직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한산했고, 그런 길을 제롬은 빠르게 내달렸다. 그리고 그렇게 덩치 큰 제롬조차도 숨을 헐떡이며 도착한 곳은 마을의 복잡한 골목 가운데에서도 깊숙한 곳, 굳게 닫힌 철문이 인상적인 집이었다.
문은 작았지만, 시커먼 철창을 통해 느껴지는 퇴폐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여기는…."
"이제 부터 네가 나와 함께 일할 곳이다. 갑작스럽다는 것은 알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게 아니냐? 그리고 같이 들어가긴 하겠지만 들어가서 꼭 내 소개로 왔다는 말 잊지말고, 알겠지?"
"네."

마법사라는 말에 혹해서 곧바로 레인을 끌고 이곳으로 오는 제롬을 보니, 전갈단이라는 곳이 그렇게 대단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마법사는 많지만, 공격이나 사람을 치료하는 등의 전투형 마법사는 상당히 드문 것이 현실이었다. 그렇다 보니 그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곧바로 본거지로 찾아올 수 있을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일이야 어찌 됐든 일이 쉽게 풀린 것에 만족했다.
그리고 눈을 돌려 제롬이 당기고 있는 쇠사슬 위로 보이는 검은 전갈 모양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탈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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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재미도 없고, 너무 대충 휙휙 날려버린 것 같습니다. 야설이고, 지금 내용은 크게 비중을 둘만한 사항이 아니다보니 넘기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너무 좀 그렇군요.

수정은 2화를 적고, 1~2화를 보고 수정하고. 4화를 쓰고 1~4화를 보고 수정하는 방식을 채택합니다. 때문에 3~4화를 올릴 때쯤에는 2화를 수정했다는 이야기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마음에 안드네요 이거;;

그나저나 역시 소라에서 야설에 스토리를 넣으면 인기가 없네요.. 그걸 아니까 진도를 빨리 빼는 것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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