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간(暴姦) - 1부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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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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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 벌써 이런 시간이라니. 슬슬 쇼핑하러 가야겠네………)

 호카리 유우코는 시계에 살짝 눈을 돌렸다가, 책상 위에 펼쳐진 원서를 한번 더, 반추하듯이 다시 읽기 시작했다. 오늘은 대학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 1주에 3일 등교하면, 단위 학점은 충분히 이수할 수 있었다. 아직 2학년이지만, 석사 과정은 2년간이므로, 이제 슬슬 석사 논문에 착수하지 않으면 늦게 된다.

 유우코는 서양사를 전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특히 연구하고 있는 것은 고대 오리엔트이지만, 그 중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동 지중해의 문명이다. 싸잡아 고대라고는 해도 폭이 넓어서, 유우코는 청동기 시대 후기, 서기 전 천 6백 ~ 천백 년으로 목표를 좁혀놓고 있었다. 석사 논문의 테마도, 일단 "동 지중해에 있어서의 청동기 시대 후기의 문명"이라고 하는 것으로 연구를 진행시키고 있다.

 조금 전까지 유우코가 조사하고 있던 것은, 당시의 단검에 있는 흑금 상감 (니에로 테크닉)이었다. 당시의 그리스 본토나 에게 해 지역에 넓게 펴져 발견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뮈케나이의 수갱 (샤프트) 식 분묘로부터 나온 장검이나 단검에 그려진 동물의 표현은 매우 멋진 것이다. 그려져 있는 사자도, 그것에게 쫓기는 사냥감도, 앞 다리와 뒷다리를 동체와 거의 일직선으로 만들어 도약하고 있다. 이른바 플라잉 갤럽의 적당한 샘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서 에반스의 "미노스의 궁전"에 의하면, 이러한 모티프는 크레타에서 기원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 플라잉 갤럽의 움직임의 변천을, 당시의 각지에서 발견된, 장・단검에 새겨진 동물상을 비교 검토하는 것으로, 당시의 문명의 추이가 유추 될 것이 틀림없다, 라고 유우코는 눈치채고, 한창 그 문헌을 뒤지고 있던 중간이었던 것이다.

 그녀의 친가는 의사 집안으로, 오빠 둘이 모두 의학의 길을 잇고 있기 때문에, 돈은 부족하지 않다. 대학에 들어갔을 때부터 서양사와 본격적으로 만나, 귀중한 원서도 아낌없이 해외로부터 모아 들여 대학원의 지도 교수조차 살 수 없는 고가의 연구서까지 늘어 놓고 있었다.

 그만큼 학문에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남자 친구와 놀 시간도 아까워, 상경하고 나서 연구만 했을 뿐인데, 순식간에 5년 이상이 지나 버렸던 것이었다. 그녀가 다니는 대학원이 여대라는 핸디캡도 있고, 보이 프렌드와 별로 인연이 없었다는 탓도 있다.

 사람들이 뒤돌아볼 정도의 미모이면서도, 유우코는 그것을 크게 의식했던 적이 없다. 아름다움보다 지능지수와 학문의 축적 쪽에, 더욱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화장 역시도, 그야말로 시늉만 하는 정도였지만, 피부의 깨끗함과 젊은 건강미가, 타고난 미모를 더욱 끌어 올리고 있었다.

 집에 있을 때는 스스로 요리해서 식사를 해결했다. 대단한 요리는 아니지만, 요리는 그렇게 귀찮다고는 생각0하지 않는다. 냉장고도 대형으로 갖고 있으므로, 사재기가 가능하다. 그 식자재가 이제 없어져 가고 있었다. 쇼핑하러 갈 작정으로 책상 위를 대충 정리하고 있으니, 현관의 차임 벨이 울렸다.

 현관의 쇠 도어 너머로,

 "누구십니까?"

 라고과 큰 소리로 고함쳤다.

 "택배입니다!"

 기운찬 남자의 목소리가 났다. 연말이라면 연말 선물의 배달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초가을인 지금, 뭘까 하고 도어의 엿보기 렌즈로 살펴보니, 그야말로 배달원다운 남자가, 손에 네모진 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홀쭉하게 비틀어져 보였다.

 "네"

 도어에는 체인이 걸려 있다. 자물쇠를 풀고, 문을 열어 체인의 틈새로 얼굴을 내비쳤다.

 "미안합니다, 이런 짐이라서, 여기에 도장을 부탁합니다"

 "네"

 납작한 짐이라면, 체인의 틈새로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겠지만, 오늘의 짐은, 그야말로 전기 밥솥 정도의 크기이다. 마분지 상자 위에 준비되어 있는 인주를 받아 들고, 유우코는 체인을 풀어서 도어를 크게 열었다.

 "여기요, 도장"

 "아, 감사합니다………"

 남자는 유우코의 손에 소포 상자를 전달했다. 큼직한 데 비해서는 의외로 가볍다.

 (누가 이런 물건을………)

 소포 위에 붙어 있어야 할 발송인의 이름을 보려고, 소포를 돌렸을 때, 돌연, 남자가 그녀의 몸을 밀고 들어가듯이 하며 안쪽에 침입해서, 쑥 도어 안으로 들어 왔다.

 "………?"

 어안이 벙벙해 남자의 얼굴을 보고 있다가, 명치 근처에 심한 둔통을 느끼고 무심결에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남자, 이타 키요시는 무릎 차기를 넣는 것과 동시에, 상자를 떨어뜨리고 무너져 내리는 유우코의 하얀 목덜미에, 스모의 목 조이기 같이 손을 대고, 힘을 주어 팍 쓰러뜨렸다.

 "악!"

 유우코는 입구의 마루 위로 날려져, 하늘을 보며 넘어지는 찰나, 힘껏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 마루라고는 해도, 현관과 같은 높이의 복도로, 콘크리트 위에 얇은 카페트를 깔았을 뿐인 바닥이다.

 털썩! 하고 둔한 소리가 났다.

 키요시가 신발을 신은 채 가까이 가서 보니, 가벼운 뇌진탕을 일으킨 것 같아서, 일어날 기색이 없다.

 키요시는 씨익 하고 득의의 미소를 지으며,

 "마침 안성맞춤이군. 이렇게 잘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이 년은 조짐이 좋아"

 도어를 잠그고, 꼼꼼하게 체인까지 걸고 나서, 키요시는 구두를 벗고 유우코의 곁에 꿇어 앉았다.

 마루에 떨어져 있던 소포를 풀고, 마분지 박스의 뚜껑을 열었다. 안에는, 친구로부터 빌려 온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필름, 거기에 오늘을 위해서 사 둔 로프와 커터와 성인용품이 들어 있다. 로프는, 이 때를 위해서, 여러 가지 길이로 절단되어 있었다.

 키요시는 약간 짧은 듯한 로프를 한 개 들고, 유우코의 몸을 엎드리게 해서 간단하게 뒤쪽으로 손목을 묶었다. 언제 의식을 회복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유우코의 몸을 안아 올리자, 축 늘어진 전신이 육감적인 중량감으로 키요시의 양팔에 묵직하게 걸린다. 유우코는 원래 살집 좋은 몸을 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의식이 없어 밸런스를 유지할 수 없는 몸은, 무거운 고기 덩어리를 안고 있는 것 같았다. 핏기를 잃은 창백한 얼굴. 긴 속눈썹이 마치 잠자는 인형과 같이 사랑스럽다.

 키요시는, 뻥긋 꽃망울이 벌어진 것처럼 열려 있는 입술 사이에, 가제 손수건을 말아서 밀어 넣었다. 괴로운 듯한 한숨이 희미하게 샌다. 그 입가를 옆으로 찢듯이 벌리고, 짧은 로프로 재갈을 물렸다.

 "이걸로 끝, 이고"

 이타 키요시는, 느릿느릿 일어서,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벽 한쪽 면 전체가 서양 서적이 가득 찬 책장이었다. 일전에 왔을 때 감탄했던 것이지만, 오늘도 또 감탄성을 올렸다.

 창가에 공부책상이 놓여져 있다. 큰 스틸 데스크로, 자료를 많이 늘어놓기 쉽게, 필기 용구를 넣은 필통, 탁상 캘린더, 시계, 스탠드 이외는 펼쳐진 책과 노트뿐이었다.

 키요시는 창 밖을 보았다. 10층이라서, 무척 전망이 좋다. 이 맨션은 언덕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밖은 낮은 가옥뿐이라 밖에서 엿보일 일은 없었다. 그러나, 키요시는 만약을 위해 레이스의 커튼을 닫았다. 섀시의 유리창도 잠근다.

 데스크 위의 책을 치우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을 모두 책상아래로 밀어 넣으니, 책상 위에는 깔끔하게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이 놈 좋은데"

 가능하다면, 책상을 방 한가운데 정도에 놓고 싶었지만, 한쪽 면에 서랍이 붙은 무거운 스틸 제이므로 움직이는 것은 여간 고생이 아니다. 건너 편이 벽에 딱 붙어 있는 채로, 어떻게든 유용하게 쓰기로 했다.

 의식이 없는 인간의 몸은, 다루기 어려운 데다가, 몹시 무거운 것이다. 양팔에 전해져 오는 유우코의 무게가, 오히려 키요시에게 현실감과 존재감을 주었다. 안아 올린 사냥감을, 키요시는 넓은 책상 위에 옆으로 뉘어 놓았다. 젊은 여자의 체취와 희미한 샴푸 향기가, 키요시의 정욕을 자아낸다. 동물의 수컷이, 암컷의 체취에 흥분한다는 사실을, 키요시는 새삼 재인식했다.

 그것은 호스티스의 강렬한 오데콜롱 이상으로, 키요시의 남심을 자극하는 것 같았다.

 유우코의 상체를 책상 위에 올리자, 무릎 아래의 다리가, 덜렁덜렁 책상의 모서리 밑으로 내려갔다.

 (이래서야, 어쩔 수가 없네)

 키요시는 뒤로 묶은 줄을 풀고, 유우코의 몸으로부터 레이스가 달린 가디건을 벗겼다. 그 밑에는, 블라우스와 브래지어뿐인 것 같다. 하반신은 스커트에, 맨발에 양말을 신고 있을 뿐으로, 팬티스타킹 따위는 신지 않았다. 유우코의 양 무릎을 양손으로 접어 구부리고, 양말을 신은 양 다리를 책상 구석에 어떻게든 올렸다. 유우코는 무릎을 세운 채로 위를 향해 누워 있는 포즈가 되었다.

 키요시는 조금 짧은 로프를 들고, 유우코의 오른손을 오른쪽 발목에 묶었다. 왼손도 똑같이 왼쪽 발목에 붙여 묶는다. 이것으로, 유우코는 가랑이를 벌린 채로, 양손 양쪽 발목이 고정되어 버렸다. 팔의 길이는, 한껏 꺾은 양쪽 다리의 발목에 손목이 겨우 닿는 길이 밖에 안 된다. 무릎을 펴고 싶어도, 손목에 묶여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상태다.

 최대한 양쪽 발목을 허벅지 뿌리 부분까지 끌어당겨 올렸기 때문에, 아무래도 양 다리가 크게 벌어지고 양 무릎이 열려 버린다. 무리하게 닫으려고 하면 손목이 끌려가 상체를 일으키지 않으면 안되었다.

 "도마 위의 물고기네, 이 년은………"

 이타 키요시는, 유우코의 그런 비참한 모습을 보며 기쁜듯하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입고 있는 블라우스가 주홍색에 가까운 시그널 레드이기 때문에, 책상 위의 몸의 선명하게 붉었다. 그것은 아름다운 비단잉어였다. 양 무릎이 수직으로 세워져 있어서, 스커트가 아랫배 위까지 흘러내려 있다. 눈부실 정도로 희고 매끄러운 허벅지로부터 가랑이까지가, 무방비하게도 드러나 있었다. 아직 신겨져 있는 흰 양말이, 대조적으로 생생한 성적 매력을 품게 하고 있다.

 V자형으로 열린 허벅지의 뿌리 부분에, 순백의 팬티가 파고들어 있는 것이 훤히 보이고 있었다.

 이타 키요시는 옷을 벗어 발가숭이가 되었다. 이제 남근은 극한으로까지 성이 나, 포효하듯 위를 향해 검붉게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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