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천 - 6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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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부---------------------------
내가 잠들어 있을 무렵 신정후는 자신의 자식들과 총관을 불러놓고 회의를 했다.
“정말 사제의 힘은 대단하군. 아무리 천부경을 12성 익혔다 하더라도 그 정도의 위력을 내기는 힘들 텐데. 그리고 물러갔다는 말은 다 죽인게 아니란 소리 아닌가?”
“그렇습니다. 만약 힘을 모두 소진하여 전멸을 시켰다면 몰라도 그들을 일일이 상대하며 일부만 죽인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제가 사람을 시켜 그곳을 살펴보니 삼백구정도의 시신만 화장이 되었습니다.”
“아버님. 사백님의 진정한 정체가 무엇일까요?”
“글쎄다. 나도 그것이 궁금하다. 왜 이곳으로 오셨는지. 그리고 무슨 목적인지.”
“문주님. 제 생각에는 하늘의 안배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천부문을 위한.”
“그게 무슨 소린가 총관.”
“지금까지 우리 천부문은 제대로 된 비급 없이 이때까지 구술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호법님이 그 천부경을 되찾아 왔고 장문사령까지 들고 오셨습니다. 그건 우리 천부문이 이제 번성을 시작할 것이라는 시초가 되는 것입니다. 유구한 역사가 있지만 명맥이 끊어질 뻔 한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는 호법님을 붙잡아야 합니다. 그분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얻어야 천부문이 더욱 강대해 질 것입니다.”
“나도 그렇게는 생각하고 있지만 방법이 없잖는가? 지금 제자들을 직접 가르치곤 있지만 그애들은 상승공부를 하기엔 이르고 겨우 지우와 지화가 익힐 자질이 되는데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게다가 언제 떠날지 알 수도 없고.”
“문주님. 외람됩니다만 이런 방법은 어떻겠습니까?”
“어떤 방법 말인가?”
“우선 지화 아가씨께 물어볼 말이 있습니다.”
“총관 아저씨 말씀하세요.”
“호법님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정후는 총관에 말에 어느 정도 눈치를 챈듯 했다.
“사백님이야 강하고 친절하시고...”
“또요. 다른건 없습니까?”
“무슨 말씀이세요? 다른 것이라뇨.”
“하하. 이거 동생에게 사모님 소리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걸?”
신지우가 언뜻 눈치를 챘는지 말을 꺼냈다.
그말에 지화는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지만 이들의 대화는 계속 되었다.
“문주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솔직히 나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어떻게 사제와 내 딸이 혼인을 하겠는가?”
“지금으로선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우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사실 천부문이 아니라 다른 방파에서도 이런 일은 가끔씩 있었다.
서로 대가 다르지만 사랑은 그것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로 윗대인 자신의 아버지도 그런 사랑을 했기에 신정후는 잘 알고 있었다.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 그 문제는 천천히 생각하기로 하자.”
신정후의 단호한 말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 섰다.

한편 신지화는 자신의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내 용모가 어디 흔한 용모도 아니고 실력 또한 대단하니 여러 여제자들이 내게 흠모의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건 신지화라도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은근히 날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다른 여자들이 내게 접근하길 꺼려했다.
간혹 형제간에도 결혼을 하는 판국에 사제지간이라고 다를리 없으니까.
신지화는 혼자만의 열병에서 자신의 오빠가 한말에 용기를 얻었다.
‘내가 그분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 한번 해보는 거야.’
장원의 곳곳에선 엉뚱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잠을 청하고 있었다.
나 역시 아무것도 모른체 열심히 꿈을 꾸고 있었고.

여느 날과 똑같이 난 제자들의 수련을 돌보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지우와 지화도 내가 하는 수업에 동참했다.
그중 지화의 발전은 눈부신 속도였다.
원래 자실이 뛰어났지만 어느 세계든 여자의 본연은 집에 있다.
애기를 낳고 살림하는 것은 여자의 일이었다.
남자들은 수련에 꾸준히 열중할 수 있지만 여자들은 그렇지 않기에 지화도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도 큰 발전이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천부경이 유실되어 문주가 아는 범위에서 배우다 보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다.
천부경의 모든 것을 익힌 내가 지도를 시작하자 지화의 실력은 날이 다르게 성장했다.
오빠인 지우를 넘어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물론 지우도 아비의 피를 이어서 인지 대단한 자질이 있었다.
난 다른 제자들 보다 이들 두 명을 중점적으로 가르쳤다.
다만 삼제자인 장기웅이 못 따라와 아쉬웠지만 그건 내 힘으로도 어쩔 수가 없다.
지금 이놈의 사로잡고 있는건 나에 대한 시기심이었으니까.
지화의 눈빛이 갈수록 내게 집착을 보이자 그녀를 홀로 사모하던 장기웅은 내게 적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수련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어버렸다.
그날도 하루의 교육을 마치고 산책을 나섰다.
평소엔 지우와 지화를 데리고 갔지만 오늘은 장기웅을 데리고 갔다.
모두가 의아해 했지만 내 말에 토를 달 입장이 아닌지라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였다.
지화의 눈빛에 아쉬움이 역력했지만 무시해 버렸다.
장기웅을 데리고 장백산을 올랐다.

“잠시 서거라. 이렇게 가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날 붙잡거라.”
장기웅은 이상한 듯 날 쳐다보더니 내가 내민 손을 잡았다.
난 천의에 진기를 넣어 서서히 하늘로 떠 올랐다.
“헉. 사백님. 이건...”
“놀랄 것 없다. 너도 수련을 하다보면 자연히 배우게 될 것이다.”
난 그대로 하늘을 날아 장백산의 꼭대리고 향했고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장기웅을 천지로 던져 버렸다.
“어푸푸. 왜 그러십니까 사백님.”
“오호. 이놈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
“이유를 알아야 할 것 아닙니까.”
“이유라. 네놈이 보내는 살기에 신경이 쓰여서 그랬다 왜?”
“헉.. 어떻게...”
“처음엔 간헐적으로 보내다가 최근엔 노골적으로 보내더구나.”
“제가...”
“그래. 네놈 딴에는 자제를 했겠지. 하지만 내겐 모두가 느껴지걸 어쩌겠냐. 그리고 한가지 물어보자.”
“뭡니까?”
그 사이 장기웅은 밖으로 나왔고 추운지 몸을 떨고 있었다.
뭐 일단 체벌을 했으니 약을 줘야겠단 생각에 그의 몸에 내공을 넣어 몸을 보호해 주고 옷을 삼매진화로 말려주었다.
나의 이런 내공에 놀랐는지 날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
저번의 여진족 패퇴사건은 별 감흥이 없었지만 자신이 직접 본 실력은 문주를 능가했기에 당연할지도 모른다.
인간은 말보단 눈으로 본 것을 믿으니까.
“너 지화 좋아하냐?”
순간 놈은 고개를 푹 숙인다.
“아냐?”
이젠 얼굴까지 빨게진다.
“사내자식이 숫기가 그렇게 많아서야.”
“저...그게...”
“말해봐.”
“좋아합니다.”
“그럼 대쉬를 해야지.”
“대쉬요?”
“아. 말을 붙여보란 말이다.”
“사저가 제게 관심이나 있을까요?”
“있는지 없는지 알아봐야지. 그것도 아니면서 내가 지화의 몸에 손을 대면 그렇게 노골적으로 살기를 보냈냐? 마치 니꺼라도 되는냥.”
그랬다.
이놈은 지화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손이나 어깨를 잡으면 대 놓고 살기를 보냈다.
뭐 그래봐야 미약해서 다른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나의 감각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이놈아. 사내란 맘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가져야 한다. 뭐 강간은 나쁘지만 잘 타이르는 것은 상관없지. 이런 것도 내가 가르쳐야 하느냐?”
자신보다 나이도 얼마 많지 않은데 여자 문제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아는 것 같은지 내게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달려들었다.
“사백님. 가르쳐주십시오.”
“이자식이 징그럽게 왜이래.”
“사백님. 무조건 충성하겠습니다.”
“필요 없으니까 일단 떨어져.”
난 사내놈이 이러는 것은 못 본다.
장기웅은 옆으로 살짝 떨어지면 내게 어서 말을 해달란 눈빛을 보냈다.
언제는 살기를 보내더만 지금은 경의의 시선이라니.
“우선 네놈은 지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사저요.”
“정말이냐?”
“좋아하는 여자요.”
“그래. 좋아하는 여자지. 그럼 그녀는 널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마 사제로만 볼거예요. 제가 나이도 어리고...”
“한번이라도 네 맘을 보여준적 있느냐? 뭐 좋아한다고 편지를 쓴다든가 아님 손이라도 잡아본다던가.”
“어릴 때야 손잡고 다니기도 했지만 커서는 멀어졌어요. 그게 제 맘을 아프게 하구요.”
“문제가 있구만. 조금 어릴 때 도장이라도 찍지 그랬어.”
“도장이요?”
“입술도장 말이다. 생긴건 그리 않보이는 놈이 완전 숙맥이잖아.”
장기웅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그. 일단 오늘 네 맘을 고백해 봐라. 그리고 결과를 알려주고.”
난 다시 그놈을 데리고 장원으로 돌아왔다.
기가 죽은 장기웅을 보더니 모두 내가 장기웅에게 심한 소리를 했나 하고 생각했지만 내가 그런 것에 연연하는 성격이 아니라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내 방엔 신지우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사백님을 뵙습니다.”
“야. 그만해라. 둘이 있을 땐 편하게 지내자고 했잖아. 사형한테도 그렇고 너한테도 그렇고 별로 나이도 많지 않는 내가 그런 대접 받으려니 죽겠다.”
내 성격은 원래 소탈한데 이곳에 매여 있으니 문규를 지켜야 했고 그것은 날 조금씩 딱딱하게 만들고 있었다.
“어떻게...”
“얌마. 성질 돋우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네.”
“근데 무슨 일이야?”
“저기 사... 아니 형.”
“응?”
주먹을 들어올리자 바로 형으로 바꾼다.
“지화 어떻게 생각해요?”
“지화가 왜?”
“아니 여자로 어떠냐구요.”
“뭐 예쁘고 몸매 좋고 맘씨 곱고. 좋은 여자지.”
“형은 맘에 두고 있는 여자 있어요?”
“잠깐. 무슨 소리야.”
“지화가 형을 좋아하고 있어요.”
“엥? 정말이야?”
난색을 표하며 대답을 했다.
“왜요? 형은 싫으세요?”
“아니 그보다 아까 기웅이랑 나갔다 왔잖아.”
난 지우에게 설명을 했다.
기웅이가 지화를 좋아한다고 말하자 지우의 표정은 험악하게 변했다.
“이 자식이 감히 누굴.”
“조용해 임마. 아 골이야. 근데 그거 사형도 알고 있냐?”
“아버님도 눈치 채셨어요.”
지들끼리 쿵짝 다하고는 내게 이런 식이라니. - 물론 난 모르는 상태다. 작가가 알지.
갈등이 생겼다.
지화 정도면 얼굴도 몸매도 괜찮으니 사랑할만한 여자이고 거기다 그간 쌓인 내 욕정도 풀 수 있을 것이다.
부모가 허락을 했다면 만사 오케이니까.
“이 사실을 기웅이가 알면 놀라겠지?”
말이 씨가 되어 버렸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기웅이가 뛰어 들어왔다.
보아하니 지화에게 말을 걸었던 것 같고 날 좋아한다는 소릴 들었나 보다.
“아 어서와. 이리 앉아라.”
“설마 사백님이.”
“삼사제. 방자하구나. 감히 사백님께 이렇게 무례하게 굴다니.”
“사형은 빠지세요.”
“뭐야? 이놈이.”
“그만. 둘다 자리에 앉아.”
내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자 둘은 서로 노려보다 자리에 앉았다.
도데체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이상한 삼각관계가 나도 모르게 이루어졌고 그걸 따지러 사질이 내 방에 쳐들어오다니.
“야. 너 말야. 정말 지화 좋아하냐?”
“분명히 제가 말씀 드렸습니다만.”
이제 대놓고 살기를 날린다.
“지우 넌 지웅이가 매제 되는게 싫냐?”
“싫다기 보다 지화가 좋아하는 사람과 맺어지는걸 보고 싶습니다.”
“그럼 나만 방향을 정하면 되냐?”
“사백님이 분명히 하십시오.”
“난 말야. 가는 여자 안 잡고 오는 여자 안 막거든.”
사실 나도 지화가 맘에 들었다.
가끔 내게 보내는 눈빛이 뭔지도 알았다.
그저 혼자의 생각으로 이래선 안된다 여기고 있었는데 지우의 말을 들으니 된다는 소리다.
고로 내가 그녀를 막을 필요는 없다.
“사백님이 그렇게 나오신다면 저도 생각이 있습니다.”
이 당돌한 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어 방을 나가는 그놈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은 휴일이라 저도 쉽니다..ㅎㅎ
근데 여친이랑 헤어져서 뭘하고 놀아야 할지
재밌게 놀아줄 여자분 연락 좀 주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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