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바람이었을까..(일기장 1페이지) - 1부

작성자 정보

  • AV야동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 지금은 먼 나라 어느 곳에 살고 있는 그녀 이야기


* 일기장 1 페이지

"오빠, 오빠는 와이프 사랑해?"
나란히 앉아 먼 곳을 응시하던 그녀가 문득 물었다.
"당연히 사랑하지."

예상했던 답이라는 듯 잠시 생각에 잠긴 채 말이 없던 그녀가 나즈막히 말했다.
"오빠 매력있다."

"뭐가?"
"나는 와이프 사랑하는 남자가 멋있어 보이더라."
"무슨 말이야? 여자가 임자있는 남자가 멋있어 보인다니."
"그냥 그렇다고."
무심한 듯 대답하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가벼운 허탈함이 베어 나왔다.

남자가 고개를 돌려 얼굴을 바라보니 안경 너머 눈동자가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미 한 여름을 넘어 가을이 느껴지는 오후의 햇살이 그녀의 하얀 얼굴과 안경너머 눈동자에 반짝였다.

"후두둑~"
가까이 있던 한 무리의 맷새떼가 사람의 가벼운 기척에 놀라 일제히 하늘로 날아 올랐다.

"오빠, 지난 번에 와이프 보니까 참하고 현모양처처럼 보이더라.
오빠에게 잘하지?"
그녀의 목소리에서 허탈함과 부러움이 진하게 베어났다.

"나야 장가 잘 갔지. 그런데 갑자기 그런건 왜 물어?"
남자는 그런 분위기가 의외였던 만큼 애써 외면하며 짐짓 시큰둥하게 물었다.


어느덧 늦은 오후의 해는 넓은 들녘 끄트머리에 얹혀져 붉은 빛을 띠기 시작했다.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의 웃는 소리가 까르르~하고 들렸다.
그 소리가 들녘 끝을 응시하는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허탈함과 대비되었다.

"오빠, 저녁 먹고 들어가도 돼?"

갑자기 밝은 목소리로 남자를 돌아 본 그녀는 방금전 남자의 물음은 처음부터 듣지 못한 것처럼 불쑥 말했다.

"뭐, 먹고 들어가도 되기는 하는데 그러면 뭐 좋은 일 있어?"

남자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라도, 정확히 말하면 침울해 있는 그녀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풀어 줄 요량으로 장난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조금 전까지 침울하고 허탈했던 분위기와 달리 다소 과도할 정도로 밝고 높은 톤으로 말했다.

"그거야 모르지."
그녀 역시 장난스럽게 받아 넘기며 깔깔 웃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스물아홉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앳되고 색끼가 뭍어났다.
그런 그녀의 목소리를 남자는 참 좋아했다.

그녀는 스물아홉의 나이에 벌써 다섯살,여섯살 두 아들의 엄마라고 하였다.

"그러면 내가 아는 식당이 있는데 거기서 밥 먹고 커피 한잔 하고 가자."

말을 마치고 남자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 보는 그녀의 안경 너머 눈동자에서는 결코 그러지 않으면 안된다는 갈망이 가득하였다.
그대로 집에 가면 절대 안된다고, 오늘은 자신과 저녁을 먹고 가면 좋겠다는 바램이 가득한 눈빛이었다.
조금전 허탈함과 외로움의 목소리를 느꼈던 탓일까 남자는 그녀와 저녁을 먹고 가기로 결심하였다.

어느덧 반쯤 걸린 햇살에 가로수 그림자가 길고 희미하게 늘어져 있었다.
조금전 광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던 아이들은 삼삼오오로 모여 가로수 사이길을 지나 집으로 향하는 듯 멀어져 갔다.

남자는 그의 아내에게 늦는다는 말을 하고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재빨리 핑계거리를 찾아야 했다.

남자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울리던 신호 끝에 곧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응, 나야, 왜?"

무슨 일이든 거짓말을 하는 것은 늘 낯설고 서툴렀지만 최대한 담담하고 당당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살면서 배운 교훈이었기에 남자는 사무적으로 말했다.

"응, 공원에 나왔다가 옆 동네 사는 우리 회사 직원을 만났어.
시간도 늦고 해서 저녁 좀 먹고 갈께."

잠시 머뭇거리는 듯 하던 수화기속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알았어. 맛있게 먹고 와."
"응."

부부의 통화를 미소까지 띠고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녀가 통화를 끊은 남자에게 말했다.

"와이프, 굉장히 사근사근하다.
그래서 오빠가 와이프 좋아하나 봐?"

그녀는 부러운 듯, 아니 오히려 질투하듯 살짝 눈까지 흘기며 물었다.
남자는 그녀를 우연히 알게 된 동네 여자일 뿐 질투를 주고 받을 정도의 친분은 아니었기에 짐짓 당황스러웠다.

"그야, 와이프니까 당연히 좋아해야지."
"아유, 정말 샘난다."

웃음끼 띤 목소리로 말을 마친 그녀는 마치 연인에게 토라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여인처럼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주차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이제 해는 들녘 아래로 떨어져 어두운 붉은 색만 하늘을 수놓았다.
하나 둘 가로수가 켜진 광장과 가로수길에는 한가로이 저녁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문득 후욱~하고 불어 오는 바람이 목덜미에 닿자 가을이 코 앞에 와 있음이 느껴졌다.

꼭 연인 사이가 아니어도 토라진 듯 걸어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본 남자는 걸음을 재촉하여 그녀와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오빠 와이프가 너무 부럽다."

남자가 옆에 서자 땅을 보며 걷던 그녀가 돌멩이 하나를 툭 걷어차며 말했다.
돌멩이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굴러 가는 모습을 보던 남자가 여자의 머리를 장난스럽게 쿡 쥐어 박았다.

"뭐가 그렇게 부러워? 너도 신랑 있잖아."

계속 땅만 보며 걷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신랑?
우리 신랑은 바빠. 그리고 나에게 관심이 없어."

바싹 마른 건조하면서도 느린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남자는 의아했다.
스물아홉의 젊은 아내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남편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기까지 했다.

"너처럼 예쁜 각시에게 관심이 없을 리가 있니?
그냥 바빠서이겠지.
이해하고 휴일에 시간내서 함께 지내면 되지."

남자의 말에 쿡~하고 웃음을 터뜨린 그녀가 말한 그녀의 남편은 주로 야간에 일을 하는데 아무래도 같은 직장 여자와 바람이 난 것 같다면서 새벽에 들어 오면 옷깃에 여자의 루즈나 향수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알콩달콩 지내는 부부 보면 너무 부러워."
오후에 먼 곳을 응시하던 그녀의 눈동자에서 느껴지던 허탈함과 외로움이 이제는 목소리에서 느껴졌다.

"그래서 와이프 사랑하는 남자 보면 멋있어 보여."

나란히 걷던 그녀가 갑자기 남자를 돌아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남자는 그녀의 기분이 어떻게라도 좋아진 것 같아 기분이 유쾌해졌다.

"아유~너 바람 나겠네~"

남자 역시 가을밤의 시원한 바람과 어둠속에서 들려오는 남자가 좋아하는 목소리에 기분이 들떠 장난스럽게 말했다.
깔깔깔 웃는 그녀의 웃음소리가 작지만 멀리 퍼져 나갔다.

주차장에 도착한 그녀가 조수석에 앉으며 말했다.

"오빠, 지금부터 집에 들어갈 때까지만 내 신랑역 해주면 안돼?
다른 것 아니고 그냥 밥 먹고 커피 마실 때 와이프처럼 대해주라."

남자는 그녀의 갑작스럽고 당돌한 제안에 갑자기 당황하였다.
그녀는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띠며 당황하는 남자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 보았다.


(일기 1 페이지 끝 / 2 페이지로 이어집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186 / 7 페이지
번호
제목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