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빈 전기(喩份 傳記) - 1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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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부 아소트 제국의 침략

유빈과 아이라는 아이라의 마법으로 트란시아 성으로 워프해 왔다.
주위의 환경이 바뀌면서 낯익은 성곽이 보이며 유빈과 아이라는 연무장 상공위에 모습을 나타냈다.
유빈은 아이라를 품에 안고 내공을 운용해 가볍게 땅에 착지를 했다.
순간 유빈은 주위에서 쏘아지는 시선에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 헛기침을 해대었다.
연무장에는 기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로의 검술을 비교하고 일전에 유빈이 전수해준 제운보를 연마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갑자기 허공에서 환한 빛이 일어나자 너도나도 모여들어 지금 유빈과 아이라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네고 있는 것이다.
이내 유빈과 아이라의 모습이 보이자 헤밀경이 달려오며 반갑게 맞이했다.

“사령관님... 무사하셨군요? 다행입니다.”

“아~ 헤밀경. 괜히 나 때문에 괜한 심려를 끼친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유빈이 헤밀과 인사를 나누자 이내 실버호크 기사단원들이 모여들어 돌아온 유빈에게 인사를 했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사령관님.”

유빈이 실버호크 기사단원의 전과는 다른 태도에 어리둥절해 하자 헤밀경이 다가와 유빈에게 조용하게 속삭였다.

“하하... 일전에 사령관님의 신위를 보고 마음속 깊이 승복한 듯 합니다.”

헤밀의 말에 유빈이 그제 서야 그들을 둘러보고 인사를 했다.

“다들 다시 보니 반갑군요.”

“사령관님 황자전하와 성주님께서 무척 걱정하셨습니다. 제가 가서 무사히 귀환하신걸 보고 하고 오겠습니다.”

“아 헤밀경 그럴 필요 없어요. 제가 직접 가죠.”

유빈은 기사들을 뒤로 하고 아이라와 나란히 헌트 황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이라는 피곤하면 먼저 가서 쉬어도되.”

유빈은 굳이 아이라까지 갈 필요 없다는 생각에 먼저 숙소에서 쉬게 하였다.
유빈이 헌트황자가 있는 집무실로 들어가자 먼저 보고가 된 듯 헌트황자가 마중나와 맞이해 주었다.

“어서 오게.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나?”

“하하. 이거 미안해서 어떡하지 귀하신 분에게 걱정을 끼쳐 드려서...”

유빈이 이토록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황자를 보고 마음속 깊이 따듯함을 느끼며 농을 걸었다.

“정말 다행이네. 이렇게 무사해서... 그나저나 어찌 된 건가... 자네가 납치를 당하다니...?

헌트황자는 정말 믿기지 않는다는 투로 유빈에게 물었다.
아직도 헌트황자는 대륙에 있어 누가 감히 유빈을 납치할 수 있으랴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유빈은 그간의 사정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뭐? 그게 사실인가...? 바르본 공작이 마왕이라고?”

“그렇다네.”

헌트황자는 유빈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믿지 않을 수 없는 일이기에 잠시 생각에 잠긴 황자는 이내 유빈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글쎄. 아직 기사들과 병사들은 모르는 것 같네. 다만 듀크 공작만 바르본 공작의 정체를 알고 있을 뿐... 그렇다면 애꿎은 기사나 병사들만 피해를 입을 뿐이니 그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또한 어차피 그들도 다 같은 자네의 기사와 병사 아닌가?”

황자는 유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했다.
사실 그들과 싸워 이겨 황성을 다시 빼앗는다 해도 그 뒤의 일이 문제였다.
그때쯤이면 서로 남아있는 군대는 이미 절반이하로 줄어 이내 다른 제국의 침략을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네 말이 맞네. 일단 귀족들을 모아 회의를 해서 방안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군.”

“그렇게 하게. 피해는 최대한 줄이는 게 좋으니까.”

“알겠네. 그리고...”

유빈은 방을 나가려다 말고 헌트황자의 말에 발을 멈추고 황자를 바라보았다.

“왜 그러나? 무슨 문제가 있나?”

“음... 지금 아소트 제국에서 내분을 틈타 공격을 해오고 있네. 국경을 방어하던 군사들마저 듀크공작이 불러 들여 이미 국경이 뚫린 지 오래 되었네.”

유빈은 황자의 말에 놀란 얼굴로 물었다.

“아니 어떻게 국경을 지키는 군대마저 불러들일 수 있단 말인가? 그곳이 비어있다면 당연히 다른 제국의 침략을 불 보듯 뻔한 일인데...”

“그렇지... 하지만 자네말대로 마왕이라면 그런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지 않을까?”

“그렇겠군... 어차피 그놈에겐 제국이란 개념 따윈 필요 없을 테니... 그나저나 큰일이군.”

황자는 잠시 유빈의 표정을 살피더니 이내 어렵게 유빈에게 말을 건넸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미안하지만 자네가 좀 막아주게...”

황자는 어렵게 말을 꺼내곤 그저 유빈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그런 황자를 보고는 유빈은 한번 피식 웃고는 대답을 했다.

“뭘 그렇게 어려워하나? 내 이미 자네를 돕겠다고 말했는데...”

어렵게 부탁을 했는데 유빈이 너무도 쉽게 승낙을 하자 황자는 이내 얼굴이 밝아지며 유빈의 손을 잡고 연신 고맙단 인사를 했다.

“고맙네... 휴~ 몇 일 동안 그 문제로 고민을 했는데... 이제야 한시름 놓게 되었군. 아무튼 미안하네.”

유빈은 몇 번이고 고맙단 말과 미안하단 말을 반복하는 헌트황자를 겨우 떼어내고 방을 빠져 나왔다.
유빈은 다시 성주가 있는 곳에 들러 잠시 인사를 하고는 이내 아이라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 돌아온 유빈은 자신을 기다리는 이안을 볼 수 있었다.

“사부님...”

이안은 유빈의 모습을 보자 겨우 참고 있던 눈물이 흘러 내렸다.
사부님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이안은 성으로 돌아와서 하루도 제대로 잠을 자본적이 없었다.
모두들 적을 막기 위해 협곡으로 갔을 때 자신 혼자 깨어나지 못한 사부님을 지키기 위해 남아 있었지만 자신은 사부님을 지키지 못했다.
물론 기습해온 적들의 수가 많았고 자신보다 실력이 뛰어난 기사들이었지만 어쨌든 자신이 지키지 못한 건 사실이기에 이안은 결코 유빈이 돌아오기까지 편한 맘일 수가 없었다.
그런 마음을 유빈이 모를 리 없었다.

“네가 마음고생이 심했나 보구나.”

“사부님... 흑흑... 죄송합니다...”

결국 이안은 유빈의 품으로 뛰어들어 펑펑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하하... 녀석... 이 사부가 그렇게 쉽게 적들에게 당할 것 같았더냐...?”

유빈은 다시 한번 따듯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겨우 이안을 달래 돌려보내고 유빈은 그제 서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아이라 아소트 제국은 어떤 곳이야?”

“아소트 제국? 갑자기 그건 왜?”

“실은... 아소트 제국에서 이곳을 침략해 오나봐... 헌터황자가 내게 막아달라고 부탁을 해서...”

“글쎄... 일단 아소트 제국은 다른 말로 용병제국이라고도 불리는 것처럼 그곳엔 용병들이 무척 많아. 거의 일반 시민들 역시 용병이라고 보면 될 거야.... 처음엔 왕국이었는데 용병들이 몰려들며 나라가 커지기 시작한 것이 제국으로 불리기까지 불리게 됐지. 그래서 그런지 그곳은 힘이 곧 법이야... 그만큼 강한 자를 따르고 다른 곳과는 달리 황제의 자리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황제의 자리를 놓고 결투를 통해 물려주고 있어... 물론 결투를 치를 자격이 따로 있긴 하지만... 아무튼 아소트 제국은 힘을 숭상하는 제국이라고 보면 돼.”

유빈은 아이라의 말을 듣고 마치 중원의 마교를 보는 듯 했다.
마교 역시 힘을 숭상하며 교내의 직책은 오로지 강한 자 우선으로 뽑기 때문에 아소트 제국과 흡사한 부분이 참 많다고 생각했다.

“유빈... 그러면 언제 출정하는 거야?”

유빈은 아이라의 물음에 혼자만의 생각에서 깨어났다.

“글쎄... 아직 모르지만 곧 출발해야 될 거야...”

한편 세 명의 소드 마스터와 일만에 달하는 팔라딘을 앞세운 육십만의 아소트 제국군이 국경을 넘어 크라폰 제국의 황성을 향해 진군 하고 있었다.

“후후후. 드디어 크라폰 제국의 땅이구려... 이 얼마나 넘어보고 싶었던 땅이었소?”

아소트 제국의 세 소드마스터중 하나인 케이퍼 공작이 발탄시아 공작과 헤트란 공작을 향해 말을 했다.
케이퍼 놀린 파이터, 발탄시아 슈바 하프만, 헤트란 트로이 슈가 이들이 바로 아소트 제국의 힘인 세 명의 소드 마스터 였다.

“하하... 그렇지요... 결국 우리 대에 크라폰 제국을 함락시키는 구려...”

그들은 이미 크라폰 제국을 함락시킨 듯 말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세 명의 소드마스터와 일만에 달하는 팔라딘 거기에 육십만의 병사들까지... 제국의 병력 중 3분에 2나 이 전쟁에 투입된 것이었다.
거기다 까다롭던 크라폰제국의 마법병단도 정보에 의하면 내분으로 거의 전멸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그 말은 이미 크라폰 제국은 함락 된 거나 다름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했다.
또한 국경을 넘었는데도 변변히 대항하는 크라폰 제국군도 없었으니 더욱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하. 이제 이 속도로 몇 일 만 더 진군 한다면 제국의 수도인 벨체스에 도착 할 수 있을 것이오. 오늘은 이곳에서 야영을 하고 병사를 쉬게 하고 내일 진군 하도록 합시다.”

아소트 제국의 세 소드마스터는 더 이상 군을 막을 만한 이는 없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 군대가 다시 발을 돌려야 할 경우가 생기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몇 일만에 달콤한 잠을 잔 유빈은 아침 일찍 일어나 평소와 마찬가지로 연무장으로 발을 옮겼다.
역시나 그곳엔 기사들이 일찍부터 검술훈련과 보법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유빈이 연무장에 나타나자 기사들은 일제히 훈련을 멈추고 유빈을 향해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사령관님 어서 오십시요.”

반란군과의 전투 이후 유빈의 호칭은 사령관으로 바뀌었다.
처음엔 반발하는 기사들도 많았지만 유빈의 무위를 본 이후로는 두 번 다시 그런 마음을 품는 자는 없었다.
유빈의 곁으로 이안이 다가와서는 기사들과는 사뭇 다르게 공손하게 유빈을 향해 인사를 건네왔다.

“사부님 나오셨어요?”

“그래. 이안 잘 잤니?”

“네... 헌데 아이라님은 같이 안 오셨네요?”

순간 유빈은 기사들이 왜 자꾸만 자신이 온 길을 힐긋힐긋 처다 보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킁... 이것들이 가만 보니 날 반기는 게 아니고 아이라를 기다리고 있었군...’

“음... 아이라는 피곤해서 쉬고 있단다.”

물론 아이라가 피곤할 리가 없지만 유빈은 그렇게 대충 말을 했다.
유빈의 말에 지금껏 유빈의 뒤를 바라보던 기사들이 이내 고개를 돌려 다시금 훈련에 들어갔다.

“이안... 네 성취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 내게 보여 줄 수 있겠니?”

이안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되어 갔다.
전쟁터에서도 꾸준히 검술을 익히고 틈틈이 유빈이 내력을 불어넣어주고 또한 유빈에게 전수받은 내공심법 덕에 이안의 내공은 한 갑자 수준에 달해 있었다.
아직 기를 운용하는 묘가 서툴러서 그렇지 기의 운용만 자유로워진다면 중원에 내놓아도 후기지수의 반영에 낄 정도였다.
이안은 유빈의 말에 힘차게 대답을 하고는 뒤로 물러나 자신의 검을 뽑아 들었다.
기사들 역시 이안의 실력이 궁금한지 훈련을 멈추고 하나 둘씩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어이~ 이안... 실력을 보여줘...”

실버호크의 기사 중 이안과 제법 친분이 있는 기사하나가 큰소리로 이안을 응원했다.
이안의 검은 바스타 스워드를 약간 변형해 만든 검으로 유빈이 특별히 그림을 그려 대장장이에게 만들어준 검이었다.
바스타 스워드와 중원의 검을 짬뽕시켜 만든 검으로 길이는 바스타 스워드보다 조금 짧고 무개 역시 가벼워 이안이 사용하기엔 적합한 검이었다.
이안은 검을 뽑아들고 크게 호흡을 가다듬고는 유빈에게 배운 단 한 가지 검법인 허신탄검을 시전 했다.
이안이 유빈에게 배운 무공은 크게 세 가지로 검법으론 유빈의 독문무공인 허신탄검, 보법은 제운보와 허신보, 그리고 유빈의 내공심법을 익혔다.
이안이 검을 가슴 앞으로 끌어당겨 기수식을 취한 후 짧은 기합 소리와 함께 몸을 비틀며 검을 직선으로 찔러 넣었다.
처음엔 부드러움으로 시작한 것이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점차 빨라지더니 이내 이안의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한 허공에서 움직이는 이안의 검은 마치 있는 듯 없는 듯 그 형상이 무척이나 신비로웠다.
처음 기사들이 이안을 보고 마치 춤을 추는 듯한 착각을 가지게 하더니 이내 이안의 주위에 몰려드는 예기로 입을 떡 벌리게 만들었다.
이안의 검무가 점차 무르익자 지금껏 평범하던 검이 어느새 검기가 발생하고 있었다.
처음 검기는 그저 옅게 검을 보호하는가 싶더니 이내 일반인들 눈에도 선명하게 보일정도의 확실한 빛이 검을 둘러싸고 거기서 쏘아지는 예기는 주위에 구경하던 기사들의 피부에 따끔거릴 정도로 매서웠다.
유빈은 그런 이안을 바라보고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이안은 계속해서 필요 없는 내공을 소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안 계속하면서 귀로만 들어라. 너는 지금 기를 사용함에 있어서 불필요한 순간에도 계속해서 기를 사용해 필요 이상으로 내공을 소모하고 있다. 기를 사용할 때 는 네 검이 상대의 검이나 몸을 타격 할 때만 불어 넣으면 된다. 보법에도 마찬가지로 움직임이 있을 때만 내공을 운용하도록 해 보거라.”

이안의 신형이 잠시 주춤 하는 듯 하더니 이내 다시금 검무에 빠져들어 갔다.
이안의 검에서 좀 전처럼 검기가 사라졌다.
주위의 기사들이 이안의 검을 보고는 의아한 생각을 가질 때쯤 이안의 검에서 잠깐씩 검기가 보였다 사라지곤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유빈은 얼굴에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안은 유빈의 말을 이해하고 공격과 방어 즉... 가상의 상대와 검을 마주칠 때 만 검기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안의 검무는 더욱 화려함을 더해 갔다.
느린 듯 하면서 더욱 빠르고 약한 듯 하면서 더욱 거세가 몰아치는 것이 흡사 파도와 같았다.
이안의 검무가 절정에 이를 때 쯤 한 기사의 입에서 경악한 음성이 터져 나왔다.

“허~억... 검....강...?”

그 말에 다른 기사들이 소리를 지른 기사를 바라보고는 이내 시선을 돌려 이안의 검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안의 검에는 검강이 맺혀 있질 않았다.
모여 있던 기사들이 인상을 찡그리고 소리 지른 기사를 향해 투덜 거렸다.

“야 임마... 장난 치지마...놀랐자나...”

그때 실버호크 기사 중 상급 팔라딘인 하나가 떨리는 음성으로 말을 했다.

“아니... 사실이야... 비록 잠깐씩이긴 하지만... 이안의 검에 검강이 맺히고 있어... 놀랍군...”

그는 지금의 상황이 믿어지지 않는 듯 이안의 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말을 했다.
그렇다 이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기운을 폭사시켜 검강을 발현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이안이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어쨌든 이안의 검에 검강이 맺힌 사실만큼은 부인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허~ 저기 이안의 움직이는 땅을 봐....”

한 기사가 손을 가리키자 기사들의 시선이 일제히 가리키는 곳을 향해 눈을 돌렸다.
이안의 움직이는 발밑에 족적이 새겨지고 있었다.

“우와~ 저건 전에 사령관님께서 보여준 족적이잖아...”

모여 있던 기사들의 눈이 놀람과 경악으로 부릅떠지고 저마다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새 이안의 검무는 점차 부드러워 지더니 이내 신형을 멈추고는 검을 가슴 앞으로 끌어당겨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빈이 이안에게 다가 서서 머리를 쓰다듬고 말을 했다.

“이안... 훌륭하구나.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듯 하군.”

이안은 유빈의 말에 수줍게 웃음을 띠고 말을 했다.

“네... 사부님께서 깨우쳐 주셔서 알 수 깨달을 수 있었어요.”

모두들 유빈과 이안을 번갈아 가며 바라보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유빈의 무위야 익히 봐와서 그렇다고 하지만 이제 검을 잡은지 체 1년도 되지 않은 이안의 실력이 저 정도이니 기사들이 기가 막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 기사들을 향해 유빈이 시선을 돌려 말을 했다.

“모두 보았겠지만 기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소. 검기와 검강의 차이는 엄청나지만 어떻게 보면 그리 큰 차이가 없소.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여러분들의 실력은 크게 틀려질 것이오.”

기사들이 귀를 기울여 유빈의 말을 듣고는 저마다 불타는 의지로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하인 하나가 유빈에게 다가왔다.

“저 유빈님 전하께서 찾으십니다.”

“황자께서?”

“네. 지금 집무실에 계십니다.”

“알겠소.”

“이안 이제부턴 깨달음만이 네 경지를 높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무조건 검을 휘두르기 보단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힘을 사용할 건지를 생각하거라.”

“네. 사부님. 명심 하겠습니다.”

유빈은 이안을 뒤로 하고 황자의 집무실로 향하였다.

“유빈 어서 오게.”

“그래 무슨 일인가?”

“다름 아니고 어제 회의 결과를 말해주려고 불렀네. 그리고 출정일자도...”

“그런가?”

유빈은 사뭇 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 궁금했다.

“일단 반란군 쪽으로 첩자를 파견하기로 했네. 반란군에 숨어들어 바르본 공작의 정체를 소문내도록 하려고 하네.”

“그거 좋은 생각이군.”

“음... 하지만 문제가 있네. 소문만으로 기사와 병사들이 바르본 공작에게 등을 돌리게 하기는 힘들 거라 생각하네.”

“그래도 후에 자네나 공작이 나선다면 일이 쉬워지지 않겠나?”

“그렇네... 일단 소문을 퍼트리고 내가 직접 나서서 그들과 마주한 상태에서 말을 한다면 분명 병사들 사이에 동요가 있을 것이네.”

“좋은 생각이군. 그건 그렇고 출정일자는 어떻게 되었나?”

“이틀 후로 잡혔네.”

“음... 알겠네. 그리고 이번 출정에서 전쟁은 아마 없을 것이네.”

“응? 그게 무슨 소린가?”

황자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싶어서 다시 물었다.

“말 그대로네. 전쟁은 없을 것이네. 다만 적들을 만나 대화로 타협을 보고 물러가게 할 생각이네.”

“아니 그게 가능한가? 그렇게 되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렇게 되도록 해야지.”

유빈은 나름대로 생각해 둔 바가 있었다.

“아무튼 그 일은 내게 맡겨 두고 출정 준비나 해주게.”

“어... 그래... 알겠네.”

‘힘이 곧 법이라... 후후 좋은 말이군...’

유빈은 속으로 그 말을 되씹으며 집무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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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 퀴즈 ^^

@ 과연 유빈이 어떤 식으로 아소트 제국군을 돌려 보낼까요?

주관식입니다...

아 배고파... 전 이만 야식을 먹으러... ㅋㅋ

지금 시간이 3시 52분을 지나고 있군요... 흐미... 졸려... 야식먹고 자야쥐...

다들 맛나게 야식들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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