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나락 속에서...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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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언제나 학교를 향하는 리무진은 학교에 미치기 조금 전에 멈추어 선다. 주인님이 걸어서 등교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안에는 다분히 가학적인 충동이 있음은 읽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이런 차림의 내게 거리를 활보하라는 것은 가혹한 일이었다. 과다하게 몸이 노출된 복장뿐만이 아니라 목에 감긴 커다란 목걸이역시 패션이라고 이해하기에 상당한 무리가 있음을 스스로도 잘 알 수 있다. 언제나 내 목에 감겨있는 이 목걸이는 가죽에 은빛 쇠가 일정한 간격으로 박힌 전형적인 개의 목걸이인 것이다. 비록 이곳이 내가 살던 서울 서부와 거리가 있었고, 이런 이른 시간에 나를 아는 사람을 만나기 또한 쉽지 않다 하더라도 학생들과 길가의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는 것만으로 이미 내게는 익숙해지기 힘든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늘의 스커트가 짧음에도 팬티를 입고 있다는 것과 저택의 밖에서는 기어다녀야 하는 룰이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혜지~ 좋은 아침!”
“응. 안녕. 수현아.”
주인님의 가장 친한 친구 수현이었다. 그녀들은 고등학생 1학년의 같은 반으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했던 자신보다 1년이나 어린 동생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더 나이가 많다는 사실은 그녀들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나를 힐끔 쳐다보는 수현의 눈길에 나는 서둘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수현님.”
“오늘도 천박한 꼴이구나? 율희는.”
“예에...”
그녀의 차가운 시선에서 나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수현은 나의 주인님 보다 더욱 직설적인 악의를 내게 품고 있는 여자다. 날카롭고 과격해서 어떤 의미로는 주인님 보다 잔인할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방면에서는 더욱 주인님과 죽이 잘 맞았다. 나는 그녀의 소유가 아니었지만 내가 주인님의 노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그것을 활용 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는 다른 의미로 나를 더욱 긴장시킨다. 그런 그녀가 내게 다가왔다.
“대답은 더욱 공손히 하는 거라고 배우지 못했어?”
“예, 옛. 죄송합니다. 수현님. 아얏!”
수현은 내 스커트 밑으로 손을 넣어 허벅지를 손톱으로 꼬집었다.
“어머. 율희가 수현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나봐. 싫어하는 표정인걸?”
“어 정말?”
주인님의 말에 수현은 꼬집은 손에 힘을 주어 비틀기 시작했다. 안쪽 허벅지를 꼬집히는 아픔이란 무척 괴로운 것이어서 나는 저절로 허리가 숙여졌다. 그럼에도 내 손으로 꼬집는 손을 잡거나. 뿌리치는 것은 허락되지 않은 일이다. 심지어는 그녀를 만지는 것조차. 그리고 고통에 찡그리는 것조차도. 나는 이 지독한 고통 속에서도 애써 웃음을 지어야만했다. 순식간에 땀이 비 오듯 흐른다.
“아, 아니에요. 전 수현님을 굉장히 좋아해요. 앗.. 제발 놔주세요.”
“응. 그렇지? 역시 기분 탓이지. 하핫”
수현이 웃으며 꼬집던 손을 놓자, 나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간신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그것이 실수였을까. 나의 이런 안심한 표정이 눈에 거슬렸던 것일까. 그녀의 말투에서는 분노가 전달된다.
“어라? 율희. 지금 우는 거야?”
“아니, 아니에요. 수현님.”
나는 당황하여 황급히 사래를 쳤지만 주인님은 그런 내 모습을 즐기는듯 했다. 오히려 수현보다 더 들떠 보인다.
“에? 얘- 수현아. 우리 율희 울잖아. 왜 울리고 그러니?”
전혀 걱정되거나 책망되는 말투가 아니었지만 그것으로 수현의 기분은 충분히 고조되었다.
“아~ 그래? 우는구나? 겨우 이정도로 지금 우는거구나?”
“아닙니다. 정말 아니에요. 수현님. 저, 전...”
“그럼 지금 나나 혜지가 거짓말을 한다는 거야?”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전 단지...”
난 정말 울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점점 눈물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그럼 지금 울고 있다는 거네?”
수현의 노골적인 표정에서 나는 공포를 느끼며 부인하기 시작했다. 나 정말 울지 않아요. 하지만 내 말과 다르게 떨려오는 다리와 눈은 확실히 내 의사를 거부하고 있었다. 울음을 참는 데는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갑작스런 상황에 직면하자 나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목소리도 점차 떨려와 흐느끼고 있다는 것이 스스로도 잘 느껴졌다. 안돼 울어서는 안돼. 이보다 더 큰 고통은 많이 겪어봤잖아!
“됐어. 그래~ 잘 알았어. 율희.”
수현의 저 차가운 표정. 이미 만회할 기회는 지나갔다. 나는 길에 무릅을 꿇고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 용서받아야했다.
“흑. 죄..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흑.. 조, 조심하겠습니다. 용서.. 용서해주세요.”
흐느낌으로 인해 내 목소리는 떨리고 끊켰지만 바램만은 간절했다. 하지만 그런 간절함이야말로 그녀들의 유희였다.
“어머. 율희야. 누가 다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어도 좋다고 했니?”
주인님의 목소리.
“어, 언니... 죄송합니다!”
나는 놀라 벌떡 일어났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수현의 표정은 한층 더 싸늘해졌다. 그리고 삐진듯한 표정을 과장해서 짓는 주인님은 입술을 더욱 삐죽 내밀었다. 안절부절 못하는 이 상황 속에서도 나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내게 최고의 공포가 무엇인지, 누구인지.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는 내게 주인님이 말한다.
“에휴. 다 이해 된 줄 알았는데, 너무해. 네 주인이 누군지도 잊은 거야?”
“아니에요. 언니, 이... 이건....”
“어머, 이제 변명까지 하네?”
나는 이 수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점점 더 죄를 늘려가고 있었다. 나는 다시 무릎을 꿇고 주인님께 용서를 빌기 시작했고 주인님 뒤의 수현은 그런 나를 보며 웃기 시작했다. 나는 눈물과 땀이 범벅이 되어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지만 이미 그런 것에 수치를 느낄만한 여유는 없었다. 그만큼 절박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작은 두 여인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율희야. 사람들 처다보잖니. 이제 일어나.”
자상하게 미소를 건내며 말하는 주인님은 뒤이어 내가 용서받았다는 희망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자 뚝! 벌은 나중에 학교에서 받도록 하자. 응? 괜찮지?”
“흐흑... 예. 언니. 언제나 흑.. 가, 감사합니다.”
대답과 달리 나는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결국은 벌을 받게 된다. 나는 용서받지 못했다... 희망을 잃은 나의 눈물은 쉽게 그치지 않았다. 그 공포로 인해 다리가 다 후들후들 떨려온다. 하지만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내 단념도 아직은 일렀다.
“얘. 지현아.”
“응?”
“있잖아. 이따가 나~ 율희 빌려가도 돼?”
“응 괜찮아. 빌려줄게.”
흔쾌히 웃으며 승낙하는 주인님.
“이 아이는 우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매력적이야.”
그리고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웃으며 말하는 수현의 말은 놀라 흐느낌마저 멈출 만큼 내게 절망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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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ㅜ
[email protected]
언제나 학교를 향하는 리무진은 학교에 미치기 조금 전에 멈추어 선다. 주인님이 걸어서 등교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안에는 다분히 가학적인 충동이 있음은 읽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이런 차림의 내게 거리를 활보하라는 것은 가혹한 일이었다. 과다하게 몸이 노출된 복장뿐만이 아니라 목에 감긴 커다란 목걸이역시 패션이라고 이해하기에 상당한 무리가 있음을 스스로도 잘 알 수 있다. 언제나 내 목에 감겨있는 이 목걸이는 가죽에 은빛 쇠가 일정한 간격으로 박힌 전형적인 개의 목걸이인 것이다. 비록 이곳이 내가 살던 서울 서부와 거리가 있었고, 이런 이른 시간에 나를 아는 사람을 만나기 또한 쉽지 않다 하더라도 학생들과 길가의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는 것만으로 이미 내게는 익숙해지기 힘든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늘의 스커트가 짧음에도 팬티를 입고 있다는 것과 저택의 밖에서는 기어다녀야 하는 룰이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혜지~ 좋은 아침!”
“응. 안녕. 수현아.”
주인님의 가장 친한 친구 수현이었다. 그녀들은 고등학생 1학년의 같은 반으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했던 자신보다 1년이나 어린 동생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더 나이가 많다는 사실은 그녀들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나를 힐끔 쳐다보는 수현의 눈길에 나는 서둘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수현님.”
“오늘도 천박한 꼴이구나? 율희는.”
“예에...”
그녀의 차가운 시선에서 나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수현은 나의 주인님 보다 더욱 직설적인 악의를 내게 품고 있는 여자다. 날카롭고 과격해서 어떤 의미로는 주인님 보다 잔인할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방면에서는 더욱 주인님과 죽이 잘 맞았다. 나는 그녀의 소유가 아니었지만 내가 주인님의 노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그것을 활용 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는 다른 의미로 나를 더욱 긴장시킨다. 그런 그녀가 내게 다가왔다.
“대답은 더욱 공손히 하는 거라고 배우지 못했어?”
“예, 옛. 죄송합니다. 수현님. 아얏!”
수현은 내 스커트 밑으로 손을 넣어 허벅지를 손톱으로 꼬집었다.
“어머. 율희가 수현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나봐. 싫어하는 표정인걸?”
“어 정말?”
주인님의 말에 수현은 꼬집은 손에 힘을 주어 비틀기 시작했다. 안쪽 허벅지를 꼬집히는 아픔이란 무척 괴로운 것이어서 나는 저절로 허리가 숙여졌다. 그럼에도 내 손으로 꼬집는 손을 잡거나. 뿌리치는 것은 허락되지 않은 일이다. 심지어는 그녀를 만지는 것조차. 그리고 고통에 찡그리는 것조차도. 나는 이 지독한 고통 속에서도 애써 웃음을 지어야만했다. 순식간에 땀이 비 오듯 흐른다.
“아, 아니에요. 전 수현님을 굉장히 좋아해요. 앗.. 제발 놔주세요.”
“응. 그렇지? 역시 기분 탓이지. 하핫”
수현이 웃으며 꼬집던 손을 놓자, 나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간신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그것이 실수였을까. 나의 이런 안심한 표정이 눈에 거슬렸던 것일까. 그녀의 말투에서는 분노가 전달된다.
“어라? 율희. 지금 우는 거야?”
“아니, 아니에요. 수현님.”
나는 당황하여 황급히 사래를 쳤지만 주인님은 그런 내 모습을 즐기는듯 했다. 오히려 수현보다 더 들떠 보인다.
“에? 얘- 수현아. 우리 율희 울잖아. 왜 울리고 그러니?”
전혀 걱정되거나 책망되는 말투가 아니었지만 그것으로 수현의 기분은 충분히 고조되었다.
“아~ 그래? 우는구나? 겨우 이정도로 지금 우는거구나?”
“아닙니다. 정말 아니에요. 수현님. 저, 전...”
“그럼 지금 나나 혜지가 거짓말을 한다는 거야?”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전 단지...”
난 정말 울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점점 눈물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그럼 지금 울고 있다는 거네?”
수현의 노골적인 표정에서 나는 공포를 느끼며 부인하기 시작했다. 나 정말 울지 않아요. 하지만 내 말과 다르게 떨려오는 다리와 눈은 확실히 내 의사를 거부하고 있었다. 울음을 참는 데는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갑작스런 상황에 직면하자 나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목소리도 점차 떨려와 흐느끼고 있다는 것이 스스로도 잘 느껴졌다. 안돼 울어서는 안돼. 이보다 더 큰 고통은 많이 겪어봤잖아!
“됐어. 그래~ 잘 알았어. 율희.”
수현의 저 차가운 표정. 이미 만회할 기회는 지나갔다. 나는 길에 무릅을 꿇고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 용서받아야했다.
“흑. 죄..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흑.. 조, 조심하겠습니다. 용서.. 용서해주세요.”
흐느낌으로 인해 내 목소리는 떨리고 끊켰지만 바램만은 간절했다. 하지만 그런 간절함이야말로 그녀들의 유희였다.
“어머. 율희야. 누가 다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어도 좋다고 했니?”
주인님의 목소리.
“어, 언니... 죄송합니다!”
나는 놀라 벌떡 일어났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수현의 표정은 한층 더 싸늘해졌다. 그리고 삐진듯한 표정을 과장해서 짓는 주인님은 입술을 더욱 삐죽 내밀었다. 안절부절 못하는 이 상황 속에서도 나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내게 최고의 공포가 무엇인지, 누구인지.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는 내게 주인님이 말한다.
“에휴. 다 이해 된 줄 알았는데, 너무해. 네 주인이 누군지도 잊은 거야?”
“아니에요. 언니, 이... 이건....”
“어머, 이제 변명까지 하네?”
나는 이 수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점점 더 죄를 늘려가고 있었다. 나는 다시 무릎을 꿇고 주인님께 용서를 빌기 시작했고 주인님 뒤의 수현은 그런 나를 보며 웃기 시작했다. 나는 눈물과 땀이 범벅이 되어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지만 이미 그런 것에 수치를 느낄만한 여유는 없었다. 그만큼 절박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작은 두 여인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율희야. 사람들 처다보잖니. 이제 일어나.”
자상하게 미소를 건내며 말하는 주인님은 뒤이어 내가 용서받았다는 희망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자 뚝! 벌은 나중에 학교에서 받도록 하자. 응? 괜찮지?”
“흐흑... 예. 언니. 언제나 흑.. 가, 감사합니다.”
대답과 달리 나는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결국은 벌을 받게 된다. 나는 용서받지 못했다... 희망을 잃은 나의 눈물은 쉽게 그치지 않았다. 그 공포로 인해 다리가 다 후들후들 떨려온다. 하지만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내 단념도 아직은 일렀다.
“얘. 지현아.”
“응?”
“있잖아. 이따가 나~ 율희 빌려가도 돼?”
“응 괜찮아. 빌려줄게.”
흔쾌히 웃으며 승낙하는 주인님.
“이 아이는 우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매력적이야.”
그리고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웃으며 말하는 수현의 말은 놀라 흐느낌마저 멈출 만큼 내게 절망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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