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엄마, 아들의 친구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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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
거실에서 나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정희는 잠에서 깼다. 아직 다 떠지지 않는 눈으로 방 안을 둘러보니 여전히 깜깜한게 한밤중인 듯 했다. 저 반대편 방문의 살짝 열려있는 틈새 사이로 빛이 새어들어오고 있었다. "아유, 얘가 몇시인데 아직도..." 아마도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이 거실에서 텔레비젼을 보고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들려오는 소리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아들의 말소리와 함께 어딘가 낯익은 젊은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친구라도 데리고 왔나..." 그때서야 아들이 저녁 때 술 한 잔 하고 오겠다며 집을 나섰던 일이 생각났다. "그래도 그렇지 지금이 몇신데..." 정희는 침대맡에 놓여진 붉은 LED 시계를 확인했다. 숫자는 새벽 2:47분을 막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하려 했으나, 계속해서 들려오는 말소리와 소란스러움에 잠이 오지 않았다. "거실로 나가서 한마디 해야겠어..." 그녀는 이불에서 나와 빛이 새어들어오는 문쪽으로 걸어나갔다.
[얘들아, 몇신데 아직도 그렇게...] 방문을 열고 거실로 통하는 짧은 복도를 지나 거실로 들어선 정희는 순간 멈칫했다. 거실에는 아들 영진이가 친구와 함께 텔레비젼을 틀어놓고 축구를 보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라는 아이가 바로 정민이었다.
[아, 어머님 안녕하세요?] 정민이는 정희를 보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꾸벅 인사를 했다. 영진이도 [아, 아직 안주무셨어요?] 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으..응 그래. 정민이 왔구나.] 순간 정민이임을 확인한 정희는 당황했다. 정민이는 아들 영진이와 초등학교때부터 가장 친하게 지냈오는 친구였다. 같이 중학교까지 다니다가 고등학교에서 아들과 다른 곳에 진학했지만, 여전히 둘은 수시로 연락하고 만나며 단짝으로 지내내고 있었다. 아들과는 달리 공부를 잘해서 서울로 대학을 가면서부터는 둘이 예전처럼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군대를 갔다가 전역하고 나서 한동안 다시 휴학하며 집에 머무르는 지금은 둘이 자주 만나는 듯 했다.
[죄송해요, 시끄러웠나봐요. 야, 그러니까 조금만 조용히 하자니까...] 정민이는 두 손을 모으며 죄송하다고 말하고는, 리모컨을 들어 텔레비전의 소리를 줄였다. [아, 아니야. 그냥 소리가 들려서 나와봤어. 그럼 재밌게 보렴, 난 다시 들어갈게.] [네, 이거 금방 끝날거예요. 주무세요.] [잘자요, 엄마.] 둘의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정희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다시 침대 안으로 들어가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 올렸다. 왠지 가슴이 두근두근하며 살짝 흥분이 되는 것 같은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정민이구나..."
사실 정희가 정민이를 보고 당황한 데는 이유가 있다. 말했듯이 정민이는 아들 영진이의 오랜 친구로 정희도 정민이를 어렸을 적 부터 많이 봐왔고, 정민이의 엄마와도 동갑내기로 친하게 지내는 사이여서 그동안 그를 대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하지만 정희가 정민이를 대하기가 조금씩 불편해 지는 사건들이 있었다.
그때는 아직 둘이 고등학생일 때였다. 둘이 다른 학교로 진학하게 되서, 거의 매주 영진이의 집을 지나들던 정민이가 고등학교 입학 후 몇 달 만에 집에 놀러온 적이 있었다.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던 정희는 문소리에 잠시 일을 멈추고 거실로 나왔다. [안녕하셨어요?] [아, 그래 정민아. 오랜만이다 정말. 학교는 다닐만 하니?] [뭐 그렇죠 뭐.] 이어서 영진이가 뒤따라 들어왔다. 둘은 이미 땀으로 옷이 범벅이 되어 있었는데, 집과 가까운 곳에 있는 공원에서 농구를 하다가 온 모양이었다.
[엄마, 우리 샤워좀 하고 피시방에 갔다올게요.] [그래, 안방에 있는 욕실 써.] 정희네 집에는 거실에 욕실이 하나 있었고, 또 안방에도 작은 것 하나가 더 딸려있었다. [내가 안쪽꺼 쓸게.] [그래 그럼.] 영진이가 자연스럽게 안방의 욕실로 들어갔고, 정민이는 거실쪽에 있는 욕실로 들어갔다.
곧이어 쏴아-하는 샤워기의 물줄기 소리가 양쪽에서 들려왔다. 베란다로 돌아가 빨래를 마저 널은 정희는 빨래통을 가지고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세탁기가 거실쪽에 있는 큰 욕실 안에 있기에, 빨래통도 항상 세탁기 옆에 두지만 지금은 정민이가 씻고 있어서 일단 문 앞에까지만 빨래통을 가져다 두기 위해서였다.
[으음...] 욕실 문 앞까지 온 정희는 문득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무슨 소리지...?" 정희는 문득 자신이 잘못들었나 보다 했지만, 다시 한번 소리가 이어졌다. [아..줌마..] […!!] 틀림없이 욕실 안에서 나는 정민이의 목소리였다. 샤워기에서 뿜어져나오는 물줄기 소리에 가려져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정민이의 음성은 확실했고, 다만 뭐라고 말하는지가 분명하지 않았다. "아줌마...? 잘못들은건가?" 정희는 숨을 죽이고 문쪽에 귀를 가져다댔다. [...아....줌마.....보...지...]
정희는 예상하지도 않았던 단어에 깜짝 놀라며 문에서 떨어졌다. "얘..얘가 뭐라는거야..?" 당황한 정희는 아마 자신이 잘못 얼아들었을거라고 생각했다. 물소리때문에 음성이 끊겨 들린거라고.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정민이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보지..너무....좋아..아줌마..보..지..]
그녀의 심장이 쿵광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20년차 주부에, 혈기왕성한 고등학생 아들까지 있는 정희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를리 없었다. "...설마.....아닐꺼야..." 정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문에서 떨어져 나와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 텔레비젼을 켰다. "….정민이가 …날? 설마... 하지만... 아줌마... 라고... " 정희는 소파 앞 테이블에 놓여져 있던 쥬스를 컵에 따라 한모금 마셨다. 텔레비젼에서는 깔깔거리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방영중이었다. 하지만 정희에게는 그게 지금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그래, 자... 그걸 한다는 보장도... 없잖아? 뭐, 정확히 잘... 모르지만, 별로 심각한 일은... 아닐거야."
머릿속에서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만 정희는 편하게 생각하는 쪽을 택했다.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며 텔레비젼의 코미디에 집중했다. 십분 정도 지났을까... 먼저 영진이가 샤워를 끝냈는지 안쪽에서 문소리가 나더니 곧 정민이도 영진이의 옷을 입고 욕실에서 걸어나왔다.
[그래, 샤워 다 했니?] [예, 시원하네요.] 정민이는 정희를 보며 씩 웃고는 영진이의 방에 들어갔다. [쥬스라도 마시련?] [괜찮아요, 바로 나갈거예요!] 영진이의 대답소리가 들리고 약 이삼분 뒤, 둘은 나갈준비를 마쳤는지 다시 방에서 나와 거실을 지나 신발을 신었다.
[이따 저녁먹으러 와, 같이 먹구가렴.] [아, 감사하지만 괜찮아요. 집에서 가족들끼리 먹기로 해서요.] [그래, 그럼 잘 놀다가고 다음에 보자.] [네, 다음에 뵐게요.] 자리에서 잠깐 일어나 정민이를 배웅한 정희는 문이 닫히는걸 보고 몸을 돌렸다. 그러다 문득 아직 욕실 앞에 있는 세탁통에 눈에 띄어 안으로 가져다 놓으려고 집어들었다.
"휴... 좀 쉬다가 밥이나 해야겠다." 세탁통을 세탁기 옆에 놓던 정희에게 드럼형 세탁기의 유리 안쪽으로 세탁물들이 보였다. 정희네 집은 세탁기로 세탁할 빨래들이 생기면 너나랄것 없이 옷을 그냥 세탁기 안에 넣는다. 나중에 정희가 세탁량이 적당히 찼다 싶으면 돌리는 식이다. 그런데 세탁기 안쪽으로 문득 자신의 핑크색 팬티가 눈에 띄었다.
"…..아니겠지만 그냥.... 한번 볼까?" 문득 호기심에 정희는 세탁기의 문을 열어 자신의 속옷을 집어들었다. 어디선가 남자들이 여자 속옷으로 자위를 하더라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았다. 어딘가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속옷으로 어떻게 자위를 하지? 속옷의 냄새를 맡으며 자위를 한다는 소리도 있었는데 그건 어딘가 불쾌한 기분이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누가 내가 벗어둔 팬티를 코에 가져다대고 냄새를 맡는다니... 그러면서 팬티를 집어든 정희는 순간 이상한 냄새가 풍겨오는 것을 눈치챘다.
[이건...] 그리고 유부녀인 정희는 그게 무슨 냄새인지 단번에 알아맞힐 수 있었다. 밤꽃냄새, 즉 남자의 정액냄새... 기대하지도 않던 냄새를 맡은 정희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이..이게 무슨 일이지? 왜.. 그냄새가.." 그리고 방금 전 자신이 들었던 정민이의 말이 생각났다. "그.. 그러면 정말 얘가..?"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이 집어 든 속옷이 축축하게 젖어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이 벗어둔 속옷이 이렇게 젖어있을 리가 없었다. 벗자마자 세탁기 안에 던져두었고, 세탁기 문은 닫아둔 상태이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 자신이 쥐고 있는 속옷은 막 물속에서 건진 양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정희는 방금 전 욕실안에서 벌어졌던 일을 대강 파악할 수 있었다. 아까 들렸던 음성은 틀렸던게 아니었다. 정희의 생각이 맞은 것이다. 정민이는 이 안, 바로 정희가 서있는 이 자리에서 방금전까지 정희의 팬티를 들고 자위를 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정민이가 자신의 팬티에 사정까지 해버렸다는 것이다. 아마 사정을 하고 나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샤워기로 재빨리 물빨래만 하고 세탁기에 다시 넣은것 같았지만, 그 아찔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는걸로 봐서는 틀림없었다.
"아닐거야..." 정희는 다시 속옷을 세탁기안에 집어넣고는 욕실에서 나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심장이 아까보다 더더욱 미칠듯이 쿵쾅거렸다. "정민이가... 날...?" 거슬리는 소음에 텔레비젼을 끄고 소파에 앉은 정희 머릿속에 온갖 상상이 다 떠올랐다. 정말로 자위를 한걸까? 내 속옷을 가지고 나와 섹스하는 생각을 하면서? 정민이가 자신의 팬티를 움켜쥐고 코에 부비며 냄새를 맡는 장면이 떠오르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딘가 불쾌하고 창피했다. 자신의 가장 은밀한 부위와 닿아있던 부분이 아닌가.
"일단... 진정하자..." 일단 생각을 멈춰야겠다고 생각하며 정희는 담요를 덮고 소파에 누웠다. 하지만 요동치는 심장은 진정될줄을 몰랐다. [아줌마... 보지... 너무좋아...] 정민이의 목소리와 함께 그가 자신의 속옷에 사정을 하는 모습이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 안돼... 그만 생각하자... 그만..." 정희는 지금 매우 묘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남편의 출장이 잦은 탓에 몇 년째 섹스리스 부부로 지내던 그녀에게 이는 엄청난 자극이었다.
물론 정희 자신은 이 기분을 해명할 길이 없었다. 단지 그녀는 지금 자신이 너무 당황스럽고 한편으로는 불쾌해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 그녀의 몸은 달아오르고 있었다. 자신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머리를 흔들었지만, 순간 순간 떠오르는 쾌락적인 상상을 막을수는 없었다. 자신은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사실 정희는 왠지모를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나보다 한참 어린, 그야말로 아들의 친구인 젊은 남자가, 내 속옷을 가지고 내 보지에 박는 상상을 하며 사정을 했다... 이는 아직 정희가 여성으로서, 암컷으로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너무나 당황스러웠기에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그녀의 비밀스러운 음부와 맞닿은 속옷은 이미 살짝 젖어든 상태였다. 하지만 정희의 이성은 이 무의식의 레벨에서 이루어지는 본능적인 감정을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단지 당황스럽고, 불쾌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창피하기도 했지만 그게 다였다.
자신도 모르게 소파 위에서 잠깐 낮잠이 들었다가 깬 정희는 한 순간 머리가 시원해짐을 느꼈다. 아직 10대의 고등학생이고 이성에게 관심이 많은 나이. 어른인 자신이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은 절대 아니었다. 그냥 모른척 넘어가면 되는것이다. "그래, 그냥 생각하지 말고 평소처럼 하자." 자신만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되는것이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는 일은 아마 없을테니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예전처럼 정민이는 집에 자주 놀러오지 않았고, 그 이후 정희가 정민이를 다시 만난건 가을이 다 되서였다. [안녕하셨어요?] 아들 영진이에게 받을 것이 있다며 찾아온 정민이었다. [그래, 오랜만이구나.] 미리 정민이가 온다는 말을 들은 정희는 반 년 전 생각이 나서 살며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막상 이렇게 자연스럽게 정민이를 대하는 자기 자신을 보며 "그래, 이러면 됐지 뭐."라고 생각했다. "아무일도 없던거야."
그러면서 정희는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정민이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 정희의 여자로써의 본능은 이제 정민이를 단지 아들의 친구로만 보고있지 않았다.
정민이는 딱 봐도 남자처럼 생긴 아들과는 다르게 어딘가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이쁘게 생긴 아이였다. 어렸을적부터 아들과 키는 비슷했지만, 어깨도 떡 벌어지고 덩치가 큰 아들과는 달리 날씬하고 호리호리했다. 하얀 얼굴에 머리를 살짝 기르고다니는 탓에 중성적인 매력이 풍기는 아이였는데,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여자아이가 아니냐는 오해를 가끔 받기도 했다.
이렇듯 정민이를 어릴때의 여성스럽고, 예쁜 아이로만 기억하는 정희의 머릿속에서 이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머리도 짧게 자르고, 운동을 좋아해서 매일같이 축구나 농구를 해대는 탓에 얼굴은 가무잡잡하게 그을려있었다. 얇은 티 겉으로 드러나는 어깨는 어느덧 영진이만큼이나 벌어져 남성임을 과시하고 있었고, 팔을 움직일때마다 팔뚝의 잔근육들이 꿈틀댔다. 그녀는 느끼지 못했지만, 그녀의 뇌는 이제 정민이를 명확히 남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해가 갈수록 정민이는 더욱 남성스러워졌고, 그녀의 뇌 깊숙한 곳에 위치한 본능의 영역은 정민이가 남자로써 성장하는 모습을 차곡차곡 담아갔다.
그리고 올해 초 그 사건 이후로 더 이상 정희는 정민이를 아들의 친구로만 편하게 대할 수 없었다.
거실에서 나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정희는 잠에서 깼다. 아직 다 떠지지 않는 눈으로 방 안을 둘러보니 여전히 깜깜한게 한밤중인 듯 했다. 저 반대편 방문의 살짝 열려있는 틈새 사이로 빛이 새어들어오고 있었다. "아유, 얘가 몇시인데 아직도..." 아마도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이 거실에서 텔레비젼을 보고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들려오는 소리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아들의 말소리와 함께 어딘가 낯익은 젊은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친구라도 데리고 왔나..." 그때서야 아들이 저녁 때 술 한 잔 하고 오겠다며 집을 나섰던 일이 생각났다. "그래도 그렇지 지금이 몇신데..." 정희는 침대맡에 놓여진 붉은 LED 시계를 확인했다. 숫자는 새벽 2:47분을 막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하려 했으나, 계속해서 들려오는 말소리와 소란스러움에 잠이 오지 않았다. "거실로 나가서 한마디 해야겠어..." 그녀는 이불에서 나와 빛이 새어들어오는 문쪽으로 걸어나갔다.
[얘들아, 몇신데 아직도 그렇게...] 방문을 열고 거실로 통하는 짧은 복도를 지나 거실로 들어선 정희는 순간 멈칫했다. 거실에는 아들 영진이가 친구와 함께 텔레비젼을 틀어놓고 축구를 보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라는 아이가 바로 정민이었다.
[아, 어머님 안녕하세요?] 정민이는 정희를 보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꾸벅 인사를 했다. 영진이도 [아, 아직 안주무셨어요?] 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으..응 그래. 정민이 왔구나.] 순간 정민이임을 확인한 정희는 당황했다. 정민이는 아들 영진이와 초등학교때부터 가장 친하게 지냈오는 친구였다. 같이 중학교까지 다니다가 고등학교에서 아들과 다른 곳에 진학했지만, 여전히 둘은 수시로 연락하고 만나며 단짝으로 지내내고 있었다. 아들과는 달리 공부를 잘해서 서울로 대학을 가면서부터는 둘이 예전처럼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군대를 갔다가 전역하고 나서 한동안 다시 휴학하며 집에 머무르는 지금은 둘이 자주 만나는 듯 했다.
[죄송해요, 시끄러웠나봐요. 야, 그러니까 조금만 조용히 하자니까...] 정민이는 두 손을 모으며 죄송하다고 말하고는, 리모컨을 들어 텔레비전의 소리를 줄였다. [아, 아니야. 그냥 소리가 들려서 나와봤어. 그럼 재밌게 보렴, 난 다시 들어갈게.] [네, 이거 금방 끝날거예요. 주무세요.] [잘자요, 엄마.] 둘의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정희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다시 침대 안으로 들어가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 올렸다. 왠지 가슴이 두근두근하며 살짝 흥분이 되는 것 같은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정민이구나..."
사실 정희가 정민이를 보고 당황한 데는 이유가 있다. 말했듯이 정민이는 아들 영진이의 오랜 친구로 정희도 정민이를 어렸을 적 부터 많이 봐왔고, 정민이의 엄마와도 동갑내기로 친하게 지내는 사이여서 그동안 그를 대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하지만 정희가 정민이를 대하기가 조금씩 불편해 지는 사건들이 있었다.
그때는 아직 둘이 고등학생일 때였다. 둘이 다른 학교로 진학하게 되서, 거의 매주 영진이의 집을 지나들던 정민이가 고등학교 입학 후 몇 달 만에 집에 놀러온 적이 있었다.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던 정희는 문소리에 잠시 일을 멈추고 거실로 나왔다. [안녕하셨어요?] [아, 그래 정민아. 오랜만이다 정말. 학교는 다닐만 하니?] [뭐 그렇죠 뭐.] 이어서 영진이가 뒤따라 들어왔다. 둘은 이미 땀으로 옷이 범벅이 되어 있었는데, 집과 가까운 곳에 있는 공원에서 농구를 하다가 온 모양이었다.
[엄마, 우리 샤워좀 하고 피시방에 갔다올게요.] [그래, 안방에 있는 욕실 써.] 정희네 집에는 거실에 욕실이 하나 있었고, 또 안방에도 작은 것 하나가 더 딸려있었다. [내가 안쪽꺼 쓸게.] [그래 그럼.] 영진이가 자연스럽게 안방의 욕실로 들어갔고, 정민이는 거실쪽에 있는 욕실로 들어갔다.
곧이어 쏴아-하는 샤워기의 물줄기 소리가 양쪽에서 들려왔다. 베란다로 돌아가 빨래를 마저 널은 정희는 빨래통을 가지고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세탁기가 거실쪽에 있는 큰 욕실 안에 있기에, 빨래통도 항상 세탁기 옆에 두지만 지금은 정민이가 씻고 있어서 일단 문 앞에까지만 빨래통을 가져다 두기 위해서였다.
[으음...] 욕실 문 앞까지 온 정희는 문득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무슨 소리지...?" 정희는 문득 자신이 잘못들었나 보다 했지만, 다시 한번 소리가 이어졌다. [아..줌마..] […!!] 틀림없이 욕실 안에서 나는 정민이의 목소리였다. 샤워기에서 뿜어져나오는 물줄기 소리에 가려져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정민이의 음성은 확실했고, 다만 뭐라고 말하는지가 분명하지 않았다. "아줌마...? 잘못들은건가?" 정희는 숨을 죽이고 문쪽에 귀를 가져다댔다. [...아....줌마.....보...지...]
정희는 예상하지도 않았던 단어에 깜짝 놀라며 문에서 떨어졌다. "얘..얘가 뭐라는거야..?" 당황한 정희는 아마 자신이 잘못 얼아들었을거라고 생각했다. 물소리때문에 음성이 끊겨 들린거라고.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정민이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보지..너무....좋아..아줌마..보..지..]
그녀의 심장이 쿵광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20년차 주부에, 혈기왕성한 고등학생 아들까지 있는 정희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를리 없었다. "...설마.....아닐꺼야..." 정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문에서 떨어져 나와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 텔레비젼을 켰다. "….정민이가 …날? 설마... 하지만... 아줌마... 라고... " 정희는 소파 앞 테이블에 놓여져 있던 쥬스를 컵에 따라 한모금 마셨다. 텔레비젼에서는 깔깔거리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방영중이었다. 하지만 정희에게는 그게 지금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그래, 자... 그걸 한다는 보장도... 없잖아? 뭐, 정확히 잘... 모르지만, 별로 심각한 일은... 아닐거야."
머릿속에서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만 정희는 편하게 생각하는 쪽을 택했다.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며 텔레비젼의 코미디에 집중했다. 십분 정도 지났을까... 먼저 영진이가 샤워를 끝냈는지 안쪽에서 문소리가 나더니 곧 정민이도 영진이의 옷을 입고 욕실에서 걸어나왔다.
[그래, 샤워 다 했니?] [예, 시원하네요.] 정민이는 정희를 보며 씩 웃고는 영진이의 방에 들어갔다. [쥬스라도 마시련?] [괜찮아요, 바로 나갈거예요!] 영진이의 대답소리가 들리고 약 이삼분 뒤, 둘은 나갈준비를 마쳤는지 다시 방에서 나와 거실을 지나 신발을 신었다.
[이따 저녁먹으러 와, 같이 먹구가렴.] [아, 감사하지만 괜찮아요. 집에서 가족들끼리 먹기로 해서요.] [그래, 그럼 잘 놀다가고 다음에 보자.] [네, 다음에 뵐게요.] 자리에서 잠깐 일어나 정민이를 배웅한 정희는 문이 닫히는걸 보고 몸을 돌렸다. 그러다 문득 아직 욕실 앞에 있는 세탁통에 눈에 띄어 안으로 가져다 놓으려고 집어들었다.
"휴... 좀 쉬다가 밥이나 해야겠다." 세탁통을 세탁기 옆에 놓던 정희에게 드럼형 세탁기의 유리 안쪽으로 세탁물들이 보였다. 정희네 집은 세탁기로 세탁할 빨래들이 생기면 너나랄것 없이 옷을 그냥 세탁기 안에 넣는다. 나중에 정희가 세탁량이 적당히 찼다 싶으면 돌리는 식이다. 그런데 세탁기 안쪽으로 문득 자신의 핑크색 팬티가 눈에 띄었다.
"…..아니겠지만 그냥.... 한번 볼까?" 문득 호기심에 정희는 세탁기의 문을 열어 자신의 속옷을 집어들었다. 어디선가 남자들이 여자 속옷으로 자위를 하더라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았다. 어딘가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속옷으로 어떻게 자위를 하지? 속옷의 냄새를 맡으며 자위를 한다는 소리도 있었는데 그건 어딘가 불쾌한 기분이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누가 내가 벗어둔 팬티를 코에 가져다대고 냄새를 맡는다니... 그러면서 팬티를 집어든 정희는 순간 이상한 냄새가 풍겨오는 것을 눈치챘다.
[이건...] 그리고 유부녀인 정희는 그게 무슨 냄새인지 단번에 알아맞힐 수 있었다. 밤꽃냄새, 즉 남자의 정액냄새... 기대하지도 않던 냄새를 맡은 정희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이..이게 무슨 일이지? 왜.. 그냄새가.." 그리고 방금 전 자신이 들었던 정민이의 말이 생각났다. "그.. 그러면 정말 얘가..?"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이 집어 든 속옷이 축축하게 젖어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이 벗어둔 속옷이 이렇게 젖어있을 리가 없었다. 벗자마자 세탁기 안에 던져두었고, 세탁기 문은 닫아둔 상태이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 자신이 쥐고 있는 속옷은 막 물속에서 건진 양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정희는 방금 전 욕실안에서 벌어졌던 일을 대강 파악할 수 있었다. 아까 들렸던 음성은 틀렸던게 아니었다. 정희의 생각이 맞은 것이다. 정민이는 이 안, 바로 정희가 서있는 이 자리에서 방금전까지 정희의 팬티를 들고 자위를 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정민이가 자신의 팬티에 사정까지 해버렸다는 것이다. 아마 사정을 하고 나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샤워기로 재빨리 물빨래만 하고 세탁기에 다시 넣은것 같았지만, 그 아찔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는걸로 봐서는 틀림없었다.
"아닐거야..." 정희는 다시 속옷을 세탁기안에 집어넣고는 욕실에서 나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심장이 아까보다 더더욱 미칠듯이 쿵쾅거렸다. "정민이가... 날...?" 거슬리는 소음에 텔레비젼을 끄고 소파에 앉은 정희 머릿속에 온갖 상상이 다 떠올랐다. 정말로 자위를 한걸까? 내 속옷을 가지고 나와 섹스하는 생각을 하면서? 정민이가 자신의 팬티를 움켜쥐고 코에 부비며 냄새를 맡는 장면이 떠오르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딘가 불쾌하고 창피했다. 자신의 가장 은밀한 부위와 닿아있던 부분이 아닌가.
"일단... 진정하자..." 일단 생각을 멈춰야겠다고 생각하며 정희는 담요를 덮고 소파에 누웠다. 하지만 요동치는 심장은 진정될줄을 몰랐다. [아줌마... 보지... 너무좋아...] 정민이의 목소리와 함께 그가 자신의 속옷에 사정을 하는 모습이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 안돼... 그만 생각하자... 그만..." 정희는 지금 매우 묘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남편의 출장이 잦은 탓에 몇 년째 섹스리스 부부로 지내던 그녀에게 이는 엄청난 자극이었다.
물론 정희 자신은 이 기분을 해명할 길이 없었다. 단지 그녀는 지금 자신이 너무 당황스럽고 한편으로는 불쾌해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 그녀의 몸은 달아오르고 있었다. 자신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머리를 흔들었지만, 순간 순간 떠오르는 쾌락적인 상상을 막을수는 없었다. 자신은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사실 정희는 왠지모를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나보다 한참 어린, 그야말로 아들의 친구인 젊은 남자가, 내 속옷을 가지고 내 보지에 박는 상상을 하며 사정을 했다... 이는 아직 정희가 여성으로서, 암컷으로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너무나 당황스러웠기에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그녀의 비밀스러운 음부와 맞닿은 속옷은 이미 살짝 젖어든 상태였다. 하지만 정희의 이성은 이 무의식의 레벨에서 이루어지는 본능적인 감정을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단지 당황스럽고, 불쾌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창피하기도 했지만 그게 다였다.
자신도 모르게 소파 위에서 잠깐 낮잠이 들었다가 깬 정희는 한 순간 머리가 시원해짐을 느꼈다. 아직 10대의 고등학생이고 이성에게 관심이 많은 나이. 어른인 자신이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은 절대 아니었다. 그냥 모른척 넘어가면 되는것이다. "그래, 그냥 생각하지 말고 평소처럼 하자." 자신만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되는것이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는 일은 아마 없을테니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예전처럼 정민이는 집에 자주 놀러오지 않았고, 그 이후 정희가 정민이를 다시 만난건 가을이 다 되서였다. [안녕하셨어요?] 아들 영진이에게 받을 것이 있다며 찾아온 정민이었다. [그래, 오랜만이구나.] 미리 정민이가 온다는 말을 들은 정희는 반 년 전 생각이 나서 살며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막상 이렇게 자연스럽게 정민이를 대하는 자기 자신을 보며 "그래, 이러면 됐지 뭐."라고 생각했다. "아무일도 없던거야."
그러면서 정희는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정민이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 정희의 여자로써의 본능은 이제 정민이를 단지 아들의 친구로만 보고있지 않았다.
정민이는 딱 봐도 남자처럼 생긴 아들과는 다르게 어딘가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이쁘게 생긴 아이였다. 어렸을적부터 아들과 키는 비슷했지만, 어깨도 떡 벌어지고 덩치가 큰 아들과는 달리 날씬하고 호리호리했다. 하얀 얼굴에 머리를 살짝 기르고다니는 탓에 중성적인 매력이 풍기는 아이였는데,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여자아이가 아니냐는 오해를 가끔 받기도 했다.
이렇듯 정민이를 어릴때의 여성스럽고, 예쁜 아이로만 기억하는 정희의 머릿속에서 이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머리도 짧게 자르고, 운동을 좋아해서 매일같이 축구나 농구를 해대는 탓에 얼굴은 가무잡잡하게 그을려있었다. 얇은 티 겉으로 드러나는 어깨는 어느덧 영진이만큼이나 벌어져 남성임을 과시하고 있었고, 팔을 움직일때마다 팔뚝의 잔근육들이 꿈틀댔다. 그녀는 느끼지 못했지만, 그녀의 뇌는 이제 정민이를 명확히 남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해가 갈수록 정민이는 더욱 남성스러워졌고, 그녀의 뇌 깊숙한 곳에 위치한 본능의 영역은 정민이가 남자로써 성장하는 모습을 차곡차곡 담아갔다.
그리고 올해 초 그 사건 이후로 더 이상 정희는 정민이를 아들의 친구로만 편하게 대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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