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겨진 콘돔 - 1부3장
작성자 정보
- AV야동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9,955 조회
-
목록
본문
드디어 학수고대 하는 토요일의 그 날이 오고야 말았다.
그제와 어제.. 그리고 오늘 이 순간까지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아무 기억조차 없다.
거의 중독 수준이던 RPG게임은 녀석을 알고부터는 아예 할 생각도 없었고,그저 돈을 벌면 무엇부터
할까 하는 기대감으로 잔뜩 부풀어 꿈같은 나날을 보냈을 뿐이다.
TV방송의 그 지루한 스포츠뉴스가 끝나갈 무렵 로또복권추첨 화면이 나오고야 말았다.
"꽝이면 어쩌지?" 라는 걱정에 두눈을 감고 머리를 땅바닥에 쳐박았다.
[네에~ 첫번째공10번이구요... 두번째공...19번이네요.. 자~!! 세번째공은....]
가슴속 심장이 쿵쾅거려 미칠 지경이다.
[네에~ 축하합니다.. 359회차 로또복권추첨 결과입니다. 1등 당첨번호는 1,10,19,20,24,40 이고...]
드디어 추첨이 끝났다.
이녀석의 정보력은 이번에도 적중했다.
"이햐아~!!!!!!.... 씨발!!!!!!!.... 으하하하하!!!!!!....."
그날 흥분에 심취한 나머지 통잔 잔고 몇십만원을 빡빡 긁어모아 친구인 명준이 녀석을 근처 고기집으로
불러내었다.
"그래.. 이렇게 가는거야.. 씨발.. 가보는거야... 으하하하..."
쇠주잔을 기울이는 명준이 녀석이 아까부터 내 표정을 유심히 읽어대며 한마디를 내 뱉았다.
"뭐 좋은일 있냐? 백수놈이 술을 다 쏜다 그러질 않나.. 아까부터 계속 혼자 히히덕 거리고??.."
"하하.. 그냥.. 좋잖냐.. 오랜만에 만나 술도 한잔 찌끄리고..."
"여자 생겼냐??..."
"하하... 아니...."
"그럼 뭐냐?? 로또라도 맞았냐?.."
"..!!!... 핫..하하..."
"혹시.. 취직했냐??..."
"...하하... 그래.."
"오우~ 그럼 당근 축하주 쏴야지 새꺄..!!..."
"하하하하..."
"하여간 고생 많았다.. 근데.. 어디 취직했냐?...."
"..........."
친구인 명준이 녀석과 간만에 걸쭉하게 술을 마셨다.
로또 당첨자는 나를 포함해서 8명이다.
그렇다면 레드락 녀석이 예견한 9명이 아니란 얘기다.
녀석은 애당초 나로 인해 미래가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그게 아니란 얘기였다.
"훗~ 결국 나 대신 누군가가 물을 먹었단 얘기겠군..."
당첨금 12억8천에 세금을 빼면 고작 실수령금은 8억6천만원이다.
정말 김빠진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녀석에게 반을 줘야 하기 때문에 내돈은 4억3천만원일 뿐이다.
갑자기 계산을 하다보니 허무함이 밀려왔다.
녀석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지켜야만 한다.
녀석말대로 수천억부자가 되기 위해서..
친구인 명준이 녀석과 함께 유흥업소를 찾았다.
업소 아가씨를 하나씩 껴차고 앉아 또다시 부어라 마셔라의 시작이다.
명준이 녀석이 파트너 아가씨와 함께 끈적이는 부르스를 땡겨가며 노래를 불러대고 있다.
어차피 내일모레면 지긋지긋한 쪽방원룸의 삶도 끝나는데 전재산 몇십만원쯤이야 그냥 탕진해 버리기로
작정을 해버렸다.
"오빠.. 무슨 근심있어?.."
"응??.. 아니.. 없어....."
"우리도 나가서 놀자.."
"싫어.."
4억3천만원..
분명 녀석은 주식이나 펀드상품쪽으로 권할 것이다.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다음날 정오
오피스텔 창을 가린 버티컬 틈으로 잔뜩 새어들어오는 가시 같은 빛들이 꼭 감은 내 두눈을
계속해서 파고 들려 한다.
창문 반대쪽으로 몸을 뒤척였다.
오줌도 마렵고, 갈증도 나고 미칠 지경이다.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키자 숙취의 찝찝함과 메스꺼움이 느껴진다.
정신을 차리고 또다시 하루를 시작한다.
컴퓨터를 켜고 메일을 확인하니 지난밤에 보낸 레드락의 메일이 수신되어 있었다.
===========================================================================
월요일 미션입니다. 09-10-17 (토) 21:15:00
보낸사람: 주소록에 추가 | 수신차단하기
받는사람:
혹시 심장마비는 안걸리셨겠죠?
아마 지금쯤 친구분들 만나 신나게 한잔 하고 계시겠죠.
축하드립니다.
이 메일은 아마 일요일 정오쯤이나 확인하시겠네요.
월요일은 돈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저와 약속한 돈을 저에게 지급하셔야 하구요.
일단 안전하게 돈을 찾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월요일에는 절대 모르는 누군가를 믿어서도 안되고 누군가와 만나서도 안됩니다.
차가 없을테니 전철로 서대문역까지 이동하시구요.
전철이 귀찮으면 택시를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택시운전수에게는 농협본점을 가자고 말하시면 안됩니다.
그냥 서대문경찰서 가자고 해주세요.
그리고 본점 앞에는 항상 얼쩡대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조심하시고 복장은 꼭 정장차림에
서류가방을 지참하십시오. 누가 봐도 은행거래처 업체의 직원처럼 보이는게 좋으니까요.
.
.
.
.
===========================================================================
"훗..."
녀석의 메일을 읽으니 이제야 로또 당첨이 실감이 나기 시작이다.
하지만 왠지 씁쓰름한 기분이 계속 느껴지고 있다.
물론 레드락 녀석 때문에 내가 로또를 맞긴 했지만, 왠지 내 피같은 돈을 이 녀석에게 뜯기는
기분이 어제 저녁부터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래서 사람은 간사한 동물이라고 했던가?
다음날 월요일 아침이 되자 녀석의 주문대로 007첩보작전에 버금가는 당첨금 수령작전이 시작되었고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나의 오피스텔안으로 들어왔는데도 흥분과 긴장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녀석은 내 예상대로 주식투자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그것도 내 몫 전액을..
[지금 김희준씨의 현금 만원은 한달후 십만원이 될 것입니다. 명심하십시오..]
녀석의 말대로라면 10배 이상의 수익이 나는 어마어마한 도박이다.
하지만 이녀석을 의심할 이유가 없고,몇백몇십만원의 짜투리 금액을 남겨두고 결국 녀석의 주문대로
녀석이 지정한 업체의 주식에 투자하기로 결정을 했다.
주당 가격이 20만원이 넘는 [주]비스타바이오 라는 업체의 주식이었다.
정오가 지난 시간에 은행으로 가서 주식계좌를 개설하고 컴퓨터를 통해 증권사의 HTS를 다운받아 설치했다.
결국 증권계좌로 돈을 이체하고 [주]비스타바이오의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한달이면 이 돈은 43억이 되겠군...아마 개발된 신약이 FDA에 승인이라도 떨어질 모양이겠지??.."
며칠후..
녀석의 주문대로 녀석의 몫을 5만원짜리 신권으로 3중 비닐팩에 차곡차곡 채워 넣은 후 녀석이 얘기한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개인금고나 기타 대여 서비스가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녀석이 궂이 무인포스트를 이용하려 하는 걸 보면
녀석은 나를 완전히 믿지는 않고 있는 모양이다.
아니면 이 돈은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 될 수도 있는 모양이다.
분명 과거로 메일을 보내는게 가능하다면 설마 나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와도 접촉할 이유는 충분하니까..
녀석은 나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내이름과 사는 동네는 그렇다 쳐도
내가 주식에 문외한이라는 것과, 심지어 차가 없다는 것과 내 일상까지도..
어쩌면 녀석은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내 주변인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갑자기 소름이 끼쳐졌다.
나에 대해 잘 아는 녀석의 10년 후라...
"훗~ 웃기는 군... 과연 누굴까?.."
녀석은 철저히 자기 신상에 대해 함구를 하고 있다.
과연 떳떳하다면 궂이 숨길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미래와 현재의 시공간의 질서와 자연의 법칙을 파괴하면서 돈벌이를 한다는 게 결국 떳떳하지 못한 일들이고,
만일 내가 이녀석의 신상을 알고 접근했다가 나중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 지 모르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떠오르는 얼굴이 하나 있다.
"훗... 그 놈 일 수도 있겠군..."
나에 대해 나보다 더 잘아는 녀석.. 바로 명준이다..!!
그러고보니 녀석의 고향이 바로 강원도 삼척이었다..!!
"후훗~!! 짜식.. 10년후 삼척에 사는구나??...훗..."
녀석의 정체에 대해 한올한올 벗겨내자 내심 입가에 웃음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거 너무 싱거운걸??.."
"훗~!!"
달리는 고속도로 안에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오자 내 옆에 잠들어 있던 중년의 남자가 곁눈질로 나를 흘겼다.
고개를 차창으로 돌리면서 무릅위에 놓여있는 등산가방을 몸쪽으로 더욱 껴안았다.
강원도 삼척시 덕항산..
녀석이 말한대로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보니 붉은 바위가 보이는 언덕옆으로 발자욱이 희미한 샛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배낭에 잔뜩 짊어진 오만원권 4억3천여만원의 무게가 주는 압박을 빨리 털어내고 싶을 뿐이다.
"그나저나 앞으로도 이짓을 계속해야 한단 얘기군..."
즐거운 고통이다. 이런 고통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역시 어마어마한 돈을 벌게 되는 거니까..
어차피 미래의 친구녀석에게 가는 돈이니 엊그제처럼 아깝다는 생각도 더이상 들지 않았다.
드디어 녀석이 말한 10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흉가를 발견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본 후 인기척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흉가의 뒷뜰쪽에 완전히 묻혀있는 가장 큰 독을 찾아 돈뭉치가 들어있는 비닐팩을 깊숙히 쑤셔 넣은 후 독뚜껑을 잘 닫고 흙을 덮었다.
마치 타임캡슐을 묻는 기분이다.
이제 이 돈은 10년 후 녀석이 찾아가던가.. 아니면 녀석과 이해관계가 있는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돈이 될 것이다.
홀가분한 기분으로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나는게 있었다.
10년이 지나면 명준이는 부모님이 계신 강원도 삼척으로 가서 살게 될텐데..
나는 뭐하고 지낼까? 결혼은 누구와 했을까? 자식은 몇명일까?
왜 하필 명준이는 10년전 나를 찾았을까?
"녀석에게 물어본다면.. 과연 가르쳐 줄까?.."
그날 밤 녀석에게 메일을 보냈다.
===============================================================================
받는사람 : ; 개인별 주소록에 추가
참조 :
제목 : 미션클리어~!! 보고드립니다..^^
내용
말한대로 안전하게 잘 처리해 두었습니다.
이중삼중 완벽한 비닐팩이니 100년이 지나도 끄떡없을 것입니다.
같은시대에 살고 있으면 이런날 술이라도 한잔 할텐데.. 무척 아쉽네요..ㅋ
(만일 같은 시대 살았으면 레드락님께서 한턱 쏘셨겠죠?)
갠적으로 쫌 궁금한게 있어서 그러는데요..ㅋ
그 시대 생활은 어떻나요?
예를 들자면 뭐.. 지금 제 시대에서 10년전 생각하면 지금이랑 많이 틀리잖아요.
근데 앞으로 10년후를 상상을 해봐도.. 도무지 감이 안오네요.
참.. 맞다... 우리나라 통일은 되나요???
그리고 저에 대해 잘 아는것 같은데.. 혹시 10년후 제 모습을 알고 계신가요??
핫.. 질문이 많네요..
파일첨부 삭제| 대용량 업로더 설치하기일반 0KB/10MBx100개 | 대용량 0KB/2GBx10개
==================================================================================
------------------------------------------------------------------------------------------------
1년만에 글을 쓰다보니 감이 없어서 분량이 적어 죄송합니다.
주로 메모장을 이용하는데 신기하게도 회당 분량크기가 회당 1KB씩 차곡차곡 오르네요..ㅋ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