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의 대가 - 1부1장
작성자 정보
- AV야동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5,805 조회
-
목록
본문
이른 아침, 평소와 같이 가게 안을 청소하던 에릭은 손님으로 보이는 한 사내를 맞이했다. 손님이 오는 것은 좋은 일이었지만, 이른 시각부터 술을 마시는 이는 드물었고, 실제로도 사내는 술을 먹으려고 온 것 같지 않았다. 많은 정보가 오가는 술집의 주인으로서의 감이었다.
"주문은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이곳에 오셨으니 이곳에서 나는 포도로 만든 특산…"
그런 에릭의 말을 끊은 것은 사내가 내민 주머니였다. 에릭은 벙 찐 표정으로 주머니와 사내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고, 사내는 앞에 있는 탁자에 주머니를 내려놓고 열어보라는 의미로 손을 내보였다.
찰랑...
에릭은 미처 열어보지는 못하고, 주머니를 흔들어 소리를 듣고 나서야 그것이 돈주머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목구멍 저 깊은 곳으로 넘어가는 침은 그리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그가 이만한 돈을 준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그가 생각하기에 이만한 값을 치를 만한 것은 자신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당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 대단한 걸 묻고자 하는 것이 아니니."
방금 사내가 "묻는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도대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뭔가 물어본다고 하니 가슴을 쓸어내리는 에릭이었다. 전부는 아니지만, 마을 내에 일어나는 일들 대부분을 안다고 자부하는 자신이 아니던가. 에릭의 안도에 찬 표정을 본 사내는 바깥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마을 광장 남쪽에 있는 거주지구에 커다란 저택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가보니 빈 공터로 바뀌었더군요."
사내의 말에 에릭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 듯,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눈을 번쩍 뜨며 기억이 난다고 대답했다.
"아마… 1년 전이었을 겁니다. 그 집에 살던 양반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유서와 함께 시체로 발견됐지요. 당연히 시청에서 치안관들이 나와 이것저것 조사해갔는데…, 저 같은 놈이 그 자세한 내막까지는 알 수 없지요. 그래도 그 양반이 1년 동안 자기 아들 찾는다고 여기저기…"
끼이익…!
사내는 미처 에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빠르게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사내를 따라 뒤늦게 밖으로 나온 에릭은 멀어져가는 사내를 향해 시청이 있는 방향을 알려주었다. 그래도 큰돈을 주고 간 사람인데 이 정도는 서비스였다.
그리고 그와 대조적으로 정신없이 달리는 사내의 심정은 복잡하기만 했다.
"제발…."
아랫입술을 깨문 채 열심히 달리는 사내, 그는 바로 2년 전 어디론가 사라졌던 "레인" 이였다.
* * *
생각보다 2년이라는 시간은 빨리 흘러갔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참 길고 긴 시간이었다. 골드 드래곤 하르마니안, 그는 레인의 몸을 정확히 2년간 빌렸고, 많은 일을 벌였다. 그가 행한 일이 어떤 목적을 가지는지, 그리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레인은 그의 2년간의 행적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몸은 그의 의지로 움직였지만, 정신의 한구석은 온전히 레인이 차지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가 2년간 느껴온 분노·슬픔·기쁨, 그리고 사랑. 그와 함께한 많은 날이 레인에게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었고, 또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다. 그리고 2년이 되던 날, 레인은 그에게 소원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와 함께한 2년이라는 시간으로도 충분히 많은 것을 얻었기에 원하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하르마니안, 그에게 있어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내 그에게 한 쌍의 반지를 건네주었다. 소원의 대가라 생각하지 말고, 2년간 그와 함께 지낸 인연의 선물이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그의 말을 빌리면, 몸에서 일어나는 폭주를 막아준다고 하니, 그에게는 정말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봐요?"
잠시간 이어졌던 레인의 회상은 시청 직원의 말과 함께 깨져버리고 말았다.
"1년 전쯤에 죽은 사람이라고 하셨죠? 찾아보니까 몇 명 있기는 한데…."
"지금은 공터로 변한 곳에 있었던 커다란 저택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안경을 낀 모습이 무척이나 깐깐해 보이는 사내는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몇 장의 종이를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지금 공터라고 하면 아마도 제3 거주지구일 텐데…, 맞나요? 이곳 시청에서 남쪽에 자리 잡은 곳 말입니다."
"맞을 겁니다."
"그러니까 보자…. 아, 한 명 있네요. 이름은 머독이고, 나이는 42세. 그리고 사인은…"
레인은 주먹을 쥐락펴락하며 다음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원한관계에 따른 살인이네요."
"....."
"자세한 건, 그때 사건을 조사한 치안관이 알고 있을 텐데..."
그는 그 말과 함께 헛기침하며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 그 의미를 모르지 않는 레인이었기에 그에게 은화 한 닢을 조용히 건네주었다.
"흠, 흠. 혹시 몰라서 아까 증거품도 가지고 왔습니다."
그가 내민 것은 약간의 핏자국이 보이는 낡은 편지지였고, 레인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조심히 그 편지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레인이 편지를 펼쳐 내용을 살펴보는 동시에 직원 또한 말을 계속이었다.
"그런데 관계가 어떻게 됩니까? 아, 물론 대답해주지 않으셔…"
"제 아버지 되시는 분입니다."
"...실례를 범했군요."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레인은 편지의 내용을 읽고는 크게 한숨을 내뱉었다. 내용은 별것 없었다. 그냥 언제 돌아올지 모를 자신에게 쓰는 편지였고, 내용은 밥은 잘 먹고 있느냐, 어디 아픈 곳은 없느냐와 같은 걱정들로 빼곡하게 차있었다. 하르마니안과 많은 경험을 하면서 아버지의 직업 때문이라도 끝이 그렇게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런 식일 줄은 몰랐다.
"혹시 누가 범인인지도 알 수 있을까요?"
고개를 가로저으며 내뱉은 말이었다.
"그건 좀…."
뜸을 들이는 것을 보니, 모르는 것 같지는 않았다.
"단순한 궁금증 때문에 그런 겁니다."
그러면서 레인은 슬그머니 직원에게 또 한 닢의 은화를 쥐여주었다.
"아 이것 참…. 이러면 안 되는데… 흠흠.“
직원은 주위를 잠시 살피더니 이내 레인의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이 근방에 ‘전갈단’이라는 커다란 노예상인 조직이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 적혀있는 걸로 보면 그들의 소행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들이 잡히지 않았다는 건…]
그 말에 레인은 다 안다는 듯, 팔을 들어 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시청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레인이 일어난 자리에는 어느새 또 다른 시청을 찾아온 이로 채워졌고, 그렇게 또 평범하던 일상이….
"후우…."
정말로 이어질 것만, 아니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주문은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이곳에 오셨으니 이곳에서 나는 포도로 만든 특산…"
그런 에릭의 말을 끊은 것은 사내가 내민 주머니였다. 에릭은 벙 찐 표정으로 주머니와 사내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고, 사내는 앞에 있는 탁자에 주머니를 내려놓고 열어보라는 의미로 손을 내보였다.
찰랑...
에릭은 미처 열어보지는 못하고, 주머니를 흔들어 소리를 듣고 나서야 그것이 돈주머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목구멍 저 깊은 곳으로 넘어가는 침은 그리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그가 이만한 돈을 준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그가 생각하기에 이만한 값을 치를 만한 것은 자신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당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 대단한 걸 묻고자 하는 것이 아니니."
방금 사내가 "묻는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도대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뭔가 물어본다고 하니 가슴을 쓸어내리는 에릭이었다. 전부는 아니지만, 마을 내에 일어나는 일들 대부분을 안다고 자부하는 자신이 아니던가. 에릭의 안도에 찬 표정을 본 사내는 바깥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마을 광장 남쪽에 있는 거주지구에 커다란 저택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가보니 빈 공터로 바뀌었더군요."
사내의 말에 에릭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 듯,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눈을 번쩍 뜨며 기억이 난다고 대답했다.
"아마… 1년 전이었을 겁니다. 그 집에 살던 양반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유서와 함께 시체로 발견됐지요. 당연히 시청에서 치안관들이 나와 이것저것 조사해갔는데…, 저 같은 놈이 그 자세한 내막까지는 알 수 없지요. 그래도 그 양반이 1년 동안 자기 아들 찾는다고 여기저기…"
끼이익…!
사내는 미처 에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빠르게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사내를 따라 뒤늦게 밖으로 나온 에릭은 멀어져가는 사내를 향해 시청이 있는 방향을 알려주었다. 그래도 큰돈을 주고 간 사람인데 이 정도는 서비스였다.
그리고 그와 대조적으로 정신없이 달리는 사내의 심정은 복잡하기만 했다.
"제발…."
아랫입술을 깨문 채 열심히 달리는 사내, 그는 바로 2년 전 어디론가 사라졌던 "레인" 이였다.
* * *
생각보다 2년이라는 시간은 빨리 흘러갔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참 길고 긴 시간이었다. 골드 드래곤 하르마니안, 그는 레인의 몸을 정확히 2년간 빌렸고, 많은 일을 벌였다. 그가 행한 일이 어떤 목적을 가지는지, 그리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레인은 그의 2년간의 행적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몸은 그의 의지로 움직였지만, 정신의 한구석은 온전히 레인이 차지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가 2년간 느껴온 분노·슬픔·기쁨, 그리고 사랑. 그와 함께한 많은 날이 레인에게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었고, 또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다. 그리고 2년이 되던 날, 레인은 그에게 소원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와 함께한 2년이라는 시간으로도 충분히 많은 것을 얻었기에 원하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하르마니안, 그에게 있어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내 그에게 한 쌍의 반지를 건네주었다. 소원의 대가라 생각하지 말고, 2년간 그와 함께 지낸 인연의 선물이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그의 말을 빌리면, 몸에서 일어나는 폭주를 막아준다고 하니, 그에게는 정말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봐요?"
잠시간 이어졌던 레인의 회상은 시청 직원의 말과 함께 깨져버리고 말았다.
"1년 전쯤에 죽은 사람이라고 하셨죠? 찾아보니까 몇 명 있기는 한데…."
"지금은 공터로 변한 곳에 있었던 커다란 저택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안경을 낀 모습이 무척이나 깐깐해 보이는 사내는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몇 장의 종이를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지금 공터라고 하면 아마도 제3 거주지구일 텐데…, 맞나요? 이곳 시청에서 남쪽에 자리 잡은 곳 말입니다."
"맞을 겁니다."
"그러니까 보자…. 아, 한 명 있네요. 이름은 머독이고, 나이는 42세. 그리고 사인은…"
레인은 주먹을 쥐락펴락하며 다음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원한관계에 따른 살인이네요."
"....."
"자세한 건, 그때 사건을 조사한 치안관이 알고 있을 텐데..."
그는 그 말과 함께 헛기침하며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 그 의미를 모르지 않는 레인이었기에 그에게 은화 한 닢을 조용히 건네주었다.
"흠, 흠. 혹시 몰라서 아까 증거품도 가지고 왔습니다."
그가 내민 것은 약간의 핏자국이 보이는 낡은 편지지였고, 레인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조심히 그 편지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레인이 편지를 펼쳐 내용을 살펴보는 동시에 직원 또한 말을 계속이었다.
"그런데 관계가 어떻게 됩니까? 아, 물론 대답해주지 않으셔…"
"제 아버지 되시는 분입니다."
"...실례를 범했군요."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레인은 편지의 내용을 읽고는 크게 한숨을 내뱉었다. 내용은 별것 없었다. 그냥 언제 돌아올지 모를 자신에게 쓰는 편지였고, 내용은 밥은 잘 먹고 있느냐, 어디 아픈 곳은 없느냐와 같은 걱정들로 빼곡하게 차있었다. 하르마니안과 많은 경험을 하면서 아버지의 직업 때문이라도 끝이 그렇게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런 식일 줄은 몰랐다.
"혹시 누가 범인인지도 알 수 있을까요?"
고개를 가로저으며 내뱉은 말이었다.
"그건 좀…."
뜸을 들이는 것을 보니, 모르는 것 같지는 않았다.
"단순한 궁금증 때문에 그런 겁니다."
그러면서 레인은 슬그머니 직원에게 또 한 닢의 은화를 쥐여주었다.
"아 이것 참…. 이러면 안 되는데… 흠흠.“
직원은 주위를 잠시 살피더니 이내 레인의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이 근방에 ‘전갈단’이라는 커다란 노예상인 조직이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 적혀있는 걸로 보면 그들의 소행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들이 잡히지 않았다는 건…]
그 말에 레인은 다 안다는 듯, 팔을 들어 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시청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레인이 일어난 자리에는 어느새 또 다른 시청을 찾아온 이로 채워졌고, 그렇게 또 평범하던 일상이….
"후우…."
정말로 이어질 것만, 아니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