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과(善惡果) - 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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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눈을 뜨자마자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주르르륵. 식은땀이 등뒤로 흘러내렸다. 머리가 지끈하고 아파왔다.
무슨꿈이지?
분명히 아주 지독한 악몽을 꾼것같았지만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단편적인 기억으로는 내가 지독하리 만큼 슬퍼했다는 것이다. 꿈속에서 나는 고통과 슬픔, 고독함에 몸부림 치고 있었다.
"씨발..."
불쾌해진 기분에 나도 모르게 욕이 세어나왔다.
"후우..."
길게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흔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내방이 아닌 누나의 방이다.
누나의 방.
그 순간 내 머릿속에 어제의 일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내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서희와 얘기를 나누다가, 택시기사에게 연락이 온 뒤 누나를 데리고 집으로 왔고. 그리고...
"하핫."
그 순간 잔인하게 놓여진 내 상황에 헛웃음이 세어나왔다. 머리를 쥐어뜯고싶은 죄악감이. 역겨운 내 가식이. 어제 누나의 몸속에다 내 정액을 뿌려넣는 기억이. 칼이되어 내 가슴을 난자했다.
누나와 섹스를 했다는 사실보다는, 누나와의 섹스에서 잠깐이였지만 누나를 진정으로 여자로써 사랑했다는 감정을 느낀 내가, 그런 내가 너무나도 역겨워서 버틸수가 없었다.
억지로 내 감정을 짖눌렀다. 심호흡을 하며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이불을 젖히니 내 아랫도리에는 정사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있었다.
누나의 애액과 내 정액이 뒤범벅이 되어있는 모습.
그 모습이 워낙에 혐오스러운 나머지 속이 뒤틀리며 구토감이 올라왔다. 손으로 막아내며 억지로 참아낸 나는 혼자 덩그러니 놓여진 방안을 둘러봤다. 어제 입었던 옷이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내 속옷과 옷이 책상위에 가지런히 얹혀진것을 봐서 누나가 먼저 일어난듯 보였다.
밖에서는 왁자지껄한 티비소리가 들려왔다.
"...."
누나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할지 가슴이 답답했다. 예전처럼. 평범한 남매처럼 대하는거야. 이 일은 불장난이였던것 뿐이야. 누나도 그렇게 생각할거야.
누나는 똑똑한 사람이다. 저렇게 얼빠진듯 보여도 어려서 부터 봐온 누나는 이성적이다. 내가 이십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봐온 누나는 그런사람이기에,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다.
생각을 정리한 나는 옷을 입었다. 옷을입고 문고리로 손을 뻗었지만 쉽게 움켜잡지 못했다.
몇번을 잡았다 놓았다 했을까. 어렵사리 문고리를 비틀었다. 덜컹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천근만근 무거운 발걸음으로 누나의 방을 빠져나왔다. 내 모습을 발견한 누나는 나에게 다가오더니 웃으며 나를 꼭 껴안았다.
이정도는, 가끔씩 하던 애정표현이니까. 그저 평범한 애정표현일 뿐일거야.
"잘 잤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지금 누나는 어떤표정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던 찰나에 누나가 껴안았던 몸을 풀었다.
"...."
누나의 눈빛을 바라보던 그 순간, 내 머릿속은 하얗게 질려버렸다.
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누나는 목을 잡아끌어 입술을 맞췄다.
"...."
머릿속을 터트릴것만 같은 분노가 몰려왔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을만큼 강력한 배신감에 몸이 덜덜 떨려왔다.
누나의 감겼던 눈이 떠지고 입술이 떨어졌다. 나를 올려다보던 누나가 내 상황을 그제서야 파악했는지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인하야. 누난..."
"더러운 입으로 내이름 부르지 마."
"...."
"제정신이 아니야. 미쳤어. 누난 미쳤다고. 어떻게 그런 눈빛으로 날 바라볼 수 있어? 동생을. 피섞인 친동생을!"
사랑에 빠진 눈빛. 이제껏 나를 바라보던 누나의 눈빛이 아닌 사랑하는 애인을 바라보는 눈빛을 마주한 나는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분노에 휩싸였다.
"누나 이런사람 아니잖아. 누나 똑똑하잖아. 이러면 안된다는거 알잖아. 아는사람이 왜이래?"
누나가 모른척 해주길 바랬다. 아니, 그랬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누나의 얼굴을 마주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걸."
"뭐?"
"사랑하는데 어떡하라고?"
누나의 뻔뻔한 말에 할말을 잃었다. 사랑한다고? 피섞인 동생을 남자로써 사랑한다. 그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누나 사랑은 그렇게 가벼운 모양이지? 다른남자한데 모잘라 동생한데까지 그러는거 보면?"
내 말에 모욕감을 느낀듯 누나의 표정이 붉어졌다.
"그래.. 내 사랑이 가볍다고 해.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해도 좋아. 그래도 널 사랑해."
어처구니 없는 말에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핫, 그래, 누나는 남자랑 자고싶으면 아무나 사랑하나보네. 왜? 내 친구도 사랑해볼래? 소개해줘?"
"너...."
누나의 입술이 파들파들 떨렸다. 누나가 고통받는 모습에도 개운치 않았다. 내 분노와 배신감은 줄어들질 않았다.
"더러워. 이 몸이 더러워서 견딜수가 없어. 누나의 몸속에 들어갔던 이 몸이, 너무 더러워."
"...."
"어떡하지? 난 이제 어떡해야 하지? 되돌아갈 수는 없는거야? 평범한 남매로... 되돌아 갈 수 없는거야?"
누나가 되돌아 갈 수 있다고 하길 바랬다. 그래야만 하니까. 누나가 되돌아 가자고 하자면 멈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
"....."
"대답좀 해봐! 어떡해야 하냐고!"
누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내 분노는 더해져만 갔다. 결국 나는 선을 넘고야 말았다.
"누나는 미안하지도 않아? 엄마한데, 아빠한데. 누나는 엄마랑 아빠 볼 자신 있어? 동생 좆물이나 받은 주제에, 떳떳하게 살아갈 자신있냐고? 아, 누난 그럴지도 모르겠다. 걸레잖아. 창녀잖아. 동생이랑 붙어먹고도 뻔뻔한데 뭔들 못할까? 나는 죽고싶은데. 이대로 뛰어내리고 싶은데!"
짜악!
살에 맞닿은 날카로운 마찰음이 터져나오며 따끔한 느낌과 함께 고개가 휙 하고 돌아갔다.
볼이 얼얼한 열기가 올라왔다. 고개를 돌려 누나를 쳐다보니 누나가 어쩔줄 몰라하고 있다. 새하얗게 질린 표정. 울것만 같은 눈물.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달싹 거리는 입술. 그 모습이 너무 처량해보였다.
"후우..."
아프진 않다. 하지만 다리가 휘청거렸다. 뺨을 한대 얻어맞으니 어느정도 정신이 돌아오며 무슨말을 했는지. 누나에게 어떤짓을 했는지 그제서야 인식이 되기 시작해다.
미친새끼...
나는 인간쓰레기다.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내 속편하고자 남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이기적인 쓰레기일 뿐이다.
누나와 대화하는것을 중단하고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쇼파위에 걸터앉았다. 티비속의 소리가 무슨말을 하는지 머릿속에 들려오지 않았다.
"흑..흐으윽..."
누나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나에게 들리지 않으려고 소리죽여 우는 소리가 들렸다. 평소와 같았다면 울지마. 내가 잘못했어. 라고 다가갔겠지만, 이번에는 그럴수가 없었다.
누나가 내게 다가와 등뒤를 안았다. 뭉클한 감촉이 등뒤로 느껴졌다. 누나의 눈물이 내 어깨를 적셨다.
"미안해.. 너무 미안해..."
"....."
뭐가 미안하단 건데. 때린걸 말하는거야?
목구멍 끝까지 차고올라온 말이지만 억지로 삼켜냈다.
"흐..흑...내 동생... 인하... 사랑하는 내 동생.."
어제 내게 업혀 술주정 마냥 중얼거리던 누나. 취중진담이였나. 새삼 떠올랐다.
"멈출수가 없어... 누나는... 끄읍.. 이 마음을 멈출수가 없어... 날 사랑히자 않아도, 아니 거들떠 보지 않아도 괜찮아."
누나는 울면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걸레라고 욕해도 좋아. 창녀라도 욕해도 좋아. 해달라는 거, 다 해줄 수 있어. 성노예가 되라고 해도 될께..."
여기서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머릿속이 실타레가 엉킨것 마냥 뒤죽박죽 섞였다.
"제발.. 죽겠다는 소리만 하지마... 사랑한다는 티 조차 내지 않을테니까.. 제발..."
코끝이 아려오며 눈주위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목안에 매말라갔다.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아냈다. 여기서 울 수 없었다.
"...."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누나는 울고 있었다. 억지로 죽여 울어가던 누나가, 목놓아 울고있었다. 그 순간 누나를 울렸다는 사실에 크나큰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다.
누나의 몸에서 젼해져 오는 애정에 가슴이 욱신거렸다.
내 목을 감싸고 있던 누나의 팔을 풀었다. 몸을 돌리자 누나가 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두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있었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몸이 향하는대로. 가슴이 하라는대로. 방치했다.
팔이 올라갔다. 움찔, 누나의 몸이 떨렸다. 누나의 뒷머리에 손을 얹혔다. 다른 한손은 누나의 허리에 닿는다.
입술과 입술이 만나고 혀와 혀가 만난다. 누나가 놀란듯 두 눈을 동그랗게 떳다. 누나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저건, 기쁨의 눈물일까?
누나의 눈이 감기는 것을 보자 나도 눈을 감았다.
누나. 세상이 우릴 손가락질 한다해도, 내 친구가. 엄마가. 아빠가. 우릴 욕한다 하더라도.
누나는... 누나만큼은 내가 지켜줄께.
-
평소보다 쪼오금 짧죠? 끊을 타이밍을 못잡아서 그렇습니다.
챕터 1이 끝났네요.
요새들어 부쩍 커진 관심에 부담스럽습니다. 이 글이 그만한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구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큰 관심을 받는다는게 뿌듯하기도 합니다. 욕심도 생겨나는 느낌.
하지만 너무 바쁜 나머지 글 쓸 시간이 남아나질 않네요. 요새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심적으로 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힐링이 필요합니다!
요즘 소설게시판이 참 죽어있다는 느낌이 들어 아쉽네요. 많은 작가분들이 컴백하셨으면 합니다. 저도 보고싶은 글도 있구요.
하지만 사람사는게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다 바쁘게 살아가는데 이렇게 짬내서 글 쓰는게 쉽지만은 않으니까요.
어쨌든간에 글 기다려 주신분들께 감사합니다.
사실 널널히 새벽에 올릴려다가 주말이고 내일 월요일이고 하니 보고 주무시라고....
힘찬 일주일 되기를 바라자구요.
눈을 뜨자마자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주르르륵. 식은땀이 등뒤로 흘러내렸다. 머리가 지끈하고 아파왔다.
무슨꿈이지?
분명히 아주 지독한 악몽을 꾼것같았지만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단편적인 기억으로는 내가 지독하리 만큼 슬퍼했다는 것이다. 꿈속에서 나는 고통과 슬픔, 고독함에 몸부림 치고 있었다.
"씨발..."
불쾌해진 기분에 나도 모르게 욕이 세어나왔다.
"후우..."
길게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흔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내방이 아닌 누나의 방이다.
누나의 방.
그 순간 내 머릿속에 어제의 일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내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서희와 얘기를 나누다가, 택시기사에게 연락이 온 뒤 누나를 데리고 집으로 왔고. 그리고...
"하핫."
그 순간 잔인하게 놓여진 내 상황에 헛웃음이 세어나왔다. 머리를 쥐어뜯고싶은 죄악감이. 역겨운 내 가식이. 어제 누나의 몸속에다 내 정액을 뿌려넣는 기억이. 칼이되어 내 가슴을 난자했다.
누나와 섹스를 했다는 사실보다는, 누나와의 섹스에서 잠깐이였지만 누나를 진정으로 여자로써 사랑했다는 감정을 느낀 내가, 그런 내가 너무나도 역겨워서 버틸수가 없었다.
억지로 내 감정을 짖눌렀다. 심호흡을 하며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이불을 젖히니 내 아랫도리에는 정사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있었다.
누나의 애액과 내 정액이 뒤범벅이 되어있는 모습.
그 모습이 워낙에 혐오스러운 나머지 속이 뒤틀리며 구토감이 올라왔다. 손으로 막아내며 억지로 참아낸 나는 혼자 덩그러니 놓여진 방안을 둘러봤다. 어제 입었던 옷이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내 속옷과 옷이 책상위에 가지런히 얹혀진것을 봐서 누나가 먼저 일어난듯 보였다.
밖에서는 왁자지껄한 티비소리가 들려왔다.
"...."
누나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할지 가슴이 답답했다. 예전처럼. 평범한 남매처럼 대하는거야. 이 일은 불장난이였던것 뿐이야. 누나도 그렇게 생각할거야.
누나는 똑똑한 사람이다. 저렇게 얼빠진듯 보여도 어려서 부터 봐온 누나는 이성적이다. 내가 이십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봐온 누나는 그런사람이기에,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다.
생각을 정리한 나는 옷을 입었다. 옷을입고 문고리로 손을 뻗었지만 쉽게 움켜잡지 못했다.
몇번을 잡았다 놓았다 했을까. 어렵사리 문고리를 비틀었다. 덜컹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천근만근 무거운 발걸음으로 누나의 방을 빠져나왔다. 내 모습을 발견한 누나는 나에게 다가오더니 웃으며 나를 꼭 껴안았다.
이정도는, 가끔씩 하던 애정표현이니까. 그저 평범한 애정표현일 뿐일거야.
"잘 잤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지금 누나는 어떤표정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던 찰나에 누나가 껴안았던 몸을 풀었다.
"...."
누나의 눈빛을 바라보던 그 순간, 내 머릿속은 하얗게 질려버렸다.
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누나는 목을 잡아끌어 입술을 맞췄다.
"...."
머릿속을 터트릴것만 같은 분노가 몰려왔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을만큼 강력한 배신감에 몸이 덜덜 떨려왔다.
누나의 감겼던 눈이 떠지고 입술이 떨어졌다. 나를 올려다보던 누나가 내 상황을 그제서야 파악했는지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인하야. 누난..."
"더러운 입으로 내이름 부르지 마."
"...."
"제정신이 아니야. 미쳤어. 누난 미쳤다고. 어떻게 그런 눈빛으로 날 바라볼 수 있어? 동생을. 피섞인 친동생을!"
사랑에 빠진 눈빛. 이제껏 나를 바라보던 누나의 눈빛이 아닌 사랑하는 애인을 바라보는 눈빛을 마주한 나는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분노에 휩싸였다.
"누나 이런사람 아니잖아. 누나 똑똑하잖아. 이러면 안된다는거 알잖아. 아는사람이 왜이래?"
누나가 모른척 해주길 바랬다. 아니, 그랬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누나의 얼굴을 마주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걸."
"뭐?"
"사랑하는데 어떡하라고?"
누나의 뻔뻔한 말에 할말을 잃었다. 사랑한다고? 피섞인 동생을 남자로써 사랑한다. 그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누나 사랑은 그렇게 가벼운 모양이지? 다른남자한데 모잘라 동생한데까지 그러는거 보면?"
내 말에 모욕감을 느낀듯 누나의 표정이 붉어졌다.
"그래.. 내 사랑이 가볍다고 해.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해도 좋아. 그래도 널 사랑해."
어처구니 없는 말에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핫, 그래, 누나는 남자랑 자고싶으면 아무나 사랑하나보네. 왜? 내 친구도 사랑해볼래? 소개해줘?"
"너...."
누나의 입술이 파들파들 떨렸다. 누나가 고통받는 모습에도 개운치 않았다. 내 분노와 배신감은 줄어들질 않았다.
"더러워. 이 몸이 더러워서 견딜수가 없어. 누나의 몸속에 들어갔던 이 몸이, 너무 더러워."
"...."
"어떡하지? 난 이제 어떡해야 하지? 되돌아갈 수는 없는거야? 평범한 남매로... 되돌아 갈 수 없는거야?"
누나가 되돌아 갈 수 있다고 하길 바랬다. 그래야만 하니까. 누나가 되돌아 가자고 하자면 멈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
"....."
"대답좀 해봐! 어떡해야 하냐고!"
누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내 분노는 더해져만 갔다. 결국 나는 선을 넘고야 말았다.
"누나는 미안하지도 않아? 엄마한데, 아빠한데. 누나는 엄마랑 아빠 볼 자신 있어? 동생 좆물이나 받은 주제에, 떳떳하게 살아갈 자신있냐고? 아, 누난 그럴지도 모르겠다. 걸레잖아. 창녀잖아. 동생이랑 붙어먹고도 뻔뻔한데 뭔들 못할까? 나는 죽고싶은데. 이대로 뛰어내리고 싶은데!"
짜악!
살에 맞닿은 날카로운 마찰음이 터져나오며 따끔한 느낌과 함께 고개가 휙 하고 돌아갔다.
볼이 얼얼한 열기가 올라왔다. 고개를 돌려 누나를 쳐다보니 누나가 어쩔줄 몰라하고 있다. 새하얗게 질린 표정. 울것만 같은 눈물.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달싹 거리는 입술. 그 모습이 너무 처량해보였다.
"후우..."
아프진 않다. 하지만 다리가 휘청거렸다. 뺨을 한대 얻어맞으니 어느정도 정신이 돌아오며 무슨말을 했는지. 누나에게 어떤짓을 했는지 그제서야 인식이 되기 시작해다.
미친새끼...
나는 인간쓰레기다.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내 속편하고자 남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이기적인 쓰레기일 뿐이다.
누나와 대화하는것을 중단하고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쇼파위에 걸터앉았다. 티비속의 소리가 무슨말을 하는지 머릿속에 들려오지 않았다.
"흑..흐으윽..."
누나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나에게 들리지 않으려고 소리죽여 우는 소리가 들렸다. 평소와 같았다면 울지마. 내가 잘못했어. 라고 다가갔겠지만, 이번에는 그럴수가 없었다.
누나가 내게 다가와 등뒤를 안았다. 뭉클한 감촉이 등뒤로 느껴졌다. 누나의 눈물이 내 어깨를 적셨다.
"미안해.. 너무 미안해..."
"....."
뭐가 미안하단 건데. 때린걸 말하는거야?
목구멍 끝까지 차고올라온 말이지만 억지로 삼켜냈다.
"흐..흑...내 동생... 인하... 사랑하는 내 동생.."
어제 내게 업혀 술주정 마냥 중얼거리던 누나. 취중진담이였나. 새삼 떠올랐다.
"멈출수가 없어... 누나는... 끄읍.. 이 마음을 멈출수가 없어... 날 사랑히자 않아도, 아니 거들떠 보지 않아도 괜찮아."
누나는 울면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걸레라고 욕해도 좋아. 창녀라도 욕해도 좋아. 해달라는 거, 다 해줄 수 있어. 성노예가 되라고 해도 될께..."
여기서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머릿속이 실타레가 엉킨것 마냥 뒤죽박죽 섞였다.
"제발.. 죽겠다는 소리만 하지마... 사랑한다는 티 조차 내지 않을테니까.. 제발..."
코끝이 아려오며 눈주위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목안에 매말라갔다.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아냈다. 여기서 울 수 없었다.
"...."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누나는 울고 있었다. 억지로 죽여 울어가던 누나가, 목놓아 울고있었다. 그 순간 누나를 울렸다는 사실에 크나큰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다.
누나의 몸에서 젼해져 오는 애정에 가슴이 욱신거렸다.
내 목을 감싸고 있던 누나의 팔을 풀었다. 몸을 돌리자 누나가 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두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있었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몸이 향하는대로. 가슴이 하라는대로. 방치했다.
팔이 올라갔다. 움찔, 누나의 몸이 떨렸다. 누나의 뒷머리에 손을 얹혔다. 다른 한손은 누나의 허리에 닿는다.
입술과 입술이 만나고 혀와 혀가 만난다. 누나가 놀란듯 두 눈을 동그랗게 떳다. 누나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저건, 기쁨의 눈물일까?
누나의 눈이 감기는 것을 보자 나도 눈을 감았다.
누나. 세상이 우릴 손가락질 한다해도, 내 친구가. 엄마가. 아빠가. 우릴 욕한다 하더라도.
누나는... 누나만큼은 내가 지켜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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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쪼오금 짧죠? 끊을 타이밍을 못잡아서 그렇습니다.
챕터 1이 끝났네요.
요새들어 부쩍 커진 관심에 부담스럽습니다. 이 글이 그만한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구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큰 관심을 받는다는게 뿌듯하기도 합니다. 욕심도 생겨나는 느낌.
하지만 너무 바쁜 나머지 글 쓸 시간이 남아나질 않네요. 요새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심적으로 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힐링이 필요합니다!
요즘 소설게시판이 참 죽어있다는 느낌이 들어 아쉽네요. 많은 작가분들이 컴백하셨으면 합니다. 저도 보고싶은 글도 있구요.
하지만 사람사는게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다 바쁘게 살아가는데 이렇게 짬내서 글 쓰는게 쉽지만은 않으니까요.
어쨌든간에 글 기다려 주신분들께 감사합니다.
사실 널널히 새벽에 올릴려다가 주말이고 내일 월요일이고 하니 보고 주무시라고....
힘찬 일주일 되기를 바라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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