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꽃 2 - 2부1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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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가 힘껏 채찍을 휘두른다.
창밖으로 뉴욕의 야경이 휘황찬란한 제국 호텔 로얄 전용룸.

거실 천장에 피투성이의 엘레나가 팔등신의 탄력 넘치는 여체가 정육점의 고기처럼 늘어져 있다.

" 짜악 짜악.."
" 아악...주인님.."

" 몇 번이나 경고했다.
글로리아 혜림 아니 아테네님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 잘못했습니다.."

" 아테네님이 왜 네 언니 헬레나에게 무방비 상태로 굴종했었는지도 모르면서 ...
아테네님이 네 언니 헬레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네 년 같은 천한 년이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
" 주인님..저도 혜림 못지 않게 주인님을 사랑..."

" 혜림은 헬레나와 애초에 동등한 대등한 자격으로 사랑한 사이였다.
헬레나가 제국의 황후가 되고파 아론 삼촌을 욕심내자 순순히 양보할 정도로 헬레나를 사랑했다.
그리고 헬레나와 아론을 부부로 이뤄 주기 위해 스스로 개로 굴종한 것이다.
그런 혜림을 네 년이 감히 비웃고 천박한 개라고 놀려? "
" 잘못했습니다."

알렉스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다시 채찍을 휘두른다.

" 짜악 짜악"
" 헬레나가 불구가 된 후 혜림의 제자인 마르스와 비너스에게 개로 보내도
그 명령에 따라 10년이 넘게 제자들의 개 노릇도 했다.
그 와중에도 헬레나를 보살피고 네 년 뚱보 언니인 헬렌을 몇 년간이나 가르치고 훈련시켜 가며 세계적인 모델로 키웠지.어리고 철없는 네 년의 후원도 전적으로 혜림이 다 했고....."

" 짜악 짜악"
" 내가 혜림을 진정 존경하고 사랑하는 게 바로 그런 희생과 사랑을 가진 분이기 때문이다.
네 년은 그런 혜림을 조롱하고 무시하기만 했지 한 번이라도 이해할 생각조차 없었지."

" 주인님 때문이예요....
주인님이 혜림을 사랑하지 않았으면 저도....이해하려고 했을지도..."
" 네 년은 애초에 이해할 마음이 없었다.
앞으로 나를 사랑한다는 말 이젠 그만 해라.
개는 주인에게 복종만 하면 된다."

" 예 주인님..."

알렉스가 엘레나의 묶인 줄을 풀어주자 엘레나가 엉금엉금 기어 알렉스의 발밑에 고개를 조아린다.

" 명심해라.
네 년은 아테네 여신의 신발 밑창도 핥을 능력도 없고 그럴 자격이 안 되는 개라는 걸..."
" 예 주인님."

" 내가 혜림님의 제자다.
혜림님 가르침 받은 제자들 중 나름 뛰어난 제자 중 한 명이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 있지만 혜림님에게는 대적 불가라는 걸 그 동안 수도 없이 절감했다.
네 년이 주제도 모르고 혜림님에게 까불다가 네 얼굴에 먹칠이라도 하면 그 땐 용서 없을테니 알아서 기어."
" 예 주인님.."

알렉스가 엘레나의 몸에 약을 바른다.
등에 약을 바르는 사이 엘레나가 고통을 참으며 입술를 깨물며 다짐한다.

" 두고 봐.내가 꼭 혜림을 누르고 알렉스 코를 납짝하게 만들고...
알렉스가 나만을 바라보게 만들테니..."

일본 쿄토
일본의 전통과 문화가 가장 잘 남아 있는 천년의 고도

한적한 어느 고택 앞으로 천천히 고급 승용차가 접근하더니 문 앞에서 누군가 내린다.
4대 종가와의 모임에 참석차 온 아지매 신녀와 아씨 신녀였다.

하얀색 비단으로 예복을 입고 하얀 가죽신을 신은 모습이 흡사 드라마나 게임속에서 나온 듯 하다.
특히 입체적인 이목구비를 가진 동양인의 모습에 백인의 특색인 초록색 눈에 하얀색의 긴 머리카락을 비단으로 동여맨 아씨 신녀의 모습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 했다.

고택이 멀리 내려다 보이는 앞산에서 재현이 원거리 촬영이 가능한 방송 장비로 신녀들의 모습을 찍고 있었다.

" 할아버지를 조르길 잘했네.
내 여인이 될 인연을 보고 싶다고 며칠을 조른 결과 이렇게 보게 되다니..."

재현이 아씨 신녀의 모습을 확대해서 보더니 감탄을 자아낸다.

" 대단한 미모로구나. 미실과 막상막하겠는걸.
하긴 천향을 타고난 몸이니 천향육색에 미치지는 못해도 버금갈 정도는 되겠지"

재현의 눈이 신녀의 이마를 확대해서 본다.

" 할아버지 말씀대로구나.
무리하게 자기 전생을 보려고 해서 신벌을 받아 흑신사내의 정기를 매월 받는다더니...
그렇게 받아 들인 사내의 정기가 이마에 도화색으로 모여 있구나."

재현의 주위로 등산객들이 가금씩 오고 가지만 누구도 재현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
재현의 몸 주위로 재현이 진신의 기를 이용해 둥근 원 모양의 결계를 쳐 놓은 까닭이다.

" 아지매 신녀. 아무리 발버둥쳐도 아마니 신녀가 되지는 못해.
아지매는 작은 아마니일 뿐 아마니는 아니니까...
일본의 대화족이나 중국의 하화족이 아마니 아바지의 장자가 아닌 이상 아무리 역사를 조작하고 사람들을 속여도 신계에서 용납하지 않는다는걸 누구보다 잘 알텐데..."

" 이제 조용히 기다려 볼까? 아지매신녀가 나를 어떻게 찾아 내려는지..."

재현이 방송장비를 정리해 결계를 풀고 등산로로 사라진 직후 우연의 일치인지 아지매 신녀의 눈길이 재현이 있던 곳을 향한다.

아지매 신녀가 아씨 신녀와 마주 앉아 차를 마신다.

" 그래. 신계의 대답은 들었느냐? "
" 거대한 거북, 몸은 거북인데 얼굴은 용인 현무를 타고 있는 한손에 푸른나무를 다른 손엔 황금저울을 들고 있는 사내더군요.허리에는 검을 찬 모습도 얼핏 본 듯 합니다만..."

" 거북이 여의주를 물었더냐? "
" 여의주는 없었습니다."

" 현무의 수장이구나.네 배필이..."
" 그럼 사신도의 북쪽을 담당하는? "

" 맞다.황금성주 금강산이 전세계를 무대로 만들었다고 한 4개 조직이 사신도다.
그 중 현무단이라는 조직의 수장이 네 배필일 듯 하다.
나중에 가네다 가주에게 말해서 관련 자료를 보면 분명하게 알게 되겠지."

" 그럼 한국인인데...저를 싫어하기라도 하면..."
" 왜? 소박맞을까봐 걱정되느냐? 세상에 천향의 체향을 가진 널 거부할 사내는 없다."

아지매 신녀의 말에 아씨 신녀의 얼굴이 달아오른다.

" 우리가 일본의 호국 신궁의 신녀지만 배필될 사내 문제까지 4대 가문과 의논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4대 가문의 문제에 간섭하지 아니 하듯이..."
" 탐탁치 않게 생각할지도 모르잖아요? "

" 대외적으로야 우리가 한국과 다른 뿌리인 듯 말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는 한국의 곁가지들이다.
본가지인 그들이 오히려 우리와 맺어지는 걸 탐탁치 않게 여길게다.
현무단의 수장 정도 되면 이미 감춰진 역사의 진실은 다 알고 있다고 봐야지"
" 신녀님 의견은? "

" 넌 계집으로서는 철저히 그 사내에게 굴종해야 한다.
말 그대로 하늘처럼 떠받들어야 한다.
네가 낳을 신녀는 4대 가문에서 씨를 주겠지만 .....
아들은 현무단주의 씨를 받아야 한다."
" 신녀를 낳아야 하니 그 분의 정실 자리는 꿈도 못 꾸겠군요"

" 네가 낳을 아들이 현무단주의 후계자가 되면 되는 것이다.
그럼 넌 신궁의 후계자와 현무단주의 후계자를 낳은 위대한 어미가 되는 것이다."
" 제 아들이 다른 여자의 손에 커야 하는 아픔은..."

"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명심해라.
넌 아리신궁의 신녀 그것도 맥이 끊긴 정통 신녀의 수백년만의 부활이라는 것을....."
" 그렇지만 아직 신녀님보다 더 못한..."

" 조급해하지 마라.천천히 정진하면 나보다 더 큰 신녀가 아마니신녀가 된다."
" 신계에서 허락할까요? 우린 본가지가 아닌데..."

" 본가지가 제 구실 못하면 언젠가는 곁가지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 한국인은 이런 사실 모르겠지요"

" 자기들 뿌리도 모르고 사는 게 대부분이다.
식민지 청산을 제대로 못해 지금도 100년전 일본이 전해준 역사 지식을 앵무새처럼 읊어 대는 지경이니.."
"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름의 유래도 모른다더군요"

" 한국의 뿌리나 상고사, 고대사에 대해서는 오히려 우리 신궁들이 잘 알지.4대 종가는 특히나 잘 알고..."
" 일본이 조작하고 숨긴 역사를 한국인들이 알게 된다면 어찌 될까요? "

" 친일파들이 알아서 막아 줄 정도란다.
자신의 부귀영화와 기득권을 위해 조상도 역사도 다 팔아먹고 외면하는 철면피들이 한국의 지배층이란다"
" 환부역조의 죄는 영원히 씻을 수 없다는 것도 모르겠지요."

" 우리가 굳이 관여하지 않아도 자기들이 스스로 자기비하와 멸시를하는 어리석은 민족이 된 것이다"
" 한심하군요. 그런 나라에 빛과 소금같은 인물들이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살다 갈지 ..."

" 거기다가 남북으로 분단된 나라니....우리 입장에선 참 못나고 못난 본가지고 형인 셈이지."
" 우리의 뿌리인 그 자리에 신궁을 지을 날이 올까요? "

" 진인사대천명이다. "
" 4대 종가는 한국의 자신들의 본래 터전에 자리잡을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지요? "

" 가지에 달린 열매는 뿌리를 향하는 법이다.
그리고 지구의 지축이 움직이게 되면 일본 열도는 어찌될지 모르니까..."
" 4대 종가와 우리 대화족의 생존이 달린 문제겠군요."

천향의 체향을 가진 절대미를 뿜어 내는 아씨 신녀를 보며 아지매 신녀가 빙긋 웃는다.

" 다 늙은 여자인 내가 봐도 이렇게 설레는데....사내라면 아마도 미치겠지"

혜림의 초대로 헤라, 레아, 샤론이 같이 별가문 황후 저택에서 식사 중이다.
혜림이 보석 상자 하나씩을 건낸다.

" 한옥으로 만든 팔찌야.열어봐"

혜림이 친구였고 이젠 가족이 된 세여인을 둘러 보며 자신의 팔에 달린 팔찌를 보이며 미소 짓는다.
세 사람이 상자를 열어 보고 놀란 표정을 짓는다.

" 이 귀한 걸...하나에 수십억은 넘는다고.."
" 내가 운영하는 자원 개발 회사에서 적당한 물건을 구했길래 5개를 만들었어.
우리 네명과 신녀님까지 같은 문양 해달별로 장인이 세공한 거야"

세사람이 팔찌를 끼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헤라가 혜림에게 말한다.

" 고마워. 그리고 내 딸 비키를 부탁해.혜림이 제자로 삼아 주면 좋겠는데..."
" 그럴게. 틈틈히 시간 내서 가르칠게."

레아가 혜림에게 말한다.

" 이런 옥을 갈고 세공하는데만 몇 년은 걸린다던데...고맙다.
염치없지만 알렉스를 부탁할게.사업상 아직 네 도움 받을 일이 많을 듯 한데..."
" 이강이 옆에 있으니 둘이 의논해 가면 잘 할 거야"

혜림의 입에서 이강의 이름이 나오자 레아가 얼굴이 붉어진다.
헤라도 은근히 홍조가 떠오른다.

친구인 혜림이 가르친 제자인 이강과 마르스에게 암컷으로 굴종하며 기븜을 느끼는 배덕감에 가벼운 흥분을 느낀다.특히 헤라는 이미 혜림과 같이 마르스에게 길들여진 경험이 있어 한층 더 그런 느낌이 강하다.

헤라는 자신은 마르스에게 말 그대로 개일 뿐이지만 혜림은 마르스에게 개로 취급되더라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존재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샤론이 그런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는다.

" 나의 새언니 혜림. 이미 제국의 안주인들을 손아귀에 다 움켜 쥐고 있구나.
이강과 마르스에게 길들여진 헤라와 레아 입장에선 혜림이 제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라도 하면
그 날로 보지구멍에 거미줄 치게 될지도 모르니..."

" 새언니 고마워.내 아들 부탁할게.한국의 학교에서 학업을 할 예정이니 잘 부탁할게"
" 걱정마. 아가씨.율리아는 내 아들처럼 보살필게."

" 고마워.그 보답으로 오빠와 새언니 아이는 내가 잘 키울게."

샤론이 헤라와 레아가 들으라는 듯 일부러 혜림에게 새언니라고 깍듯이 예우한다.
헤라와 레아가 그런 샤론을 보며 미소짓는다.

혜림이 별가문의 황후가 된 이상 샤론은 더 이상 별가문의 안방 주인이 아님을 알기에
헤라와 레아가 그런 샤론을 이해한다는 듯 웃는 것이다.

제국의 최대 파워를 가진 실력자는 사실상 혜림이었다.
기존 자신의 사업과 아론의 지분마저 넘겨 받아 손아귀에 쥔 혜림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별가문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고 사실상 달가문을 넘어선 해가문과 맞먹는 최대 세력이라고 봐도 무방하였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으로부터 혜림의 지혜의 숲 라인이 기존에 가진 것이 상당 부분 과소평가되거나 미개발 상태로 은닉되어 온 것임을 헤라와 레아가 얼마 전에 전해 들었다.

혜림과 희주 희경이 진두진휘한 후로 별가문은 그야말로 욱일승천 일취월장하고 있었다.

" 다음 목표는 한국의 대통령이겠지? "

레아가 혜림에게 묻자 혜림이 대답 없이 미소를 지을 뿐이다.

" 저기...궁금한 게 있는데 한수현의원이 그렇게 대단한 건가? "

헤라의 물음에 혜림이 음식을 먹다 말고 뱉더니 공손하게 대답한다.

" 그 분은 내가 섬기고 절대 복종해야할 주인님이셔"
" 헬레나는? 넌 우리 앞에서 헬레나의 배설물까지 먹으며 복종하였는데 ..."

" 헬레나님은 우정으로 시작된 주인님이라면 한수현님은 지배로부터 시작된 주인님이야.
헬레나님에겐 내가 그 동안 무례하지도 않았고 최선을 다해 섬겨 왔으나 한수현님에겐 내가 주제도 모르고
함부로 대한 죄가 넘치고 넘쳐. 평생 갚아도 못 갚을 거야."

" 혜림 네가 왜 헬레나나 한수현에게 그리 목을 매는지....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
" 그럼 레아 넌 왜 이강에게 그리 목을 매니? 아들 친구인 사내에게 말이다."

" 헤라 넌 왜 마르스에게 꼼짝을 못하니? 마르스의 수많은 여자 관계를 알면서도 사라의 남자임에도..."

혜림의 말에 둘은 아무 말이 없다.

" 난 너희들과 달리 사내에겐 그리 마음을 전부 다 주지는 않아.
아론에게 마음을 준 게 가장 큰 것이었고 그 다음엔 마르스였지.
하지만 여자에겐 마음을 다 줘 버려. 오늘만 해도 너희들에겐 옥팔찌를 줬잖아.
남편인 아론에게조차 주지 않은 귀한 구하기 힘든 물건이야."
" 그래. 알았어. 앞으로는 네게 실례되는 질문 안할게."

" 아론이 미국에 들리면 헬레나님이 한번씩 별가문으로 올 거야.따듯하게 대해 주기 바란다."
" 걱정마. 헬레나도 우리 친구인데 당연히 그래야지"

네 사람의 팔에 달린 팔찌가 유난히 돋보이는 제국의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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