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랑 - 5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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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더 즐겁게 하는 것은 두분의 모습을 보며 한 없이 웃고, 사진을 찍고 있는 미연이의 모습이 더 아름답다.
기분이 좋은 시간은 그렇게 아무런 방해물이 없이 흘러가고 있다.
- 사위가 잘 들어오니 여기에서 옛날 노래를 다 듣고, 학생때의 생각이 나는 아주 좋은 시간이야. 수고했어,
- 그러게요. 아주 좋아요. 참 좋아요. 그 노래 아주 좋아한 노래인데, 알고 있었지만 이 곳에서 다시 들어보니 역시 노래 잘 부르네. 너무 좋았어요.
- 역시 우리 신랑이 노래 잘하죠? 그쵸? 그쵸?
- 아주 입이 귀에 걸리는 구나. 그렇게 이야기 안해도 아니까 그만 해. G
- 엄마, 내 신랑 자랑도 못해요? 엄마도 부럽죠?
- 그래, 아주 부럽다. 너무 부러워.
부모님들의 칭찬과 미연이와 어머니의 대화 사이에서 그저 조용히 웃으며 차를 마신다.
마침 쓰러져 가는 장작이 있어서 다시 채우고 부채질을 하니 불이 살아나고 불꽃들이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
미연이가 넣어둔 고구마를 살짝 찔러보니 아직 익지가 않아 다시 장작에 넣어놓고 자리에 돌아와서 앉는다.
- 여기가 너무 좋아요. 이런 곳을 항상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가족과 함께 오니 더 즐겁습니다. 사실 논문 때문에 망설였는데 오기를 잘 했네요.
- 이 곳은 언제나 사용해도 되니까 휴식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와서 쉬어도 괜찮아.
- 예, 알겠습니다. 제 노래를 좋아하시니 더 좋군요. G
- 덕분에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야. 아주 좋아.
- 우리 쌍둥이가 커서 돌아다닐 정도가 되면 이 곳에 와서 함께 놀아야지. 정말 좋아할 거예요.
- 아이들은 이런 곳에서 뛰고, 자연을 직접 느껴야 더 건강해지는 거지. 심성도 좋아질거야.
- 그래서 여기에 자주 올려고요.
- 그래, 언제든지 와서 놀아.
- ㅎ 아예 여기에서 살까?
- 그러던지, 아무튼 딸 마음데로 해.
- 아빠, 그 말은?
- 그래, 이제 딸이 여기 주인해도 괜찮아.
- 고마워요. 아빠...정말로. 나 여기 은근히 탐냈는데,
- 그럴 줄 알고 주는 거야. 우리 외손주들에게 주는 것이니 그렇게 생각해.
- ㅎ 알았어요. 아이들도 좋아할 거예요. 고마워요.
이런, 갑자기 이 곳이 우리의 집이 되는 느낌이다.
너무 죄송하고 어찌 말씀을 드리기가 죄송스럽다.
- 그래도,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이대로 두시고 저희가 올때는 미리 말씀을 드리고 오겠습니다.
- 아냐. 이제 하나씩 정리를 하려고, 실은 이곳에 오자고 한 것도 자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어.
옆에서 잠자코 미소를 지으시던 어머님께서 다시 알려주신다.
- 맞아. 이 별장이 누구의 이름으로 되던지 상관은 없지. 중요한 것은 우리 가족의 휴식처가 된다는 것이니까. 이제 나이가 드니까 와서 정리를 하는 것도 힘들때가 있거든. 그것을 사위가 대신 하라는 뜻이야.
- 그리고 태어날 쌍둥이도 생각해야지. 언제든지 와서 쉬라고, 평소에 미연이를 항상 위하고 사랑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 거야.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
- 예, 알겠습니다. 제가 열심히 다니면서 청소, 정리를 하겠습니다. 언제든지 가족들이 모두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미연이가 나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는다.
나도 미연이의 눈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고, 이런 우리의 모습은 부모님께 즐거움을 드리는지 좋아하시는 얼굴이다.
우리의 첫 저녁은 이렇게 흘러만 가고, 이제 밤하늘의 별이 더 밝게 빛나기 시작한다.
안으로 들어와 잠시 동안 이야기를 더 한다.
어느새 산부인과에서 찍은 초음파 사진을 가져와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좋아한다.
그동안 많이 자란 모습이어서 비록 조그맣지만 형태가 보이기 시작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에 부모님들의 주름진 얼굴에 더 주름을 만들며 웃음을 준다.
아이가 태어나면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가족에게 행복을 만들어 준 천사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아직 여름이지만 시간의 흐름은 거스를 수가 없기에 밤에는, 특히 이곳처럼 산이 가까운 곳은 서늘한 기운이 돌아다닌다.
집안의 벽난로에 장작을 넣고 불을 붙이니 따쓰한 공기가 돌아다니며 우리의 몸을 노곤하게 만든다.
이제 우리의 공간인 2층 방으로 올라와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한다.
- 아무래도 마음이 무거워.
- 왜요? 별장때문에요?
- 응, 갑자기 받게 되니까 너무 죄송스럽고.
- 그냥, 우리가 관리한다고 생각해요. 예전부터 내가 이 곳을 좋아하니까 아빠께서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준다고 말씀은 하셨어요.
- 그래도, 두분이 다 만들어 놓은 곳인데, 아무런 보답도 못 해드리고,
- 하긴,,, 그러면 아빠가 무엇이 필요한지 살짝 알아볼까요?
- 응, 그러면 좋지. 살짝 알아봐.
- 예, 아빠가 차가 없으셔서 불편해 하신 적은 있거든요. 저번에 차를 엄마에게 드렸더니 좀 불편하시다고 말씀 하시는 것을 듣기는 들었어요.
- 그래? 그럼 알아보고 지금도 차가 필요하면 내가 장만해 드릴께.
- 알았어요. 그리고 고마워요.
- 내가 더 고맙고 감사하지...
이렇게라도 해서 뭔가 보답을 해 드려야 겠다.
예정한 5일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늦게 일어나서 천천히 움직이고, 함께 동네를 걸어 다니거나, 얕은 산을 가볍게 오르기도 하고, 냇가에 가서 발을 담그고 물장난을 치는 생활이 이어진다.
가까운 용문사에 가서 가정의 행복을 위해 기도를 드리고 조금만 더 올라가며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이런 휴가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모르겠다.
휴가기간 동안 우리 가족은 예전보다 더 가까워졌고, 그동안 모르던 속마음의 내용도 알게 되었다.
밤에는 별장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며 하늘의 별과 달을 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이야기를 다른 가족에게 털어놓는다.
마지막에는 아버님이 꼭 정리를 해주시고 나와 가족의 중요성을 은은하게 말씀을 해주신다.
젊었을 때에는 무척 어려운 생활을 하셨지만 그저 자신의 길만을 바라보고 지내왔으며 그런 생활이 지금의 모습을 만들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 당시에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것도 어려워 주로 신문을 돌리거나, 우유 배달을 하시거나, 공사장에서 막노동도 많이 하셨다는 이야기,
학교에서 어머님을 만나게 되었지만 자신의 처지를 알고 다가서지 못했고, 어머님은 비교적 넉넉했던 자신의 생활을 아버님이 아시게 되면 부담을 느끼실까봐 일부러 넉넉하지 못한 집안이 딸로 보이기 위해 노력하였던 이야기,
결국에는 어머님의 가정생활을 아신 아버님께서 처음에는 가정의 차이에 대해 거부감이 들고 주저하셨지만 결국 어머님의 마음에 반해 결혼까지 이어졌던 이야기들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두분의 사랑이야기가 나와 미연이의 사랑이야기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사랑을 하셨던 분들이기에 우리의 사랑도 넉넉한 마음으로 허락을 하셨던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두분을 모시고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저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다.
모든 그렇듯이 휴가가 시작될때는 설레감이 있고 마음이 들뜨지만 막상 날이 지나갈수록 시간은 더 빠르게 지나가고 막바지에 이를수록 허무감이 커져만 간다.
휴가 마지막 날에는 다른 곳을 가지 않고 별장에서 머무르며 마냥 쉬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고, 정원을 돌보고, 텃밭을 확인하고 장작을 다시 준비하는 등의 소임을 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곧 다가오는 가을을 맞아 보수할 곳이 없는지 확인을 하고 직접 할 수 있는 것은 연장을 가져와 수리를 하였으며 그렇지 못한 곳은 근처의 업체를 불러 수리를 한다.
그렇게 해야만이 누가 올지는 모르지만 오는 사람이 편한 마음으로 쉬고 갈 수 있다는 아버님의 평소 의견이 반영이 된 것이다.
간단하게 끝날 것으로 생각했던 일들이 여러 가지로 추가하여 생각이 나고 눈에 보이면서 점점 더 길어졌지만 누구하나 싫다는 내색을 하지 않는다.
미연이는 그저 좋아서 조심해야 하는 몸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심부름을 하고 간단한 일들은 스스로 정리를 한다.
틈틈이 내가 걱정이 돼서 도와 주지만 대부분의 일들은 나의 도움이 없이도 해결을 한다.
서울로 오는 길에 팔당댐 근처에 있는 음식점에 들러 식사를 하고, 강변에 걸쳐있는 식당의 정원에 앉아 커피와 차를 마신다.
이제 서울로 돌아가면 다시 일상으로 복귀를 할 것이고, 끝으로 향해가는 여름처럼 나의 논문 작업도 끝을 향해 움직일 것이다.
그 시간을 잘 견디고 좋은 결과가 나오면 올해의 목표 중 큰 것을 하나 더 이루게 된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서도 늘 같은 일상이 반복된다.
낮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미연이와 함께 작업을 하는 시간이 반복되고, 그 사이에 미연이는 더운 여름을 잘 보냈지만 환절기를 맞아 더 조심하는 시간을 보낸다.
내가 없는 낮에는 거의 어머님과 함께 지내며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등 태교에 신경을 쓰고 있다.
정기적으로 가는 산부인과에서 다행히도 아이에게는 아무 이상이 없으니 걱정을 하지 말라는 진단을 받는다.
늘 늦게까지 함께 작업을 하는데도 이상이 없다는 것이 행복을 준다.
그동안 임대해준 땅의 임대료는 늦지 않고 꼬박꼬박 입금이 되고, 내 월급통장은 전부 미연이가 관리를 한다.
급여가 나오면 손도 못대는 상황이지만 월초마다 지난달의 가계부를 나에게 보여주고 통장을 보여주니 우리의 경제상황을 빠짐없이 알고 있다.
꼼꼼하다는 평을 듣는 나보다 더 잘 챙기는 미연이가 있어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임대료 외에도 나의 월급통장에도 약간씩이지만 저축을 하게 되니 예전에 혼자 살면서 쪼들리던 생활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으며, 특히 마음이 편하게 되어 늦은 작업을 해도 몸이 피곤하지 않는다.
외부에서 일을 마치고 바로 퇴근을 하려 미연이에게 전화를 하니 어머님과 백화점에 와있다고 한다.
백화점으로 간다고 하니 둘이서 물건을 사고 볼일이 있다며 먼저 들어가서 쉬라고 하는 미연이의 말을 듣고 우선 집으로 향한다.
지하철역에 내려 집으로 가려다가 오랜만에 현주씨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카페로 향한다.
여름 휴가전에 잠깐 만난 것을 제외하면 거의 한달이 넘게 보지를 못했다.
휴가를 떠나기 전에 미연이가 남자친구를 소개시켜 줬다는 말은 들었는데 잘 진행이 되는지도 궁금하고, 오늘은 들어가서 여러 이야기를 하고 싶다.
- 어서오세요! 아~ 형부.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카운터에 앉아 있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웃으며 인사를 한다.
- 어쩐일이예요? 너무 오랜만이예요.
- 그렇지? 일찍 나왔는데 미연이가 없어서,
- 잘 했어요. 이렇게 보니 좋아요.
- 좋기는? 다 늙은 아저씨를 본다고 좋으면 안되지.
- ㅎㅎ 늘 마시던 커피죠?
- 응, 한잔 부탁해.
바로 내려주는 커피를 즐고 2층의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며 한모금 마신다.
잠시 뒤에 알바에게 자리를 맡긴 현주씨가 웃으며 자신의 커피를 들고 올라온다.
못 본 사이에 무슨 좋은 일이 있었는지 더 예뻐졌고, 몸매도 섹시해진 느낌이다.
- 무슨 좋은 일이 있나봐? 더 예뻐졌는데?
- 엥, 언니를 두고 그런 말 하면 안되죠. 언니 따라 가려면 한참 모자라요.
- 그건 그래. 맞는 말이야.
- 어머, 형부 너무 티내는 거 아니예요?
- 그런가? 그래도 곧 쌍둥이 엄마가 될텐데,,,
- 진짜 대단해요. 늦게 결혼을 하더니 바로 쌍둥이를 만들고. 부럽기도 하고,
- 그러니까. 빨리 결혼해야지.
- 저도 그럴려고요. 올해나 내년 초에는 하고 싶어요.
- 미연이가 남자를 소개시켜 줬다고 하던데, 잘 만나고 있어?
갑자기 귀밑이 빨개지며 손에 쥔 컵을 만지작 거린다.
- 그냥요..
싫지는 않은 표정이다.
- 그럼 계속 만나봐. 내가 알기로 미연이가 많은 생각을 하고 소개시켜 줬을 거야.
- 웬지 끌리는 사람이예요. 마음씨도 좋고요, 항상 믿음을 주는 그렇더라고요.
- 그럼 됐네. 서로 잘 맞으면 더 좋겠지.
- 예, 잘 맞는 거 같아요. 만나면 편안해지고요.
- 곧 청첩장이 날아오겠네. 축하해.
- ㅎ 고마워요. 형부를 통해서 이런 일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 나도 오늘은 미연이에게 어떤 남자를 소개시켰는지 자세히 알아봐야 겠다.
- 논문 준비는 잘 되고 있죠?
- 내 논문 때문에 나보다 미연이가 더 고생이지. 미안해서,
- 언니가 형부 논문만 이야기하면 얼굴이 더 밝아져요. 그렇게 좋은 가 봐요.
- 그 말을 들으니 더 긴장을 해야겠어.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작업인데,
그저 웃으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다.
못본 사이에 좋은 일만 많은 거 같아서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때 현주의 핸드폰이 부르르,,, 하며 떠는 모습을 하고 발신자를 확인하는 얼굴에는 약간의 어두운 그림자가 스치운다.
- 여보세요??
- ............
- 응, 오랜만이네. 잘 지내지?
- ............
- 너 사이판으로 휴가 간다고 했잖아?
- ...............
- 야, 이 기집애야. 그걸 내가 어떻게 아니?
- ..............
- 되었고, 무슨 일인데?
- .............
- 아니 안해. 나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 ............
- 싫다니까. 좋은 사람이야. 건강하고 밝고 배려심도 있고, 무엇보다도 믿음이 가는 사람이야.
- ..........
- 야~~~, 무슨 돈을 빌려달라고? 너 돈있잖아. 집에도 부족한 것은 아니고, 더구나 그런 돈이라면 더 빌려 줄 수가 없어. 그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하지 마.
누구와 통화를 하는지 짐작은 가지만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현주씨의 얼굴이 나와 이야기를 할때와는 전혀 다른 얼굴이고, 곧 일어나 조금 떨어져서 통화를 한다.
- 암튼, 그런 말 하려면 더 전화하지마. 나 지금 진짜 화나려 해. 지금까지 너하고 이야기하고 너의 말 들어준것도 오랜 친구라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 ...........
- 또 그만 둔거야?
- ..........
- 일단 끊어. 나중에 통화해.
전화를 끊고 나서 약간은 식어버린 커피를 마신다.
- 형부, 미안해요. 나도 모르게.
- 괜찮아. 대충 알겠어. 누군지.
-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런 모습을 보여주네요. 그냥 잊어주세요.
- 걱정마. 경아는 잘 지내지?
이어지는 현주씨의 이야기로는 이미 연구소를 그만 두었고, 학생들을 과외로 가르치다, 그 마저도 그 남자친구가 수시로 불러 여행을 가고, 시도때도 없이 부르면 달려가 함께 어울리느라 과외 스케줄을 맞추지 못해 그만 두었다고 한다.
말이 그만 둔 것이지 실상은 짤린 것이나 다름이 없는 상황일 것이다.
하기는 내가 그 학부모라도 더 이상 자신의 자식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신뢰가 없는 행동을 하는 과외 선생에게 누가 자식을 맡길 것인가?
그러면서도 여전히 현주씨에게 전화해서 남자친구를 소개시켜 준다고 하고, 그 사람들은 현주씨를 만나서 하룻밤을 보내려 유혹을 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자 오히려 자신도 인사를 하게 소개를 시켜달라는 그런 말을 어떻게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할 수 있는지 우리는 어이가 없다.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하기 싫어 나와 미연이의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며 이야기를 하는데 반가운 모습이 나타난다.
- 아주 좋은 모습이예요. 쌍둥이 아빠,, 나 왔어요.
백화점에 갔던 미연이가 어머님을 모시고 카페로 온 것이다.
- 어, 어머님,,, 어서 오세요.
- 미연이가 아마 사위가 여기 있을 거라고 해서 왔지.
- ㅎㅎ 예, 이제는 저를 저보다 더 잘 알아요. 여기 앉으세요.
- 그러게,, 여기 좋다.
- 여기 커피가 좋은데 커피로 하시겠어요?
- 그래요. 나도 한잔 마셔야지,, 얘가 하도 돌아다녀서 따라 다녔더니 힘들어요. 맛난 것도 안 사주고 끌고 다니기만 하니.
- 엄마, 엄마도 좋다고 다녔잖아요.
- 내가? 난 모르겠는데?
- 으이그,,, 참. 여기 현주요. 이 카페 사장이예요.
-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강 현주라고 합니다.
- 아,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요즘 영훈이를 만난다는?
- 예? 아,, 예, 잘 부탁드립니다.
- 역시, 영훈이가 칭찬할 만 하네. 예쁘고,
- 아,, 오빠가요?
- 현주야! 영훈이 이모가 되셔.
- 예? 언니,, 그럼 미리 알려라도 주지!
- 근처까지 오다가 갑자기 오게 된거고, 아까 연락했더니 계속 통화중이었어. 그런데 누구하고 그렇게 통화가 길었니?
- 아니, 그냥,,, 커피 가져올게요. 언니는 늘 마시던 걸로?
- 응, 난 커피를 못 마시니까, 그걸로 줘.
- 예, 잠시만 기다리세요.
현주씨가 놀란 눈으로 내려가고, 어머님의 눈은 그런 현주씨의 행동과 말을 유심히 지켜보고 계신다.
남자친구를 소개시켜 준다더니 사촌동생을 소개시켜 준 것이었다.
그 사촌 동생이 키도 크고 늘 단정하게 다니며, 직장도 안정된 곳이니 둘이 잘 어울리는 커플일 것이다.
- 엄마, 어때?
- 좋은데? 니 이모가 나보고 가서 한번 보고오라고 하더니, 괜찮아.
- 그치? 영훈이도 좋아하는 눈치고, 잘 어울릴 거 같아.
- 응, 미연이가 요즘 많이 바쁘구나. ㅎ
- 그러게, 여기로 와서 많이 바쁘네. 그치? 오빠.
- 많은 사람들이 우리 미연이를 좋아하는 것이 난 더 기쁜데?
- 암튼, 나도 좋아요. 이런 곳에서 오빠하고 함께 사니까, 진짜 더 좋아.
잠시 뒤에 현주씨가 커피와 미연이를 위한 차를 가지고 직접 올라온다.
아무래도 어른을 직접 뵙게 되니 긴장한 마음이 몸으로부터 풍겨 나오고 있다.
미연이는 그런 현주씨를 안심시켜 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 말을 하고 어머니와 대화를 부드럽게 해주기 위해 노력을 한다.
나는 그냥 가운데에 앉아서 여러 이야기들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분위기만 맞춰주고 있다.
어머님께서는 현주씨에 대해 만족한 모습으로 다시 댁으로 가셨고, 나와 미연이는 함께 우리의 보금자리로 돌아온다.
- 오늘 현주씨가 면접을 잘 본거 같지?
- 아마도요. 엄마가 좋게 보셨으니까, 아마 이모에게도 잘 이야기를 할 거예요.
- 그런데 갑자기 어머니를 왜 모시고 온거야?
- 계속 이야기를 하길래, 그러면 직접 보시라고 한거죠. 그랬더니 바로 오시던데요? ㅎㅎ
- 아무튼 잘 했어. 두 사람이 잘 어울리겠어.
- 그렇죠? 내 눈이 정확하다니까.
집에 들어와 백화점에서 사온 것들을 정리하고 씻는다.
미연이는 요즘 들어 늘 웃는 모습으로 지내고, 혼자서 노래도 잘 부른다.
원래 맑은 심성을 가진데다가 아이까지 있으니 더 밝고 맑게 지내려 노력을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런 미연이의 마음을 더 차분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난 그저 웃고,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며, 되도록 무리한 일을 시키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내 논문에 대해서는 욕심을 많이 보여 늦은 시간까지도 항상 옆에서 함께 작업을 한다.
자신도 한 학기를 보내느라 많이 힘들었겠지만 나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질문도 적게하고 웬만한 것은 스스로 찾아서 과제를 하고 발표 준비를 한다.
오늘도 미연이와 함께 작업을 하고 피곤한 미연이를 위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어간다.
역시나 침대에 눕자마자 작고 귀여운 숨소리를 내며 잠에 빠져든 얼굴에 조그마한 키스를 하고 일어나 거실로 나간다.
가을로 접어드는지 공기는 조금 더 서늘해졌고, 나뭇잎의 푸른 색도 작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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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새해 복 많으받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해에도 수고 많이 하셨고, 열심히 생활을 하셨기에
내년에는 더 행복하신 시간이 올거라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계속 삶에 치여 지냈습니다.
이곳에 들어와도 글도 읽지 못하고 그저 눈으로 지나가는 시간의
연속이어서 글도 올리지 못했네요.
이제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하나의 글을 다시 올립니다.
올해는 이 곳에 글도 올리고 여러가지로 기억에 남는 한해가 될겁니다.
이 곳을 매개로 많은 분들의 힘을 받았으니 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큰 힘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보답을 해야 하는데
저의 능력이 더 작게 보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다음의 글에 대해서도 여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요,
이 "마지막 사랑"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머지않아 마무리가 될때
조금 알려드리겠습니다.
추워지는 오늘 밤이 지나면, 아니 조금 뒤면 다시 한살을 더 올라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내년에 중요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늘 긴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묵묵히 우직하게, 갈망하며 지내면 잘 되리라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덕담을 나누는 올해의 마지막 날이 되기 바랍니다.
늘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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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마1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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